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36 수라도(修羅道) =========================
수라도(修羅道)
- 강간, 유혈, 고어, 폭력 묘사 주의
- 멘붕 주의, 수의 高
- 내용상 스킵 가능.
- 미성년자에게 추천하지 않습니다.
- 읽기 전에 잘 생각해주세요.
- 챕터 테마 vessel - red sex
폭풍우가 치는 밤이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유난히도 비가 추적이며 내렸고 가끔씩 벽력 소리가 나면서 번개가 번쩍이며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던 밤이었다. 웬만한 간이 센 장정들도 무서워서 바깥 출입을 삼가하여 아무도 없는 한적한 밤이었고 나는 미친듯이 말의 허벅지에 채찍을 때리며 고조한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몸의 피가 식었고 나의 얼굴에 식은 땀이 흐른다. 나는 강제로 무관이 된 이후로 한번도 하늘을 언급한 적이 없었으나 그 날 만큼은 천지신명께 간절히 애원했다.
'신이시여, 내게 더 이상 이럴 필요는 없잖소.'
그토록 가혹하였으면 되었지 또 나를 망가트리려 하는 건가. 나는 고삐를 꽉 쥐고 이를 악물었다. 두 눈에 핏발이 서고 방향을 잃은 증오를 내뱉었다. 지치고 힘들어 말을 할 수 없었다. 두려움에 차라리 심장을 뽑고만 싶었다. 그것은 잔혹해도 너무 잔혹한 하늘에 대한 원망이었다. 제발, 하나만은 남겨 주길. 그 하나만은 남겨 주길. 나는 또 빌고 빌었다.
거의 이성을 잃어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고 아무런 사고 또한 할 수가 없었다. 나를 장악한 것은 음습하게 기어오는 죽음의 냄새였고 나는 그에 미쳐서 발악했다.
"위현, 위현, 위현!!!!"
나는 폭퐁우 속에서 미친듯이 소리를 질렀다. 천리를 달린다는 군마가 질퍽한 진흙을 밟으면서 빠르게 나아가는데 그것이 노새를 탄 것마냥 느리게 느껴졌다.
한순간도 잊지 못했던 그리운 산골에 멈춰서자 말에서 단숨에 뛰어내리고 재빨리 달려간다. 미끌거리는 진흙을 밟아 몸이 비틀거릴 때도 있으나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곳을 향해 뛰어갔다.
세간에서 아름답다 말을 하던 긴 흑발은 비에 축 젖어서 물을 뚝뚝 떨어트리고 있었고 단정하던 옷은 진흙이 묻고 옷차림이 흐트러져 꼴이 말이 아니었다. 위현을 보는 날에는 항상 단정한 차림으로 갔었는데 나는 그것을 신경쓰지 못하고 그를 찾았다. 정명했던 두 눈은 초점이 흐릿하고 형광을 발하던 흰 피부는 생채기로 물들여져 있다. 나는 초조함에 그의 이름을 불렀다.
허름한 초가집에 문을 부수듯이 벌컥 열었다. 다급한 목소리로 그를 부른다.
"위현!!!!"
그림자가 흔들렸다. 촛불이 일렁거리고 동시에 그림자가 앞뒤로 흔들리고 있다.
정적이 흐른다. 나는 몸을 벌벌 떨면서 그것을 바라보았다. 끽끽 소리가 나면서 그림자가 흔들리고 덩어리가 흔들린다. 나의 얼굴이 공포에 휩싸였다. 나는 말도 하지 못하고, 차마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얼굴을 할퀴었다. 이것은 꿈이리라. 악몽이길 바란다. 차라리 죽기를 원할만큼 지독한 고통이 나를 찾아왔고, 공황에 빠진 내가 서서히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이성을 찾을 수 없었다. 마지막 하나 남은 내 삶의 이유가 떠나가고 있었다. 무릎을 털썩 꿇었다. 나는 벌벌 손을 떨다가 내 머리를 쥐어 뜯으면서 몸을 웅크렸다.
"아아아아악!!! 아아아아아아!!!!"
나는 얼굴을 할퀴며 절규하며 부르짖었다.
"위현, 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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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얼굴이 참 곱구나."
시야가 흐릿하다.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피투성이가 된 채로 헐떡거리면서 눈을 위로 향하고 있었다. 그 곳에는 얼굴에 상처가 가득한 사내가 나를 보면서 웃고 있었다. 쪼그려 앉은 사내는 제법 사내답게 잘생겼지만 눈을 가르지르는 큰 흉흔이 인상을 험하게 만들었고 천성적으로 사람을 잘 두려워하지 않는 나는 그런 외관보다 다른 것에 크나 큰 압박을 느꼈다. 콜록거리면서 입에 난 피를 뱉는다. 사내가 그것을 그저 바라본다.
"흠, 이거.."
사내가 무정하게도 나를 도와주지 않고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살핀다. 나는 움찔 거리면서도 몸을 일으키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북쪽의 서린 바람이 내 뼈를 굳게 만들었고 동기의 무정한 폭력과 가혹한 훈련이 나를 지극한 고통에 밀어 넣었다. 사내가 가만히 나를 본다. 나는 몸이 부대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 기아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리하여 나는 사내 냄새를 풍기기보단 그 허리가 버들가지처럼 갸냘프고 어여뻤고 피부 또한 눈처럼 빛나고 부드러웠다. 사내가 놀란 것은 아마 내 얼굴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이유를 안다. 나는 내가 아름다운 것을 안다. 그가 전에 본 적이 없는 아름다운 외모라 할 것이다. 수도에서도 사람들은 내게 눈 속에서도 꽃 속에서도 빛나는 외모라 칭찬했다. 내 연인은 나를 보며 온갖 미사여구를 붙이며 칭송했다. 나와 같은 이는 전선에서는 보기 힘들었고 그래서 나는 더욱 혐오스러운 고통에 휩싸였다.
"이거 위험하겠구나."
짧은 감상평이다. 사내가 입술을 비틀면서 말을 했다.
"너 강간당하고 있느냐?"
마른 기침을 했다. 온 몸에 가혹한 훈련으로 인한 상처가 가득했고 그 속에는 별로 내보이기 싫은 상처들도 있었다. 나는 대꾸하지 않았다. 대꾸할만한 가치가 없는 것이다. 난 쓴웃음을 흘렸다. 아직도 내가 현실에 있는지 수라도에 있는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사내는 그 속에서 폭력의 잔재를 발견한 눈치였다. 내가 그를 바라보았고 사내가 내 눈을 보고 말없이 웃었다.
"무기력하나 감정이 참으로 강하군. 편린이 뒤얽히고 읽구나."
내 눈가를 쓸던 사내가 손을 뻗었다.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그 손을 잡았다. 손은 크고 거칠었다. 나는 잠시 사내의 말을 상기시켰다. 내 눈이 그렇단 말인가? 죽은 연인은 내 눈이 행인과도 같이 크고 맑다고 했다. 사내는 잠시 웃다가 내게 말을 했다.
"넌 원래 곧은 사람일 것 같군."
나의 과거를 즐겁게 유추하던 사내가 무릎을 펴고 그 자리에서 당당하게 선다. 햇빛을 등진 채로 사내가 나를 내려다 보았다.
"진심으로 네가 오래 버텼으면 한다."
"누구..."
"나는.."
사내가 픽 웃으면서 말했다. 나는 그 말에 이를 악물었다.
"이 곳 책임자지."
북최전선(北最戰先) 수라악대(修羅惡隊) 대주. 정 위현.
그 당시 도올제일인이었고 북쪽 최전선에서 싸우는 수라들의 주인. 이 지옥에서 십년이 넘게 살아온 악마가 바로 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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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어디서부터 잘못 되었을까. 나의 집안은 명문가는 아니지만 한직이나마 대대로 관리였던 가문이었고 지방에서는 유지로 불렸었다. 시골이기에 권세가 있던 것은 아니나 그러나 유복하게 살았다. 나는 온화한 아버지가 있었고 자식들을 잘 훈육하던 현명한 어머니가 있었고 내가 귀여워하던 어여쁜 여동생이 있었다.
나는 장남이었고 여동생과 나이 차이가 꽤 났기에 나는 그 아이를 사랑했고 아꼈다. 곧 나는 열여섯살이 되어서 약혼의 얘기가 나왔다. 열여섯. 나는 상품에 해당하는 명문가는 아니여서 음서나 추천으로 관직에 나설 수는 없었으나 대대로 문인 집안의 장손이었기에 과거를 준비하고 있었고 나는 스승에게 칭찬받는 우수한 제자였기에 기대하는 사람이 많았다.
현령의 딸이 참 아름다웠다. 음인은 아니지만 나는 그것에 상관없이 웃을 때 보조개가 어여쁘게 들어가는 그녀를 사랑했다. 이름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우습게도 나는 내 가족의 이름과 약혼녀의 이름을 잊었다. 사실 잊은게 아니라 잊혀진 것이다. 나는 고문을 받으면서 정신이 망가졌고 곧 추억도 그 모든 것도 희미해져 내게는 편린만이 남았다.
나는 과거에 높은 점수로 합격하여 비서랑이 되었다. 대개 명문 자제들이 처음 관직에 임명되는 관직으로 나는 출세의 등룡문에 오른 것과 같았다. 수도로 상경하여 거기서 거주하면서 궁중의 문서들을 책임졌고 나는 꼼꼼하게 일을 처리하여 흠이 잡힐 일이 없게 하였다. 나는 일이 몸에 맞았고 문서를 보는 것이 즐거웠다.
그러나 나는 한순간에 나락에 떨어졌다. 아직도 왜 내 가문이 멸망했는지 모른다. 아마도 궁내의 권력 다툼에 희생된 것으로 보였으나 자세한 것은 몰랐다. 다만 나는 강직한 성격으로 선배 관리들의 신임을 받아 중요한 문서들을 많이 열람했고 그 당시에 인온황후는 정치에 간섭을 하고 있었기에 환관의 세력이 컸다. 무릇 내전이란 황궁 외와 격리되어 생활하였으므로 궁중에서 자유로운 환관들이 인온황후의 수족이 되어 권력을 잡은 것이다. 환관들 몇몇이 내게 접촉을 했고 나는 그들의 말을 무시했다.
그리고 나는 몰락했다. 나는 궁중의 문서를 위조한 죄로 끌려갔다. 나에게 죄를 묻길래 나는 아니라고 답을 했고 나는 공식적으로 문초를 하는 곳이 아닌 황궁 내의 비밀 감옥에 갇혀 거의 한달을 고문당했다.
그 와중에 내 정신이 무너졌다. 그들은 법전에 지정되지 않는 고문을 내게 행했다. 그것은 아주 지독했고 차라리 죽음을 기원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불에 달군 인두로 나를 지지고 손톱 아래에 꼬챙이를 찔러 넣었다. 압슬을 하였고 내 몸을 바늘질을 했다. 억지로 벌레를 먹이고 토악질을 하는 내 혀를 잡아다 기름을 부었다. 좁은 상자에 들어가 몸을 펴지 못했고 잠을 자지 못해서 실신했다. 사지가 탈구되고 병신이 되어서 말을 하지 못했으나 나는 자백을 하지 않았다. 자백을 하면 내 가문은 끝이 였으니까.
그렇게 나는 죽기를 기원하면서 지옥에서 망가져갔다. 그곳에서 나는 결국 무언가를 잃었는데 그것은 나의 평화였고 나의 인생이었다. 그들이야말로 자백서를 인정하여 내 대역죄를 입증하였고 그들은 내 앞에서 내 부모를 해체하여 죽였다. 나는 거기서 사람이 아니게 되었다. 머릿 속에 무언가가 어그러지고 나는 마침내 약혼녀와 여동생이 강간당해 죽어가는 것을 본 순간 미치고야 말았다. 고문 끝에 내게 원망의 말을 토로하던 어린 여동생을 본 순간 되돌이킬 수 없이 망가져갔다. 나는 멍하게 그녀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마지막에 내게 그 말을 한 것을 후회했으나 나는 끝이 났다. 그 누군가가 나의 시체 같은 몸에 살덩어리를 집어 넣어 강간을 했고 나는 그저 흔들리면서 생각을 멈췄다. 반항을 하지 않는 나의 몸을 아쉬워하는 간수 몇몇들이 돌아가면서 나를 혐오스럽게 강간했다.
나는 죄를 인정했다. 마음 한구석이 뻥 뚫렸고 증오와 미움이 사라졌다. 그저 담담했고 복수 또한 내 마음 속에 없었다. 나는 내가 죽을 줄 알았으나 난 죽지 않았다. 나를 싫어하는 이들이 몇몇 있었고 그것은 병적으로 심각했다. 나는 그들이 왜 그러한지 모른다. 나는 북쪽 오랑캐들과 가장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최전선에 배치되었고 한번도 검과 창을 잡은 적도 없는 나는 반시체가 되어 형벌로서 지옥에 들어갔다.
그 곳에서의 삶은 지하 감옥에서의 끔찍했던 나날보다 결코 나아지지 않았다. 고문과도 같은 비인간적인 훈련이 있었고 동기애 따위는 존재하지 않은 살인기계들과 부대끼며 살았다. 첫날에 나는 숙소를 쓰던 동료들에게 집단으로 강간을 당했다. 그리고 나는 반항을 하지 않고 그들이 하라는 대로 했고 저항할 기력이 없어 죽은 눈으로 그들을 상대했다. 곧 나는 이들 중에서 가장 최하층의 부류가 되었다. 그들은 하늘이 버린 땅에서의 혹한과 끊임없는 전투를 견디지 못해 항상 으르렁거리는 맹수들이었고 나는 그들이 전투를 하고 난 후에 화풀이 대상이었다. 가장 계급이 낮은 자들도 나보다 높았다.
"헉, 헉..!!"
여김없이 나는 흔들리고 있었고 충혈된 눈으로 나를 내려보고 얼굴을 일그러트린채 침을 흘리는 그 혐오스러운 얼굴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아래를 들락날락이는 이물질들이 아랫배를 꽉 채웠으나 나는 그것이 나의 일 같지가 않았다. 그리고 그 때 내 머리채를 잡고 나를 강간하던 병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대, 대주...!!"
그 순간 목이 꺾인다. 나는 내 위에서 순식간에 목숨이 끊어진 병사를 올려다본다. 내 안에 들어간 그의 성기에서 기분 나쁜 것이 꿀렁거리면서 흘러 나왔다. 나는 다리를 벌린 처참한 몰골을 한 채 그를 올려다 보았다.
"눈이 아주 볼만하구나."
위현이 있었다. 그는 단숨에 병사의 목을 꺾어 죽이고선 나에게 다가와 내 위에 겉옷을 벗어주었다. 나는 말없이 그를 올려다보았다. 위현이 혀를 차고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는 무심한 사람이었으나 그는 변덕으로 나를 대했다. 그는 나를 재미있어 했고 사람 없이 공허하고 처참한 이 변방에서 그러한 흥미거리란 참으로 드문 것이었기에 내 삶에 끼어들었다.
"크크크..."
낮게 웃던 위현이 내 처참한 얼굴을 닦는다. 나는 그를 말없이 바라보았다. 나는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몰랐으며 내가 도달할 수 없이 까마득하게 높은 사람이란 것만을 알았다. 그의 얼굴에는 징그러운 상처들이 가득했고 그는 기본적으로 준수한 사람에 잘 웃는 사람이었으나 나는 단번에 그가 이들 중에서 가장 미친 사람이란 것을 눈치챘다. 왜냐하면 내가 그러했기에. 나는 나와 동류인 사람을 알아챌 수 있었다.
인두겁을 쓴 수라. 위현은 사람의 흉내를 내고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흉폭한 맹수였다. 그의 눈 안에 있는 잔혹함이 일렁거리는 것이 보인다. 그것은 그의 성정이 폭력적이기 때문이 아닌 그가 망가진 사람이기에 가지고 있던 성질이었다. 나는 그 순간 위현이 왜 내게 관심을 보이는지 알았다. 나는 아마도 그와 닮은 눈을 했을 것이다. 위현은 웃어도 그 꽁꽁 숨겨진 본성에서 흘러나온 기운이 사람을 위축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나는 그에게 두려움을 느끼지 못했고 위현은 그것을 알고 있었다.
위현은 나를 보살폈고 나는 그를 뒤이은 수라가 되었다.
감히 사랑이라는 말로 정의할 수 없다.
나는 위현에게 충성을 다했다. 그의 *좌완(左腕)이 되어 그의 개로 지냈고, 그가 하라는 짓은 모든지 했으며, 물라면 물고 짖으라면 짖었다. 위현은 나를 살렸고 나는 위현에게 모든 것을 바쳤다. 위현은 나였고 나는 위현이였다. 위현을 사랑했지만 그
이상으로 그는 나를 지배했다. 내 삶은 그가 없으면 붕괴되는 사상누각이었다.
가끔 나는 그를 찢어 발기고 싶었고 피 냄새를 풍기는 그의 몸을 깨물어 뜯고 싶었다. 내 앞에서 그들이 내 부모를 해체했듯이 그를 산산조각내어서 뼈에 묻은 살점까지 핥아 먹고 싶다. 내 앞에서 내 여동생과 약혼녀를 강간했듯이 그를 범해서 깊숙한 곳에 사정하고 싶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난 그에게 충성했기에 그를 씹어 먹지 못했다. 그러나 나는 항상 위현에 의하여 앓고 있었다. 내 사랑이 그토록 깊었다. 그리고 위현도 그것을 알았다.
그는 교활한 사람이다.
피와 땀에 젖어서 목덜미에서는 나를 미치게 하는 황홀한 냄새가 났고 나는 성욕과 식욕을 간신히 억누르곤 했다. 위현은 그런 나를 알고 있으나 방관했고 심지어 즐거워 했다. 그는 나를 그가 만든 최고의 작품으로 칭하곤 했으며 나를 신기하게 여기곤 했다.
"무골인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대단할 줄은 몰랐구나."
위현이 내 가슴팍을 검지로 쓸어 내린다. 갈라진 근육의 틈새를 매만진다. 나는 일년 전과 다르게 살과 근육이 붙고 몸이 잡혀 있었고 위현이 말한바와 같이 타고난 강골이라 무예 솜씨는 일취월장하게 늘어나 어느덧 위현과 비슷한 수준까지 이르렀다. 지극히 비정상적인 재능이었고 내가 몰랐던 내 원래의 갈 길이다. 위현은 흡족해하면서 그가 만들어낸 작품을 만졌다. 나는 부동자세를 취해야만 했고 움직일 수 없었다. 위현은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고 허락이 내려지기까지 나는 위현을 위해할 수 없었다.
대신에 나는 위현을 대체하여 전장에서 적을 잔혹하게 죽였다. 더운 피를 뒤집어 쓰고,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비정상적으로 잔인하게 사람을 도려내고 해체하고 있었다. 지옥이라 불리는 우리 부대에서도 나는 특히나 잔인하고 악명이 높은 위인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와는 별개로 나는 북걸(北傑)이라는 이름으로 중원에 명성이 알려지게 되었다. 남쪽의 협객 무리를 이끄는 남준(南俊)과 더불어 나는 그 이름을 중화에 날렸고 오랑캐가 어떻게 비인간적이게 해체당했건 간에 나는 중화인을 지키는 영웅이 되어 신성화 되었다.
나는 명실상부 위현과 가장 가까운 사람이었다. 그리고 다른 이들이 볼 때 나는 그에게 비정상적인 충성을 바치는 것으로 보였다. 북방은 항상 추웠기에 그의 몸을 덥히는 것은 내 몫이였다. 불가에 몸을 쬐 몸을 따뜻하게 데운 후 밤마다 옷을 벗고 그의 침대로 들어가 그를 품에 안았다. 위현은 알몸인 내 품에서 몹시도 편히 잠을 잤다. 내 나신을 보며 감탄하기는 했지만 위현은 나에게 성욕을 느끼지 않았고 오직 잠을 잘 뿐이었다. 나는 그의 신발을 품어서 따뜻하게 했고 가끔 전투 후에 그가 성욕을 배출하고 싶을 때 그를 무릎 위에 앉히고 손을 쓰거나 입을 써서 그를 위했다. 그의 성기를 손으로 쓰다듬고 위현의 목덜미에서 느껴지는 쇳향을 들이마셨다. 위현의 입에서 짧고 낮은 신음이 흘러 나왔고 나는 그의 체취를 맡으면서 손을 움직였다. 내 하얀 손 안에 정액을 사출하고 위현은 느릿하게 한숨을 쉬고 내 가슴팍에 머리를 기댔다. 상처가 가득한 얼굴이 보이고 옷자락 사이로 탄탄한 가슴팍이 보인다. 땀에 젖은 머리카락과 나른한 두 눈이 보인다. 나는 살가죽에 이를 박고 싶은 마음을 간신히 참고 위현의 정액이 고인 손을 물수건으로 닦았다.
"너..."
위현이 무언가 말을 하려다가 멈추곤 픽 웃으면서 고개를 돌렸다. 나는 품에서 바스락 거리는 그에게 발정했고 위현도 그것을 알았으나 모르는 척 했다. 나는 무척 인내심이 강했고 위현에 관한 그 모든 것을 참았다.
하지만 어느날 부하들과 다 같이 있을 때 위현은 내가 용납을 못할 얘기를 했다. 조장 하나가 술김에 위현과 나에게 농담했고 나는 그것에 피가 식고야 말았다.
"대주도 참 오래 살아요. 금방 죽을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그 조장은 위현보다 오래 수라악대에 있었으니 농 삼아 할 수 있는 말이었으나 나는 용납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나 외에 모두가 웃었다. 위현이 낮게 웃으면서 말했다.
"하하하. 이제 곧 죽을 거다."
"불길한 소리는 왜 하십니까."
"제길, 조장 입 다물게 해라."
"혼인해서 대라도 이어야될 것 아닙니까?"
위현은 그 항상 특유의 시원한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자식이라니 하 조장이 정말 미친 소리를 하는데? 여기서는 그냥 뼛가루가 되서 사라지는 것이 가장 행복한 운명이다, 하 조장. 괜히 슬퍼할 사람을 만들지 않는게 좋은 걸 잘 알잖아. 왜 그래?"
하 조장이라 불린 이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나는 그 농담을 한 이가 소피를 보기 위해서 빠져나간다고 했을 때 말없이 따라 나갔다.
"크헉, 컥...!!!"
나는 그의 목을 잡고 끌고 나갔다. 복도에서 나를 보는 이들이 다 두려워서 말리지를 못했고 나는 그만큼 흉험하게 살기를 풍긴채로 그를 건물 밖으로 끌고 갔다. 그가 내 손을 잡으려 허우적거렸으나 나는 단단히 그를 옭아매고 병사들이 둘러 쌓인 곳으로 갔다. 그네들이 그런 내 모습을 보고 경악했으나 나는 그들 한가운데 놓인 모닥불에 그를 집어 던졌다.
"끄아아아악!!!"
비명을 지르면서 고통스러워하는 그를 말없이 바라본다. 그리고 불에 타오르는 그를 구출하려는 병사들을 외면하고 다시 돌아갔다. 그리고 돌아갔을 때는 조장들이 내게 그가 어디갔냐고 의문하면서 물어보았다. 위현은 눈치챈듯이 의미심장하게 웃고 있었고 나는 흉흉한 기색을 참지 않고 낮고 살기어린 목소리로 말을 했다.
"다 나가."
내 말의 눈치를 보던 이들은 곧 대주의 얼굴을 보았다. 대주는 빙그레 웃고 있었으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들이 도망치듯 그 자리를 빠져나갔다. 나는 그를 노려보았고 위현은 아랑곳하지 않고 태연한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다른 이들이 나를 무서워했으나 위현만은 나를 무서워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 또한 위현을 무서워하지 않았다.
"죽였나?"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위현은 자리에서 일어났고 나에게 터벅 걸어왔다. 나는 잠자코 있었고 그러나 위현은 나를 스쳐 지나가 문 밖으로 나갈려고 했다. 나는 이성을 잃고 위현이 반쯤 열은 문을 손바닥으로 내리쳤다.
쾅!!!!
"...이게 뭐하는 짓이냐."
위현이 문을 향하여 몸을 돌리고 있었고 내가 위현의 얼굴 바로 위에 손을 내리찍은 상태였다. 문이 부서지듯이 닫히고 위현이 나와 문 사이에 낀 채로 있었다. 위현의 목소리에서 노기가 묻어 나왔다. 나는 평소와 다르게 머리가 돌아 위현의 남은 한손으로 위현의 허리를 더듬거렸다. 위현의 어깨가 움찔거렸다. 내가 그의 뒷모습을 보는 상태라 얼굴을 보지 못하였으나 그는 분명 거부하지 않았다.
"희 치."
"가만히 계십시오."
나는 간신히 이성을 부여잡은 다음에 위현의 귓가에 나직히 말했다. 분명 경고의 뜻을 담아서. 진심으로 부탁했다.
"정말 큰일나기 전에."
"흠.."
위현은 한마디 가벼운 말을 끝으로 정말 가만히 있었고 나는 위현의 목덜미에 코를 대고 체취를 맡았다. 독한 술냄새가 먼저 났고, 항상 그러하듯 날붙이의 쇳비린내가 났고, 땀 냄새가 조금 났으며, 지울 수 없는 피비린내가 넘실거렸다. 나는 위현을 죽여버리고 싶었다. 숨을 거칠게 내뱉으면서 허리를 더듬던 손을 위로 올렸다. 배를 쓰다듬자 그의 몸이 움찔한다. 잘 짜여진 복근을 더듬거리다가 배꼽부근을 문댔다. 갈라진 틈을 타고 올라 가슴을 더듬었다. 위현의 몸이 굳어졌다. 옷 사이로 손을 집어 넣고 가슴의 부드러운 살을 느꼈고 그에 아찔함을 느끼고 귓가에 숨을 내뱉었다. 위현의 몸이 떨렸다. 위현의 입에서 가쁜 숨이 흘렀다.
"하, 참더니.."
위현은 역시 나를 알고 있었다. 나만큼 위현을 더 잘 아는 사람이 없었으니 위현만큼 나를 더 잘 아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위현의 허벅지 사이로 무릎을 넣고 살에 부풀어오른 욕정을 민댔다. 위현에게 속삭였다.
"내가, 대주에게, 느끼는 감정이, 이러합니다."
"으음."
위현이 나직한 신음소리를 낸다. 위현의 목을 깨물었다. 위현의 살에 이를 박아 넣고 살을 뜯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참고 송곳니로 살을 으깼다. 위현의 몸이 잠시 떨리고 피가 코 끝을 찌르듯이 났다. 나는 혀로 달고 입에 감기는 그의 피를 연신 핥았다. 내가 위현의 배를 더듬었고 거슬한 음모 아래에 발기한 성기를 느끼고 웃었다. 위현은 역시 나와 같았다. 위현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지만 난 그가 웃고 있음을 확신했다.
"대주를 찢어버리고 싶습니다."
"그래?"
"칼을 쓰지 않고 맨손으로.. 이를 박아 질긴 살을 뜯어 먹고 달콤한 피를 마시고 싶습니다. 항상 당신을 보면 죽여버리고 싶었습니다."
"크크크.."
위현이 낮게 웃는다. 위현의 아랫배를 더듬으면서 그의 피를 마셨다. 나는 너무나도 황홀하여 홀린듯이 말을 했다.
"송곳니로 살을 찢고 살을 발라내세 뼈까지 먹어치우고 싶습니다. 연골을 오득 씹고 척수를 빨아 먹고 심장을 뜯어 먹어 그 피 한 방울까지 하나도 남김없이 먹어치우고 싶습니다. 그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음미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곤란한데."
"그래서 참고 있는 겁니다."
눈썹을 찡그리곤 위현에게 손을 뗐다. 위현이 손을 들어서 문을 집고 있는 내 손을 밀었다. 동시에 나와 그의 밀접했던 거리에 틈이 생겼다. 위현은 흐트러진 옷을 추스리고 붉은 피를 흘리는 목덜미를 천으로 눌렀다. 나는 가만히 서있었고 위현은 낮게 웃으면서 내게 말했다.
"쿡쿡, 역시 너를 거두길 잘했어."
피를 흘리는 목을 손으로 누르면서 하는 말이 그랬다. 나를 정면으로 바라본 위현은 태연하게 웃었다. 나는 한걸음 물러서면서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위현을 나를 보고 의미심장하게 웃더니 자리를 빠져 나갔다. 내 입에서는 위현의 달콤한 피와 살이 감돌고 있었고 나는 천상에 있는 것만 같은 쾌감을 느꼈다. 그래서 나는 바지춤에 손을 넣었고 그의 체취와 시뻘건 피와 우그러진 목덜미의 살을 생각하면서 자위했다.
위현은 나를 학대했다. 나는 그에게 충성했고 그 이후에 그에게 무례한 적이 없었다. 그도 그 사건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그는 더 나에게 과격해졌고 나를 시험하듯이 행동했다.
"하악, 하앙, 아아앙!"
"후우.."
위현의 탄탄한 몸이 보인다. 땀이 흐르는 잘 그을린 몸은 도올제일무인의 것임을 잘 알려주듯 한치의 군살도 없었고 쓸모 없는 부위가 없었다. 그 자체로 무기였고 하나의 예술품이었다. 그 위에 상처가 끔찍하게 그려져 있다. 창상과 화살에 맞은 자국, 검성과 그을린 자국들. 그리고 위현의 단단한 허벅지가 보였고 내 자리에서 긴장되어서 팽팽하게 힘이 들어간 엉덩이가 보였다. 위현이 짐승처럼 허리를 움직였고 그 아래에 깔린 연약한 여인이 자지러지는 소리를 내면서 위현의 허리에 희고 곧게 뻗은 다리를 감았다. 제법 얼굴이 아름다웠고 피부가 희고 보드라웠다. 위현의 허리에 감긴 두 다리가 길고 곧게 뻗었다. 고개를 도리질을 치면서 안돼, 안돼 소리를 내뱉던 창기가 연약한 두 팔로 위현의 가슴을 민다. 위현이 밀려나갈리가 없다. 위현은 웃으면서 창기의 작고 부드러운 입술에 입을 맞추었고 손으로 커다란 가슴을 주물렀다.
"하악, 하아악, 흐아아아앙!!"
나는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위현이 바라보는 것을 원했기에. 껄끄러워 하던 여인도 어느새 쾌락에 젖어 몸을 튕기고 바동거렸다. 위현은 낮게 웃으면서 창기를 단단하게 붙잡더니 그 안에 곧 사정을 했다. 여인의 몸이 바들바들 떨리더니 축 늘어진다. 위현이 여인의 몸에서 성기를 뺀다.
위현이 거친 숨을 내뱉으면서 침상에 걸터 앉는다. 헐떡거리던 위현이 이내 나를 보곤 손을 까딱했다. 나는 그에게 다가갔고 위현이 검지로 바닥을 가르켰다. 나는 그의 다리 사이에 무릎을 꿇고 내가 할 일을 했다.
"희 치."
여인의 애액과 정액으로 더러워진 성기를 입에 문다. 시큼하고 비린 맛이 나고 역겨운 맛이 났다. 나는 조용히 눈을 내리깔고 그 성기를 입에 물었다.
"크크크.."
위현의 거친 손이 느껴진다. 위현이 나를 귀엽다는 듯이 머리를 쓰다듬고 있었고 정신없이 널부러진 여인이 침대에서 기어서 위현에게 다가가 그 무릎 위에 폴싹 엎드렸다.
"세상에 정말 핥네?"
그 여인의 눈에는 놀라움과 동정, 그리고 미미한 경멸이 담겨 있었다. 나는 대꾸하지 않고 위현의 성기를 목 안에 넣었다. 위현의 성기는 곧 부풀어올랐으나 그는 그 사건 이후로 절대로 나에게 성욕을 풀지 않았다. 내가 곧 다 성기를 깨끗하게 핥아 꺼낸후 내 소매로 닦았을 때 여인이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다가 말을 했다. 위현은 그 여인의 비단같은 살결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그 여인은 너무나도 쉽게 위현에게 안겼다. 내가 하지 못하는 위현과의 정사를 끝내고 내게 허락되지 않은 위현의 무릎 위에서 애교를 떨었다.
"정신 없어서 얼굴을 자세히 못봤는데 이제 보니까 진짜 잘생겼네요?"
"쿡쿡, 지금 이 애가 아마 도올제일미인일거다."
여인이 눈을 크게 뜨고 말을 했다.
"그럼 저자가 북걸..?"
"그래."
"세상에, 나 정말 좋아했는데, 어쩜!"
여인의 표정이 이상해진다. 그 북걸이 왜 이토록 비굴하게 무릎을 꿇고 앉아있나에 대한 생각이겠지. 그러나 그 여인은 나를 동정과 기묘한 우월감이 가득한 시선으로 내려보더니 홀린 표정으로 내 얼굴을 만지려 들었다. 나는 바로 그 손을 낚아챘고 놀란 여자가 비명을 지르면서 손을 뺐다. 위현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치아(雉娥). 난폭하게 굴지 마라."
나를 어린 아이 다루듯이 대했고 나는 그 말에 순순히 따랐다. 힘을 조절한다고 했음에도 통증이 심한 모양이었다. 제 손을 주무르다가 나를 앙칼진 눈매로 노려보았다. 그러다가 그 여인은 위현의 단단한 팔에 매달리며 아양을 떨며 말을 했다.
"정말 시키는 대로 다 해요?"
"그럼."
"북걸이란 사람이 왜 그렇게까지 해요?"
위현이 덤덤하게 말을 했다.
"나를 사랑한다."
여인이 말문이 막힌지 잠시 멍하게 그를 바라보다가 이윽고 잔혹한 미소를 지으면서 나를 바라보았다.
"그럼 내 보지도 청소할 수 있어?"
위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웃으며 그 상황을 흥미진진하게 바라보았다. 가랑이를 벌리는 창부의 음부가 보인다. 검은 수풀 사이에 붉고 꾸물거리는 살이 보였고 음순 사이에 질척한 것이 보였다. 더러운 속살이 온갖 액체들이 섞여서 치적거린다. 위현의 정액이 흘러나왔다. 위현이 말 없이 바라본다. 나는 눈을 내리깔고 조용히 얼굴을 다리 사이에 묻었다.
"하악, 하아아!"
여자가 허리를 휘고 교성을 냈다. 나는 그녀의 높은 목소리를 듣지 않으려 노력하고 위현의 정액을 핥아 먹었다. 중요한 것은 이 살에 위현이 드나들었다는 것이고 이 찌걱이는 정액들이 내가 미칠듯이 애욕하는 이의 것이라는 사실이다. 나는 곧 위현을 탐닉했고 정신없이 음순을 핥았다. 그런 나를 위현이 잠자코 바라보다가 웃었다.
여자가 몸을 부르르 떨고 내 얼굴에 애액을 쏟았을 때 나는 다시 혀로 음부로 핥았고 정리된 음부에서 얼굴을 뗐다. 내 얼굴이야말로 더러워져 있었고 질척한 것이 코에 묻어서 뚝뚝 흘러지고 있었다. 위현이 손을 뻗어 내 얼굴을 큰 손으로 한번 싹 쓸어 올린다. 얼굴에 문대진 액체들이 기분 나쁘게 나를 잠식하고 있었다. 내 얼굴을 바라보는 위현의 차분한 눈동자 속에 기이한 열기가 일렁거린다. 위현은 말했지만 제정신이 아닌 작자였다. 그는 만족해서 웃으면서 여자의 머리를 쓰다듬고 사랑스럽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위현은 내게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잘했다."
그 말이 듣기가 좋았다. 위현이 나를 대하는 방식이 그러했지만 나는 만족했다. 위현의 옆에서 몇번이고 살의가 들끓을 때가 있었으나 나는 인내하고 또 인내했다.
그리고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위현이 대역죄를 저지른 것을 알게 되었다.
위현은 이 작교와 친분이 있었고 그를 돕기로 마음을 먹었다. 소성황후를 따랐던 대소신료들과 작당하여 작금 황제인 이 경을 치려는 역모였다. 미리 알았으면 나는 위현을 따랐을 것이다. 군말없이 위현을 도와서 이 작교를 황제로 만드는 일에 동참했을 것이다. 설사 발견되어 능지처참과 같은 혹형을 당한다 할지라도 나는 위현을 따랐을 것이다. 하지만 위현은 나에게 알리지 않았다.
그것을 알았을 때는 위현이 내 눈 앞에서 피투성이가 된 후였다.
나는 그를 구하기 위해 달려갔고 그를 살리기 위하여 미친듯이 전장에서 그를 찾았다. 이 경의 군대가 고발을 받고 위현을 처벌하러 대군을 이끌고 왔고 포위 끝에 위현은 수세에 몰리고 있었다.
포위막을 뚫고 그에게로 향했다.
위현, 위현, 위현!!
대체 무슨 생각을 했던 건가. 나의 주인이자 상관은 무슨 생각으로 그런 일을 저질렀던 것인가.
내게 말을 하지 않고 일을 저지른 위현에 대한 분노로 이성을 잃어 그를 찾았다. 그리고 결국 조장들 몇명과 사태를 논의하고 있던 위현을 발견하였다. 그는 피투성이었고 지치고 힘들어보였으나 눈빛만은 여전히 번뜩였다. 나는 그에게로 향했다. 진심으로 그를 찢어 죽이고 싶었다. 그리하여 나의 마음은 그에게 충성하여 복종하고자 하는 개의 마음과 조각을 내버려 소유하고자 하는 충동이 교차되었고 나는 광기에 휩싸여 후자를 선택하려고 했다.
그리고 그 때 위현이 기척을 눈치채고 나를 바라보았다.
위현이 씩 웃었다. 시원하게 웃는 위현의 모습에 나는 거짓말처럼 일그러진 충동을 가라앉히고 머리를 차분하게 만들었다. 위현이 내게 무어라고 말을 할 때였다.
그 때 벼락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폭약이 터지고 찰나의 순간 위현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귀가 멍멍하고 눈 앞이 붉게 물들여진다. 그리고 위현이 피투성이가 되어 내 눈 앞에서 튕겨져 나갔다. 위현의 몸이 타들어가고 끔찍하게 변해간다. 위현의 몸이 거짓말처럼 부서져갔다. 파편이 비산하고 내 앞에서 위현이 망가진다. 내 눈 앞에서 위현이 부서진다.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입술 끝을 올리고 환하게 웃고 있었다. 위현과 내가 눈이 마주쳤다. 나는 위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수라도 1, 2편 내용 요약:
희 치는 상품 귀족가는 아니라 음서나 추천제의 혜택을 받지 못하나 귀족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 유복하게 자랐다. 재능이 있어서 글 선생에게 칭찬을 받았고 과거에서 합격해서 비서랑(행정직, 궁중 문서작업, 세도가 자제들이 주로 관직 입문으로 많이 받는 직위)외 되고 일이 성정에 맞아 선배들의 신임을 받아 중요 문서들을 관리하게 된다.
그 당시 인온황후가 정치에 개입하게 되면서 궁외에 자유롭게 출궐할 수 있는 환관들을 부렸 는데 그 환관들의 세력이 거셌다. 희 치가 환관들에게 밉보이게 되어 궁중문서 위조죄의 누명을 쓰게 되어 고문을 받게 된다. 희 치는 대역죄를 인정하면 가족들이 피해를 보게 되므로 가혹한 고문과 성적 폭력에도 끝까지 인정하지 않지만 환관들은 자백서를 위조하고 희 치의 가족들과 여동생, 약혼녀까지 눈 앞에서 잔혹하게 살해한다. 희 치는 이 과정에서 완전히 인간성을 잃고 돌아버리게 된다.
희 치는 죽기 위해서 죄를 인정하는데 강직한 희 치의 성격에 그를 증오하는 몇몇 무리들이 그를 북쪽 최전선 특수부대인 수라악대에 보내 고통스럽게 죽게 만들려 한다. 희 치는 그곳에서도 잔인한 괴롭힘을 당하는데 수라악대의 대주인 정 위현이 희 치가 그를 닮았다 생각하여
그를 거둬 기른다.
희 치는 무골이라 위현의 가르침을 금방 흡수하여 위현의 좌완(최측근, 오른팔)이 된다. 희 치는 위현에게 충성을 바치나 위현에게 (수위가 있어서 말을 차마 하지 못하는 폭력적인 짓 여러것)을 하고 싶어하는 욕망을 드러내나 위현은 그것을 알면서도 희 치를 방관하여 그가 괴로워하는 것을 즐긴다.
희 치는 위현처럼 일그러져 가는데 농담으로 위현에게 죽음을 말하는 부하를 모닥불에 태워 죽이려고 한다. 희 치는 폭발하여 위현의 목덜미를 물고 진심을 내보이지만 위현은 웃으면서 그를 거둔 것이 잘한 결정이였다며 말하며 자리를 빠져나간다.
위현은 이 작교와 관련된 반역사건에 개입되지만 희 치에게 알리지 않았고 희 치가 정신이 나가 위현을 찾지만 폭약이 터져 위현이 휩쓸리는 것을 눈 앞에서 지켜보게 된다.
============================ 작품 후기 ============================
1. 황후 외전은 4편 완결입니다. 절정은 3, 4편이 될 생각입니다. 멘탈 약하신 분들은 스킵해주세여...
2. 노동요를 VESSEL의 RED SEX를 듣고 썼습니다. 이 챕터는 브금으로 저 노래를 꼭 들으시는 것을 추천! 공지란에 노동요 겸 테마곡들을 올렸습니다.
3. 여러분들의 댓글을 매일 확인하고 있습니다! 후기는 바로 하루 전날에 업데이트를 하니 q&a나 소통에는 문제가 없을 거예용! 언제든지 물어보셔요##
4. 내일은 노블에 이미 다음편이 올라갔기에 썰린게 다시 올라갈 예정입니다! 덧글추천은 편하신곳에 해주세용ㅇㅂㅇ!
5. 수라도는 정통 사도마조히즘에 관한 내용입니다. 즉 정병공 x 정병수로 뒤로갈수록 극사도마조공 x 극사도마조수가 됩니다. 이 외전은 내용 스킵이 가능하니 멘탈이 약하신분은 걸러주세용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