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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섹스킹 야동 만드는 남자-24화 (24/551)

〈 24화 〉 24화 차기작

* * *

“여기서 일하면 돈 많이 벌어?”

캬바걸에 일하는 여자 중에서 이 일이 좋아서 하는 여자는 없다. 못생기고 냄새나는 중년 남자의 말상대를 해야 하는 일이 누군가의 꿈의 직업이 될 수는 없는 법이다. 게다가 가끔가다 만나는 진상은 거금에도 캬바걸을 그만두게 만들었다.

호사카는 캬바걸이 이 일을 하는 유일한 이유 돈에 대해서 물어봤다.

“그냥 직장인보다는 많이 버는 편이죠.”

“그래? 그럼 이렇게 이야기 해보지. 나는 한달에 대략 천만엔을 벌었어. 그래. 왠만한 회사원의 연봉이지.”

“와, 대단하네요.”

“그런 남자 기분 좋으라고 하는 리액션을 원해서 한 소리가 아니야.”

호사카는 다시 한번 하마사키 아이를 보았다. 괜찮은 여자였다.

“애프터도 나가나?”

애프터는 술을 마신 이후에 캬바걸과 데이트를 하는 것인데 캬바걸의 주수입 중 하나였다. 어떤 여자는 애프터에서 잠자리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손님이 마음에 들면요?”

“좋아. 10만엔을 내지. 나갈까?”

“정말요?”

호사카는 자신의 지갑을 꺼내보였다. 그의 지갑에는 현금이 두툼하게 들어 있었다.

하마사키 아이는 한번의 데이트에 거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단번에 호사카의 팔에 팔짱을 끼었다.

호사카는 여자들과 놀고 있는 감독에게 말했다.

“대충 5만엔 정도 계산을 할테니까 즐겁게 노세요. 회사에서 보죠.”

“오, 호사카 군. 데이트인가? 좋아좋아. 그럼 회사에서 보자고.”

보통 캬바쿠라에서 한시간을 놀면 기본 오천엔 정도가 들었고 여자를 불러서 이런저런 술을 먹어도 이만엔은 넘어가지 않는다. 호사카가 낸 돈이면 감독이 술에 절어서 나가기에 충분한 돈이었다.

호사카는 간단히 미리 선금을 계산하고 하마사키 아이와 함께 밖으로 나갔다.

하마사키 아이는 호사카에게 가슴을 비비면서 물었다.

“그럼 어디로 갈까요?”

호사카는 회사가 끝나자마자 바로 캬바쿠라에 와서 저녁 밥을 아직 먹지 않았다는 것을 떠올렸다.

“밥이나 먹지. 이 근처에 맛집 추천할만한 곳 있나?”

하마사키 아이는 나름 돈을 잘버는 직종 답게 비싸고 양이 적게 나오면서 맛있는 가게를 많이 알았다.

둘은 최고급 와규 스테이크를 파는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작은 룸을 잡고 식사를 했다. 식사가 끝나갈때쯤이 되어서야 호사카는 다시 본론으로 들어갔다.

“하마사키는 10만엔에 애프터를 응했지. 그럼 너와 섹스를 하려면 얼마나 더 필요해?”

“어머, 직접적이네요.”

캬바클럽은 성매매를 하는 곳이 아니었다. 돈을 벌기 위해서 성매매를 하는 여자가 있기도 했지만 그런 짓을 하지 않고도 거금을 벌어들이는 솜씨 좋은 여자가 얼마든지 있었다.

호사카는 하마사키 아이가 만약 섹스를 거절하면 그냥 미녀에게 밥을 한 끼 사준셈 치고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리고 하마사키 아이는 가끔 거금을 주는 남자와 섹스를 하는 여자였다.

“100만엔?”

왠만한 회사원의 한달 월급을 말한 것이었다. 그것도 나름 하마사키가 고심한 답변이었다. 너무 높은 금액을 부르면 호사카가 그냥 나갈수도 있었고 너무 낮은 금액을 부르면 자신의 자존심이 용납치 않았다. 그녀는 생글생글 웃으면서 말을 덧붙였다. 도시적으로 생긴 얼굴인데 눈웃음을 지으니 그 미소가 더 예뻐보였다.

“호사카 씨가 마음에 들어서 깎아준 거에요. 섹스를 잘한다니까 궁금해서.”

평범한 남자였다면 그녀의 말에 금방 속아넘어갔을 것이다. 그리고 호사카는 평범한 남자가 아니었다. 산전수전 다 겪은 회귀자였다.

“적당한 가격이군. 하지만 나 같은 손님이 자주 오지는 않을거야. 그렇지?”

“당연하죠.”

캬바쿠라는 보통 40대 이상의 주머니가 두둑한 남자들이 자주 왔다. 그런 남자들은 보통 정력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여자 경험이 많아서 섹스에 돈을 쏟아붇지도 않았다.

“내가 한달에 천만엔 정도를 번다고 말했지. 남자 배우 중에서는 탑급의 대우이지만 여자 배우들과 비교하면 나보다 잘버는 사람도 얼마든지 있어.”

“그래요?”

“섹스로 돈을 버는데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너도 AV를 찍어보는건 어때?”

“AV는 좀…”

하마사키 아이는 거절했지만 호사카는 포기하지 않았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여자가 있었다. 섹스를 돈으로 사고 팔 수 없다고 생각하는 꽉막힌 여자와 돈이면 섹스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여자였다.

일단 후자의 경우라면 얼마든지 AV 여배우가 될 수 있었다.

“만약 네가 AV 배우가 된다면 한달에 천만엔을 버는건 금방일거야. 천만엔. 왠만한 회사원의 연봉이지. 회사원이 한 회사에서 보통 얼마나 근무하지? 한 20년에서 30년 정도하지? 그럼 단순 계산으로 네가 약 2년만 넘게 일을 하면 평생 먹고 살 돈을 번다는 이야기야.”

호사카는 슬쩍 하마사키 아이가 입고 있는 옷과 장신구를 보았다. 하나같이 값비싸 보이는 명품이었다.

“이런건 네가 사고 싶어서 산거야? 아니면 캬바쿠라에서 남자들을 꼬시려면 필요하다고 한거야?”

“제가 좋아서 샀어요.”

“그럼 이렇게 말해보지. 네가 한달에 돈을 막 쓰고 다녀도 500만엔 정도면 충분하겠지. 천만엔의 절반이야. 그럼 약 4년만 일하면 사고 싶은 명품은 마음껏 사면서 노후대비도 끝낼 수 있어.”

하마사키 아이는 이렇게 논리적인 설득을 들어본적이 없었다. 호사카는 설득의 방점을 찍듯이 말을 마무리 했다.

“캬바쿠라 일도 쉽지 않겠지. 버는 돈도 좀 있을거고. 하지만 AV 업계로 들어오면 버는 돈은 더 많아지고 술진상은 상대하지 않아도 돼. 어차피 밖에 떳떳하게 돌아다니지 못하는 직업들인데 이왕이면 편하고 돈 더 버는 곳이 좋지 않겠어?”

호사카는 설득을 마치고 하마사키 아이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기로 했다. 그는 지갑에서 섹스를 하면 주기로 한 100만엔을 꺼내어 올려두었다. 만엔짜리 지페도 100개나 되니 두툼했다. 그리고 그 돈 위에 문스톤 기획의 연락처를 적은 메모를 올려두었다.

“관심이 있다면 연락해.”

하마사키 아이는 방에서 나가려는 호사카에게 질문을 했다.

“왜 저한테 이런 제안을 한거죠? 다른 여자에게도 이런 제안을 하나요?”

호사카는 웃으면서 진실을 말했다.

“너에게는 가능성이 보이니까. 그리고 여자에게 이런 제안을 한건 네가 처음이야.”

회귀 전의 자신은 여자에게 이런 제안을 할 입장이 아니었다. 그리고 회귀 후에는 나중에 더 많은 여자를 AV 업계로 끌어들일지도 모르지만 처음은 처음이었다.

호사카의 진실된 답변에 하마사키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

다음 날, 호사카는 멀쩡한 얼굴로 회사에 왔고 감독은 숙취로 고생을 하면서 회사에 들어왔다. 감독은 호사카가 있는 회의실로 들어오면서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다. 아마 팀장에게 한소리를 들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호사카를 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여어, 호사카. 어제는 덕분에 잘 놀았다.”

“많이 드셨나보네요.”

호사카는 그에게 숙취해소제를 내밀었다. 남자들이 있는 회사에서 회식과 숙취는 따라올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역시 호사카. 싸가지는 없어도 싹수는 있단 말이지. 다른 배우들과는 달라.”

감독은 호사카에게 감사를 하면서 숙취해소제를 마셨다.

“이마이 팀장이 뭐라고 잔소리 했어요?”

이 회사에서 베테랑 감독에게 뭐라고 할만한 사람은 팀장이나 회장 밖에 없었고 회장은 왠만해서는 보기 힘든 사람이었다. 호사카의 추측에 감독은 감탄하면서 말했다.

“역시 호사카. 이마이 팀장이 보자모자 뭐라고 하더군. 아이디어를 짜내서 대박 신작을 만들어도 모자랄판에 술이나 먹고 있다고 말이야. 그래서 그런데 호사카. 뭔가 좋은 아이디어 없어?”

“잠시 숙취 가라앉히면서 생각해보죠. 조만간 좋은 건수가 올거 같으니까.”

호사카의 말에 감독은 자리에 앉아서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그는 금방 잠이 들었다.

그리고 한동안 시간이 지난 다음에 회의실 문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똑똑똑.

“어이쿠!”

감독은 빠르게 일어나서 입에서 흘러내리는 침을 닦았다. 호사카는 감독을 신경쓰지 않고 회의실 문을 열었다. 회사 접수처에서 일하는 여직원이었다.

“호사카 씨?”

“네.”

“하마사키 아이라는 분이 전화로 찾던데요?”

“전화는 아직 연결되어 있습니까?”

“네.”

“금방 가죠.”

호사카가 회의실 밖으로 나가려고 하자 감독은 물었다.

“뭐야?”

“새로운 신작이요.”

호사카가 나가고 감독도 그를 따라 나섰다.

접수처에 도착해서 전화를 받으니 하마사키 아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네, 호사카입니다.”

“호사카 씨? 저 하마사키 아이에요.”

“아, 어제의.”

“네, 네.”

“내가 한 제안은 잘 생각해봤어?”

“제가 이리저리 알아보니 호사카 씨가 저에게 거짓말을 한건 아니더라구요.”

“그래서?”

“어차피 돈 벌고 쓰려고 사는 인생인데 AV도 나쁘지 않겠다 싶네요.”

“좋아. 낮에는 캬바쿠라 안열지? 지금 회사로 찾아올 수 있어?”

“네.”

호사카는 문스톤 기획의 주소를 알려주었고 하마사키 아이는 택시를 타고 금방 회사로 찾아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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