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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섹스킹 야동 만드는 남자-135화 (135/551)

〈 135화 〉 135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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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흘러 겨울이 지나가고 완전한 봄이 되었다.

호사카가 자신의 평판을 뒤집을만한 새로운 AV를 구상하고 있었다. 그저그런 작품을 내놓으면 무라니시 고루에 의해서 오히려 잡아 먹힐 수도 있다는 생각에 고민을 하는 시간은 길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호사카의 반격은 의도치 않은 곳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문스톤 기획의 AV 팀장이자 호사카의 충직한 오른팔이 되어가고 있는 이마이 유마가 호사카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그는 굉장히 흥분을 하고 있었다.

“진정하시고. 무슨 일이에요? 저 바쁩니다.”

“아니아니. 호사카 군! 칸 영화제에 초청이 왔어! 칸이라고!”

다른 영화 배우들은 자신의 소속사가 있기 때문에 그쪽으로 연락이 갔지만 호사카는 아직도 AV 제작사인 문스톤 기획에 소속이 되어 있어서 이마이 유마가 이 소식을 들은 것이었다.

“칸이요?”

“그래! 칸이라고 칸! 게다가 경쟁 부분!!”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칸 영화제는 영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본 곳이었다. 그리고 오시마 타케시 감독이 감각의 왕국으로 해외에 주목을 받고 2년 후에 열정의 왕국이란 작품으로 칸 영화제의 감독상을 수상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해외 팬이 많이 있던 그의 영화는 다시 한번 경쟁 부분에 초청이 된 것이다. 칸 영화제에서는 수많은 영화가 초대를 받지만 오로지 경쟁 부분에 초청이 된 20편 정도 되는 작품이 최고의 명예인 황금 종려상을 탈 수 있었다.

“오시마 타케시 감독님은 예전에 감독상을 탔었죠. 이번에는 더 좋은 상을 노려볼수도 있겠는데요?”

“벌써 외신에서는 난리야. 일본에서 기존에 나오던 영화와는 다르게 일본의 진짜 정서를 담은 영화가 나왔다고 말이야!”

영화 중에 대중과 평단에게 동시에 좋은 평가를 받는 작품은 드물었다. 대중성만 좋은 작품은 끝내 예술성을 인정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예술성을 인정받아 큰 상을 타게 될 경우 다시 대중들에게 유행을 하기도 했었다.

호사카는 자신이 오시마 타케시 감독의 작품에 출연하기로 한 것이 헛되지 않았음을 알았다.

“그럼 홍보를 해야겠네요. 팀장님. 간사이 신문과는 아직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죠? 거기서부터 홍보를 부탁드립니다.”

호사카는 설경의 남자 주연 배우였다. 호사카의 이름이 화제가 된다는 것은 곧 문스톤 기획의 판매량과 이어지기 마련이었다.

간사이 신문은 예전에 1억엔 섹스 토너먼트를 진행할때 매일 투표 결과를 발표하던 곳으로 문스톤 기획과는 꾸준히 협업을 하고 있던 곳이었다. 그리고 일본 전역에 깔리는 힘있는 곳이기도 했다.

“텔레비전은? 이미 여기저기서 호사카 군의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난리야!”

이마이 유마는 텔레비전에 대한 홍보도 고려하고 있었다. 요즘은 신문보다 텔레비전을 많이 보는 시대였다.

“역시 뉴욕 하츠에 먼저 나가는게 좋겠지?”

“잠시만요. 팀장님. 조금만 진정합시다.”

호사카는 칸 영화제에 대한 정보를 찾고 싶었다. 하지만 아직 인터넷도 대중화되지 않은 시대였다.

“칸 영화제는 언제 열리죠?”

“5월 10일부터 시작을 한다는군.”

“그럼 얼마 남지 않았네요.”

호사카에게는 두가지 길이 있었다. 먼저 일본에서 모든 홍보와 인터뷰를 진행하는 길이 있었다. 이렇게 되면 당장은 홍보 효과를 많이 볼 수 있지만 만약 칸 영화제에서 수상을 못할 경우 위신이 조금 깎일 수 있었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전혀 활동을 하지 않고 영화제에 고고하게 참가를 하는 방법이 있었다. 만약 영화가 일전에 오시마 타케시가 수상했던 감독상보다 높은 상을 수상할 경우 호사카는 일본으로 금의환향할 수 있었다.

‘그럼 당연히 후자지! 더 간지 나잖아!’

호사카의 결단을 빨랐다. 그는 자신의 생각을 차분하게 이마이 유마에게 전달했다.

“일본에서 활동은 영화제 결과를 보고 하시죠.”

“호사카 군. 자네는 수상 가능성을 얼마나 높이 보는가? 만약 상을 수상하지 못할 경우라면 오히려 영화제에 참가하지 않는 것만 못할 수도 있어.”

“저는 무슨 상이든 하나는 탈거라 생각합니다.”

호사카는 자신이 있었다. 예술은 꾸준히 발전을 하는 법이었고 영화 설경은 10년 후에는 분명히 세계를 상대로 먹힐만한 영화였다. 칸 영화제의 영화 고수들이라면 그 진가를 분명히 알아줄만 했다.

호사카의 확신에 가까운 추측에 이마이 유마는 수긍했다.

“좋아. 그럼 우리 회사에서 출국과 일정에 대한 모든 것을 전담하도록 하지.”

“부탁드립니다. 팀장님.”

호사카는 전화를 끊자마자 오시마 타케시와 마츠다 나기사에게 연락을 했다. 그들도 이미 자신이 소속되어 있는 회사에게 연락을 받았는지 기쁜 목소리였다.

그들은 자신이 만들어낸 영화에 만족을 하고 있었지만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지 못해 약간의 아쉬움은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 아쉬움을 한방에 날려버릴만한 소식이었다.

특히 마츠다 나기사에게 마음의 빚이 있던 오시마 타케시 감독은 크게 기뻐했다.

“영화는 상을 받지 못해도 여우주연상은 욕심이 나는군.”

“감독님도 참.”

호사카는 두 사람에게 말했다.

“자, 그럼 칸에서 뵙죠.”

**

이마이 유마는 역시 유능한 사람이었다.

‘어떻게 보면 뛰어난 AV를 만드는 것말고는 모두 평균 이상으로 하는거 아닐까?’

호사카가 이런 생각을 할정도로 그는 능숙하게 영화제에 참가할 준비를 마쳤다. 호사카는 편하게 팀장이 준비한 비행기를 타고 프랑스로 향했다. 그리고 현지에서 준비된 통역 겸 안내인을 통해 칸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 숙소부터 의상까지 이마이 유마는 이미 칸 영화제를 경험한 사람처럼 준비를 해두었다.

그리고 이마이 유마는 오시마 타케시와 마츠다 나기사에게도 말을 잘 해두었는지 영화의 주역인 3명이 동시에 움직일 수 있도록 하였다. 덕분에 호사카는 감독과 여배우와 함께 즐겁게 대화를 하며 프랑스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그나저나 일본의 영화가 프랑스까지 이렇게 소개가 되었을 줄을 몰랐네요.”

오시마 타케시가 자신의 얼굴에 금칠을 하는 것을 어색해 하는 사이에 마츠다 나기사가 그 내부 사정을 설명해 주었다.

“원래 칸 영화제에는 칸 지역의 영화관에서 1회 이상 상영된 영화만 초청 받을 수 있다고 해요. 그리고 오시마 타케시 감독님의 팬 중 하나가 영화관을 가지고 있는데 직접 자막까지 번역해서 상영을 했다는군요.”

“오오. 역시 오시마 감독님.”

“하하. 나를 알아봐주는 사람이 있다는게 감사할 따름이지.”

아무리 뛰어난 예술이라도 알아봐주는 사람이 없다면 아무 쓸모가 없었다. 예술을 가장 중요시 하는 오시마 타케시도 팬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다.

일정은 순식간에 지나가기 시작했다.

호사카와 오시마 타케시는 정장에 보타이를 맸다. 마츠다 나기사는 단정한 이브닝 드레스를 입었다. 동양적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여자가 서양의 드레스를 입는 것은 독특한 매력을 만들어 내었고 그녀는 많은 주목을 받았다. 칸 영화제는 보수적인 구석이 많았기 때문에 옷차림에 대한 규정이 엄격한 편이었다.

그리고 셋은 레드 카펫을 함께 걸어가게 되었다. 오시마 타케시 감독은 역시 유명 인사인지 수많은 기자들과 사진사는 셋에게 다양한 포즈를 요구했다. 그리고 만족할만한 포즈가 나오자 그들은 외쳤다.

“좋습니다! 찍을게요!”

통역이 빠르게 그 말을 알려주자마자 사방에서 플래시가 터져나왔다. 찰칵찰칵. 호사카는 턱을 들고 자신만만하게 웃었다.

일본에서 난다긴다 하는 영화인들도 평생 한번오기 힘든 영화제였다. 이곳에 경쟁작으로 참가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영예였다. 지금 이곳에서 찍히는 사진은 전세계로 날아가 그의 얼굴과 이름을 떨칠 것이었다.

‘역시 칸은 칸인가.’

호사카는 기자들의 열기에 압도되는 정도였다. 1946년부터 시작되었다는 오랜 역사와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다는 자부심이 느껴졌다.

‘언젠가는 AV도 이런 시상식을 만들어야겠군.’

호사카는 미래에 해야 할 일 중 하나를 추가했다. 일본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의 포르노를 모두 다루는 시상식을 만드는 것이었다. 아직 그런 시상식은 없는만큼 호사카가 그 일에 성공한다면 그의 이름과 명성은 불멸에 이를 것이었다.

‘상 이름을 호사카 상으로 하는 것도 좋잖아?’

호사카는 자신의 거대한 상상에 전신이 짜릿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내 다시 칸 영화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지금 당장의 일을 잘해내는 것이 중요했다.

호사카는 자신을 찍는 기자들 중에서 간사이 신문에서도 나온 사람을 발견했다. 서양인들 사이의 일본인이라 금방 눈에 띄였다.

‘역시 인맥은 중요하네.’

아무리 본인이 잘났다고 하더라도 인맥의 힘은 무시할 수 없었다. 간사이 신문은 일본의 90퍼센트 이상의 지역에 배부되고 있었고 지금 이 사진은 즉시 큰 홍보 효과를 내게 될 것이었다. 지금 이곳의 세명이 의도적으로 일본에서 활동을 하지 않았으니 일본에서는 더욱 궁금증을 가지고 있을터였다.

마츠다 나기사는 단아하지만 당당하게 웃으면서 호사카의 팔짱을 끼고 있었다. 서양인들이 좋아할만의 동양의 아름다움이었다.

오시마 타케시는 담담하게 사람들의 존경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거장의 품격이 보이는 듯 했다.

마지막으로 호사카는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자신이 이룬 업적을 자랑하고 있었다. 서양인들이 좋아할만한 남자다운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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