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1화 〉 121화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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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는 회사로 가서 이시이 준과 이마이 유마와 함께 회식 자리를 청했다. 몸을 회복한 이시이 준과 이마이 유마는 호사카가 술을 한 잔 하자고 하는데 거절할 생각이 없었다.
세 남자는 고급 야키니쿠 집로 들어갔다. 불판 아래에 검정 숱이 들어가 불이 붙었다. 이시이 준의 단골 집인지 점원은 알아서 고기와 술을 가져왔다. 지방이 마치 하얀 꽃처럼 피어 있는 고기였다. 점원은 잘 달구어진 불판에 고기를 빠르게 굽고 난 이후에 고개를 숙이고 방 밖으로 나갔다.
“자, 한 잔 마시자고. 그동안 호사카 군도 이마이 군도 수고가 많았어.”
“감사합니다.”
“잘먹겠습니다. 회장님!”
호사카는 가볍게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었다. 불판의 열기와 독한 술, 기름진 고기를 먹으니 몸이 금방 후끈해졌다. 원래 술은 정력에 그다지 좋지 않지만 호사카는 스님처럼 살기 위해서 회귀를 한 것이 아니었다. 맛있는건 가끔 먹고 그때마다 최대한 즐겼다.
호사카가 잘먹자 분위기는 금새 좋아졌다. 원래 나이 많은 어른은 젊은 사람이 잘먹는 것만 봐도 좋아하는 법이었다. 호사카가 술을 잘 마시기만 해도 다들 껄껄 웃어주었다.
힘든 일정을 마친 직원을 위해 회포를 푸는 밤이었다. 이건 호사카를 위한 특별 대우였다. 이미 호사카는 매달 2천만엔이 넘는 보너스를 챙기고 있었다. 문스톤 기획에서 그 어떤 여배우보다 많은 돈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회장이 특별히 술과 안주를 사주는 직원은 호사카가 유일했다.
호사카는 매일 같이 맛이 없는 정력 식품을 먹으며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당연히 한번 입맛이 돌기 시작하자 누구보다 맹렬히 음식을 먹어치울 수 있었다. 순식간에 고기 접시가 비워지고 새로운 고기 불판에 올라왔다.
‘역시 먹을 수 있을때 먹어야지.’
회귀 전에 비참하게 살았던 호사카는 말초적인 즐거움이 얼마나 인생에서 중요한지 알고 있었다. 섹스나 음식이나 마찬가지였다. 인생은 한치 앞도 모르는 것. 지금은 당연히 즐길 수 있는 것을 내일 즐길 수 없을 수도 있었다.
물론 자신의 몸을 망칠 정도로 나태해지고 타락하는건 경계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인생의 즐거움을 모두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중요한건 밸러스지.’
평소에는 규칙적으로 생활하지만 가끔은 풀어주는 것. 그것이 몸 뿐만이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좋았다.
“정말 잘먹는군.”
“팀장님도 많이 드시죠.”
“하하하. 나는 나이가 드니까 입맛이 점점 없어져서.”
이시이 준이 끼어들었다.
“이 사람아. 진짜 늙은이를 두고 그런 소리를 하나?”
회장의 농담에 두 남자는 동시에 웃을 터트렸다. 이시이 준은 분위기가 좋자 평소에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았다.
“그나저나 호사카 군. 궁금한게 있는데 자네 우리 회사에 들어오기 전에 뭘 했나? 그 젊은 나이에 도대체 어떤 경험을 했길래 이렇게 섹스를 잘하느냐 말이야.”
이마이 유마도 호사카의 정체에 대해서는 궁금해 한 적이 있었다. 특히 섹스 기술은 수십년은 섹스만 하고 산 카사노바 같았다. 이는 재능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경지가 아니었다.
‘뭔가 고등학생 시절부터 나이를 속이고 호스트 일을 했나? 그렇지 않으면 여자를 그렇게 자유자재로 다룰 수가 없을텐데.’
호사카는 능구렁이처럼 대답했다.
“그냥 불량 학생이었고 성인이 된 다음에는 야쿠자 밑에서 심부름만 했습니다. 그리고 여자는 그런 생활을 하다보니까 자연히 달라붙더라구요. 첫경험도 일찍 했고.”
“아, 그랬군. 이거 학업은 멀리 했지만 섹스만큼은 엘리트 코스를 걸었군.”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보다 불량 학생이 섹스를 할 기회가 더 많은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여자를 처음 안았을때부터… 그 뭐랄까. 손에 착 달라붙더라니까요.”
“하하하. 타고났군. 타고났네. 그 훌륭한 아랫도리도 그렇고 말이야.”
이시이 준과 이마이 유마는 슬쩍 호사카의 바지를 보았다. 그의 자지는 여자들은 맛보기를 원하는 물건이었고 남자들은 가지기를 원하는 물건이었다. 과학적으로는 자지의 크기가 여자의 쾌락과 큰 연관이 없다지만 일단 커서 나쁠 것은 없었다. 보이는 것으로 얻을 수 있는 심리적인 만족도가 달랐다.
“자, 그럼 오늘은 일 이야기를 하시죠.”
“호사카 군은 휴가가 아니었나?”
“아직 휴가는 남았지만 오닉스 영상이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호사카가 화두를 던지자 이시이 준과 이마이 유마는 자연스럽게 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마이 유마는 현재 AV 업계가 돌아가는 상황을 간략히 정리해서 이시이 준에게 전했다. 간략히 말하자면 현재 업계에서 치고 나간 회사는 문스톤 기획이지만 오닉스 영상이 맹렬히 추격을 하고 있는 형국이었다.
“나는 아직도 오닉스 영상이 급성장할 때를 기억하지. 그리고 우리가 지금 그런 기류를 탔고. 나는 호사카 군을 믿네. 호사카 군이 지금처럼 잘해주면 우리가 완전히 업계의 1위가 되는 것도 꿈은 아니지.”
이시이 준은 낙관적이었다. 계속해서 오닉스 영상에 지고 있었다. 그리고 호사카의 등장으로 오닉스 영상을 따라잡고 무라니시 고루에게는 사적인 복수도 할 수 있었다. 이시이 준은 호사카를 믿고 있었다.
“회장님.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회장님도 아시다시피 좋은 작품이란게 의욕만 가진다고 계속 나오는건 아닙니다.”
“알아. 이 사람아. 하지만 내가 자네를 믿어준다고 하지 않나. 몇번 실패를 해도 좋으니 하고 싶은 것은 다 해봐도 좋아.”
호사카는 회장이 자신에 대한 믿음이 굳건하다는 것을 듣고 나서 자신의 계획 중 하나를 꺼내었다.
“무라니시 고루는 앞으로도 기존의 전략을 계속 사용할겁니다. 먼저 텔레비전에 출연을 해서 자사의 작품을 광고하겠죠. 그리고 저희의 작품을 베낀 작품을 대량으로 생산할거구요. 마지막으로 스스로도 퀄리티가 뛰어난 AV를 제작할겁니다. 남의 것을 베끼기만 해서는 1등을 유지할 수 없을테니까요.”
“그래서?”
“저희는 오닉스 영상보다 회사 규모도 작고 공중파에 나가서 꾸준히 홍보를 할 사람도 없습니다. 저희는 저희 나름대로의 방법을 사용해야죠.”
“어떻게?”
“먼저 사인회를 여시죠. AV 팬들도 AV 배우를 만나고 싶을겁니다.”
“호오.”
호사카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자신을 알아보고 모인 팬들을 기억했다. 아무리 잘나간다고 하더라도 결국 남자 배우에 불과한 자신에게도 그렇게 팬이 모였다. 여배우들을 만나서 사인도 하고 사진도 찍고 악수도 할 수 있다면 남자 팬들은 얼마든지 모일 것이었다.
이시이 준의 뛰어난 사업가로서 사인회도 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사인회 참가권을 팔고 그 수익의 일부를 여배우에게 나누어 준다면 여배우들도 적당히 참가를 할 것으로 예상이 되었다.
“역시 자네는… AV 배우나 감독보다 사업가로서 더 소질이 있을지 모르겠어.”
“그건 좀 더 나이를 먹어서 촬영이 힘들어질때나 생각을 해보죠.”
호사카의 아이디어는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유료 투표에 대한 아이디어도 조금 더 발전을 시키면 어떨까 싶네요.”
“어떻게?”
그렇지 않아도 이시이 준은 1억엔 섹스 토너먼트에서 유료 투표 판매로 상당한 매출의 맛을 보았었다. 1억엔 섹스 토너먼트가 끝나고 투표 판매를 더 이상 할 수 없다는게 아쉽기도 했다.
“잠프 같은 만화잡지는 매번 투표를 받아서 만화의 랭킹을 매긴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순위가 떨어지는 작품은 연재를 중지시키고 새로운 신작을 올리죠. 이걸 저희 회사에도 적용을 해보는건 어떨까요?”
“그럼 유료 투표를 매일 할 수 있다?”
“그렇죠.”
호사카가 아이디어의 씨앗을 하나 던져놓으면 이시이 준과 이마이 유마는 그 씨앗을 빠르게 키워내었다. 그리고 이시이 준은 씨앗을 가장 먼저 제시한 자가 가장 큰 공을 세웠다는 것을 잊지 않았다.
“1억엔 섹스 토너먼트의 투표 결과를 간사이 신문에 주는 것도 아깝겠네요. 회장님.”
“오, 이마이 팀장도 좋은 생각이 있는가?”
“회장님의 주특기가 잡지를 만드는 것 아닙니까. 아예 문스톤 기획의 작품 순위를 메인으로 하는 잡지를 만들어보는 것은 어떻습니까?”
“괜찮은 생각이군.”
이시이 준은 도색 잡지로 지금까지의 부와 명예를 쌓아온만큼 잡지를 만드는 것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잡지로 붙는다면 무라니시 고루와 정면 대결을 해도 이길 자신이 있었다.
“자, 그럼 잡지의 가격을 어떻게 할지가 문제겠군.”
이시이 준은 고심했다.
AV 팬이라면 가장 잘나가는 AV가 무엇인지 궁금할 것이다. 자신이 자주 가는 AV 렌탈샵에서 현황이 아니라 전 일본의 현황을 궁금해 할 것이다.
하지만 그 궁금증이 돈을 추가로 지출할만큼 궁금하지는 않을 것이다. 1억엔 섹스 토너먼트처럼 좋아하는 여배우를 응원한다는 명목도 없었다.
호사카는 고민하는 회장에게 또 하나의 폭탄 발언을 떨어트렸다.
“무료로 하시죠. 무료로 AV 렌탈샵에 잡지를 푸는 겁니다.”
“무료로? 호사카 군. 자네가 잘 몰라서 그렇지 잡지를 만드는건 한두푼 드는게 아니야. 그걸 무료로 풀라니. 저번에 1억엔 섹스 토너먼트의 애프터 파티는 흑자로 만들었지만 무료로 풀면 흑자가 될 가능성이 전혀 없지 않는가.”
호사카는 다시 회장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회장님. 잘들어보세요. 지금 무라니시 고루의 공격은 세가지입니다. 팬들을 끌어들이는 명작? 그건 제가 만들어서 대응하면 됩니다. 대량 생산으로 찍어내는 평작? 그건 회사에 돈이 많이 벌리면 인원을 확충해서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중파에서 매일 같이 광고를 때리는 것은 저희 쪽에서 대응할 방법이 없습니다. 여배우로 사인회를 하더라도 공중파만큼의 광고 효과는 낼 수 없어요. 저는 그나마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무료 잡지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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