소설리스트

프롤로그 (1/9)

[ 프롤로그 ]

일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 아니, 그건 고민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스스로 원했기 때문이었다.

내 방에서 서로 마주 보며 정좌를 하고 앉아 있는 이 모습은 옆에서 보면 무척 우스워 보일 터였다.

나는 멋쩍은 듯 나를 살피는 그 사람을 향해 숨을 삼켰다.

“저……, 괜찮아……?”

“아……, 네…….”

그렇게 묻는 그 사람의 목소리는 정말 다정했다. 내 바보 같은 소원을 들어준 사람이었다. 물러나지도 질색하지도 않고 나를 배려해주었다.

그런 그의 양심을 이용하는 것 같아서 미안함과 고마움, 아니, 미안함밖에 들지 않았다. 무리한 부탁을 했다고 자각했다.

결심을 하고 힘차게 고개를 들자, 조금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그 사람이 있었다.

“이, 이런 부탁을 드려서 정말 죄송해요! 하, 하지만, 저, 저는, ……펴, 평범해지고 싶어요…….”

“리사…….”

“……토, 토모야 오빠도, 고, 고고, 곤란해, 하시는데……, 오빠를, 이, 이용하는 짓을 해서……, 죄, 죄송해요…….”

“아, 아니, 그건……, 나도 도움을 받았으니까……. 그런데 정말로 괜찮겠어? 좋아하지도 않는 남자가 몸을 만지게 되는데?”

그는 무척 다정하게 물었다.

그 배려는 정말로 기뻤지만, 긴장해서 몸이 굳어버린 나에게는 마음이 꺾이는 효과가 있으니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다.

나는 진심으로 각오를 다진 후에야 친구의 오빠인 그를, 키리사토 토모야를 집으로 들였기 때문이었다.

내 마음의 준비도, 그가 걱정하는 나의 불안도 혐오감도 모두 고려하고 나서 하는 행동이었다.

나는 무릎 위에 놓은 손을 꽉 쥐고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괘, 괘, 괘, 괜찮아요! 부, 부탁드릴게요……!”

“……정말로 괜찮아?”

그런 멋진 얼굴로,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듯이 얼굴을 일그러뜨리고는, 다시 한 번 확인하듯이 물어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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