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70화 〉270화 (270/370)



〈 270화 〉270화

용병들의 도움을 받아서 오우거의 해체는 금방 끝낼  있었다. 물론 해체만 그랬다는 거다. 그 뒤로 반나절을 꼬박 마차를 타고 달린 끝에야  도시에 도착할 수 있었으니까.

내가 마력을 풀풀 피워댄 탓으로 얼결에 오우거와 조우한다는 불운을 얻게 된 중년 남성이 운영하는 상점이 있는 도시였다.


도시 이름이 뭐랬더라... 대충 들어서 기억이 나지 않았다. 어차피 기억할 필요도 없었지만. 나야 마차를 얻어 탄 입장이라 얼결에 그들의 목적지까지 따라오게  셈이니 말이다.

이들이 무사히 도시까지 도착하게  이상, 나는 다시 드네아 공작가가 있는 도시로 향하면 그만이었다.


그랬는데, 중년의 남성이 연신 내게 감사를 표하며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다.


시간이 그다지 많은 건 아니어서 사양하고 싶었는데, 기어코 보답해야겠다는 중년 남성의 말에 결국 그의 집에서 점심까지 해결하고 나서야 바깥으로 나올 수 있었다.

무슨 속셈이 있었던 것 같기는 한데... 잘 모르겠다. 그의 딸이라고 소개받은 소녀가 식사시간 와중에 자꾸 엉겨 붙기는 했지만, 이제 겨우 열댓 살 됐을 법한 소녀를 시켜서 날 어떻게 하려는 속셈으로 그랬을 리도 없었다.

차라리 부인으로 소개했던 가슴이 큰 미녀가 그랬더라면 몰라도. 물론 그나마 취향에 맞았다는 거지 아무리 나라도 임자가 있는 여자는 좀 그랬다.

아니지,  그런  아니라 그런 쪽으론 아예 사양이었다. 애당초 지금 있는 마누라들만으로도 벅찬 데 여기서 더 늘릴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아무튼 내 딸인 로로의 또래 쯤 되는 소녀한테 그런 짓을 시켰을 리도 없고, 그냥 아버지를 구해준 은인에게 잘해주는 거겠니 하면서 식사까지 무사히 마친 뒤에야 겨우 해방될  있었다.

그렇게 나오고 보니 벌써 해가 기울어지기 시작해서 문제였지만.


“오늘은 여기서 쉬었다 가야겠는 걸...”


다시 중년의 남성에게 찾아가서 신세를 질까 싶었지만 어쩐지 그러면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는 수 없이 여관을 찾을 겸, 주변에 뭐가 있나 주위를 둘러봤다.

인간, 인간, 그리고 인간.

인간으로 가득한 도시의 모습이 보였다.

“음...”

이렇게 인간이 많은 곳에 온 것은 무척이나 오랜만이었다. 이 세계에 소환된 이후는 물론이거니와 이전의 세계의 경험도 포함해서 말이다. 나야 여기에 오기 전만해도 방에 틀어박혀서 게임만 하며 지냈었으니 말이다.

알고 있는 얼굴도 끽해야 동네 마트 아줌마뿐이었다.

괜히 어색해서 허리춤에 대충 묶어둔 보따리를 확인했다.


“정말로 고마웠네. 아, 이건 자네가 잡은 오우거의 소재의 값이네. 시세보다 더 많이 쳤으니  두둑할 게야. 아, 혹시라도 나중에 들를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찾아오게나. 내 딸도 자네가...”


식사가 끝난 뒤에 그런 식으로 주절주절 말하며 중년 남성이 건네줬던 보따리였다. 안을 확인해보니 보석이랑 금화가 가득했다.


손톱만한 굵기의 보석들이 영롱한 빛을 내며, 황금빛의 금화 사이사이에 장식된 것처럼 섞여있는 보따리 안을 보니, 정말로 두둑하게 챙겨준 모양이었다. 이 정도 크기의 보석이라면 제법 값도 나갈 테고, 금화는 어딜 가던 간에 어느 정도는 할 게 분명했다.

주먹만한 보석이나, 그보다  큰 보석을 통째로 가공해서 만든 목걸이를 본 적도 있어서 그런지 그다지 감흥은 없었지만. 심지어 그 목걸이는 좀 무리하게 써먹어서 부숴먹기도 했고.

“그래도 덕분에 쓸 돈이 생겼네.”


여러모로 돈이 있으면 좋은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진리였다. 그러므로 이세계도 돈이 많으면 좋을 것이 분명했다.

물론 나는 중년의 남성에게 이런  받지 않아도 충분히 부자기는 했다.

에루나가 여비로 챙겨준, 예의 주먹만 한 보석이 인벤토리 속에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보석을 환전하려면 고생도 고생이고, 되려 귀찮은 일이 생길게 뻔했다.


돈이 있으면 좋은  어디에서나 진리인 말이다. 그런데,  돈을 벌기 위한 방식은 사람마다 제각각인 기준이 있었다. 성실하게 일해서 돈을 벌려는 자들이 있는가하면, 이미 있는 자들에게서 빼앗으려드는 놈들도 있는 법이었다.

과한 돈은 귀찮고, 더러운 일이 딸려올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니 중년의 남성이 준 돈은 여러모로 쓸데가 많았다. 남의 것을 탐내서 빼앗으려 들 정도로 아주 큰돈은 아니었으니까. 설마하니 겨우 이거 가지고 습격해올 녀석은 없을 테고. 그런 만큼 쓰기 편한 돈이였다.


예를 들면...


혹시라도 지금의 일을 걸렸을  무마해줄만한 선물 같은  사는데 유용했다.


어쨌거나 지금 내가 하는 일은 에루나를 제외하면 다른 모두는 모르는 일이였다. 마누라들 몰래 하고 있는 일이라는 소리였다.

심지어 꽤 위험한 일이기도 했다. 나 홀로 마왕을 찾아가는 일이였으니까.

나도 마왕이긴 한데, 어설프게 마왕이 되어버린 전 인간과 처음부터 마왕의 딸이였던, 핏줄부터 진짜 마왕인 그 여자랑은 격이 다를 게 분명했다.


그만큼 위험할 테고. 그런 델 혼자 몰래 가려했던 걸 들킨다면 아마 장난 아니게 잔소리를 들을 게 분명했다. 잔소리로만 끝나면 다행이고, 천공성에 구금당할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니 사전에 약을 쳐둬야했다. 설사 도중에 걸리더라도, 마왕을 보러 간 것이 아니라 선물 같은 걸 사려고 갔던 거라고 변명할 수 있도록.


“뭘 사가면 좋아하려나.”

마누라들에게 줄 선물을 사려니까, 엄청나게 고민됐다. 어지간한 건 그녀들도 구할  있을 거고, 중년의 남성이 준 돈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이래봤자, 온갖 보화를 가지고 있는 드래곤들에겐  값어치가 없을 테니 말이다.


뭘, 그래도 선물은 가격보단 정성인 법이었다. 남편인 내가 직접 오우거를 잡아 번 돈으로 뭔가 사주면 분명 기뻐해줄 것이다.


그렇게 믿자.

그래도 보석류는 사양하기로 했다. 아무리 선물은 정성이라고 해도, 집에 널려있는 걸 주면 조금 그럴 테니까. 당장 천공성의 천장에 수두룩하게 박혀있는 것이 보석이었다.

주먹만한 크기의 보석만은 아니겠지만, 드워프들이 직접 가공한 보석들인만큼  중 하나만 뜯어서 팔아도 지금 가지고 있는 보따리에 든 금화와 보석 정도는 간단하게 마련될 거다.

“...응?”

마누라들, 드래곤들에게 대체 뭘 주면 좋을까 고민하던 중에 뭔가 여성 손님이 많은 가게가 보였다.

무슨 가게인지 궁금해서 밖으로 나오던 여자들의 소리를 훔쳐 들어봤다.

“얼마 전에 가르드 씨 댁이 여기서 산 속옷 덕에 둘째를 봤다죠?”

“어머어머, 그래요?”

“네, 듣기로는 속옷차림으로 침대에서 기다리고 있었더니 그 신사같은 가르드 백작이 아주 짐승처럼...”

“어머어머어머...”

영양상태로 보나, 옷차림으로 보나, 귀족으로 보이는 미부인들의 수다는 도시가 내는 소음에 비하면 무척이나 작은 소리였지만 예민한 내 귀에는 아주 잘 들렸다.

덕분에 대충 저기가 어딘지도 알  있었다.

“...으음.”

여성들의 속옷을 전문적으로 파는 가게. 그것도 야한 속옷을 주류로 파는 가게였다.

 세계에도 이런 곳이  있구나 싶었다. 안 그래도 카자흐... 어쩌고로부터 받았던 여성용 속옷이 생각보다 야해서 좋... 아니,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던 나는 주위를 둘러봤다.

이렇게나 번화한 도시라면, 제국의 도시라면 섬나라에 불과한 왕국에서 구할  있는 것보다 훨씬 대단한 게 있지 않을까.

예를 들면...


“크흠.”


헛기침을 한 나는 곧장 걸음을 옮겼다.

드네아 공작가로 가야한다는 생각은 이미 머릿속에 없었다.






마누라들, 겸사겸사 마누라들(진)인 카르네와 샤르의 것을 포함해서 마야와 니아, 로로에게 어울리는 속옷들을 잔뜩 사다보니까 그 날 벌었던 돈을 거의 대부분 써버렸다.


중년의 남성에게 받았던 금화랑 보석을 대부분 탕진한 거였다.


속옷이 그렇게 비쌀 줄은 나도 몰랐다. 그렇게나 종류가 다양할 줄도 몰랐고. 덕분에 앞으로가 기대... 가 아니라, 아무튼 돈이 얼마 남지 않아 싸구려 여관으로 온 나는 침대에 드러누웠다.

내가 얻은 방의 침대는 푹신푹신한 시트는커녕, 속에 마른 짚을 채워서 만든 침대였다. 심지어 이불조차도 없었다. 이런데서 잠을  수나 있을지 의심스러울 만큼 불편했다.

그런데도 느껴지는  충실감은 뭘까.

편안한 잠자리와 마누라들이 입을 야한 속옷 중에서 속옷을 선택한 내겐  점의 후회도 없었다.

물론, 내가 이런 침대에서  필요가 없기 때문에 후회가 들지 않는 거지만. 침대에 누운 나는 이내 눈을 감고서 의식을 전환했다.

깜빡, 하고 눈을 뜨자 낯익은 천장이 보였다.

 뒤로는 마른 짚 따위로는 만들 수 없는 푹신푹신한 침대가 느껴졌다. 소재는 여전히 모르겠지만, 아무리 위에서 뭔 난리를 부리던 간에 언제나 푹신푹신한 시트가 있는 침대였다.

그뿐만이 아니였다.

 뒤만이 아니라 앞에도 싸구려 여관에선 볼 수도 없는 고급 이불이 있었다. 침대의 시트가 푹신푹신했다면 이건 말랑말랑 보들보들했다. 거기에 재료부터가 남달랐다.


무려 드래곤으로 만든 이불이였으니까.


“색... 색...”

“흠냥...”

푸른 머리카락의 소녀들. 아샤와 아냐가 내 위에 올라탄 채로 잠들어 있는 것이 보였다.

천쪼가리 하나 걸치지 않은 나신으로 내 가슴팍을 베개 삼아서나란히 누워있는 아샤와 아냐의 보들보들하고 나긋한 살결이 무척이나 따스했다.


“음...”


“아응♥”

“흣♥”


둘의 엉덩이를 잡고서 주물럭거려봤다.  이유는 없었지만 그냥 해봤다. 내 손가락이 여러 모로 개발된 항문에 닿을 때마다 달콤한 목소리로 신음을 토하며 꼬물거리는 둘이 보였기에 한동안 계속 주물럭거렸다.

가끔, 뻐끔거리며 유혹해오는 국화무늬에 손가락을 집어넣어보기도 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어린이 특유의 따끈따끈한 이불의 감촉을 마음껏 즐긴 뒤에야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러자 그대로  가슴팍에서 굴러 떨어져서 침대 위에서 다시 새우잠을 청하는 아냐와 달리 아샤는 여전히  허리를 두 다리로 얽으면서 딸려왔다.


이유는  거 없었다.

아무래도 하다가 잠든 모양인지 아샤의 균열 안에 들어간 채로 발기중인 드래곤 슬레이어 때문이었다.

엉덩이를 만져댄 탓인지 미끌미끌해진 아샤의 균열 깊숙이, 드래곤 슬레이어가 밀려들어간 것이 느껴졌다.

“하여간 욕심도 많다니까.”

잠들어있는 와중에 드래곤 슬레이어를 조여오는 아샤의 균열에 쓴웃음을 지으면서, 그런 그녀의 허리를 가볍게 붙잡았다.

그리고...

뽁~♥

“으으응♥”


아샤가 깨지 않도록 조심스레 허리를 잡고 들어 올려 드래곤 슬레이어를 뽑아냈다. 그러자 아샤의 균열에서 물처럼 정액이 줄줄 흘러나왔다.

대체 얼마나 싸지른 걸까.


아니, 이렇게 되도록 싸질러놓고서도 발기 중이었던 드래곤 슬레이어는 대체 뭘까. 아샤와 아냐, 드래곤이 하나도 아니고 둘이나 되는 만큼 힘들어져야 정상일 텐데. 둘을 합쳐서도 아니고 각각 하룻밤에 안은 횟수로는 신기록을 갱신중이었다.


그나마도 날이 바뀌어버려서 갱신이 중단됐을 뿐이지, 드래곤 슬레이어는 아직도 발기중이고.

뭐 그건 됐고...

아샤를 다시 침대에 눕혀놓고 주위를 둘러봤다.


제대로 치우지 않은 그릇이나, 내용물은 홀라당 마셔버린 물병, 사방에 흘려져있는 애액과 정액들까지. 하루 종일 이어졌던, 질펀했던 정사의 현장이 보였다.


하지만 바닥에 흘려져 있는 건 아샤와 아냐의 애액이나, 둘의 균열에서 새어나온 정액만이 아니었다. 빵가루는 기본에 음료수라던가, 고깃덩이 같은 것도 흩어져 있었다.

일주일간 방에서 나가지 않고 아기 만들기를 하겠다고 했던 내 말대로 식사까지도 침실에서 해결하면서, 아니 식사를 하면서도 아샤와 아냐에게 박아댄 결과였다.

확실히... 저기 구석에 떨어져있는 빵조각은 뒤에서 박히는 와중에 식사하던 아샤가 절정하면서 떨어뜨린 빵이였다.

기억을 되새겨보면서, 오늘 있었던 일들을 떠올려본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별 문제는 없어보였다.


“오셨습니까, 주인님?”


“아, 에루나 왔어? 그보다 난 계속 여기 있었잖아.”

“진짜 주인격 쪽은 다른 쪽에 계셨잖습니까.”


어느 쪽도  자신이고, 기억이나 감각도 공유되기에 그게 그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에루나한테는 아닌 모양이었다.

확실히 주인격쪽은 조금 전까지는 라이어스 제국의 허름한 여관에 누워있는 골렘 쪽에 있기는 했다.

지금은 이쪽이지만.

주인격이니 뭐니 하는 것도 조금 이상하긴 했지만,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완전하게 동일한 내가 둘로 늘어나는 거였다면 방금처럼 기억을 다시 확인할 필요도 없었을 거다. 감각을 전환하기 위해서 집중할 필요도 없었을 거고. 결국 집중하지 않는다면 어느 한쪽은 반쯤 졸면서,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에 가까웠다.


 손을 서로 다르게 움직일 때, 한쪽 손은 반복적으로 빙글빙글 돌리고 다른 한쪽만 이리저리 모양을 바꾸는 쪽이 쉬운 것과 비슷한 이치였다.

당연히  더 집중하는 쪽에 신경이 쏠리기 마련이고,  쪽이 주인격이 되는 셈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은 주인격 쪽은 골렘쪽에 둔 거였다. 진짜 나는 아샤와 아냐랑 섹스만 하면 그만이니 생각할 필요가 없었으니까.

하지만  점을 콕집어서 에루나가 말한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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