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8화 (68/148)

00068 망중요고번혹희(忙中要顧煩或喜) =========================

 암자에 소매가 넓은 흰 옷을 입은 청년이 앉아 있다. 허리를 펴고 무릎을 꿇은채 차를 마시는 청년의 인상은 어쩐지 쾌활하고 활달해보였으나 그 두 눈은 깊게 가라앉아 있었고 암자에 자리잡은 그 모습은 어딘가 기품마저 느껴으며 결코 가볍지 않았다. 표정에는 웃음이 아닌 진지함이 담겨 있었고 심유한 두 눈으로 앞에 앉은 사내를 응시하고 있다.

 정중하게 그 앞에 마주 앉은 사내는 깔끔한 검은색 무복을 입은 사내로 단단하고 성기게 생긴 굳은 인상의 사내였으나 어쩐지 매우 공손하게 청년을 대했다.

 먼저 말을 꺼낸 것은 청년이었다.

"석 형님께서 도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나 사내는 정중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절대 아닙니다. 대체 제 미약한 힘이 쓸모가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남준이 죽은 후."

 청년의 눈에 순간 빛이 들어온다. 사내가 묵묵히 고개를 숙이며 말을 경청했다.

"기강이 문란해진 까닭은 대체 무엇입니까. 그가 죽어 협의 정신이 유실되었습니까 아니면 이제서야 은전이 중한 것을 알아채린 까닭입니까.""

 사내가 작게 신음을 흘렸으니 어두운 얼굴로 대답하였다.

"두 개가 다 영향을 주었겠지요."

 그러나 청년은 단숨에 차를 마신 후에 탁상 위에 그것을 소리내어 내려놓았다.

"그것은 변명이 되지 못합니다."

 침묵하던 청년이 말을 이었다.

"황성이 많이 사나워진 모양입니다."

 그제서야 청년의 뜻을 눈치챈 사내가 그 자리에서 머리를 조아리면서 말했다.

"그렇게 말을 애둘러서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따라가겠습니다."

 말을 따지지 않고 바로 말을 한다. 그 사내를 잠시 바라보던 청년이 작게 말을 했다.

"제가 잘못한 것인가요."

 그 말에는 미미한 후회가 담겨 있었다. 사내는 그 말에 침묵하다가 이내 탄식을 하며 말했다.

"어린 그대를 구한 것이 벌써 이십년이 넘었군요. 아직 어린 그대가 다리 밑에서 공허한 눈으로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나는.. 죽으려고 했었지요."

"성인이 된 그대가 밥도 제대로 못 먹고 항상 어리숙한 웃음을 지을 때마다 저는 왜 그대가 그래야만 하는지 의문했습니다. 그런 가정에서 성장해야만 했는지 하늘을 원망했습니다. 그런데 그대는 참 잘 자랐습니다."

 청년이 농담 삼아 말했다.

"그래도 석 형님이 매달 사슴을 잡아 주셔서 고기를 잘 먹었더니 키가 이렇게 컸어요."

 육척이나 되는 큰 키를 자랑하는 듯한 말에 사내가 웃음을 흘렸다.

"예. 다행입니다."

 사내가 청년을 응시하면서 말했다.

"그 고 운정이라는 사내도 불운한 어린시절을 보냈으나 당신과 다르게 잔악해졌지요. 그것이 비록 그가 너무나도 많이 실망해서 그리 된 것일지라도 하물며 당신만 할까요. 나는 당신을 존경합니다. 모두를 용서하였으니."

 잠시 웃은 청년이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남준이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사내가 침묵한다. 청년도 사내도 그 아련한 추억을 생각하면서 잠시 상념에 잠겼다. 사내가 끝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가 살아있었다면 이런 일도 없었겠지요."

 사내가 눈을 감으면서 조용히 말했다.

"그러나 당신이 남준을 죽인 것은 모두가 이해하고 있습니다."

 청년이 대답하지 않고 무표정한 얼굴로 사내를 바라보았다. 항상 그 얘기를 할 때면 청년의 가슴이 차가워지곤 했다. 청년이 자신의 손을 감싸 무릎 위에 올리면서 잠시 상념에 잠겼다.

 가끔씩 아려오는 오른손 검지의 잘린 마디가 욱씬거려 청년이 손을 감싸 쥐었다.

"곧 황성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그 때 청년이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성격은 못된 강아지 같으나 제법 귀엽습니다."

"웃으시는군요."

 사내가 놀란 음성을 내고 청년이 환한 얼굴로 고개를 잠시 까딱했다. 청년이 빙그레 웃으면서 말했다.

"그 작자 대단한 작자입니다. 세상에 북걸과 내 마음을 흔들리게 만들었으니 천하무적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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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경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우울함이 담긴 눈에는 빛이 자리하지 않고 있었다. 주먹을 쥔 손이 무릎 위에서 늘어져 있었다. 이 경은 멀리 있는 푸르고 높은 산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을 위비가 바라보고 있었다.

'역시..'

 속으로 상념하는 위비이다. 어가에서도 내내 기분이 좋지 않았던 이 경은 결국 방래산이 보이는 근처 현청에 숙박함과 동시에 식사도 거르고 방에 쳐박혀서 하염없이 방래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이 무척 처량하기도 하고 불쌍해보이기까지 했는데 마치 이 경은 주인을 잃은 강아지와도 같이 시선을 떼지 못하면서 방래산을 보고 있었다.

"폐하."

 이 경은 응답하지 않고 창가에 앉아서 방래산을 보고 있었다. 이 경의 날카롭던 눈매가 축 쳐지니 상상 이상으로 그 모습이 음울해보였다. 위비가 손에 든 과일을 들고 이 경에게 다가가 그 옆에 다정하게 앉아 이 경에게 말을 걸었다.

"폐하, 이 지방의 사과가 그렇게 맛있습니다."

 그제서야 이 경이 낮고 음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생각없다."

 그토록 사랑했던 연인이 눈 앞에 있는데도 가지 못하는 처지이니 이 경이 마음이 편할 리가 없다. 위비가 아니라면 매질을 하였을 이 경이나 기운이 빠져서 화도 내지 못하고 한숨을 쉬고 있었다. 위비가 그를 잠시 바라보다가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 경이 턱을 괴고 창문을 바라보고 있으나 위비의 탄식이 신경쓰여서 눈가를 찌부렸다. 한참을 어두운 정적 속에서 결국 이 경이 한숨을 쉬고 위비를 바라보았다.

"무슨 할 말이 있느냐."

 위비가 시선을 피하면서 작게 말했다.

"있어도 말하지 못합니다."

 이 경이 그 말에 얼굴을 찌부리면서 말했다.

"왜 말을 못하느냐. 네가 나에게 못할 말이 있더냐."

"......"

"진아."

 이 경이 위비의 손을 잡으면서 다정하게 말했다.

"내가 성격이 급하고 사나워도 너에게만은 항상 잘해주려고 노력했다. 네가 어린 나이에 내게 비빈이 되어 내게 황자를 안겨줬으니 나는 항상 네가 편안했으면 하여 노력했다."

"폐하."

"지금도 봐라. 오직 육궁 중에서 너만이 나를 따라왔지 않느냐."

 그 말에 자뭇 감격한 표정을 한 위비가 자신의 손을 잡은 이 경의 손등 위에 손을 올린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이 혹시라도 오해를 살까봐 하지 못했습니다."

"말해보거라."

"...저희 견 가는 항상 태상노군을 존외하였지요."

 머뭇거리면서 말을 하는 위비의 말에 이 경의 표정이 굳어진다. 잠시 위비를 노려보던 이 경이 탄식하듯이 말했다.

"그래. 강북 귀족들은 항상 도교를 믿었지."

 이 경이 한숨을 쉬었다.

"모후께서는 강북 귀족 출신이나 독실한 불교 신자이셨다. 황가에선 대대로 도교를 숭앙하였으나 항상 모후만큼은 불전을 만들고 불상에 예배를 드리곤 했지. 도교는 귀족들에게 유행하는 종교이니 내가 그것을 잊고 있었구나."

 위비가 대꾸하지 않았고 이 경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방래원을 방문하고 싶은 것이구나."

"가장 오래된 도교 사원 아닙니까."

 위비가 작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하지만 폐하께서 꺼리신다면.."

"꺼릴 이유가 없다."

 이 경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나 그 말이 몹시나 까칠하고 날이 서려 있어 위비가 놀란채 표정을 굳히고 이 경을 바라보았다. 이 경이 눈가를 찌부리고 고개를 돌려 창 밖을 다시 보았다.

 한참을 침묵하던 이 경이 입을 열었다.

"꺼릴 이유가 없다. 네가 원한다면 방래원에 들리겠다. 다만.."

 이 경이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사람들이 오해를 할까봐 그게 걱정되는구나."

 그 말에 위비의 표정이 의미심장해졌다. 이 경을 잠시 바라보던 위비가 속으로 이 경을 비웃었으나 다정한 목소리로 이 경에게 말을 했다.

"오해를 한다면 누가 오해를 하겠습니까. 대대로 황실에서 원시천존과 태상노군을 존외했었는데 기껏 방래산까지 왔는데 도원에 들리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합니다. 만약 제가 역사 깊은 방래원을 들린다면 귀족들이 저를 무척 부러워할 것입니다."

 이 경이 그 말에 이르러서야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그래. 알았다."

"내일 올라가는 것인가요?"

"그래."

 이 경은 그 말을 하고 난 후에 복잡한 표정을 했다. 상념하던 이 경에게 다시 위비가 사과를 들어 이 경에게 들어주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 여기 사과가 맛있습니다. 방래산에서 이 풋사과를 먹으려 노군께서 내려오신다면서요?"

 그 귀여운 목소리를 내면서 눈을 휘는 위비는 결코 서른살 같아보이지 않았고 몹시 아름다웠다. 사실 위비가 희 치를 제외하고는 황성에서 가장 아름다운데 심지어 여양인 강 채요도 위비에 비해서는 기품이 모자랐다. 희 치가 없었다면 차라리 소성황후나 인온황후의 뒤를 이어 국색이라 불릴 미모라 이 경은 위비를 잠시 바라보다가 미안한 목소리로 말을 하였다.

"진아. 내가 그동안 너를 참 홀대했었구나."

 그 말에 위비의 몸이 살짝 굳어졌다. 위비는 부드럽게 웃으면서 이 경에게 대꾸했다.

"그런 말 마세요. 제가 폐하의 성은을 받아 사랑하는 영오를 품에 안았는데 어찌 홀대했다고 하십니까."

"음..."

 그러나 이 경의 표정은 풀리지 않았다. 견 진이 몹시 아름다워서 이 경은 그를 많이 찾았으나 나중에는 공손한 위비의 성격이 재미가 없어서 발걸음을 뜸하게 했다. 그리고 영선이 오고 나서는 아예 달에 한번 갈까 말까하였고 나중에 이르러서는 여양인 강 채요와 어쩐지 영선을 몹시 닮은 고 영정을 아꼈으니 위비는 사실상 홀대를 당했음에도 이 경에게 원망의 말을 하지 않았다.

 아무리 이 경이라도 미안하여서 위비를 보면서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진아."

"예."

"너는 아마 준비해야될 것이다."

 그렇게 말한 이 경은 위비를 진지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위비가 그 말의 뜻을 알아 얼어붙었다. 이 경이 그를 응시하면서 나직한 목소리로 말하곤 어깨를 한번 쳤다.

"영오는 무척 잘 컸다."

 그러곤 이 경은 자리에서 일어나 산책을 하겠다며 그 방을 벗어났다. 위비가 얼어붙어서 멍하게 그 이 경이 나간 자리를 바라보았다. 충격을 받은 위비는 한동안 그렇게 석상처럼 있다가 이내 몸을 벌벌 떨면서 자리에 일어나 비틀거리면서 방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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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경은 자존심이 무척 센 이였다. 그는 방래원에 방문하기 전에 도사들에게 몇가지 주의사항을 일렀는데 가장 큰 금기가 바로 그의 앞에 주홍색 머리카락을 일절 보이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것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눈치챈 도사들은 영선을 정중하게 연금하고 황제를 맞이했다.

"폐하를 뵈옵니다."

 이 경은 노도사들이 고개를 숙이는 것을 덤덤하게 응시했다. 애초에 불교도인 어미에게서 자란 이 경은 도교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불교도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것이 이 경은 후궁들을 때려죽이고 정치에 간섭한 모후에게 복잡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 어느 것도 믿지 못하고 그저 종교에는 냉소하였다.

 그러나 견 진은 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에 감격하면서 청빈한 도사들에게 합장을 하면서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었고 이 경은 시큰둥하게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불연듯 그들을 바라보던 이 경의 표정이 와그작 구겼다.

 청수가 생각난 까닭이었다. 희 치가 목을 꺾여 죽인 그 도사는 생긴 것은 어디 백년은 수련한 도인같이 청수하게 생겼었는데 사실 정신을 차려보니 사이비에 요망한 짓거리를 하여 이 경은 그것을 몹시 수치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 경이 소매를 떨구면서 말을 했다.

"나는 밖을 좀 걷겠다."

 도사들이 놀라서 무엇을 하려는 것을 위비가 손을 들어 말렸다.

"폐하께서는 걷는 것을 좋아하십니다."

 그제서야 멀뚱한 눈으로 그것을 바라보니 이 경은 오 상환과 류 태감이 따라오겠다고 하는 것도 물리고 도원의 주변을 자박이면서 걸었다.

"가을인가."

 이 경이 음울하게 말을 한다. 딱 일년이 지난 것도 같다. 이 경은 기분이 좋지 않아서 묵묵히 땅을 바라보면서 진흙에 발을 딛였다. 밤새 비가 쏟아져서 축축하고 진 땅인데도 이 경은 신경을 쓰지 않고 발걸음을 내딛였다.

 이 경은 기분이 몹시 좋지 않았다. 가슴이 떨리고 기분이 서려왔다. 맥이 빠지고 어쩐지, 어쩐지 몹시 공허하고 짜증이 났다.

 그것이 이유를 모르는 것도 아니지만 해답이 없는 문제라 이 경은 더 속이 터졌다. 발코로 땅을 뒤지면서 이 경이 속으로 생각했다.

'너는 나만큼 그리워하지 않겠지.'

 장상사라. 그리움을 담은 시를 생각하면서도 이 경은 기분이 더 우울해져 어두운 얼굴로 진 땅을 파헤쳤다.

'너가 날 사랑했다면 날 그렇게 대하지 않았을 테니까.'

 너무나도 뻔뻔하게 모든 것을 속이면서 이 경을 기만했다. 이 경이 가장 충격을 받은 것은 영선이 그러면서도 자신을 사랑한다고 너무나도 태연하게 말한 것이다. 이 경은 그 날만 생각하면 울화통이 터지고 우울하고 또 울음이 나왔다.

 어떻게 영선이가 나에게 그럴 수 있었을까.

 그렇게 보듬고 쓰다듬으면서, 이 경은 영선이 그래도 자신에게 후궁 이상의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었다. 그렇기에 그의 무례에도 몇번이고 그를 용서하고 숙이고 들어갔었다. 하지만 알면서도 거짓을 말하고 기만했다. 이 경은 그 상처가 너무나도 커서 생각하기 조차 꺼려했다.

 하지만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루에도 몇번씩 이 경은 영선의 생각을 했다. 육신이 희 치의 곁에 있어도, 청수가 있을 때 난교를 해도 몇번씩이고 머릿 속에 자리한 것은 그 시원하고 어린아이 같은 웃음이었다.

 이 경이 문득 충동적으로 말했다.

"넌 정말 못됐다."

 그 때 장난기 어린 목소리가 이 경의 귓가에 들려왔다.

"폐하가 더 못됐습니다."

 이 경이 그 순간 멍한 얼굴로 고개를 들어 정면을 응시한다. 이 경이 심장이 내려앉아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그것을 그저 응시했다. 벼락같은 충격이 그를 장악하고 이 경이 숨을 멈추고 정면을 말없이 한참을 응시한다. 이 경의 몸이 굳어져서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숨이 멈춘다.

 이 경이 신음했다.

"너가.."

 뒷짐을 지고 옆을 보고 있는 청년이 고개를 돌려 이 경을 보며 장난스럽게 웃고 있다. 아이 같이 천진한 웃음은 맑기도 하고 또 여전하기도 했으며 휘어지는 눈매는 여우 같았고 얇은 입술이나 길고 호리한 몸매나 여전했다. 주홍색 머리카락을 관이 아닌 천으로 감싸 묶었고 명가의 자제같이 흰색 설비단을 입어 그 허리에는 옥피리를 패용하고 있었다.

 청년이 웃으면서 이 경을 바라본다.

"기다렸습니다."

============================ 작품 후기 ============================

뜨아아!!! 그게 황진이 시가 아니였다니.. 문제시 수정하겠습니다ㅠㅠㅠ 진짜 좋아하던 시인데 충격..

지적하시던 것은 다 수정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덧. 오늘 정보량이 좀 많죠. 쓸 때 독자여러분 반응을 생각하면서 무척 재밌어 했던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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