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화 〉 34화 차기작
* * *
지금까지 AV에서 그 주인공은 여배우였다. 그리고 천재 무라니시 고루가 남자의 이름을 전면에 내걸었다. 이제는 호사카 켄토의 시대였다.
회귀 전에 실패의 끝을 맛본 사람이 과거로 돌아와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없을만큼 연전연승을 거둔 것이다.
호사카는 자신감을 얻고 문스톤 기획 건물로 들어갔다. 회사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이 보였다. 존경과 감탄, 시기와 질투의 눈빛이었다.
호사카는 기쁘게 이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
인간 사회는 결국 승자와 패자로 나뉘는 곳이었다. 승자는 모든 것을 차지하고 패자는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 현대 사회가 되면서 패자는 죽음을 피하고 더 치욕스럽게 살아갈 수 밖에 었었다. 그것을 호사카는 회귀 전의 삶으로 뼈저리게 깨달았다.
승리는 달콤했다. 하지만 호사카는 그 승리에 취하지 않았다. 승리에 취해서 망가진 자들을 수도 없이 보았다. 승리를 즐기되 그것에 현혹되지 않아야 오래갈수 있었다.
호사카는 AV 팀이 사용하고 있는 층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팀장 이마이 유마가 엄지 손가락을 척 들어올려주었다. 그 어떤 칭찬보다 큰 최고의 찬사였다.
호사카는 지금 하늘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위해 음악을 틀어주는 것 같았다. 찬송가 같기도 했고 남자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락 음악 같기도 했다. 승리자의 기분에 젖어서 이곳에서 일하는 모든 자를 보았다.
남자들은 자신을 부러워했다. 그리고 여자들은 자신과 한번 섹스 해보고 싶어 했다. 여배우는 호사카와 섹스를 해서 잘팔리는 대작 AV를 만들고 싶어했다. 그리고 여자 직원들은 호사카와 섹스를 하면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쾌락을 맛볼 수 있을까 궁금해 했다.
이미 촬영하고 있던 현장은 중지되었다. 사람들의 말소리가 없어졌다. 한 사람이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그 박수는 전염병처럼 이 층을 가득 퍼져나갔다. 환호 소리가 울려퍼졌다. 휘파람 소리가 나왔다.
호사카는 자신의 심장 소리가 뛰는게 들리는 것 같았다. 모두에게 인정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피를 끓어오르게 만들었다.
호사카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갔다. 이 층에서 유일하게 표정이 썩어들어가고 있는 여자의 앞에 섰다. 바로 마코토 미유키였다.
호사카는 그녀에게 악수를 내밀며 말했다.
“잠깐 이야기 할 수 있을까?”
“무슨 말을 하려고?”
호사카는 이제 그녀에게 아예 말을 놓았다. 회사에 큰 도움이 되는 ‘색마 감독’과 ‘동정 헌터’를 제작했다. 그리고 ‘1억엔 섹스 토너먼트’는 유래없는 성공을 거두었다.
호사카는 AV 팀장 이마이 유마의 따귀를 때리지 않는 이상 무슨 짓을 하더라도 용인이 될 정도였다.
호사카는 마코토 미유키의 손을 잡고 그녀를 회사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이끌었다. 사람들은 그 둘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조금 걱정을 했다.
“팀장님. 괜찮을까요?”
“호사카 군은 좀 거친 면이 있기는 하지만 선은 지키지. 뭐, 별 일이야 있겠어?”
이마이 유마는 호사카를 믿는만큼 아무 생각이 없었다.
호사카는 적당한 소형 회의실 하나를 찾았다. 자신이 S+급 여배우를 잡고 가는데 아무도 말리는 사람이 없었다. 심지어 끌려가는 마코토 미유키조차 스스로의 자존심을 위해 끌려가는게 아니라 스스로 가는 척을 했다.
마코토 미유키는 의자에 앉아서 호사카를 노려보며 다시 물었다.
“무슨 일이지? 난 너와 할 말이 없는데?”
“네 작품을 성공시켜 줬잖아. 그럼 내가 너한테 반말을 듣는건 좀 그렇지 않아?”
호사카는 자신이 있었다.
마코토 미유키라는 재료는 이미 상해가고 있던 것이었다. 정치력과 외모빨로 만들어진 S+ 등급의 약빨은 서서히 떨어지고 있었다. 원래 역사대로라면 그녀는 서서히 잊혀지고 문스톤 기획이 폐업을 하는 것과 동시에 AV 업계에서 사라질 운명이었다. 한 회사에서 정치 싸움에 몰두한 여배우는 외부에서는 아무도 찾지 않는 법이었다.
하지만 호사카는 그녀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어 주었다. 모든 남자를 자신의 뜻대로 조종하는 팜므파탈에서 남자에게 철저히 통제되는 마조 노예의 이미지를 만들어주었다. 이는 다른 남자 배우는 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 시대에서는 오직 호사카만이 가능한 일이었다.
“그럼 넌 왜 반말하는데?”
“나는 그래도 되니까. 너는 안되고. 설마 그 격차를 모를만큼 멍청한거야?”
마코토 미유키가 정말 이 격차를 모른다면 호사카는 그녀를 버릴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
지금 마코토 미유키는 기존에 자신이 출연했던 AV의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만들어 내었다. 기존의 팬층에 새로운 팬층까지 그녀를 위해서 투표를 하고 있었다.
호사카가 잠깐 조사해 본것만으로 마코토 미유키는 별다른 일이 없다면 하마사키 아이를 순조롭게 이길 예정이었다. 하마사키 아이가 캬바걸이라는 컨셉으로 중년 아저씨들의 팬심을 공략했지만 아무 팬이 없는 신인에게는 한계가 있었다.
‘만약 이것을 모를 정도로 멍청한 년이라면 투표를 조작해서라도 하마사키 아이의 승리로 만들어야지.’
호사카는 문스톤 기획에서 그럴 힘이 있었다.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였다. 회사 내부로 우편으로 오는 투표는 조작하기 굉장히 쉬웠다.
호사카는 그냥 마코토 미유키를 빤히 쳐다보았다.
지금 만들어지고 있는 ‘1억엔 섹스 토너먼트 시리즈’는 호사카의 커리어에도 큰 이정표가 될 작품이었다. 이곳에 출연하는 여배우들에게도 하나하나 큰 기회였다. 호사카는 그런 기회를 멍청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여자에게 줄 생각이 없었다.
마코토 미유키는 잠깐 호사카에게 눈싸움을 하다가 결국 눈을 깔았다. 그녀도 완전히 똥멍청이는 아니었다. 정치 싸움으로 S+ 등급을 얻을 정도면 기본적으로 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알 머리가 있었다.
“좋아요.”
마코토 미유키는 완전히 꼬리를 내렸다.
‘이제 어떻게 하지?’
이미 그녀의 본성은 호사카에게 들통이 나있었다. 회장처럼 애교 있게 대해봐야 통할 상대가 아니었다.
“그동안의 무례를 용서해주세요. 제가 정신이 나갔나봐요.”
호사카는 고개를 살짝 끄덕여서 그녀의 사과를 받아주었다.
그리고 마코토 미유키는 그걸로 만족할 수 없었다. 그녀는 이제 호사카의 능력을 알았다. 문스톤 기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에게 달라붙어야 했다.
만약 호사카가 그녀의 몸을 원한다면 그녀는 주저하지 않고 다리를 벌릴 것이었다. 그녀에게 별 감흥이 없는 섹스를 받쳐서 부와 권력을 이어나갈 수 있다면 이득 보는 장사였다.
호사카는 마코토 미유키의 머리 꼭대기에서 그녀가 하는 생각 하나하나를 모두 들여다 보는 느낌이었다.
‘네 년의 몸뚱이는 별 감흥도 없지만.’
호사카는 섹스에 환장해서 AV 업계에 다시 돌아온 남자이지만 이미 그는 원하는 여자는 마음껏 취할 수 있는 위치가 되었다. 그리고 AV 촬영 중에 마코토 미유키의 보지에 대해서 칭찬을 하기도 했지만 그건 촬영이기 때문에 한 서비스 멘트일 뿐이었다. 마코토 미유키는 생긴 것과 다르게 보지는 특별할게 없는 여자였다.
마코토 미유키는 권력에 예민한 여자답게 지금 호사카가 심드렁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뭐지? 이 남자가 원하는게 뭐야?’
일단 자신의 몸뚱이가 아니란 것은 확실했다. 돈도 아니었다. 그녀는 즉시 의자에서 내려와 무릎을 꿇었다. 일본에서 가장 큰 사죄의 표시라는 도게자를 하였다.
“다시 한번 사과할게요. 제 무례를 용서해주세요.”
마코토 미유키의 선택은 옳았다. 호사카는 자신에게 건방지게 굴던 여자가 정말 노예라도 된 것처럼 바닥에 바짝 엎드리는 것을 보니 만족스러웠다.
오히려 그녀에게 느껴지지 않았던 성적 욕망까지 스물스물 올라오는게 느껴졌다.
‘사람들이 이래서 SM 플레이를 하나?’
호사카는 나쁜 사람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좋은 사람도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욕망에 따라 착한 일을 할때도 나쁜 일을 할때도 있었다.
지금 마코토 미유키를 완전히 장악하여 사적으로 SM 플레이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절대 거부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사실이 밖으로 나가면 호사카 켄토에 대한 평판이 완전히 망가질 수도 있었다. 세상 사람들은 섹스에 대한 이상한 환상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흔한 환상은 섹스는 사랑을 위해서만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호사카 켄토는 그 환상에 완전히 반대했다. 세상에는 수많은 섹스가 이루어지고 있었고 그 중에는 사랑이 없는 섹스도 많았다.
호사카가 몸을 담고 있는 AV 업계도 돈을 벌기 위해서 섹스를 하는 곳이지 않는가. 그리고 지금 마코토 미유키가 자신의 회사내 입지를 위해 호사카에게 몸을 받치려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세상에는 돈을 위해 섹스하는 여자도 있었고 권력을 위해 섹스하는 여자도 있었다. 자신이 스스로 선택해서 하는 것이라면 그 모든 섹스에는 우열이 없다는게 호사카의 생각이었다.
호사카는 웃으면서 그녀의 엎드린 머리 뒤통수의 자신의 발을 올렸다.
“마코토. 내가 너를 용서한다면 넌 무엇을 해줄수 있지?”
“호사카 씨가 원하는거라면 뭐든지.”
마코토는 자신의 수입과 권력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호사카는 자신의 바지를 벗었다. 작은 회의실의 문은 단단히 닫혀 있었고 작은 창문은 블라인드로 가려져 있었다.
“그럼 네 입으로 내 자지를 만족시켜 봐. 만약 내가 만족한다면 용서해주지.”
호사카는 마코토 미유키가 원래 앉아 있던 의자에 앉았다. 그의 자지는 지금 이 상황에 흥분을 했는지 벌떡 솟아나 있었다.
마코토 미유키는 주저하지 않고 무릎으로 엉금엉금 기어와 호사카의 허벅지로 올라왔다. 그리고 그의 자지를 손으로 소중히 잡았다. 그녀의 따뜻하고 축축한 혓바닥이 귀두 위에 올라왔다.
호사카는 마코토 미유키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너 남자가 해주는 섹스만 해봤구나.”
“미안합니다.”
마코토 미유키는 남자에게 오냐오냐만 받다보니 남자를 애무하는 기술은 형편 없었다. 그녀가 가지고 있는 펠라 기술은 촬영용으로 그저 얼굴이 섹시하게 보이기만 할 뿐인 겉치레였다.
“뭐 어쩔 수 없지.”
호사카는 지금 상황에 만족하고 있었다. 그 오만했던 여배우가 자신을 위해서 무릎을 꿇고 자지를 빨아주고 있는 것이다. 간단한 술한잔을 하고 있으면 딱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여기가 회사라서 술을 구할 수 없다는게 아쉬울 따름이었다.
호사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마코토 미유키는 호사카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입 안이 아플 정도로 자지를 빨아대고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