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7화 〉 67화 차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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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노 사키의 AV는 호평이었다.
호시노 사키라는 A급에 불과한 배우가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버리고 새로운 이미지를 가져왔다. 그리고 쿠로키 하루가 만들어낸 장르에 정정당당히 도전했고 나름의 성과를 만들어내었다.
호사카는 이마이 유마에게 투표의 진행 사항에 대해서도 물어보았다.
“팀장님. 호시노 사키 양의 투표는 어떤가요?”
“아, 잘 팔리고 있지. 지금 초기 집계량은 섹스 토너먼트에 나온 여배우 중 최고일걸?”
이마이 유마는 작품도 잘팔리고 투표권도 잘팔려서 아무 걱정이 없었다. 다만 호사카는 여전히 걱정을 하는 얼굴이었다.
“호사카 군. 뭔가 문제라도 있나?”
“불안해서요.”
“불안할게 뭐가 있나?”
“섹스 토너먼트는 매 작품마다 나름의 성공을 거두었어요. 호시노 사키의 투표량이 잘나온 것은 이런 영향도 없지는 않죠. 이제 오닉스 영상이 그리고 쿠로키 하루가 어떻게 나올지 걱정이네요. 저번에 후지사키 리코 씨의 때를 봐도 기존에 쌓여 있는 팬층은 무시할 수 없거든요.”
물론 호사카도 호시노 사키가 이길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다만 그녀가 무력하게 지는 것을 원치 않았다.
하지만 오랜만에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었다. 이미 촬영과 판매는 모두 끝이 났다. 남은 것은 호시노 사키가 남자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서 투표를 받기를 바라는 것 뿐이었다.
‘과연 쿠로키 하루와의 촬영은 어떻게 되려나. 오닉스 영상에서는 무엇을 준비할지 궁금하군.’
호사카는 호시노 사키에 대한 생각을 접고 이제 다음 작품을 기대하고 있었다. 호시노 사키를 아꼈지만 그는 프로였기 때문에 쿠로키 하루와의 촬영도 대충할 생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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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는 이제 할 수 있는 일이 없는만큼 일상 생활을 평범하게 이어나갔다. 호시노 사키는 이번에 나온 작품과 작품의 판매량, 그리고 투표량에 대해서 만족을 하는 모양이었다.
‘뭐, 당사자가 만족하면 괜찮겠지.’
호사카의 일상은 정력을 위한 음식을 먹고 정력을 위한 운동을 하고 가끔 자신을 찾아오는 여자와 즐거운 섹스를 하는 것으로 흘러갔다.
그러는 사이에 문스톤 기획은 호시노 사키의 작품을 어마어마하게 많이 팔았다. 무라니시 고루는 매일 공중파에 출연하여 1억엔 섹스 토너먼트를 광고해주면서 호시노 사키의 작품을 칭찬하고 쿠로키 하루가 오랜만에 AV에 출연한다는 것을 중심으로 열심히 홍보를 하고 있었다.
무라니시 고루의 입장에서 자신이 만들어낸 장르를 후배가 따라오는 것이 나쁘지 않았다. 게다가 쿠로키 하루가 당연히 이길거라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호시노 사키를 굳이 견제할 필요도 없었다.
무라니시 고루의 홍보 덕에 1억엔 섹스 토너먼트는 날이 갈수록 흥행했다. 사람들은 쿠로키 하루가 우승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해하면서 다른 참가자가 누구인지 궁금해 했다. 자연스럽게 전작의 여배우들의 판매량도 꾸준히 나와주었다.
그리고 마침내 호사카와 쿠로키 하루의 촬영일이 되었다.
호사카는 회사에 출근을 하면서 오랜만에 긴장이 되었다.
‘그러고보면 이 시기의 쿠로키 하루는 무라니시 고루 말고 다른 남자와는 섹스를 해본적이 없구나.’
긴장이 되니 별 생각이 다 났다.
그만큼 쿠로키 하루는 특별한 여배우였다.
호사카는 쿠로키 하루에 대한 회귀 전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녀는 언제나 AV계의 슈퍼스타였고 그녀를 다루는 수많은 기사들이 있었다.
쿠로키 하루는 성에 대해서 억압하는 부모 밑에서 엄격하게 자랐다. 하지만 그녀는 타고난 성욕이 평균 이상인 여자였다. 성인이 되고 부모의 감시가 약해지자 평생 억눌려 있던 성욕이 폭발했다. 부모가 지금까지 교육했던 것에 대한 반발이 터져나왔다.
그녀는 성욕이 폭발하자 단숨에 떠오르고 있던 오닉스 영상으로 몸을 던졌다. 그녀의 처녀막은 이미 자위를 하다가 찢어진 상태였다. 그녀의 몸은 남자를 받아들일 준비가 모두 되어있었다.
AV에 미친 남자 무라니시 고루와 섹스에 미친 여자 쿠로키 하루의 만남은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둘은 광란의 촬영을 하고 SM 애호라는 전설적인 작품을 만들고 연인이 되었다.
‘그런 쿠로키 하루의 두번째 남자가 된다는거지?’
호사카가 알기로 무라니시 고루는 여배우들 중에 쿠로키 하루만큼은 특별히 아껴서 다른 남자 배우와 상대를 하지 못하게 했었다. 물론 둘은 사적으로 끈적한 섹스를 얼마든지 나누었겠지만 쿠로키 하루의 다음 작품은 머나먼 일처럼 여겨지고 있었다. 실제로 회귀 전에는 몇년에 하나씩 나오는게 고작이었다.
호사카는 간신히 마음을 진정시켰다.
‘이렇게 마음이 들뜨면 금방 싸버리기 마련이지. 마인드 컨트롤하자.’
호사카는 문스톤 기획으로 향했고 후지사키 리코 때와 같이 수많은 오닉스 영상의 직원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호사카가 다가가자 저번에 회식에 참여 했던 스탭들은 웃으면서 인사를 건네었다.
호사카가 그 인사를 받아주고 있다보니 두 사람이 호사카에게 다가왔다. 무라니시 고루와 쿠로키 하루였다.
“호사카 군, 오늘의 컨디션은 프리티 굳 한가?”
“아, 무라니시 선배님. 오셨군요.”
방송을 함께하면서 호사카는 무라니시에게 선배라는 호칭을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일이지만 선배님의 연인과 촬영을 하게 되어서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니아니. 노 프라플럼일세. 우리 일이 그런 것인걸.”
무라니시 고루는 대범해 보이는 태도를 보였다.
나중의 일이지만 이 일을 하면서 수많은 AV 배우의 커플 또는 부부가 탄생했다. 하지만 그 끝이 좋은 사람은 많지 않았다. 아무리 쿨한척 하려고 해도 연인이 다른 사람과 섹스를 하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다.
‘그래서 내가 애인을 굳이 만들지 않는거지.’
지금 호사카가 고백을 하면 애인이 되어줄 여자가 한둘이 아니었다. 하지만 호사카는 지금 무라니시 고루처럼 쓸데 없는 일에 마음을 쓰고 싶지 않았다. 무라니시 고루는 대범한척 하고 있지만 눈동자는 흔들리고 있었다.
“예예. 그럼 이번 촬영도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하하하. 이 친구 역시 물건이야!”
무라니시 고루의 말이 끝나자 그 뒤에 있던 쿠로키 하루는 호사카에게 눈인사를 살짝 했다. 호사카는 그 인사를 눈짓으로 받아주고 다시 무라니시 고루에게 얼굴을 돌렸다.
“이번 대본은 무라니시 선배님이 직접 집필하신 겁니까?”
“대본? 하! 그런건 이류나 쓰는거지! 우리 같은 엘리트는 내추럴하게! 응? 뭔 말인지 알지?”
“아, 하. 네.”
호사카는 슬쩍 눈치를 살펴보았다. 대충 쿠로키 하루가 원해서 이루어진 상황 같았다.
“호사카 군도 그 정도는 할 수 있지? 그리고 우리 쿠로키 하루 양은 한방에 촬영을 가는 것을 좋아해. 어지간한 애드리브는 서로 넘겨가면서 촬영하자고. 응?”
“네, 알겠습니다!”
호사카도 살면서 단맛 쓴맛 비아그라맛까지 모두 느껴본 인생이었다. 대본 없이 촬영하는 것쯤은 충분히 할 수 있었다. 오히려 평소에 잘 접해보지 못한 촬영방식이기 때문에 호사카는 더욱 불타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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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닉스 영상의 스탭들이 촬영 스튜디오를 꾸미는 것이 완료되고 본격적인 촬영이 시작되었다.
호사카는 홀로 사무실처럼 꾸며진 스튜디오에 앉아 있었다. 이미 카메라는 돌아가고 있었다.
쿠로키 하루는 깜짝 등장을 할 생각인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호사카는 적당히 책상 위에 있는 쿠로키 하루의 이력서를 들어서 읽어보았다. 지금까지 다른 여배우들이 가짜 이력서를 사용했던 것과 다르게 오닉스 영상에서는 쿠로키 하루의 진짜 이력서를 만들어 왔었다.
한참 이력서를 읽다보니 사무실의 문에 노크 소리가 들렸다. 물론 가짜 문이었다.
똑똑똑.
“들어오세요.”
호사카가 말하자 문이 열리고 쿠로키 하루가 들어왔다.
“아, 쿠로키 하루 씨.”
호사카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반겼다.
그녀는 SM 애호라는 작품으로 하나의 장르를 만들고 현재의 트렌드를 이끌어낸 아이코닉한 여배우였다. 그리고 그 후 AV 작품을 하지 않았지만 공중파에 출연하며 그 미모와 섹스에 대한 철학을 어필하여 그 어떤 AV 여배우보다 많은 팬을 보유하고 인지도를 쌓았다.
호사카는 그녀를 존중할 수 밖에 없었다.
호사카는 사무실 안으로 천천히 들어오는 쿠로키 하루를 천천히 살폈다.
히메컷이라고 하는 머리 스타일이 있다. 앞머리를 일자로 자르고 옆머리를 턱의 길이까지 자르고 뒷머리는 생으로 길게 기른 머리 스타일이었다. 일본의 공주님 인형이 많이 하는 머리 스타일이라 히메컷이라 알려진 스타일이었다.
쿠로키 하루는 그 머리 스타일을 하고 있었다. 도시적인 얼굴과 도도하고 아름다운 머리 스타일이 섞여 새로운 매력을 만들고 있었다.
‘역시 예쁘군.’
만약 쿠로키 하루가 예쁘지 않았다면 그녀가 아무리 섹스를 잘해도 AV 업계에서 혁명을 일으키지 못했을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긴 갈색 바바리 코트를 입고 있었다. 코트의 허리끈을 묶어 그녀의 가는 허리 라인을 부각시켰다. 발에는 검정색 힐을 신었다. 걸을때마다 또각 거리는 소리가 남자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쿠로키 하루는 사무실로 들어오자마자 아무 말도 없이 호사카를 바라보고 있었다. 관심이 있는듯 없는듯. 웃는듯 무표정한듯. 기묘하고 매력적인 표정이었다.
그 표정으로 쿠로키 하루는 말을 한마디 하지 않고 있었다. 호사카가 입을 열어서 연기를 이어가려고 할때, 그녀의 손이 움직였다.
쿠로키 하루의 손은 자신의 허리에 묶인 코트의 허리끈으로 향했다.
스륵.
허리끈이 풀리고 코트의 앞섶이 열렸다.
그 안에는 알몸이었다.
그 어떤 상의와 하의. 브래지어와 속옷도 없었다. 오직 희고 부드럽고 티 없는 알몸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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