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5화 〉255화
아주 일부. 끽해봐야 사정할 때 빠져나가버리는 마력의 반도 채 안 되는 적은 마력이었지만 분명히 주니어에 그 정도의 마력이 깃들어져 있었다.
아샤의 마력도 아닌, 내 마력이.
딱히 아샤에게 마력을 전이한 것도 아닌데... 그나마 감이 잡히는 게 있다면 내 정액을 받아 마신 것이 아샤라는 건데.
마력이 받아 마신다고 몸에 쌓이는 종류의 것은 아니였다. 모든 것에 마력이 깃들어있는 이 세계에서 그런 식으로 마력을 축적시킬 수 있었다면 진작 다들 뻥뻥하고 몸이 터져버렸을 것이다.
그들이 먹는 음식들, 그 모든 것에도 마력이 깃들어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마력의 한계 수용치는 그들의 재능에 따라 달랐다. 태어날 때부터 정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리 성장하더라도 한계가 있는 법이었다.
아무리 적은 마력이라고 해도, 계속해서 그런 식으로 쌓이다보면 결국 한계에 이르고 말게 된다. 거기서 더욱 마력이 늘어나게 된다면 펑, 터져버릴 수밖에 없다는 거다. 물론, 그 한계치가 없다시피한 드래곤은 제외하고.
하지만 그런 드래곤들도 먹어치운 마력을 자신의 것으로 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물며, 입으로 받아 마신 마력이 왜 아샤의 균열 안에 있던 주니어에 쌓였는지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뭐, 비슷한 능력을 갖고 있는 종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액을 섭취하거나, 받아내는 것으로 힘을 흡수할 수 있는 음마라던가, 흡정귀라는 종족이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아샤는 음마나 흡정귀가 아니라 드래곤이었다.
“...아냐야?”
역시 자세한 건 직접 보는 것이 최고다. 비교를 위해서라도, 나는 쉬고 있던 아냐의 이름을 불렀다.
“으우, 자... 잠깐만 오... 흐으읏♥♥”
그새 어느정도 기운을 차렸는지, 내가 할 행동을 알아차리고 뭐라고 말하려는 아냐가 보였지만, 나는 손가락을 움직였다. 이게 다 아냐를 생각해서 그런 거였다. 뭔가 잘못됐는지 모르니까, 그런걸 아냐의 몸에 그냥 내버려두긴 조금 위험했다.
뽁~
이번에도 맑은 소리와 함께 뽑혀져나온 주니어를 살펴봤다. 이쪽은 아샤가 아니라 아냐의 몸 안에 있었던 주니어이긴 했지만.
아무튼, 아냐에게서 꺼낸 주니어를 보고 확인한 결과, 알 수 있었던 점은 다음과 같았다.
아냐에게 들어있던 주니어 역시 아샤의 것과 마찬가지로 크기가 커졌다는 것과 내 마력이 발견되었다는 것.
그리고 주니어가 커진 이유가 아마도 내 마력 때문이라는 것.
왜 그렇게 됐는지는 여전히 모르겠다는 것.
이렇게 세 가지였다.
그리고 내가 내린 결론은 이랬다.
“이거 쓸 만할 것 같은데?”
잘못 만들어진 마법치고는 쓸 데가 많다고 해야 하나. 곧바로 써먹을 방법을 찾아낸 나는 입 꼬리를 들어 올리고는 말했다.
“아샤, 아냐. 오빠랑 더 기분 좋은 일 할까?”
《천검의 옛 주인, 아리스 드네아.》
이튿날 이른 아침부터 부름을 받은 아리스는 얼굴을 일그러뜨리고서 걸음을 옮겼다.
평소였더라면 무시해버렸을, 설령 명령을 듣지 않은 대가로 목줄이 목을 조여오더라도 무시해버렸을 일이였지만 이번만큼은 그럴 수 없었다.
“으흣...”
걸음을 옮길 때마다, 그런 그녀의 뒤에서 살랑살랑 좌우로 흔들거리는 고양이의 그것을 닮은 꼬리 때문이었다. 아니, 꼬리가 아니였다. 흉악하기 그지없는 마왕이 자신의 엉덩이 안에 박아 넣은 것은 꼬리가 아니었으니까. 차라리 정말로 꼬리가 자라나기라도 한 거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아리스는 생각했다.
“읏.”
덕분에 떠오른 그때의 일 때문에 얼굴을 붉힌 아리스가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혹시라도 누군가가 자신의 몰골을 볼까봐. 특히, 이 천공성에서. 지금 이런 상황에서 마주하고 싶지 않은 두 사람의 얼굴을 떠올린 아리스는 걷는 속도를 높이자...
“흡...”
그만큼 과격하게 흔들거리며 존재감을 주장하는 꼬리에 엉덩이가 욱신거리는 것을 느꼈다.
그것이 통증 같은 것이었다면 억누를 수 있었으리라. 그녀 또한 검주, 검을 익히며 무수한 상처를 입어봤던 자였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었더라도, 아무리 어린 시절부터 검을 자신의 손발처럼 다루었다고 하더라도.
자신보다 강한 자는 분명히 존재했으니까.
자신보다 앞서 검주가 되고서, 제국의 기사단장의 자리를 얻은 언니나, 훨씬 더 높은 격위의 존재였던 어머니처럼.
그들과의 대련은, 아무리 검주에 천재적인 재능을 갖추고 있던 아리스라도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아리스는 통증에 익숙했다. 손가락 한 두 개쯤이 날아가더라도 신음조차 토하지 않을 정도로. 오히려 그녀가 입어왔던 상처들 중에서 손가락 하나 둘 쯤은 가벼운 축에 속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건 통증 같은 것이 아니였다.
그녀에게 익숙한 통증 같은 것이 아니라...
“하아...♥”
자신도 모르게 새어나온 한숨소리가, 자신조차도 듣기 부끄러울 만큼 무척이나 달콤한 소리를 내는 것을 들은 아리스가 입을 틀어막았다.
그리고 누가 보기라도 했을까봐 주위를 둘러봤다. 하지만 길다란 복도에는 다른 인기척은 없었다. 텅 비어버린 고성처럼, 하지만 고성이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깔끔하게 관리된 복도만이 길게 이어져있을 뿐이었다.
마왕이 있는 침실까지는, 이 기다란 복도를 한참이나 더 걸어야만 했다.
“으응...”
다른 누군가와 마주치지 않길 바라면서, 아리스는 신음을 억누르면서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아리스의 작은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이건 분명 마왕의 농간이라고, 아리스는 생각했다. 하필이면 눈앞에 서있는 소녀가, 그녀가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몇 안 되는 인물 중 하나라는 사실이 그런 가설에 힘을 실어주었다.
그 사악한 마왕이라면 분명 그럴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아리스는 눈앞에 있는 소녀를 바라봤다.
그리고 그런 아리스의 받은 소녀가, 가만히 아리스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걸어왔다.
“왔습니까?”
연보랏빛 머리카락의 소녀. 시녀복 차림이, 마치 그것을 입기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소녀가, 가능하면 마주치고 싶지 않았던 인물 중 하나였던 소녀가 그렇게 말하며 다가오고 있었다.
“......”
또각, 또각. 걸음을 옮겨서 아리스의 앞까지 온 소녀가 입을 열었다.
“너무 늦게 오기에 마중하러 왔습니다.”
감정이라곤 느껴지지 않는 무표정한, 인형처럼 아름다운 소녀였다. 가녀리고, 연약해 보이는... 톡하고 치면 무너져버릴 것처럼 섬세하게 쌓아올리고 공들여 조각해놓은 것처럼 아름다운 소녀.
마치 예술품을 보는 듯 한 감상을 품게 만드는 소녀를 아리스는 말없이, 경계어린 눈으로 바라봤다.
그녀가 단지 아름다울 뿐만이 아니란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눈앞에 있는 소녀가, 자신조차도 이길 수 없었던, 심지어 맨손으로 자신을 제압했던 실력자. 그 엘프조차도 고개를 숙이게 만드는 자임을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다.
아마도 최상위의 검주, 그런 자조차도 고개를 숙이게 하는 소녀. 엘프의 태도를 보나, 소녀가 엘프를 대하는 태도로 보나, 그것이 어디까지나 명령에 의한 위계질서가 아니란 것을 아리스는 눈치 챌 수 있었다.
실력에 의해서, 검주인 엘프가 눈앞에 있는 소녀에게 꺾였던 적이 있었음을, 아리스는 눈치 챌 수 있었다.
자신이 보기엔 한없이 여리고, 한없이 약해보이는 소녀가. 최상위의 검주, 100명이 채 되지 않는 걸로 알려진 검주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한 실력자를 꺾은 강자라는 것을.
하지만 눈앞에 소녀가, 자신의 실력으로는 파악조차 하지 못할 정도의 강자라는 것. 그것 말고도 아리스가 소녀를 꺼림칙하게 여기는 이유는 더 있었다.
그녀가 시녀장이기 때문이었다. 명목상, 이곳에서 자신은 시녀였다. 다른 누구도 아니고, 마왕의 시녀. 그리고 눈앞에 있는 소녀는 그런 시녀들의 대장이라고 할 수 있는 시녀장이었다.
다르게 말하자면, 눈앞에 있는 빼어나게 아름다운 소녀가, 마왕의 가장 옆에 있는 심복 중 하나라는 사실이었다. 시녀장이란 존재는, 아무리 못해도 수족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한 위치에 있는 자이니 말이다.
게다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신은 눈앞에 있는 소녀에게 명령을 듣고, 그녀에게 보고를 하고, 그녀에게 해야해야하는 일들을 듣고... 수직으로 이어져왔던 관계였었다. 꺼림칙하지 않은 것이 이상한 것이다.
불과 몇 달이 채 되지 않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짧은 시간동안 그녀가 얼마나 유능하고, 또 얼마나 일에 관해서 엄격하고, 괴물 같은지 알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기에 더더욱.
하지만... 그보다 아리스는 에루나의 시선에 뒷걸음질 치며 엉덩이 쪽을, 정확히는 꼬리를 감추기에 바빴다. 검주가 아니라 한 여성으로써, 부끄럽기 짝이 없는 몰골을 자신보다도 더 아름다운 소녀에게 보인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낯부끄러웠기 때문이었다.
“흣...!”
하지만 꼬리는 감추려고 해도 감춰지지 않았다. 오히려 뒷걸음질 치는 자신의 몸짓에 맞춰 좌우로 살랑거릴 뿐이었다. 덕분에 감추기는커녕 오히려 눈에 띄게 된 꼬리를 보며 얼굴을 붉히던 아리스를, 소녀가 무표정하게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주인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단지, 용무만을 말할 뿐인 소녀가 짤막한, 그 외의 대화는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듯이 자르는 듯한 그 말은, 여태껏 아리스가 알고 있던 소녀의 모습이었다.
필요이상으로 다가오지 않고, 필요이상으로 가까이 하지 않는, 무척이나 사무적인 태도에.
오히려 편안함을 느낀 아리스가 엉덩이를 통해 느껴지는 꼬리를 애써 모른 체하면서 주춤이다 물었다.
“...그가... 어째서 저를 찾는지, 알 수 있을까요?”
자연스럽게 나와 버린 존대는, 그동안 아리스가 소녀를 상급자로 모셔왔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저 그녀가 자신보다도 훨씬 위에 있는 존재라는 것을, 어째서인지 그렇게 정해져버린 것 같은 감각이, 그녀의 입을 멋대로 움직이게 했을 뿐이었다.
마치 언니에게 존대말을 썼듯이, 자연스레 나와 버린 존대에 아리스도, 눈앞의 소녀도 아무런 위화감도 갖지 않았다. 무척이나 당연하다는 듯이 여기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아리스의 질문에 소녀는 입가를 끌어올렸다.
어색하게, 익숙하지 않은 듯한 소녀의 미소를 보고서.
아리스는 한발자국, 뒤로 물러서서는... 이제는 없는 허리춤에 있는 천검을 찾아 손을 뻗었다. 무심코, 반사적으로 그렇게 움직였다.
그런 자신을 소녀는 다시 무표정한 얼굴로 되돌아간 채로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우선... ‘그’가 아니라 주인님임을 명심하십시오. 당신도 엄연한, 주인님의 시녀인 몸이니 말입니다. 호칭에 대해서는 주의해야하지 않겠습니까?”
“나는...”
마왕의 시녀가 되고 싶다고 한 적도, 시녀도 아니라고 말하려던 아리스의 말을 자르며, 소녀가 말을 이었다.
“그리고, 당신의 질문의 대답은... 당신에게 달린, 무척이나 훌륭한 고양이 꼬리와 관계된 일이니 안심하시길.”
그리고 소녀의 말에, 자신의 말이 잘렸다는 것을 잊고서 아리스는 고개를 푹 숙였다. 이미 예상했던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그럴 것이라고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얼굴이 화끈거려서 고개를 들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알고 있었다.
이제껏 단 한번도, 그가 먼저 자신을 찾는 일은 없었다. 그랬던 그가, 굳이 이런 시간에 자신을 부른 이유가 있다면... 그건 어제의 일과 관련된 것임을 누구라도 예상할 수 있는 것일 테니까.
‘또 어제처럼....’
불현 듯 몸이 뜨거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특히나... 엉덩이가 화끈거리면서 뜨거워져가는 것이 느껴졌다. 엉덩이 안쪽에 있는 꼬리의 움직임 하나하나까지 더욱 세세하게 느껴졌다. 오돌토돌한, 안쪽에 있는 돌기들이 점점 예민해져가는 안쪽을 긁어내며, 뜨거워져가는 몸을 위로하는 것까지.
그 모든 것을 느끼며 아리스가 얼굴을 붉혔다. 그저 어제 있었던 일을 떠올렸을 뿐인데도, 또 다시 달아오르기 시작한 몸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웠다.
하필이면, 그것이 엉덩이라는 것이 더더욱 아리스를 부끄럽게만 했다. 그리고 그런 아리스를 보며 소녀가 말했다.
“주인님께 부름을 받아 발정하시는 거야 이해합니다만, 언제까지 그렇게 꼬리를 흔들 작정이십니까?”
“바, 발정이라니! 저는 그런...”
“뭐, 아무래도 좋은 일이지만 말입니다. 주인님께서 기다리니 어서 서두르지요. 당신도 지금 흔들 바엔 나중에 주인님 품에서 엉덩이를 흔드는 쪽이 더 좋지 않겠습니까?”
또다시, 자신의 말을 자르며 말하는 고저 없는 소녀의 목소리는 어딘지 모르게 비웃음이 담겨져 있는 것만 같다고 느끼며.
“...알겠어요.”
자신의 처지를 실감하며 아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윽고 도착한 마왕의 침실을 보며, 아리스는 아연실색했다.
“오느라 고생했나보구나, 아리스. 그리고 수고했어, 에루나.”
침대에 걸터앉은 채로, 태연하게 말을 건네는 그가 보였다. 하지만 단지 그것뿐이라면 아리스의 안색이 파리해질 리도 없었을 것이다.
“움♥ 츄파♥”
“핥짝...♥”
“쪼옵...♥”
우뚝 서있는, 거대한 남성기를 세 명의 어린 소녀가 달라붙어서 입과 입술, 그리고 혀를 사용해가며 애무하고 있었다.
옅은 녹색 빛으로 반짝이는 금발의 세 소녀가 정성스레 남성기를 핥고 있는 모습은, 그것만으로도 무척이나 음란한 광경이였지만... 그보다 더한 것이 바로 그 위에 있었다.
“하앗♥ 하앙♥ 앗♥”
그 위에서, 자신과 함께 침실까지 같이 왔던... 보랏빛 머리의 소녀와 마찬가지로 가능하면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엘프가 허리를 흔들며 음탕한 소리를 내며 허덕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쯔푹쯔푹...!
엘프가 허리를 튕길 때마다 안쪽으로 모습을 감췄다 다시 드러난 남성기가 애액으로 번들거렸다. 그러면, 그것을 기다렸다는 듯이 핥아내는 세 어린 엘프 소녀들을 보며, 아리스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머나먼 나라. 수십 명의 아내를 들이는 풍습을 지녔다는 나라의 왕조차도 저런 음란한 일은 경험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만큼...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한결 흠점이 없던 처녀에 불과했던 아리스에게 있어서,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광경은 눈을 뜨고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차마 믿기지 않는 광경이었다.
그러다 곧, 아리스는 이상한 것을 발견 할 수 있었다.
네 명의 소녀, 엘프라고만 생각했던 그녀들의 엉덩이에 돋아난 꼬리들과, 날갯죽지 뼈 위에 솟아나있는 날개들을 볼 수 있었다.
날개랑 꼬리가 달린 엘프...?
평소에는 옷으로 감춰져있었던, 악마의 그것들을 닮은 꼬리와 날개를 달고 있는 네 명의 엘프를 보고서, 그녀들이 엘프라고 알고 있던, 고고한 숲의 종족이 아님을, 아리스는 그제야 눈치 챘다.
“이, 게 무슨...”
역시, 여기는 마왕의 성이였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더... 충격적인 것은.
“읏♥ 앗♥ 오빠앗♥ 그마안♥ 아앗♥”
“히읏♥ 힉♥ 아힛♥♥”
두 팔과 다리가 구속된 채로, 눈을 가리는 안대를 쓰도서 구석에 묶여있는 푸른 머리의 쌍둥이 소녀 때문이었다. 열락으로 허덕이면서, 허벅지를 배배꼬며 신음을 토하고 있는 쌍둥이 소녀는, 분명 어제 보았던... 상냥하게 자신을 위로해주었던 그 소녀들이었다.
철그럭, 철그럭...
그녀들이 몸부림치면서 허덕일 때마다, 그녀들의 팔과 다리를 묶고 있던 쇠사슬들이 거칠게 흔들리는 것이 아리스의 눈에 보였다.
그리고 그런 아리스의 시선이 향하는 곳을 보면서, 마왕이 입가를 뒤틀며 말했다.
“마침 딱 좋을 때 왔는걸... 슬슬 싸고 싶었거든. 에루나, 에네스타.”
“네, 주인님...”
“네, 나의 주♥”
쯔웁, 하고. 마왕에게 안겨서 허리를 흔들고 있던 엘프... 아니, 엘프라고 생각했던 무언가가 몸을 일으키자, 애액으로 번들거리는 남성기가 눈에 들어왔다.
“읏!?”
그리고 한순간, 그 성기에 시선이 쏠렸던 사이에, 등 뒤에 있던 소녀가 그런 아리스의 팔과 다리를 구속했다.
단단한 강철에 둘러싸인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는 팔과 다리를 보며, 소녀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투기를 끌어올리던 아리스였지만, 그녀가 팔다리를 붙잡은 소녀를 뿌리치는 일은 없었다.
쯔걱, 하고.
“흐웃?!♥”
그전에 엉덩이에 파고들어 있던 꼬리가 움직였기 때문이었다. 엉덩이 안쪽을 긁어내듯이 격하게 움직이기 시작한 꼬리에, 치마가 들어 올려져 속옷이 드러났지만, 그걸 감출 여력도 없이 아리스는 입을 억누르고서 신음소리를 참아냈다.
하지만 이미 입 밖으로 새어나간 신음소리마저 없던 것으로 할 수는 없었다. 얼굴을 붉히며, 아리스가 눈앞에 있는 마왕을 바라보자. 마왕이 음흉하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헤에, 꽤나 대담한 속옷인데. 기대하고 있었나봐?”
마왕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리스는 알고 있었다. 겨우 음부를 가릴 뿐인, 좁은 천쪼가리나 다를 바 없는 자신의 속옷을 보고 그렇게 말한 것이리라.
하지만 마왕의 말대로, 자신이 기대를 해서 그런 속옷을 입은 것이 아니였다. 이 속옷 외에는, 아리스가 가지고 있던 속옷 중에서 엉덩이에 박혀있는 꼬리를 빼내지 않고서는 입을 수 있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속옷을 아예 입지 않는 것과, 이런 거라도 입는 것. 둘 중에서 고른 것이, 차선의 선택이었던 지금의 속옷이었을 뿐이었다.
“그럼 기대에 부응해야겠지.”
그렇게 말하며 다가온 마왕의 손이, 치맛단을 잡고 들춰 올리고서 속옷을 끌어내리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읏, 으으...”
단단히 붙잡혀있는 팔과 다리, 그리고 여전히 몸속을 헤집으며 움직이고 있는 꼬리에 투기를 끌어올리기는커녕,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었다.
그래, 붙잡혀 있으니까. 그래서 저항할 수 없는 거다.
그렇게 생각하며 입술을 깨물던 아리스는 그런 자신을 보며, 씨익하고 웃고 있는 마왕과 시선이 마주쳤다.
화악, 하고 어째선지 얼굴이 붉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흐앗?!♥”
쯔브븝, 하고 마왕이 방금까지 엉덩이를 꽉 채우고 있던 꼬리를 뽑아내자, 결국 참지 못하고 신음을 토하며 자세가 무너지려던 것을 마왕의 두 팔이 단단히 붙잡아서 지탱했다.
“자, 그럼...”
꾸욱, 하고 자신의 허리를 붙잡고서 단단히 발기한 성기를 밀어 넣는 순간까지.
아리스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