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화 〉 29화 차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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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츠지 미유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 표정인데?”
호사카는 그 누구보다 여자의 표정을 잘읽었다. 여자에게 쾌락을 주기 위해서는 애무를 하면서 여자가 어디에서 가장 기분 좋게 느끼는지 관찰하는 능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츠지 미유의 표정은 마치 남편이 바람을 폈을때의 마누라 표정과 같았다. 그녀는 자신의 속내를 숨기고 있었지만 호사카에게만은 그 표정을 들켰다.
‘아니, 지금 상황에서 저런 표정은 좀 억울한데?’
호사카는 츠지 미유와 일대일로 연애를 하기로 한적도 없었고 그가 직접 나서서 여자를 꼬신적도 없었기 때문에 저런 눈빛이 불편했다.
호시노 사키는 호사카를 통해서 츠지 미유의 속마음을 눈치채고 말했다.
“미유! 이런 국보급 자지는 공유해야 해! 지금 너의 마음은 너무 이기적인거 아니야?”
“뭐가?!”
“이 세상에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하고 늙어죽는 여자가 얼마나 많은지 알아? 남자는 그냥 자기 자지를 손으로 문지르거나 아무 보지에 넣어서 찍 싸면 만족할 줄 아는 동물이지만, 여자는 오르가즘을 배우지 못하면 평생가도 모를 수 있단 말이야!”
호사카는 호시노 사키의 말이 남성 폄하 발언이 아닌가 생각을 했지만 일단 잠자코 있기로 했다. 일단 호시노 사키의 궤변 같은 설득이 재미있었다.
“호사카는 얼음땡이 같은 여자도 살살 녹일 수 있는 남자라고! 내가 일본 총리였다면 전국의 모든 여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호사카가 처녀를 떼주는 법이라도 만들었을거야!”
호사카도 그 법에 찬성이었다. 그는 최선을 다해서 일본 여성들의 오르가즘 발견에 대해 협력할 수 있었다.
‘게다가 공무원이면 먹고 살 걱정도 없이 매일매일 섹스만 하면 되겠네. 그런데 일본 인구수는 1억이 넘으니까 매년 졸업하는 여학생들을 모두 상대하려면 하루에 몇번이나 해야겠구만.’
호사카가 행복한 상상을 하고 있을때 호시노 사키의 열변이 이어졌다.
“이러면 여자만 행복해지는 줄 알아? 일본의 모든 여자가 오르가즘을 알게되면 여자들은 당당히 남자들에게 원하는 것을 말하게 되겠지. 지금까지는 자기가 뭘 원하는지 몰랐다가 드디어 알게 되었으니까! 남자들은 여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운동을 할거고 섹스를 연구할거야! 남자도 여자도 행복한 일본이 만들어지겠지!”
호시노 사키는 눈을 반짝반짝 빛내면서 작은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녀는 선거 운동에 나선 정치인처럼 외쳤다.
“호사카의 자지는 모두의 것이 되어야 해! 한 여자가 독점하기에는 너무 좋은 물건이야! 그리고 모든 여자는 호사카 자지 공유에 대해서 불만을 가지면 안된다고! 그건 이기주의고 전일본 여성에 대한 배신이야!!!”
‘저건 진심이구만.’
호사카는 박수를 치면서 호시노 사키를 말리기로 했다.
“좋아. 내 고추를 그렇게 높게 평가해주니 고맙네. 그런데 내 방에 쳐들어온 이유가 여러가지라고 했는데 넌 지금 한 가지만 말했어. 하마사키 아이를 나와 섹스 시킨다는거. 물론 하마사키 아이가 원한다면 섹스는 해줄거지만. 다른 이유도 궁금해지는데?”
호시노 사키는 스스로 흥분을 한 것을 잠시 진정시켰다.
“어… 잠깐만. 이유가 더 있었는데? 아, 하나는 별거 아니야. 네가 워낙 정력이 쎄니까 네 정력의 끝을 보고 싶다는 의견이 나와서 말이지.”
“응?”
“넌 촬영장에서 몇번 싸고도 집에 와서 더 싸잖아. 그래서 여자 하나로는 네가 바닥을 기어다니는걸 못보겠더라고. 그래서 짜잔.”
호시노 사키는 자신과 다른 여자 둘을 가리켰다.
“음… 내가 바닥을 기어다니는게 왜 보고 싶은지 모르겠네.”
호사카는 정력을 위해서 철저한 식단과 운동을 하고 있었다. 아직은 AV 업계의 전성기가 오지 않아서 남자 배우도 하루에 2번, 많아도 3번 정도 사정을 하면 촬영이 끝났다. 하지만 나중에는 한번 촬영할때 3번 사정을 하고 하루에 3번 촬영을 하는 배우도 생긴다. 아직 테스트 해보지는 않았지만 호사카는 하루에 10번 사정을 하고도 거뜬할 것이었다.
‘음, 여자 한 명 당 열심히 애무를 해서 2번 정도 싸주면 6발 정도면 되려나?’
호사카는 이런 순간에도 섹스 생각을 하는 자신이 어이없었다.
“좋아. 그것도 재미있겠네. 이 호사카 켄토! 섹스에 관해서는 물러섬이 없지!”
“호오! 대단한걸?”
호시노 사키는 손가락을 음란하게 움직이며 호사카의 말을 받아주었다. 그녀의 손은 마치 투명한 남자의 고환을 만지는 듯 했다.
“하지만 갑자기 난교를 하자는건 아니겠지?”
미래에는 난교라는 AV 장르가 활성화되고 변태들이 난교를 실제로 하기도 했다. 하지만 80년대의 일본은 아직 보수적인 면이 남아있었다.
“난교는 어려운거야. 다른 사람이 보고 있으니까 흥분이 되기도 하겠지만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고. 다른 여자들의 동의는 받았어?”
“안받았는데?! 난교는 다들 인생에 한번쯤은 해보고 싶은거 아니었어?”
“아니야.”
호사카도 난교에 관심이 있었다. 특히 남자가 하나고 여자가 여럿인 하렘 난교는 꼭 해보고 싶은 것 중 하나였다.
‘나중에 시대가 좋아지면 꼭 시도해봐야지.’
츠지 미유나 하마사키 아이의 눈치를 보니 그녀들은 난교는 생각을 못한 모양이었다.
“자, 호시노. 아직 이유가 남았어?”
“아! 이게 제일 중요한 이유지. 1억엔 섹스 토너먼트 다음 작품에 나올 여배우 안정해졌지?”
“그렇지?”
지금 1억엔 섹스 토너먼트는 굉장히 흥해을 하고 있고 이 열기를 이어나가기 위해서 다음 작품의 여배우가 굉장히 중요했다. 그래야 하마사키 아이와 다음 여배우의 투표전으로 화제성을 더 키울 수 있는 것이다.
이미 1억엔에 눈이 먼 전국의 일본 여성들이 문스톤 기획에 참가 문의를 보내고 있었다. 회사에서는 일단 프로필을 보내달라고 해서 후보자를 뽑고 있었지만 다음 작품에 생판 신인을 쓰기에는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했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기존에 있는 S급 이상의 여배우 중 하나를 출연시키려고 계획을 하고 있었다.
“물론 확정된 사람은 없지.”
호시노 사키는 엄지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켰다.
“내가 출전해주지! 사실 S급 배우보다 내가 외모는 좀 딸릴지 몰라도 섹스 스킬만큼은 회사에서 내가 제일이라고 자부해! 널 만나기 전까지는 자지만 보고 이 남자 저 남자 다 만나봤으니까!”
호사카는 갑작스러운 제안에 호시노 사키를 천천히 바라보았다.
그녀는 섹스를 좋아하는 성격과는 다르게 시골 처녀처럼 순진하게 생긴 페이스와 아담한 체형을 가지고 있었다. 당연히 그녀가 그동안 출연한 AV 작품은 그런 비주얼을 이용한게 대부분이었다.
예를 들어 순진해 보이는 여고생 역할이라던가 시골의 막과자점에서 일하는 젊은 여자의 역할. 이런게 그녀의 주된 역할이었다. 당연히 섹스를 좋아하는 티는 낼 수 없고 남자에게 수동적으로 당하는 역할만 했다.
“음… 괜찮을까?”
호사카는 단순히 생각을 해봤지만 이대로 호시노 사키를 섹스 토너먼트에 내면 하마사키 아이에게 패배할게 뻔했다.
‘그럼 호시노 사키 성격에 엄청 힘들어할거 같은데…’
호시노 사키는 자신 있었다.
“왜? 나 진짜 잘할 자신 있다니까?”
싸움은 서로 비등비등할때가 가장 재미있고 화제가 높아진다.
“일단 내일 회사에서 회의를 좀 해볼게.”
호사카는 대답을 미루었다. 그리고 호시노 사키는 그런 호사카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츠지, 하마사키. 오늘은 내가 호사카에게 섹스란 무엇인지 보여줘야겠네. 미안하지만 둘은 돌아가줘.”
츠지 미유와 하마사키 아이는 흉흉한 호시노 사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호사카의 아파트를 나갔다. 그리고 호시노 사키는 호사카에게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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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지쳐서 쓰러진 호시노 사키를 깨우지 않고 호사카는 회사로 출근했다. 촬영 스케줄만 지키면 회사에 언제오든 상관없는 배우들과는 다르게 다른 직원들이 이미 회사에 모두 있었다.
호사카는 팀장 이마이 유마와 촬영 감독에게 회의를 하자고 했다. 촬영 감독은 명목상이었고 팀장에서 다음 작품의 여배우를 알리는게 목적이었다.
이마이 유마는 평소와는 다르게 조금 피곤해 보이는 호사카에게 안부를 물었다.
“어제 무슨 일 있었나?”
호사카는 지금 회사에서 가장 복덩이인 배우였고 그의 건강은 중요한 사안이었다. 호사카는 손가락으로 자지를 가리키면서 팀장을 안심시키는 대답을 했다.
“어제 좀 피곤할 일이 있었거든요. 아직도 하반신은 자고 있는 것 같네요.”
“아아. 정말 대단하네. 나는 이제 삼일에 한번 섹스를 하는것도 피곤한데. 호사카는 질리지도 않나?”
“섹스에 질리면 이 일 못하죠.”
“몸 상태는 항상 조심하게. 촬영에 지장이 안가도록.”
“네, 주의하겠습니다.”
호사카는 이제 100퍼센트의 상태가 아니더라도 남들보다 더 촬영을 잘할 자신이 있지만 그런 프로 답지 못한 태도는 보이지 않았다. 싸가지는 없어도 되지만 아마추어 같은 행동은 하면 안되는게 이 바닥이었다.
간단한 안부를 주고받고 팀장은 본론을 꺼내었다.
“그럼 다음 작품에 대해서 슬슬 이야기를 하지. 여배우를 섭외하고 대본을 짜고 촬영을 하면 시간이 타이트해.”
감독도 한마디 거들었다.
“우리야 급하면 철야 편집까지 한다지만 아무래도 맨정신일때 편집하는게 퀄리티가 잘나오는것도 알아주고.”
“하하하. 잘 압니다.”
호사카도 과로가 얼마나 업무 효율을 떨어트리는지 알고 있었다.
“팀장님은 따로 생각을 하고 있는 여배우가 있습니까? 아무래도 첫작이 워낙 잘나와서 왠만한 상대가 아니면 승부가 성립이 안될거 같은데.”
“S급 배우 이상으로 찾아보고 있는데… 나도 고민이 많아. 그래도 신기한 일이 일어나고 있지.”
“뭔데요?”
“1억엔 섹스 토너먼트가 시작되고 나서 S급 여배우들도 뭔가 열정을 보이고 있어. 사실 그녀들 입장에서는 1억엔, 아니 10달로 나누어 받고 한달에 천만엔은 그렇게 큰돈이 아닌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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