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86 여위열기자용 (女爲悅己者容) =========================
*지존을 믿음은 오직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였다.
영선은 그 어렸을 때부터 단 한번도 신에게 빈적이 없었기에 그가 불상의 앞에 꿇어 앉아서 기도를 하는 것은 신을 믿기에 그에게 기대는 것이 아닌 향불을 맡으면서 정신을 가다듬기 위함이었다. 불교의 참선과 수양이 영선에게 맞았고 그렇기에 영선은 안녕사에서 희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면서 고요한 마음과 세속에서 멀어진 맑은 정기로 흐트러진 정신을 가다듬었다.
불당에서 나온 영선이 신발을 갈아 신다가 말고 멈칫한다.
예민한 영선은 감각이 뛰어나 범인이 듣지 못하는 작은 소리까지 들을 수 있었다. 영선이 옆에 있던 계자를 손을 들어 말리고 안녕사 옆 샛길을 따라 걸으면서 눈을 침잠시켰다.
영선이 바람 사이로 스치는 백단향을 느끼면서 눈썹을 꿈틀거린다. 그리고 그 사이에 미미한 매화향이 섞여 있기에 영선은 어림잡아 그 상황을 짐작하고 발걸음을 죽이고 수풀 사이로 몸을 숨겼다.
안녕사 옆 샛길은 아주 어둡고 풀이 정리가 되지 않은 한산한 곳이라 사람의 발길이 드물었다. 태양 볕도 들지 않아 무성한 수풀에 몸을 숨기고 숨을 죽이니 곧 미약한 신음 소리가 들렸다.
영선이 그것을 보면서 차가운 얼굴에 감정을 죽인다.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운 대단한 미남이 감색 비단옷을 흐트러트리면서 신음을 죽이고 있었고 헐떡이면서 몸을 비틀면서 손아귀에 빠져나오려고 하고 있었다. 그는 매우 온화하게 생겼으며 무척이나 준수하고 정갈한 사람이었으나 드러난 흰 어깨에는 순흔과 손톱 자국이 나있었고 가슴팍이 붉어져 부풀어 있고 흙바닥에 몸이 긁혀 있었다. 머리관이 떨어지고 머리카락이 흐트러진다. 사내가 눈꼬리에 눈물을 흘리자 몹시 아름다운 청년이 그의 눈꼬리를 자상하게 닦아주면서 유려한 손을 옷 안에 넣어 허리를 쓰다듬었다.
"아교(兒交), 나의 아교!"
미청년이 부드럽게 속삭이면서 사내의 눈물을 닦는다.
잉어가 그려진 자색 비단옷을 입고 자개로 장식한 머리관을 한 미청년은 어느 여인이나 음인보다 훨씬 아름답고 고풍스러웠고 그 자태가 선인과 같이 고아했으나 그 다정한 눈과 달래는 목소리와는 다르게 무척 거칠고 급하게 그 사내를 안았다. 그곳에서부터 섞인 향이 깊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사내의 몸이 파득 떨린다. 몸을 웅크린 사내의 위에 엎어져서 헉헉거리던 미청년이 이내 다정스럽게 사내의 입가를 문지르고 그의 안에서 빠져 나와 손수건으로 아래를 닦아 주었다. 초점이 돌아오지 않은 사내가 바닥에 엎어져서 몸을 움찔거린다. 힘이 없어서 늘어진 사내의 외양이 무척 준수하기에 그 흐트러진 모습이 풍경과 더불어서 매혹적인 면이 있었다. 그는 옆을 돌아 보면서 잠시 말이 없었고 몸을 떨고 다리를 오므리고 웅크린채 아무 말이 없었다. 그는 매화를 닮은 사내였다. 미청년이 그를 잠시 내려보다가 씁쓸한 웃음을 짓는다.
견 진이 말을 한다.
"결국 이렇게 되는 건가요?"
견 진은 잠시 말을 하지 않다가 이내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잇는다.
"보국 량천이 그 꼴을 당하였으니 다음은 당신인가요?"
이 작교가 얼굴을 팔로 가리면서 침묵한다. 견 진이 눈꼬리에 눈물을 매달면서 사내의 얼굴을 손으로 잡아 채면서 시선을 맞댄다. 견 진이 분기가 섞인 목소리로 말을 한다.
"입조하러 온 조국왕이 황상께 크게 꾸짖음을 당하고 모욕을 당하였다고요? 허리를 숙여 사과하려는 보국 량천이 문무대신 앞에서 상상치도 못한 크나큰 욕을 받았다지요. 왕가의 핏줄인 보국 량천이 분기에 쓰러져 지금 일어나지도 못하고 있으니 당신의 기반도 이제 다 없어졌고 황상은 당신을 싫어하니 최후를 예견할 수 있군요? 이대로 죽을겁니까?"
이 작교가 잠시 생각하다가 조용히 말했다.
"그럼 내가 어떻게 할 수 있습니까?"
견 진이 침묵하다가 이윽고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황상이 죽고 내 아들이 황제가 되면 나는 섭정태후가 되어요."
이 작교가 그 말에 크게 웃더니 말을 한다.
"하하하!"
"왜 웃죠?"
"황상도 두려워한 북걸이 버젓히 존재하는데 *서궁을 차지하시겠단 말씀입니까?"
그는 이윽고 씁쓸하게 웃으며 옷을 주섬거리면서 입는다. 견 진이 할 말을 잃어 그를 물기어린 눈으로 말없이 바라본다. 옷을 추스린 이 작교가 허리띠를 매면서 조용히 말했다.
"당신이 폐하를 죽인다고 해도 존전께선 바로 알아채실겁니다."
그 짤막한 말은 사실이라 견 진은 몸을 떨면서도 말을 하지 못했다. 옷을 다 추스린 이 작교가 몸을 돌려서 비정하게 그 자리를 빠져나가려고 할 때 견 진이 갑자기 이 작교의 손목을 잡아 당겨서 자신쪽으로 당긴다. 비틀거리는 이 작교를 와락 껴안으며 견 진이 우악스럽게 이 작교의 입술 위에 입을 맞추면서 그 혀를 농락했다.
이 작교가 반항하려 했으나 곧 포기하고 견 진을 따를 때 견 진이 헐떡이면서 이 작교에 옷을 다시 벌리고 그 쇄골에 입을 맞추려고 한다. 이 작교가 몸을 떨다가 이윽고 늘어지고 견 진이 울음을 터뜨리면서 이 작교 위에 올라탄다.
"아교! 어떻게 나에게서 멀어지려고 할 수 있죠?!"
눈물을 이 작교의 얼굴 위에 뚝뚝 흘리면서 이 작교를 안는다. 이 작교가 얼굴을 가리고 몸을 웅크린다. 견 진이 연신 이 작교의 입술 위에 입을 맞추면서 속삭였다.
"가지마요, 내 사랑. 나에겐 당신밖에 없어요. 어떻게 나를 사랑하곤 이렇게 나를 버릴 수가 있어요?"
이 작교는 몸을 웅크리고 떨다가 이윽고 희미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당신에게 정을 주었기 때문에... 떠나는 것입니다."
견 진이 화를 내면서 이 작교의 어깨를 단단히 붙잡는다. 미약한 신음을 흘리는 이 작교에게 견 진이 눈을 마주하면서 말했다.
"똑똑히 나를 보면서 말해요. 아교! 나는 당신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을 알아요."
견 진은 이 작교에게 다정한 목소리로 말한다.
"하지만 상관없죠. 내가 그대를 사랑하니까. 나는 아교에게 많은 것을 주렵니다."
영선이 말없이 견 진이 이 작교를 반강제적으로 안는 것을 본다. 이 작교가 힘겹게 견 진을 받아들이는 모습은 극히 순종적이었고 제왕답지 않게 순순하였다. 영선은 두 사람의 사통을 말없이 지켜보다가 이윽고 차갑게 웃었다.
손이 움찔거린다. 영선이 굳은살이 박한 손을 깍지끼어 마주 모아 만지작거린다. 영선의 얼굴은 지극히 평온했으며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그리고 견 진이 한바탕 거친 정사 끝에 종수궁에서 돌아왔을 때 오랜만에 자식 한왕을 무릎 위에 머리를 베게 만들고 자상한 얼굴을 한 영선을 마주하였다. 그에게서는 불향이 몸에 배어 있었고 단정한 머리 위에는 흑옥으로 장식된 벽안을 쓰고 있었으며 화려한 용호갑투를 손에 끼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황룡을 수놓은 흑색 긴 망토를 덮고 있으니 무척 화려하고 존귀한 모양새였고 이 영오가 그 옷자락을 잡고 잠에 들고 있었다.
견 진이 놀라서 영선에게 말한다.
"세상에, 다리가 아프신데 어떻게 영오를 그리 올려 놓으십니까."
키가 크고 골격이 있으나 무척 마르고 호리한 영선은 체력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었다. 몸이 약하다고 칭해지는 영선이 걱정되어 손을 뻗으려고 할 때 영선이 다정하게 영오를 토닥이면서 말했다.
"괜찮아요. 위비."
그리고 잠시 침묵하며 그를 의미심장한 눈으로 바라보던 영선이 말을 한다.
"매화향이 짙군요? 철이 아닌데."
견 진이 그에 얼어붙고야 만다. 겁에 질려 창백하게 질린 얼굴에 빛이 들어오지 않는다. 멍하게 영선을 바라보아 그 안색을 살피려는 견 진이 이윽고 억지로 웃으면서 말한다.
"새로 쓰려는 향이 매화향과 닮았습니다."
"위비는 백단향을 좋아하여 항상 그것만을 쓰죠. 단정하고 고아한 향이니까. 당신을 닮은 향이라 생각해서 좋아하는 것이지.
영선의 목소리는 끝으로 갈 수록 차가웠고 그리고 견 진이 아찔함을 느끼고 영선을 바라본다. 잠시 그를 응시하던 견 진이 허망한 목소리로 말한다. 지극히 어둡고 좌절감이 서린 목소리로 말한다.
"무슨 뜻입니까."
영선이 그 때 영오를 바라보면서 말을 한다.
"한 사내를 섬기면서 그가 돌보지 않아 규방에서 원망하는 마음을 품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나.."
볼을 쓰다듬으면서 영선이 짤막하게 말했다.
"정부를 위해 아들의 아비를 살해하려는 마음은 금수만도 못한 일이지."
견 진이 순간 피가 얼어붙어 비틀거리면서 쓰러질려는 것을 간신히 가구를 잡아 몸을 지탱한다. 호흡이 멈춰서 헐떡거리던 견 진이 이윽고 엎어지듯이 의자에 쓰러져서 팔걸이에 몸을 기댔다. 초점이 흐릿하고 얼굴이 벌겋다. 견 진이 한참을 몸을 떨다가 이윽고 흐느끼면서 말했다.
"아교와 영오는 살려주십시오."
견 진이 울면서 시선을 차마 마주할 수 없어 피한다. 그 말에 영선이 이마에 핏대가 솟아 힘을 주려는 것을 영오가 깰까봐 숨을 죽이면서 말을 한다. 싸늘한 목소리로 영선이 말했다.
"영오는 차기 태자이고 그 이외 선택지가 없으니 어찌하겠는가. 이 일을 터뜨리면 황가의 불명예로 나는 손을 쓰지 않을 것이다."
영선이 이를 악물면서 한참을 생각한다. 어두운 얼굴을 한 영선이 주먹을 쥐고 몸을 부들떨었다. 그로서도 장고하여 내린 결정이었다. 한참 후에 영선이 낮은 목소리로 짤막하게 말했다.
"욕을 보지 마시고 스스로 끝내십시오."
사랑에 미친 사내란 그 어떤 계략을 가진 이보다 훨씬 더 위험한 부류다. 영선은 위비에게서 광기를 읽었고 그것은 태자부에게 있어서는 안되는 성질이었고 이 경에게 위험한 것이었다. 모략에 있어서 견 진은 묻지도 따지지 않고 오직 그 연정만을 위하여 주어진 안락한 길을 포기하려 들었으니 영선은 그를 다룰 자신이 없었다. 차라리 강 채요나 고 아정이라면 다룰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목적이 있었으니 영선은 그들을 개목줄을 채워 끌고 다닐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위비는 위험한 위치에 있는 위험한 마음을 품은 자였다.
영선은 지난날 정을 돌이켜 한가지 결론에 이를 수 밖에 없었다.
허망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위비를 응시하던 영선이 자리에서 일어나 영오를 품에 안아 들어올리고 그에게로 다가갔다. 견 진이 영오를 품에 안고 그를 멍하게 바라본다. 어느새 묵직한 아들을 꼭 끌어안은 견 진의 몸이 떨리고 있었다. 영선이 조용히 말을 했다.
"소홀히했던 아들과 마지막 시간을 보내십시오. 시국이 급하니 보름 안에 끝내길 바랍니다."
그 말을 끝으로 영선이 종수궁을 빠져 나온다. 곤히 자는 아들을 오랜만에 품에 안은 견 진이 영오의 얼굴을 멍하게 바라본다. 커버린 영오는 이제 혼인을 생각할 나이었으니 끌어 안은지도 오래였는데 이토록 다 커버리고야 말았다. 영오를 하염없이 바라보던 견 진이 결국 울음을 터뜨리면서 몸을 웅크렸다.
밖에 나간 영선이 잠시 종수궁 문 앞에서 서서 조용히 허공을 응시한다.
'이 경은 수많은 양인들을 후궁에 집어 넣고 나만을 사랑하지.'
영선이 조소한다.
'나 또한 이 경이 나만을 사랑하길 바라고.'
호갑투를 낀 손으로 손등을 만지작 거리던 영선이 이윽고 날카롭게 조소했다.
"의리는 누가 먼저 져버린 것인가!"
영선이 빠른 걸음으로 종수궁을 빠져 나온다. 복잡한 마음에 휩싸인 영선이 그 날 전후로 안녕사에 가지 않고 관저궁에서 어두운 얼굴로 시간을 보냈다. 안녕사에 가지 않으니 이 경을 만날 수가 없었고 영선은 한숨을 쉬면서 식사를 거르는 일이 잦았다.
계자가 걱정이 되어 영선에게 말을 하나 영선은 침묵하여 말을 아끼면서 비파를 만지작 거린다. 이 경이 준 빙장음을 영선은 그 날 이후로 탄적이 없었다.
그렇게 말없이 고통스러워하던 영선은 어느날 계자가 헐레벌떡 뛰어오는 것에 무언가를 눈치채고 침묵했다. 그러나 이어진 말에 영선은 몹시 경악해서 자리를 박차고 뛰어나가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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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왕 이 영연은 착하지만 행동이 굼뜨고 학문을 싫어했으며 그러함에도 무예도 좋아하지 않는 무딘 아이였다. 또한 아비가 백정이니 뒷배도 없었고 총명하지도 못하며 줏대도 없었다. 이 경으로선 그리하여 이 영연은 선택지에 없는 것과도 다름없었다.
한왕 이 영오만이 남은 유일한 아이였고 그는 똑똑하고 명랑하며 강북최고명문귀족인 견 진이 그의 아비이니 결격 사유가 없는 완벽한 후계였다. 이 경은 영경이 다쳤을 때부터 영오를 선택지로 놓고 있었으니 그를 오랫동안 살핀 결과 적장자에 흠결없는 영오를 태자감으로 지정한 상태였다.
다만 강북귀족들의 세가 워낙 크고 요즘 조국 사건으로 강남을 정리한 강북귀족들이 너무 승승장구하니 이 경은 그를 경계하는 중이라 민도공주를 핑계로 화를 내어 말을 막은 상태였다. 영오가 어차피 태자가 될 것이라지만 요즘 소 승상의 행태가 마음이 들지 않은 이 경은 그를 조이려는 참이었다.
소 승상이 그에 불안하다가 희 치가 적통자를 생산할까봐 두려워 견 진에게 향을 바쳤는데 그 이름은 그 향을 뿌린 사람이 지나가는 곳마다 향이 천일동안 가시지 않는다고 하여 천일향(千日香)이라고도 했고 옷을 백 번을 빨아도 그 향이 지워지지 않는다고 하여 백탁향(百濯香)이라고도 했다.
- 전설 속에서만 나오는 향으로 사내를 몹시 꾀고 미치게 만들며 이성을 어지럽게 만드나 은은하여 그것을 눈치채기가 힘들고 아는 사람이 없어 말 또한 나오지 않습니다. 존재감이 없으나 가슴에 남으며 그것을 잊을 수 없어 중독에 이르게 합니다.
소 승상의 편지를 받으면서 견 진은 말없이 그 향합을 바라보았다.
- 백년 백호의 향과 천년 잉어의 눈물을 섞은 뒤에 사향 노루의 왕의 향주머니를 섞어 만든 전설의 향으로 구하기가 극히 드물고 비전 중에 비전이라 입소문 또한 없습니다. 이 향을 맡으면 사내는 서서히 이지를 무너트려 향의 주인을 탐하고자 합니다.
견 진이 향합을 서랍 안에 넣고 닫았다.
- 이것을 써서 폐하의 마음을 잡으십시오.
견 진이 웃으면서 방문을 바라본다. 비밀통로로 몰래 들어온 이 작교의 얼굴이 창백했다.
"내 사랑, 내가 그립지 않았나요?"
이 작교가 말이 없고 잠시 견 진을 바라본다. 이 작교는 창백하게 질린 얼굴을 하여 그를 천천히 뜯어보다가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나를 안아주세요. 진진."
견 진이 물기 서린 눈으로 그를 바라본다. 이윽고 이 작교를 끌어 안고 침상에 밀친 견 진이 그 위를 올라타면서 그에게 아름다운 목소리로 말을 한다.
"후회합니까? 저는 후회하지 않습니다."
이 작교의 옷을 헤집고 다리를 벌린다. 엉덩이의 살집을 꽉 잡고 견 진이 이 작교의 귓바퀴를 핥았다. 옥 같이 하얀 몸을 쓰다듬고 붉은 꽃을 피게 한다. 견 진이 아름답고 황홀한 이 작교의 몸을 희롱하면서 웃었다.
정사는 격렬했고 이 작교는 견 진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했다. 결국 침상에서 떨어진 두 사람이 바닥에서도 얽히고 이 작교가 바닥을 손으로 긁으면서 비명을 지르면서 몸을 떨었다. 신음이 흘리면서 견 진이 이 작교의 귓가에 하염없이 속삭였다.
"지옥으로 떨어져도 되어요. 사랑해요, 나의 아교, 나의 아교."
이 작교가 힘없이 미소를 지으면서 견 진의 목에 팔을 두르고 입을 맞췄다. 견 진이 이 작교의 혀를 깨물고 웃었다. 이 작교의 안에 깊게 들어가면서 몸을 떠는 이 작교를 능숙하게 품에 안고 그의 몸을 희롱한다. 이 작교가 고개를 꺾고 흐릿한 초점으로 천장을 바라본다.
"아.. 진진."
어느 순간 이 작교가 웃는다. 그는 몸에 쾌락과 어지러진 정신에 시야를 잃은 상태였다. 지나친 열기가 머리 속을 녹여 무언가 상상을 할 수 없었으나 이 작교는 곧 고개를 돌려 기진맥진하여 흔들리고만 있었다. 그리고 무기력하게 탐해지는 그 순간에서 이 작교의 눈 안에 열린 방문과 그 틈새에 굳은 얼굴을 하여 그를 멍하게 바라보는 이 경이 들어왔다.
이 작교가 신음을 흘리면서 견 진에게 매달린다. 견 진의 입에 입을 맞추면서 달콤한 밀어를 속삭였다.
"진진, 사랑해요. 저를 사랑하나요?"
견 진이 이 작교에게 속삭였다.
"아교 뿐이지요. 내겐 영오보다 당신이 소중합니다."
그리고 그 순간 이 작교가 웃는다. 견 진이 깊게 이 작교에게 정을 내고 달콤한 입술을 연신 맛보면서 다정스럽게 웃었다. 이 작교의 땀에 젖은 머리를 쓰다듬곤 그의 드러난 부드러운 살결을 쓰담고 조용히 말했다.
"나의 아교는 정말 아름다워요."
그리고 그 순간 문 사이로 드러난 이 경의 얼굴이 분노로 처참하게 일그러졌다.
============================ 작품 후기 ============================
주석 1. 지존은 석가모니를 이르는 말이다.
주석 2. 태후궁
소챕터 제목이 강대한 스포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