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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섹스킹 야동 만드는 남자-14화 (14/551)

〈 14화 〉 14화 데뷔

* * *

“그게 뭔데?”

“네 출연료.”

싸기는 하지만 남자 배우의 출연료도 분명히 제작비에 포함이 되어 있었다.

“네가 출연료를 받지 않고 데뷔작을 찍는다면 B급에서 B+급 여배우는 섭외할 수 있지. 물론 이건 지금같은 특별한 상황에서만 쓰는 방법이야. 프로는 왠만하면 공짜로 일하지 않으니까.”

“에에?”

요시다 케이타이는 머리 속으로 빠르게 계산을 돌려 보았다.

확실히 조금이라도 예쁜 여자 배우를 섭외해서 촬영을 한다면 제작비의 두배를 벌어들일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하지만 B+급 여배우가 나같은 신입 말을 들어줄까?”

“무릎이라도 꿇던가.”

요시다 케이타이는 호사카의 냉정한 말에 욱할뻔 했다.

“아니, 어떻게 남자가 이런 일에 무릎을 꿇어?!”

호사카는 한심하다는 듯이 요시다 케이타이를 바라보았다.

“이봐. 요시다. 지금 이건 절호의 기회야. 몇년이나 즙배우로 썩을 것을 단번에 주연이 될 수 있는 기회라고. 이런 기회에 무릎을 꿇지 않는다면 언제 무릎을 꿇을건데?”

호사카도 자존심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자존심이 밥을 먹여주지 않는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실패한 AV 배우였던 회귀 전의 삶에서 그것을 절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절실하다면 내 조언을 듣고. 그렇지 않으면 그냥 즙배우로 돌아가.”

요시다 케이타이에게 해줄 말은 모두 해주었다. 이제 결정은 그에게 남아 있었다.

호사카는 이제 자기가 할 일을 해야 했다. 그는 남자 배우 대기실을 나갔다.

‘먼저 촬영 스탭이지.’

어떤 AV 촬영이든지 기본이 되는 것은 촬영 스탭이었다. 기본적으로 촬영에 필요한 인원은 카메라를 잡는 사람, 녹음을 하는 사람, 조명을 보는 사람, 여배우의 화장을 하는 사람, 편집을 하는 사람이었다.

호사카는 그동안 쌓아놓은 인심이 있는지 아직 경력은 짧지만 실력이 있는 젊은 사람들로 촬영 스탭을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이들은 호사카를 위해 주말 하루를 빼주는 것을 허락해 주었다.

“감사합니다. 이번 촬영이 끝나면 제가 소소하게라도 회식 쏘겠습니다.”

“호사카 주머니 사정을 아는데, 하하. 그냥 규동이나 먹으러가자고.”

그리고 호사카는 어떤 작품을 찍을지 고민해 보았다.

‘어차피 S급 여배우는 못데려와. 모두 프로니까. 그럼 조금 흠이 난 보석으로 최상의 작품을 만들어야 해.’

호사카는 처음부터 자기가 기획을 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기획에 맞춰서 여배우를 섭외할 생각이었다.

‘그럼 어떤 작품으로 할까?”

호사카의 머리 속에는 회귀 전에 봐왔던 온갖 인기작들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대다수가 유명한 여자 배우를 섭외하여 추가적인 아이디어를 얹은 물건이나 뛰어난 감독이 여자를 최고로 예쁘게 찍은 인기작은 지금 사용할 수 없었다.

너무 먼 미래의 작품을 가져오는 것도 현재에서는 먹히지 않을 가능성이 있었다. 시대를 너무 앞서 나간 작품은 차후에 재평가를 받는 일은 있어도 그것은 현재 호사카에게는 필요 없었다.

호사카는 이마이 유마에게 생각을 좀 해봐야겠다면서 조기 퇴근을 하게 해달라고 했다.

“오늘은 촬영이 잡힌 것 없지? 그럼 집에 가서 천천히 생각해봐. 나는 호사카에게 기대를 많이 걸고 있으니까.”

**

호사카는 집에 와서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머리를 개운하게 만들었다. 바닥에 종이와 펜 하나를 들고 생각나는 것들을 이리저리 적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때 현관문에서 노크 소리가 났다.

똑똑똑.

문을 열어보니 호시노 사키가 손에 비닐 봉투를 들고 있었다. 그녀는 호사카를 보며 눈웃음을 치며 말했다.

“밥 먹었어? 내가 초밥 사왔는데.”

“아직 먹지는 않았지.”

호사카는 그녀를 안으로 들여보내 주었다. 오랜만에 머리를 열심히 굴리다보니 배가 고프던 참이었다.

둘은 방에서 작은 상을 펴고 그 위에 포장된 초밥을 열었다. 호시노 사키는 잘나가는 여배우답게 꽤나 비싸고 맛있는 초밥을 사가지고 왔었다.

“오오. 오랜만에 포식하겠구만.”

호시노 사키는 호사카가 맛있게 초밥을 먹는 것을 구경했다.

“요즘 여기저기서 돈을 잘쓰고 다닌다며? 즙배우면 받는 돈도 얼마 안될텐데. 사는 집을 보니까 원래 잘 살던 사람도 아닐거고. 어디 숨겨둔 돈이라도 있어?”

호사카는 빠르게 초밥을 삼키고 말했다.

“아니. 이게 다 투자야. 오늘만 해도 나 도와주겠다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너도 돈이 좀 있으면 장신구 사는 것보다 옆에 있는 사람들 좀 챙겨.”

“흥, 남이야.”

둘은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초밥을 다 먹었다. 호사카가 배가 불러서 늘어져 있을때 호시노 사키는 자신이 이곳까지 온 이유를 말했다.

“이야기 들었어. 이번에 들어온 신입 남자 배우들. 빠르게 데뷔작을 찍는다던데? 그리고 유례 없이 남자 배우들의 의견을 존중해 준다고.”

보통 감독이 아이디어를 내면 남자 배우와 여자 배우가 그에 맞춰서 연기를 하는 것이 기본이었다. 배우들이 촬영 중간에 아이디어를 종종 내는 일은 있지만 그것도 상당한 베테랑이 되어서야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마이 유마는 호사카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게 만들기 위해서 신인들의 의견도 최대한 받아들이라고 현장에 요구를 해 놓았다. 덕분에 호사카는 자신의 의견을 현장에서 더 받아들여질 수 있게 신입들로 촬영 스텝을 구성할 수 있었다.

“그런데? 무슨 말이 하고 싶은거야?”

“여배우 필요하지 않아?”

“필요하지.”

호사카의 말에 호시노 사키는 장난스럽게 자신을 가리켰다.

“그럼 내가 출연해줄게. 무려 A급 배우님이 너에게 호의를 베푼다는 말이지.”

호시노 사키는 당연히 호사카가 기뻐하면서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일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호시노 사키의 예상은 틀렸다.

“고맙지만 거절할게.”

“응? 왜? 내가 나오는 것만으로 판매량은 어느정도 보장이 돼. 나는 고정 팬이 있으니까. 그럼 제작비의 배를 벌어들이는건 일도 아닐걸?”

호사카는 피식 웃었다.

그도 호시노 사키가 말한 것이 쉬운 길임을 알고 있었다. 애초에 그는 자신에게 마음의 짐이 있는 호시노 사키에게 부탁을 하면 출연도 해줄거라 짐작을 하고 있었다.

“여배우는 그냥 예쁘게 화면에 나오기만 하면 된다지만 조금 더 상황을 둘러보는게 좋을거야.”

“그게 무슨 말이야?”

“회장 영감탱이. 이시이 준이 이런 일을 벌이는 이유가 뭐겠어?”

“그야 좋은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서겠지. 회장님은 무라니시 고루를 이기고 싶어서 안달이 나있으니까.”

“내가 너를 내 데뷔작에 출연시켜서… 아니 데뷔작은 아닌까? 어쨌든 내 작품에 너를 출연시켜서 순이익을 보는건 간단하지. 하지만 그렇게 되면 회장은 내 능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음…”

호시노 사키도 호사카가 말한 것을 알아들었다.

만약 호시노 사키가 호사카의 작품에 출연해서 좋은 매상을 벌어들이면 그것은 오로지 호시노 사키의 공이다. 당장의 테스트는 합격일지 몰라도 호사카의 재능은 뛰어난 남자 배우가 아니라 뛰어난 섭외력으로 보일 가능성이 있었다. 그리고 섭외는 남자 배우와 많이 동떨어진 일이었다.

“나는 남자 AV 배우로 성공하고 싶어. 그리고 언젠가는 무라니시 고루를 뛰어넘고 싶어. 그렇다면 너를 출연시키고 싶어도 그럴 수 없지.”

“흠… 어쩔 수 없군.”

호시노 사키는 머리로는 호사카의 결정을 받아들였지만 마음으로는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저 녀석이랑 카메라 앞에서 섹스를 해보고 싶었는데!’

그녀는 자신의 마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 방 안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그녀의 눈 앞에 보이는 것은 호사카가 자신이 오기 전에 종이에 끄적이던 것이었다.

“이게 뭐야?”

“아, 그거?”

호시노 사키는 천천히 종이에 써진 것을 읽어보았다. 그건 그녀도 잘 알지 못하는 과거의 AV 업계의 일들이 적혀 있었다. 특히 과거의 화제작이 있었다.

‘지금부터 미래의 인기작들은 적어놓지 않아서 다행이네.’

호사카는 간단하게 자신이 적은 것을 알려주었다.

“미래를 알려면 과거를 공부하라는 말이 있지.”

사실은 회귀 전에 발기부전을 치료하기 위해 과거의 AV까지 찾아다닌 덕분에 얻은 지식들이었다.

호사카는 종이의 맨 위에 있는 것을 짚어주었다.

“72년에 일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

“그때는 나 완전 어린애였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떻게 알아.”

“비디오 자율심의체제가 일본에서 시작되었지. 간단히 말하면 정부가 아니라 민간에서 검열을 한다는 거야. 이 이전에도 일본에는 음란한 영화들이 제작되고 있었어. 흔히 로망 포르노라고 불렸지.”

“헤에.”

“이마이 유마 팀장이 이런 쪽에서 활동을 했지. 그리고 이런 물건은 72년에 음란물이란 이유로 기소가 돼. 비디오 제작사는 성인비디오윤리규제간담회라는 심의기구를 만들어서 기소를 넘어가려고 했고. 말하자면 우리가 알아서 검열할테니 봐주세요. 이런거야.”

“그런데 정부에서 그걸 허용해 줬어?”

“당연하지. 민간 심사위원은 영화계 원로 인사로 구성되었고 그 안쪽 요직에는 퇴직한 경찰 간부를 모셨거든. 예나 지금이나 퇴직한 경찰 간부는 쓸모가 많아. 퇴직을 해도 현장에 여전히 영향력을 끼치니까.”

호시노 사키는 또다시 호사카에게 감탄했다. 호사카가 이런 설명을 할때면 그는 마치 오래 산 아저씨 같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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