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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섹스킹 야동 만드는 남자-20화 (20/551)

〈 20화 〉 20화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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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한번을 담은 1시간 분량의 짧은 AV 감상회는 금방 끝이 났다. 영상이 틀어져 있을때는 남자들의 짧은 감탄사만 이어지다가 영상이 끝나자 그들은 혼란스러워했다.

먼저 그들은 꼴렸다.

지금 자리에서 일어나기 힘들 정도로 꼴렸다. 호사카가 만든 작품은 이전에 그가 출연했던 동정 헌터보다 뛰어난 작품이란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동정 헌터가 기존의 포맷을 유지하면서 이해가 가게 꼴리는 것과 다르게 지금 호사카가 보여준 작품은 분명히 이질감이 느껴졌다.

호사카는 이들이 왜 이런 느낌을 받는 알고 있었다. 그는 오만한 천재처럼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을 알아주기를 기다리지 않았다. 그는 친절하게 설명했다.

‘굶어죽는 천재보다는 돈 잘버는 수재가 좋지.’

호사카는 자신의 설명을 들어줄 사람으로 팀장인 이마이 유마를 지목했다. 회장 같이 높은 사람은 설명을 받는다는 것 자체를 불쾌히 여길 수 있고 츠지 미유처럼 지식이 적은 사람은 설명 상대로 적당하지 않았다.

“팀장님. 무라니시 고루의 SM 애호라는 작품을 봤습니까?”

이마이 유마도 최근의 화재작 SM 애호를 당연히 찾아보았다. 문스톤 기획은 무라니시 고루의 작품을 카피하여 따라가는 2등 회사였기 때문이다.

팀장은 자신이 처음 SM 애호를 봤을때 느꼈던 느낌을 떠올렸다. 그것은 마치 지금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분명히 꼴렸다. 하지만 왜 꼴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좋아. 호사카, 네가 무라니시 고루의 작품을 따라잡았다는 것은 알겠어.”

“아니죠. 저는 그를 한걸음 뛰어넘었습니다.”

“자신감이 대단하군. 하지만 나는 이 작품이 잘 팔릴지 확신이 서지 않아.”

옆에서 이 대화를 지켜보던 회장 이시이 준이 끼어들었다.

“이마이 팀장의 말에는 나도 동감이야. 나는 지금까지 내가 이해할 수 있는 한도내에서 회사를 운영해 왔어. 만약 자네 작품이 정말 뛰어난 것이라면 나는 광고에 투자를 아끼지 않을 생각을 했어. 하지만 이 작품은 이해가 가지 않는군.”

호사카는 자신이 이들을 설득시키는 자리를 만들기 잘했다고 생각했다.

역시 회귀 전의 문스톤 기획이 망한 이유가 있었다.

자신이 이해하는 한도내에서 투자를 한다. 이는 회장이 시대를 따라가는 지능을 가지고 있을때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이미 시대는 소수의 천재에 의해서 진화하고 있었고 이시이 준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영감탱이에 불과했다.

스스로가 사장이자 감독이자 배우인 무라니시 고루가 원하는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는 것에 비해서 문스톤 기획은 망하는게 당연한 회사였다.

“좋습니다. 그럼 SM 애호에 대해서 설명하는 시간을 먼저 가져보죠.”

“왜지?”

“그 작품은 현 시대 AV 업계의 가장 진화한 버전이기 때문이죠.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것을 뛰어넘는 제 작품도 이해하지 못하는게 당연하지 않습니까.”

이시이 준은 이 오만하고 재능이 넘치는 젊은 남자의 말을 들어주기로 했다.

“좋아. 해보게.”

호사카는 자신만만하게 설명을 시작했다. 이미 그는 자신의 집에서 한차례 AV의 역사에 대해서 정리했고 이에 대해서 설명을 할 준비가 모두 끝나있었다.

“그럼 설명을 시작하겠습니다. 무라니시 고루 이전의 AV는 여배우를 예쁘게 찍는데 주력했죠. 그 정점이 바로 혼반 여자 시리즈입니다.”

회장과 팀장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 둘은 그 시대의 사람이었다.

“하지만 최근에 무라니시 고루는 이에 반대되는 작품을 찍었죠. SM 애호. 분명히 지금까지의 AV와는 다르지만 잘나가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호사카는 팀장을 바라보았다. 팀장은 자신이 분석한 내용을 말했다. 그도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인기작을 꾸준히 분석하고 있었다.

“쿠로키 하루. 여배우가 예뻐서 그렇겠지. 도시적인 얼굴에 슬림하지만 있을건 모두 있는 몸매. 예쁘니까 잘 나가는거 아니야.”

역시 이마이 유마는 1차원적인 분석만 하고 있었다.

“아닙니다. 쿠로키 하루가 예쁘다는건 부정하지 않죠. 하지만 그녀보다 예쁜 여배우는 얼마든지 있어요.”

회장은 몸이 안달났다. 호사카의 자신만만한 태도는 그가 정답을 알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이시이 준은 누구보다 정답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다.

“그럼 빨리 말해보게. SM 애호는 왜 잘나가는건가. 뭐가 특별한거야?”

이는 바둑의 훈수와도 같았다.

미래에서 온 호사카는 AV의 역사를 모두 봤으니 그 답을 알고 있었다. 멀리서 판을 바라볼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현재 판에서 게임을 하고 있던 자들은 판세를 읽기 위해서 수억분의 일의 재능이나 그것을 뛰어넘을만한 노력을 해야 했다.

“첫째. 쿠로키 하루는 미친 년입니다. 물론 좋은 의미에서 미친 년이죠.”

“그게 무슨 말인가?”

“그녀는 카메라 앞에서도 카메라에 신경을 쓰지 않고 섹스를 할 수 있는 재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왠만한 여자는 할 수 없는 일이죠.”

“그게 중요한가?”

“중요합니다. 결국 AV도 연기의 일환이고 연기는 곧 리얼함입니다. 리얼해야 보는 사람에게 감정 이입을 시킬 수 있고 꼴릴 수도 있는 겁니다.”

“연기라…”

연기력은 중요했다. 회귀 전의 미래에서도 얼굴과 몸매는 되지만 연기력이 아쉬워서 욕을 먹는 여배우가 모으면 한트럭이었다.

호사카가 말한 것은 현재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개념이었다. 지금 이시이 준과 이마이 유마는 호사카의 설명을 따라잡기에 급급했다.

“둘째. 파격적인 컨셉입니다. 회장님, 팀장님. 이런 말을 들어본적이 있습니까? 남자가 제일 좋아하는 여자는 처음 보는 여자다.”

회장과 팀장은 호사카가 말한게 무엇인지 이해했다.

“남자란 동물은 많은 여자를 만나 많은 아이를 만들기 위해 진화를 해왔죠. 제가 알기로 한 남자는 한 여자와 5번 정도 섹스를 하면 아무리 그 여자가 예뻐도 질리게 된다고 합니다.”

이는 미래에 심리학에서 연구한 결과이기도 했다. 호사카는 연구가 워낙 재미있어서 그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지금 AV 업계는 예쁜 여자를 뽑아서 예쁘게 찍는데만 주력했죠. 이게 주고객인 남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졌을까요?”

“...질린다?”

“정답입니다.”

이시이 준은 자신이 정답을 맞춘게 흐뭇해서 미소를 지었다.

“무라니시 고루는 파격적인 컨셉을 취했습니다. 여배우는 겨드랑이 털을 깍지 않았죠. 요즘 여자 중에서 겨드랑이 털을 안깍는 여자가 어디있습니까? 모든 남자들이 민둥민둥한 겨드랑이에 길들여진 상태란 말입니다. 하지만! 무라니시 고루가 과감하게 여자의 겨드랑이 털을 노출하자 남자들은 머리로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하반신은 이렇게 반응했습니다. 와, 시발. 처음 보는 여자다. 꼴린다.”

회장과 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기존의 AV는 여배우를 예쁘게 보이게 하기 위해서 절정의 순간에도 여자가 얼굴을 찡그리는 것도 하지 못하게 만들었죠. 어차피 여배우는 카메라를 신경쓰고 있으니까 표정이 굳어 있었죠. 하지만 SM 애호에서는 어떻습니까? 무라니시 고루는 여자를 험하게 다루었습니다. 어지간한 변태녀가 아니라면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로 몰아붙였다구요. 그리고 쿠로키 하루는 그것을 모두 받아들이고 순수한 감정을 표출했습니다. 저런 미친 섹스를 해본 남자라면 대번에 알아보죠. 저건 진짜다. 그리고 매번 가짜 섹스만 보다가 진짜 섹스를 보니까 당연히 자지가 반응을 하는거죠.”

“젠장.”

호사카의 친절한 설명에 이시이 준은 욕설을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그가 이해를 하지 못해서 갑갑해 하던 것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

호사카의 설명은 난생 처음 들어보는 해괴한 이론이었다. 하지만 그의 자신감 있는 태도와 탄탄한 논리가 설득력을 만들어갔다.

회장은 천천히 자신이 이해를 한 것을 말했다.

“좋아. 호사카 군. 그럼 자네가 말한대로라면 앞으로 AV의 미래는 리얼함과 파격에 있겠군.”

호사카는 고개를 가로로 저었다.

“아니요.”

회장의 예측은 정답이었다.

회귀 전에 AV 역사에서 무라니시 고루가 만들어낸 파격의 기류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확장했다. 모든 AV는 더욱 자극적이고 변태적으로 변했다.

심지어는 여고생이 강간당한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한 나와서는 안될 AV까지 나와버렸다.

AV 업계는 정부와 국민의 무차별적인 포격을 맞았고 크게 침체되어 다시 회복이 될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무라니시 고루는 수많은 범죄가 드러나 처벌을 받게 된다.

호사카는 자신이 좋아하는 AV 업계가 그렇게 망가지는 것을 보려고 회귀를 한게 아니었다. 그냥 편하게 더 자극적인 것을 만들다보면 무라니시 고루를 이기고 AV 업계의 제왕이 될 수 있지만, 피와 오물로 더러워진 왕좌는 그냥 준다고 해도 사양이었다.

“그럼 지금까지 설명한건 뭔가?”

“회장님의 말대로 무라니시 고루가 이대로 계속 승승장구한다면 업계는 그의 취향대로 흘러갈 뿐이죠. 하지만 저는 그게 옳은 길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저만의 길을 개척할 생각이구요.”

“하하!”

이시이 준은 자신이 호사카의 그릇을 알아보았다고 생각할때쯤이면 그의 그릇이 더 컸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것이 반복되자 호사카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해질 지경이었다.

“좋아. 호사카 군의 길은 앞으로의 즐거움으로 남겨두지. 그럼 자네가 만든 작품에 대해서 설명해보게. 이게 왜 무라니시 고루보다 나은지 말이야.”

호사카는 오랜 설명 끝에야 비로소 자신의 작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럼 미리 말씀드리죠. 이번에 제가 만든 작품. 이건 문스톤 기획에서는 한번밖에 만들지 못할 전설의 작품이 될겁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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