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에필로그 (9/9)

[ 에필로그 ]

“정말?! 축하해!”

눈앞에서 손뼉을 치며 만면에 미소를 짓고 그렇게 말하는 유리를 보자, 나와 토모야 오빠는 기쁘고 부끄러워서 얼굴이 뜨거워졌다.

토모야 오빠도 어딘가 쑥스러운 듯이 유리에게 ‘고맙다’라고 대답했다.

“……저, 저기, 이래저래 고마웠어. 정말……, 유리가 응원해주지 않았다면 아마 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포기했을 거야.”

“아니야. 내가 말했잖아? 나, 리사가 새언니가 되어주면 스스럼없이 지낼 수 있어서 기쁘다고.”

“새, 새언니……?”

“유리, 너!”

토모야 오빠는 아직 사귀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벌써부터 결혼을 암시하는 유리 앞에서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채 굳어버렸다.

얼굴이 빨개진 것은 나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런 이상한 압박이 담긴 호칭은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서 황급히 이름을 부르며 소리쳤다. 그래도 유리는 여전히 기쁜 듯 웃고 있었다.

“아니, 오빠는 여태까지 정말로 진짜 연애운이 없었거든. 앞으로는 리사가 오빠의 연애운과 행운을 높여줘!”

“그, 그건…….”

“애당초 오빠도 리사를 상처 입힐 마음은 없었잖아? 그렇게 금방 헤어질 생각이라면 나한테 소개하지도 않았을 테니까.”

히죽히죽 웃기 시작한 유리의 표정을 보며 이번에는 내가 입을 다물 차례였다.

그런 나와는 반대로 토모야 오빠는 무릎에 올려놓고 있던 나의 손을 살며시 잡으며, ‘그래’라고 지극히 평범하게 차분한 목소리로 그렇게 딱 부러지게 대답했다.

“힘낼게. 리사를 반드시 행복하게 해줄 수 있도록 말이야.”

“……토, 토모야 오빠…….”

“정말, 왜 그렇게 속을 태웠는지 모를 정도로 알콩달콩한 것 좀 봐. 그런 짓은 딴 데 가서 하시겠어요? 이 닭살 커플아!”

“닭살 커플이라니!”

“틀린 소리 한 건 아니잖아!”

말다툼은 하고 있을지언정 험악하지는 않았다.

두 사람이 서로 평소에 이렇게 장난하고 노는 걸 알고 있는 것일까? 토모야 오빠는 딱히 제지하지도 않고 우리를 즐겁게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처음에 친한 친구로부터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설마 이렇게 멋진 사람과 사귈 수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터무니없는 부탁을 했는데도 그가 그런 부탁을 승낙해주지 않았다면 이런 결과는 없었다.

토모야 오빠가 옛날부터 나를 좋아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도 진심으로 기뻤고, 불안했던 속궁합도 문제가 없었다. 나는 지금 진심으로 행복했다.

따뜻한 햇살이 비쳐 들어오는 오후의 카페.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의 진심이 담긴 선언을 들은 후, 나의 뺨은 새빨갛게 물든 채 한동안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았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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