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logue
[서재민]
도현은 진동하는 핸드폰 위로 떠 있는 발신인의 이름을 한참을 쳐다보고 있었다. 불안한 기분이 들었다. 아, 꼭 이런 촉은 이상하게도 잘 맞던데. 한숨을 내쉰 도현이 결국 핸드폰을 귀에 댔다.
- 도현아. 나 이도진 맘에 들어.
언제나 그렇듯, 재민이 설명도 없이 하고 싶은 말을 쏟아 냈다.
“어쩌라고, 나보고.”
- 네가 이도진 동아리에 데리고 오면.
“…….”
- 같이 하게 해 줄게.
말도 안 되는 행동으로 도현을 우롱하는 서재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쩌다 벌어졌을 MT에서의 밤이 문제였다. 원래도 가볍기 짝이 없던 재민의 엉덩이가 그날 이후로 더욱 대범하게 굴려지기 시작했다.
“…뭐? 하아, 재민아, 진짜 왜 그래…. 어?”
- 왜? 싫어?
“…재민아. 나는 너 이러는 거 진짜… 힘들어.”
- 싫으면 말고. 너 말고 다른 놈들 많아.
재민이 뱉은 말에 도현이 입술을 깨물며 인상을 찌푸렸다. 씨발, 김주열, 이영훈 그 새끼들만 아니었어도…!
“야. 서재민…!”
- 잘 생각해. 김주열, 이영훈한테 또 나 넘겨줄 거야?
“넌 이게 재밌지?”
- …재미없을 건 또 뭐야.
“하아, 됐다. 넌, 진짜…!”
- 나, 좋아하잖아. 도현아. 그러면 내 말 들어줘야지, 안 그래?
뚝.
그렇게 통화가 끊어졌다. 씨발. 미친 새끼. 도현이 머리를 쓸며 욕을 뱉었다. 가장 답답한 것은 그럼에도 서재민을 놓지 못하는 도현 자신이었지만.
이도진.
말로만 들었던 체교과 2학년.
“…….”
하아, 도현이 여전히 쥐고 있는 핸드폰을 테이블에 툭툭 두드렸다. 어떻게 하지. 서재민이 원하는 대로 하면, 이게 끝일까? 시작일까? 답이 나오지 않는 숱한 고민이 도현의 머릿속에 떠다녔다.
또 펜션에서의 일을 반복할 수 있을까. 머리카락을 쥐어뜯듯 짓이긴 도현이 긴 한숨을 뱉어 냈다.
…도저히 자신할 수 없었다.
<동아리 활동 보고서.mp4_최종 _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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