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28화 〉128화 (128/370)



〈 128화 〉128화
하지만...


지금은 그러지 않기로 했다.

솔직히 말해서, 크리샤가 내 밑에 깔린  울먹거리면서 헐떡이는 모습이 보고 싶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움♥ 파하~♥ 츄웁♥”

난생 처음해볼 터인 펠라치오에 열중하고 있는 크리샤를 방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이것도 나름 보기 즐거운 광경이기도 하고 말이다.

가끔 고개를 갸웃거리며, 어떻게 하면 좋을지 생각하는 모습이나 돌연 좋은 생각이 나면 확연히 달라지는 표정 같은걸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크리샤의 이런 모습을  수 있는 것도 지금뿐일 테니, 지금 볼  있을 때 많이 봐두기로 했다.


당장 전례로 루시아가 있기도 하고...


거기에, 굳이 크리샤에게 미움을 사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헐떡거리게  수 있는 방법은 많았다.


나는 열심히 드래곤 슬레이어를 빠는 데에 집중하고 있는 크리샤의 균열 안에 들어가 있는 검지를 천천히 움직였다.

“흐읍...♥”


움찔하고, 그런  손가락에 반응하며 허벅지를 배배 꼬는 크리샤가 보였다.

귀여워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드래곤 슬레이어를 입에서 놓지 않으려하는 크리샤를 보니, 새롭게 떠오른 게 있었다.


나는 크리샤가 드래곤 슬레이어를 빠는 것에 맞춰, 강도를 조절하며 크리샤의 균열 안을 지분거렸다.


“츄웁♥ 응♥ 앗...♥ 쮸웁...♥”

이건 이것대로 나쁘지 않은데.

손가락을 지분거릴 때마다 신음을 겨우겨우 참아가면서, 계속해서 드래곤 슬레이어를 빨려고 하는 크리샤를 보니 생각 이상으로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그때, 그런 내 귓가에 크리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해♥ 내, 혀♥ 흐읏...♥ 기훙조하♥?”


입 안에 물고 있는 드래곤 슬레이어 때문에 발음이 새서 말하는 게 엉망진창이었다. 그래도 아주 못 알아들을 정도는 아니었다.


“기분 좋냐고?”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인 건지, 아니면 드래곤 슬레이어를 빨기 위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고개를 까닥이며, 드래곤 슬레이어의 끝을 핥는 크리샤가 보였다.

기분이야 당연히 좋지. 좋지 않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여기서 긍정했다가는  자기랑 루시아랑 어느 쪽이 더 좋았냐는 둥, 물어볼게 뻔했다. 그러니까 대답하지 않기로 했다.


그 대신에 놀고 있던 손으로 크리샤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응, 잘하고 있어. 그런데 가슴도 쓰면 어떨까?”


“가흠?”

“그래, 입이랑 가슴이랑 같이.”

내 말에 좋은 생각이라도 났는지, 곧바로 가슴까지 사용해서 드래곤 슬레이어를 애무하기 시작하는 크리샤가 보였다.


가슴으로 드래곤 슬레이어를 감싸고, 위로 빠져나온 끄트머리를 입에 무는 크리샤의 모습이 영 어설펐지만, 어설픈 것과 별개로 기분은 좋았다. 거기에 곤란한 질문까지 피했으니 이득뿐이었다.

그나저나...


슬슬 참기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앞서 손이나, 가슴을 사용하며 애무해줬던 것도 있고. 여기에 펠라치오에 거듭해서, 가슴까지 사용하며 애무하는 크리샤 덕분에, 슬슬 사정감이 치밀어 올랐다.

하긴 오래 버티긴 했지.


카마수트라가 없었더라면 진작 쏟아내고 말았을 거다. 카마수트라의 효과 중에서는 사정 조절도 포함되어있으니 여태까지 버틸 수 있었던 거였다. 문제는, 버틸 수만 있다는 거지. 사정을 계속 못하면 얼마나 괴로운지는 이미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다.

슬슬 싸고 싶었지만, 이대로  혼자 가버리는 것도 조금 그랬다. 그래서, 조금 본격적으로 손을 움직이기로 했다.

“흐앙♥ 흣...♥ 그, 구만...♥ 구만해...♥”

찔꺽, 찔꺽하고. 점점 더 부드럽게 풀려가는 크리샤의 균열 안을 긁어내자, 헐떡이던 크리샤가 여전히 드래곤 슬레이어를 입에 문 채로, 뭔가 말해왔다.


“응? 뭐라고?”

음, 이번에는 뭐라고 했는지 전혀 모르겠다.


정말이었다.

이 세계에서, 내가 크리샤를 비롯한 다른 누군가와 말이 통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언령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뭐, 그거랑 별개로도 드래곤들의 지식이 있기 때문에 간단한 의사소통은 언령이 없더라도 가능은 하지만, 지금의 크리샤처럼 발음이 심하게 뭉개지면 못 알아듣는다는 거였다.

진짜로.

거짓말이 아니라.

아무래도 타이밍적으로는 부족하다고 한 게 아닐까 싶었다. 하는  없었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크리샤가 그렇게 말한다면야, 해달라는건 다 해주기로 한 이상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어디보자... 슬슬, 하나  넣어도 될 것 같은데.

중지와 약지로 크리샤의 균열을 더듬으면서, 살펴보던 나에게,

“푸하...! 거, 거기 좀 그만 만지라니까?!”

결국 드래곤 슬레이어를 입에서 떼어낸 크리샤가 나를 보며, 그렇게 말했다.

...쳇.


여태 잘만 버티더니 이렇게 포기할 줄은 몰랐는데. 조금 아쉬웠다. 그런 나를 보고서, 크리샤가 어이없다는 듯이 나를 보며 물었다.


“지, 지금 혀 찬 거야?”

“아니, 그럴 리가...”

하는 수 없이, 크리샤의 균열을 더듬던 손을 멈추려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크리샤가 그만하라고는 했지만, 딱히  그만두라고는 말하지 않았지?

거기  그만 만지라고는 했지만.


지금 내가 만지고 있는 건, 크리샤의 머리카락도 있었다.

자중하기로 했던 가학심이, 다시 고개를 치들었다.


찌걱, 하고. 재차 크리샤의 안을 쑤시면서 내가 입을 열었다.

“흐윽♥?! 자, 잠깐만... 또... 으으응♥♥”

“그런데, 크리샤? 거기라니? 어딜 말하는 거야?”

“흐읏♥ 응...♥ 그, 그만 하라니, 까... 앙♥”


“뭘 그만해야하는지 확실히 말해줘야지 알지.”

내친김에 검지로 열심히 풀어놓았던 크리샤의 균열 안으로 중지를 밀어 넣었다. 생각해보니까, 딱히 하지 말라는 말도 안했었고 상관없을  같았으니까.

쯔붑, 하고 질척하게 젖어든 크리샤의 안으로 중지가 밀려들어가자. 새로운 침입자에 놀란 근육이, 안으로 들어온 두 손가락을  물어댔다.


“하악♥”


더욱이, 손가락 하나에 익숙해져있던 크리샤가 두 개째에는 더 이상 버티지 못했는지, 참지 못한 듯 신음을 터트리며, 허리를 뒤틀었다. 덕분에 꽉 물려있던 손가락이 꺽일뻔해서, 나는 몸을 뒤트는 크리샤를 붙잡았다. 그러자, 이번에는 내 바지를 붙잡고 늘어졌다.


양손으로 내 바지자락을 붙잡은 채. 부들부들, 쾌락에 몸을 떠는 크리샤를 보며 내가 재차 물었다.


“응? 크리샤. 뭘 그만하면 되냐니까?”

“흐읏, 응...♥ 앗♥ 내 거기...♥ 흐윽♥”

“거기가 어디냐니까?”


누가 옆에서 본다면 귀축이라고 할 법 했지만, 나도 변명할 말은 있었다. 솔직히, 조금 궁금했다.

생각해보니까, 딱히 여기를 뭐라고 부르는지 들어본 적이 없었다. 루시아도 항상 거기라던가, 안이라던가, 에둘러서 표현했으니 말이다. 분명, 이 세계에도 없지는 않을 텐데... 하물며, 여러모로 성과 관련된 지식에 구멍이 있는 크리샤는 대체 이곳을 뭐라고 부를지 궁금했다.

그러니까, 지금 내가 이러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지적인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행동이라는 것이었다.

완벽한 논리무장을 한 채로, 내가 재차 물었다.

“대답하지 않으면, 계속  건데. 크리샤, 괜찮겠어?”

“읏♥ 너... 다, 알고... 하악♥ 있으면서...♥”


그렇게 말하고서, 입을 꾹 다문 크리샤가 나를 노려봤다. 세로로 갈라진, 짐승과도 같이 변한 크리샤의 눈이 나를 보고 있었다. 너무 놀렸나 싶어서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래도 손가락을 멈추지 않았지만. 그런 나에게, 크리샤가 더듬더듬, 신음을 토하면서 말했다.

“흐아♥ 내...♥ 아, 아기가... 나오는 곳...♥ 응♥ 그, 그만 만지라고...!”

그 말에 멈칫했다.

본능적으로 몸이 바짝 굳게 만드는, 크리샤의 눈을 앞에 두고서도 멈추지 않았던 손가락마저 멈춰버렸다.


“...어디라고?”


“자, 자꾸 말하게 하지 말란 말이야!”


손가락을 움직이는걸 멈추자, 어느 정도 여유를 되찾았는지 얼굴을 붉히며 화를 내는 크리샤를 보고서, 내가 입을 열었다.

“계속한다?”


그 한마디에, 멈칫했던 크리샤가 울먹이며 입을 열었다.

“읏, 으... 아, 아기가 나오는 곳... 이라고 했어, 됐어?! 이제 됐냐고?!”

그래, 됐다. 덕분에 내가 잘못들은 게 아니란    있었으니까.

아기가 나오는 곳이라...


틀린 말은 아니지. 확실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근데 말이지, 어째 저 표현이 내가 에둘러서 쓰던 균열이라던가, 상스럽게 말할 때 쓰는 보지라던가, 조금 예를 갖춘 듯  표현으로 쓰는 음부 같은 말보다,


훨씬 더.


무척이나 부끄럽게 느껴지는 이유가 뭘까.

“...크리샤. 하나만  물어봐도 될까?”


“...싫어, 또 이상한 거 물어볼 거지?”

그렇게 말하고서 홱하고 고개를 돌려버리는 크리샤를 보고서 내가 말했다.

“이상한 건 아니고... 혹시, 아기가 어떻게 생기는 건지는 알고 있어?”


“이상한 거 맞잖아?! 그리고, 내가 그것도 모를  같아?!”


내 말에 화를 버럭 내며, 나를 노려보는 크리샤가 보였다. 설마하니, 자기가 그것도 모를  같냐는  나를 보며 화를 내는 크리샤를 보자, 조금 안심이 되었다. 그렇지만 확실히 확인하기로 했다.


설마, 아닐 거라고는 생각되지만. 여태까지의 크리샤의 행동을 보았을  신뢰도가 점점 떨어져서 그런 것뿐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빤히 크리샤를 보자, 그런  얼굴을 본 크리샤가 뚱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정말로 알고 있거든?!”


“그래서, 어떻게 생기는데?”

그 말에, 크리샤가 우물쭈물해하며,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서로 알몸으로...”

흘긋, 하고 크리샤의 시선이 나를 향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런 크리샤를 보고서, 계속 말해보라고 눈짓하자, 크리샤의 말이 이어졌다.

“치, 침대에 누워서... 키스를 하거나, 지, 지금처럼 서로 몸을 만져주거나 하면서... 기분이 좋아지면 생기는 거야...  말이 맞지!”

그 말에 얼굴을 손으로 덮었다.

“뭐, 뭐야?! 왜 그래? 내 말이 뭐 잘못 됐어?!”


요즘은 초등학생도 아기가 어떻게 생기는지는 잘 알고 있던데, 크리샤의 지식은 그것만도 못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서로 사랑하는 남녀가 같이 자면 황새가 아기를 물어다준다는 수준은 아니라는 것 정도일까.

아니, 그 수준은 아무래도 존재하지 않을 테니, 현실적으론 지금의 크리샤가 갓난 아이의 다음 수준으로 무지하다는 거겠지만.


혹시, 아까부터 계속 내 기분이 좋냐고 묻던 이유가 이거였던 걸까.


단순히 루시아에 대한 대항의식 때문에 그런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설마 아이를 가지려면 서로 기분이 좋아져야한다, 라고만 알고 있는 크리샤를 보니, 그것만이 이유였던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다시 커졌다♥”

“엉?”


그때, 드래곤 슬레이어에서 전해지는 느낌에 얼굴을 덮고 있던 손을 치우자, 왠지 벌떡하고 서있는 드래곤 슬레이어를 손에 쥐고 있는 크리샤가 보였다.

“분명 기분이 좋아지면 더 커진다고 들었는데... 오히려 줄어들어서 걱정했는데... 다시 커졌네♥? 역시, 기분 좋았던 거지?”

“아니, 그건...”

그냥 내가 줄인 건데.

그렇게 말하기 전에, 크리샤가 드래곤 슬레이어를 더듬으며 뭔가 확인하듯이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응? 이상하다. 기분이 좋아지면, 여기서 뭔가 나온다고 했는데... 그래야지 끝난다고 들었는데...”


그런 크리샤를 보고 있다가, 내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래서야,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를 상대로 하는 것 같았다. 아니, 드래곤의 나이로, 지금의 크리샤는 이제 겨우 걸음마를 뗀 아이 수준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래도, 분명 이전의 세대. 그러니까 부모 세대의 드래곤의 지식을 물려받았을 터인 크리샤가 이정도로 무지하다는 사실에, 저절로 나온 한숨이었다.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거야? 아까부터 자꾸... 꺅?!”

크리샤의 허리를 잡아 들어 올리자, 비명을 지르며 버둥거리는 크리샤가 보였다. 내가 힘이 강해진 탓인지, 크리샤를 들었는데도 전혀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덕분에 들어올려도 전혀 힘이 들지 않았다.

“무, 무슨 짓이야?!”

갑자기 자기를 들어 올린 나를 보고서, 뭐라고 하려던 크리샤가 입을 다물었다. 그러고서, 불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왜, 왜 그렇게 무서운 표정을 짓는 거야?”

“내 표정이 무섭다고?”

딱히,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았을 텐데. 그런 나에게 크리샤가 말했다.

“꼭 잡아먹을 것처럼 보고 있잖아?!”

잡아먹다니, 너무한 소리였다. 엄밀히 따지면  반대인데. 크리샤의 말에 쓴웃음을 지으면서 내가 말했다.


“네 말대로, 여기서 뭐가 나와야지 끝나는 건 맞아.”

그렇게 말하고서, 그대로 들어 올렸던 크리샤의 균열 밑으로 드래곤 슬레이어를 겨누었다. 갑자기 자기 밑에 놓인 드래곤 슬레이어를 보고서, 안색이 시퍼레진 크리샤가 더듬더듬 말해왔다.


“자, 잠깐만... 내, 내가 뭔가 잘못하기라도 한 거야? 응?”


“아니, 그건 아니고... 네 말대로 슬슬 쌀  같아서.”


“싸다니... 아, 나오려고 한다는 거구나? 근데 그걸 왜...”

지금 와서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주기엔 너무 시간이 걸릴 것 같아서, 직접 차근차근 알려주기로 하고서.


나는 아까보다 크기가 커진 드래곤 슬레이어를 바라봤다. 뭐, 조금 커지긴 했지만 이 정도는 문제없을 듯 했다. 충분히 풀어두기도 했으니까.


끝까지 해도 문제가 없을 거라고 판단한 내가 말했다.

“내 아이를 갖고 싶다며.”

그러니까.


“이상한데 싸면 아깝잖아.”


“에... 그냥 나오고 끝나는  아니야?”

“응, 아니야.”

그렇게 말하고서, 허리를 튕기자 쯔붑하는 소리와 함께. 앞서 맞춰뒀던 드래곤 슬레이어가 크리샤의 균열 안으로 순식간에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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