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0화 (40/148)

00040 장상사 최심간(長相思 摧心肝) =========================

 영선이 토라져서 눈매를 날카롭게 한 채 정면을 빤히 응시한다.

"왜, 왜, 왜 안된다는건데? 왜??"

 욕탕에 김이 모락모락 나고 영선이 대리석을 깎아 만든 서역식 욕조에 앉아서 신경질을 부리고 있다. 자연스럽게 틀어 올린 주황색 머리카락이 물에 젖어 스륵 내려와 있고 희고 아름다운 피부에 물이 묻어 있다. 영선은 씻을 때 격식을 차리지 않고 옷을 다 벗는데 생각보다 영선의 어깨는 넓고 골격이 사내다웠다. 그러나 장미빛이 도는 피부와 아찔할 정도로 곡선이 유려한 허리가 여인보다 화려하고 어여뻤고 시선을 잡아둘만큼 매혹적이었다.

 대진국에서 들어온 장미꽃잎이 둥둥 떠있는 물에서는 좋은 향기가 나지만 영선은 삐져서 눈을 앙킬지게 올린채 씩씩 거리고만 있었다.

"놀자는데, 왜 싫다는데??"

 영선이 바락 소리지르면서 물을 튀긴다. 그 바람에 욕조 주변에 있던 붉은 양초 몇몇개가 빠졌으나 영선은 더욱 신경질을 내면서 수면을 파닥거리면서 소리쳤다.

"사랑이 식었어!!!"

 그리고 이 경의 감탄성이 섞인 목소리가 욕탕 안을 울렸다.

"허허, 저 놈의 성질머리.."

 영선이 홱 고개를 돌려서 소리가 난 쪽을 바라본다. 화려하지만 거추장스러운 황제의 복식을 오랜만에 벗은 이 경이 영선을 이제는 경이롭다는 듯한 해탈한 표정으로 보고 있었다. 이 경의 옷은 비칠정도록 가벼운 흰 옷이었는데 상류층들이 목욕할 때 나신을 꺼려하여 입는 옷이었다.

 영선이 순간 웃으려고 입가가 경련하는 것을 간신히 참아 내렸다. 문가에 팔짱을 끼고 등을 기대어 영선을 바라보던 이 경이 욕조로 다가온다.

"그게 그렇게 화났느냐?"

 영선이 누가 봐도 화가 풀린 것이 확실한 빤한 눈으로 이 경의 가슴팍을 바라보면서 웅얼거렸다.

"엄청 화났어요.."

"흠흠."

 영선의 시선이 반투명한 제 옷 사이 살에 향하는 것을 눈치챈 이 경이 팔짱을 껴서 몸을 가리고 욕조로 들어온다.

"나도 같이 씻자."

 이 경이 말하자 영선이 뚱한 표정으로 이 경을 바라본다. 이 경은 영선의 화가 풀린 것을 알고 속으로 허탈하게 웃었다.

'저 성격 더러운..'

 영선은 정말 성격이 톡톡 튀어서 성질도 잘 부리고 빨리 화를 죽였다. 이 경이 속으로 영선의 성질머리에 경이를 표하면서 적당히 따뜻한 물에 몸을 담갔다. 이 경이 확실히 부드러운 물에 얼굴을 풀면서 조용히 읇조렸다.

"좋구나.."

 그리고 영선은 이 경의 풀린 얼굴을 보면서 헤실거렸고 이 경은 그런 애인의 얼굴에 마음이 풀려서 그 코를 비틀면서 씩 웃었다.

"이럴 때면 완전 애여서.."

"아야!"

 영선이 물장구를 치면서 짜증을 냈다.

"진짜 이럴 거예요?"

"흐흐흐."

"애는 무슨 애야!"

 이 경이 그럼에도 귀여운 아이 보듯이 웃으면서 영선을 보자 발끈한 영선이 이 경에게 달라든다. 이 경이 순간 놀래서 손을 내밀면서 말했다.

"너 임마. 안된다."

 영선이 이 경의 팔뚝을 꽉 만지면서 앙칼지게 말했다.

"애랑 이 짓해요??"

"아, 알았으니 진정 좀 해라."

"애가 이런 거 가지고 있는 거 봤냐고?!"

 애라고 한 말이 생각보다 더 듣기 싫었는지 영선은 눈썹을 일그러트리면서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경이 순간 다리 사이에 굵은 것을 본 순간 벙쩌서 영선을 바라본다. 씩씩 거리던 영선이 그제서야 아차해서 이 경을 새파란 얼굴로 바라본다. 영선이 주춤거리다가 자리에서 앉아 수면 아래로 몸을 가린다. 영선이 넋이 나가 정면을 멍하게 바라보았다.

 이 경이 어이가 없어서 허탈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 애 아니야..."

"......"

 어깨가 축 쳐져서 꽁해 있으니 그게 또 불쌍해보여서 이 경이 쯧 소리를 내고 팔짱을 풀고 손을 까닥여 느릿한 목소리로 영선을 불렀다. 이 경의 눈매가 나른해진다.

"이리 와."

 영선이 고개를 돌려서 이 경을 보다가 얼굴을 곧 발갛게 물들였다. 반투명한 옷이 물에 의하여 이 경의 몸에 쫙 달라붙어 있었는데 젖어서 입은 것 같지가 않고 다 보이고 있었다. 배를 맞춘지 이년이 되었는데 영선은 질리지 않는 이 경의 몸에 침을 줄줄 흘리면서 감상한다. 수면 위로 보이는 탄탄한 몸을 본 순간 영선이 쪼르르 이 경에게 달려가 그 허리에 손을 두르고 가슴팍에 폭 안긴다.

"폐하."

 이 경이 영선의 젖은 머리카락을 쓰다듬더니 희고 동근 이마에 입을 맞추면서 말했다.

"오늘은 힘드니까 쉬고 내일은 네가 놀러가자는 곳 가자."

 영선이 자신의 코 앞에 보이는 동그랗고 탄력있는 가슴에 정신을 못차리면서 그 얼굴을 부비며 말한다.

"폐하, 좋아요. 폐하.."

"너 뭐가 좋다는 거냐."

 이 경의 어이없다는 듯한 목소리에 영선이 손을 슬그머니 뻗어 가슴 위 젖어서 쫙 달라붙은 옷에 손을 올려놓고 살짝 더듬는다. 가슴을 은근히 더듬는 손길에 이 경이 끙, 소리를 내면서 말했다.

"너는 왜 옷을 입고 씻지 않니."

"옷.. 좋아.."

 영선이 입지 않는 것보다 더 뇌쇄적인 이 경의 옷차림에 홀린듯이 말했다.

"옷 최고.."

"너, 임마, 너.."

 이 경이 뭐라고 말을 하려다가 빤하고 발갛게 달아오른 영선의 보드라운 뺨을 보고 넋을 잃어서 자기도 모르게 검지로 뺨을 부볐다.

"네가 너무 애로구나.."

"폐하, 좋아.. 폐하.."

"어쩜 이렇게 피부가 하얗고 향기나는지.."

"옷 좋아.. 옷.."

 이 경이 몽롱한 표정으로 영선의 뺨을 쓰다듬으면서 말했고 영선이 젖어서 달라붙은 옷 사이에 몸을 더듬거리면서 말한다. 서로 좋아서 정신을 못차리던 와중에 이 경이 먼저 자신의 다리를 붙잡고 벌리려고 하는 영선의 행동에 정신차려서 허둥지둥 물장구를 쳤다.

"아, 아, 안돼!"

 영선이 순간 억울한 표정으로 이 경을 바라본다.

"사, 사랑이 식었.."

"아니 지금은.."

 이 경이 말을 하려다가 영선의 눈물이 그렁한 얼굴에 몸을 우뚝 섰다. 이 경은 지금 영선에 대한 사랑이 최고조에 오른 상태였고 물에 젖어서 발게진 영선은 너무나도 앳되고 예뻐보여서 이 경의 양심을 찌르고 있었다.

 이 경이 본초 자신의 계획과 달라지는 것에 울상을 지으면서 영선을 바라본다.

"오늘은.."

 안 그런척 해도 은근히 색을 밝히는 이 경을 아는 영선이 무언가 이상한 기색을 눈치채고 속으로 새초롬한 기를 했다.

'뭐야 진짜.'

 사랑이 식었다기엔 무리가 있고 이 경은 조금 초조해보였다. 대체 뭐지. 영선이 이 경의 안절부절한 모습에 속으로 그를 의심하면서 물 속에서 가벼워진 영선의 허리를 안아 자신의 무릎에 앉혔다. 이 경이 끙 거리면서 영선을 뒤돌아보며 말했다.

"여기서는.."

"폐하가 맨날 첩신을 어화둥둥해주시니 오늘은 저도 페하를 무릎 위에 앉히겠어요."

 영선이 새침하게 말을 하고 이 경의 딱 딸라붙은 옷을 가로헤집고 손을 푹 집어 넣은다. 이 경이 피하려다가 곧 포기하고 영선의 몸에 몸을 기댔다. 안 그래도 물이 뜨뜻하여 이 경의 몸이 나른하던 참이다. 영선은 이 경의 가슴을 천천히 원으로 그리듯이 문지르면서 다른 한손으로는 이 경의 배를 쓰다듬었다. 이 경의 입에서 기분 좋은 듯한 신음이 흘렀다.

"으응.."

"폐하, 몸을 주물러드릴게요."

"으응.. 그래.."

 이 경이 얌전하게 말을 하자 영선이 눈을 휘면서 이 경의 가슴을 누른다. 탄력있는 가슴근육이 손 끝에 느껴지고 영선이 능숙하게 이 경의 몸 구석구석 뭉친 부분을 쓰다듬고 풀어 주었다. 물론 그 손길 사이사이에는 장난이 조금씩 섞여 있었고 그 때마다 이 경은 파르르 떨거나 몸을 움찔거리면서 영선의 가슴팍에 몸을 비비며 바르작댔다.

"아, 영선아...아...."

"폐하, 정말 싫으세요?"

"흐으으... 아니..."

 이 경이 눈매를 축 떨어트리고 침을 꼴깍 삼킨다. 영선의 손길이 너무 은근하고 좋아서 이 경은 잔뜩 녹진하게 녹아 영선의 몸에 안기고 있었다. 영선이 거의 자신에 품에 쓰러진 이 경을 단단히 휘어잡고 눈 앞에 보이는 물방울이 흘러내리는 목선에 홀려 혀를 할짝인다. 이 경이 우응, 소리를 내면서 눈매에 물방울을 매달았다.

"영선아..."

 영선의 손이 꺼떡대는 큰 성기를 잡는다. 이 경이 몸을 움찔움찔 거리고 있었다. 이 경의 엉덩이 사이로 영선의 꺼떡이는 성기가 느껴졌다. 영선이 길고 큰 손으로 이 경의 검붉은 양물을 문지르면서 귓가에 뜨거운 숨을 내뱉었다.

"폐하..."

"우으으으.."

"좋아요?"

"응..."

 이 경이 눈물을 대롱 매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이 경이 몸을 지탱하지 못해 몇번이고 미끄러지는 것을 영선이 다리로 아예 이 경의 다리를 옭아맨다. 귀두를 문지르는 손 끝에 이 경의 머리가 뒤로 꺾였다. 이 경이 앓는 소리를 했다.

"아아아아... 영선아..."

"폐하. 폐하..."

 결국 이 경이 헐떡거리면서 자신의 엉덩이를 영선에게 문지른다. 이 경의 허리띠를 풀고 영선이 손으로 이 경의 옷을 벗어 헤친다. 물에 젖은 옷이 잘 벗겨지지 않아 영선이 바지를 간신히 내려서 엉덩이 틈을 매만졌다. 물에 녹진한 밀부가 만져지자 순간 영선의 표정에 황홀함이 담겼다.

"정말 여기.. 제 보물이예요.."

"흐으...넣어... 넣어.."

"그거.. 명령?"

 이 경이 초점을 잃은 눈으로 영선을 멍하게 바라보다가 고개를 살짝 끄덕인다. 영선이 이 경의 촉촉하고 작은 입에 입을 맞췄다. 이 경이 입을 벌리고 정신없이 혀를 받았다. 이 경의 입 안은 작고, 뜨겁고 축축하다. 영선이 타액에서 나는 향을 음미하면서 성기를 손으로 잡고 이 경의 푹신한 밀지에 맞췄다.

 영선이 입술을 떼고 이 경의 눈을 바라보면서 숨결과 함께 속삭였다.

"잊지마요."

"응.."

"이 순간.."

 푹. 영선의 성기가 이 경의 안을 가르자 이 경이 더욱 더 흐느끼듯이 영선에게 매달렸다. 이 경의 몸에 힘이 풀려서 몇번이고 영선에게 주저앉고 영선이 뭉근한 허리놀림으로 이 경을 앉는다. 이 경이 입을 벌리고 헐떡이고 영선이 이 경의 가슴을 주무르고 혀로 목을 핥으면서 더운 숨을 내뱉었다.

 물이 찰박이는 소리가 나고 욕조 안에 더운 김이 감돈다. 이 경이 눈물을 또륵 흘리면서 더듬이며 말했다.

"너.. 아끼려고.. 흐윽.."

"나 뭐요?"

"정액.. 아니.. .정기... 너.. 쓰러지면.. 흐...아..."

 그 예쁜 소리에 영선의 눈가가 휘면서 이 경의 도톰한 입술을 핥는다. 이 경의 끈적한 입 안에 검지를 밀어 넣으면서 구음하듯이 손가락을 느릿하게 끝까지 밀어넣었다가 뺀다. 이 경이 자신의 입 안을 침범하는 감촉에 정신없이 음음, 소리를 내면서 입가에 타액을 질질 흘렸다. 이 경이 쿨쩍거리면서 손을 허우적거린다. 물 안이여서 이 경의 구멍 안에 들어오는 녹진한 물이 성기가 치댈 때마다 음란한 소리를 냈다. 이 경의 잔뜩 풀린 힘없는 몸을 끌어 안고 더듬고 물면서 영선이 황홀한 표정으로 속삭였다. 이 경이 자신의 귓가에 느껴지는 뜨거운 숨에 몸을 파르르 떨었다.

"폐하, 행복해요."

"으으응.."

 이 경이 도리질을 치면서 영선의 손 안에 깊게 사정을 한다. 수면 위로 질척한 액체가 동동 떠올랐다. 영선이 이 경의 허리를 끌어안고 목에 코를 묻어 그 체취를 깊게 들이 마쉬면서 허리짓을 빨리 했다. 이 경의 잔뜩 이완된 몸에 몇번 추삽질을 하곤 영선이 그 안에 진득하게 사정했다.

"입술?"

 영선의 달콤한 목소리에 이 경이 순순하게 입술을 가져다 댄다. 영선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고 이 경의 눈매를 문지르면서 입술에 쪽쪽, 입을 맞췄다.

 어느덧 욕조에 도화향이 진동하고 있었다. 이 경이 정신을 못차리고 멍하게 욕조에 다리를 벌리고 있다. 이 경의 다리 사이에서 하얀 액체가 꾸물거리면서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영선이 입에 들어간 물을 살짝 핥고 달게 변한 그것에 작게 웃는다. 이 경이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다가 어느새 힘이 다 빠졌는지 기분 좋아 보이는 새근한 얼굴을 한 채 잠이 들고 만다. 영선이 그것을 보고 살짝 웃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걸친다.

"누가 누구보고 애라고.."

 영선이 말을 하곤 이 경의 볼에 입을 맞춘다. 옷을 간단히 걸친 영선이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이 경을 안아 들어 커다란 천에 돌돌 말았다. 어지러진 욕탕을 잠시 보던 영선이 큭큭 웃으면서 이 경의 곤히 자는 모습을 품 안에 숨기며 욕탕을 나섰다.

 그리고 이 경의 속내가 드러난 것은 그 날 밤이었다.

 영선이 류 태감의 부름에 이 경이 잠자리를 같이 하자는 줄 알고 속으로 이 경에게 찬사를 보내며 처소 밖으로 나서다가 우뚝 섰다.

"이것은.."

 영선의 목소리가 드물게 떨리고 있었다. 류 태감이 웃으면서 고개를 조아렸다.

 영선이 그 때 표정을 굳히면서 그것을 말없이 본다. 눈이 크게 떠지고 영선이 그 순간 몸을 떨면서 감정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러다가 영선이 짧게 웃는다. 영선의 눈매가 날카로워지고 입가에 시원한 미소가 감돌았다.

"하."

 류 태감이 없었다면 욕을 했을 것이다. 너무 환장할만큼 이 경이 사랑스러워서 상스러운 말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영선은 옆에 사람이 있어 오직 입을 가리며 날카롭게 웃으면서 속으로 생각할 뿐이었다.

'대체 이러면 어쩌려고 그래? 이렇게 요망해서..'

 누구보고 도올달기라고 하는 건지. 영선이 픽 웃곤 발걸음을 내딛였다.

============================ 작품 후기 ============================

씬씬씬 떡떡떡... 무려 다음도.. 다다다음도.. 씬...!

1. 평행세계를 쓴다면 외전으로 할지 아예 작품을 팔지는 고민 중입니다.. 그러나 분위기는 도원형가보다 270도 다른 분위기일 것이고 이 경에게는 꿈과 희망이 없는 세계가 될 것입니다.. 희 치가 메인이고 영선이가 섭공일 예정... 조금 스포이긴 한데 제목은 아마 세의원이 될 예정입니다.

2. 희 치는 후반에 등장합니다ㅠㅠㅠ 초반에는 등장이 없을 수 밖에 없어요.. 말했다시피 밸붕이라서..

3. 앞으로 이 경이는 문란하고 음란할 예정입니다. 영선이... 기... 요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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