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9화 〉 139화 일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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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시이 준 같은 사업가를 설득하는데는 역시 돈 거래가 최고였다. 지분을 산다는 것은 회사가 성공하면 같이 성공하고 망하면 같이 망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특히 호사카가 미래의 지식으로 재산을 빠르게 불리고 있다는 것을 이시이 준은 모르고 있었다. 이시이 준의 눈에는 호사카가 자신의 전재산을 걸만큼 꿈에 미쳐 있는 인간으로 보였다. 그리고 호사카의 능력과 지금과 같은 갈망이라면 이보다 더 좋은 후계자는 찾을 수 없었다.
“지금 우리 회사가 자네에게는 한달에 약 천만엔 정도를 지급하고 있지? 그럼 이렇게 하지. 앞으로 자네에게 지급할 금액의 절반은 회사 지분으로 주지.”
“그러시죠. 저도 당장 쓸 돈은 있어야 하니까요.”
호사카는 이시이 준이 자신의 능력을 모를수록 편했다. 이런 식으로라도 그가 자신을 믿어준다면 앞으로 회사 생활을 편하게 이어나갈 수 있었다.
“앞으로 호사카 군을 내 후계자로 생각하지. 그리고 적당한 때가 오면 회사를 물려주겠어.”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시이 준은 이마이 유마에게는 따로 당부했다.
“이마이 팀장. 이 일은 당분간 비밀로 하지. 쓸데없는 소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으니까.”
호사카가 본격적으로 복귀했는데 그가 회장의 후계자로 낙점이 되었다는 소문이 돈다면 회사 분위기가 또 어수선해질 수 있었다. 회사 사람들이 호사카에게 거리감을 느낄수도 있었다.
“네, 알겠습니다. 회장님.”
만약 이마이 유마가 능력이 더 있거나 야망이 있는 사람이었다면 지금 상황에 크게 실망을 했을 것이었다. 그만큼 이마이 유마는 이시이 준을 섬긴 기간이 길었다. 하지만 이마이 유마는 호사카를 좋아했고 자신과 그의 격차를 알았다. 또한 1억엔 섹스 토너먼트 때부터 이마이 유마는 왠지 호사카가 자신의 아랫 사람 같지 않았었다.
“자, 그럼 일 이야기나 하시죠. 오랜만에 제 본업을 해야 하니까요.”
호사카에게는 회사 내부의 정치적인 상황은 부차적인 것 뿐이었다. 그는 빨리 AV를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호사카의 이런 반응은 이시이 준의 마음에 더욱 들었다. 호사카는 이마이 유마를 보며 말했다.
“요즘 오닉스 영상은 요즘 어떻습니까?”
“1억엔 섹스 토너먼트를 만들기 전으로 돌아간 것 같아. 열심히 쫓아가고는 있지만 역시 호사카 군이 없으니 매출에서 많이 밀리고 있어.”
“그곳에서 요즘 내놓는 작품은 어떤데요?”
“호사카 군이 가장 먼저 사용한 마사지 기구와 단체물을 많이 내놓고 있지. 그리고 잘팔리고 있고.”
“여전하네요. 배우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
이 시대에 호사카가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마사지기는 근육에 사용하기 위한 용도로 강도가 아직 강했다. 호사카는 특별히 강도를 낮추어서 사용했을 정도였다. 게다가 숙련된 남자 배우가 사용하지 않는다면 여자 배우는 큰 고통에 시달리게 될 것이었다.
‘무라니시 고루는 여자가 고통스러워 하는 표정을 오르가즘으로 가는 표정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겠지.’
여자 배우가 아프든말든 보지를 마사지기로 강하게 자극시켜서 그 얼굴 표정을 촬영하고 있을 것이다. 예전에는 남자 배우의 거친 섹스로 이런 표정을 만들었다면 지금은 기계로 더욱 쉽게 그 일을 하고 있을 것이었다.
또한 난교물은 남자나 여자도 힘든 점이 많은 촬영 방식이었다. 남녀 모두가 체력적으로 힘들고 작품 하나에 적당한 페이를 받기도 힘들 것이다. 호사카는 이를 알기 때문에 1억엔 섹스 토너먼트라는 명성이 최고조에 달했을때 여배우들의 급여를 모두 바르게 챙겨주면서 작품을 촬영했었다.
“오닉스 영상의 배우들 사이에서 별 다른 말은 안나오나요? 가령 급여를 제대로 주지 않는다거나.”
“어떻게 알았지? 오닉스 영상에서 난교물에 출연하는 여배우들 중 이름 값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원래 받던 돈의 절반도 못받는 경우가 많다고.”
“그리고 이런 말도 했겠죠. 지금은 돈을 이거 밖에 못주지만 나중에 이 작품으로 명성이 생긴다면 더 챙겨주겠다고.”
“그, 그렇지.”
어떤 업계나 양아치는 늘 존재했다. 그리고 무라니시 고루는 잘나갈때는 양아치가 아닌 척 하는 사람이었지만 힘들어질때면 여지없이 양아치 근성을 드러내던 사람이었다.
‘그런걸 못하게 막으려고 했는데… 내가 AV 업계에서 잠시 떠나 있는 사이에 바로 일을 저질러 버리네.’
호사카가 회귀 하기 전에는 이런 무식하고 격렬한 AV가 시장을 점령하고 있었다. 이런 풍조는 계속 발전해서 페키(Fakky)라는 회사에서 정점을 찍었다.
그리고 이 회사가 여배우를 강간하는 일까지 벌였다. 여배우 중에 돈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고 어떤 여배우는 직장과 항문이 파열되기까지 했다. 학력이 떨어지는 AV 배우가 알아보기 힘든 계약서를 통해서 배우를 속이고 법적으로 구속했다.
이 회사는 나중에 재판에서 리얼한 리액션을 찍기 위해서 이런 방법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추악하고 믿기 어려운 말이었다.
호사카는 예전에 리얼한 섹스를 찍기 위해서 츠지 미유를 속여 몰래 카메라로 촬영을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도 절대 여배우가 힘들어할만한 섹스는 하지 않았었다.
‘그런 일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되지.’
이 회사의 작품을 보던 사람들은 그 회사의 강간, 감금, 스너프 시리즈가 모두 실제였다는 것을 알고 큰 충격을 받았다. AV 업계에서는 이 회사가 재판으로 처벌을 받고 나서야 자정 작용이 일어났다. 그리고 AV 업계가 정상적으로 돌아오고 팬들의 마음을 얻기까지는 다시 오랜 시간이 걸렸다.
호사카는 회귀 전의 AV 업계의 역사를 떠올려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니, 내가 노력을 해서 AV 업계를 바꾸려고 해도 원래 역사대로 돌아가려고 하는건가?’
그리고 호사카는 무슨 신이 있어서 세계를 원래 역사대로 돌리려고 하더라도 저항할 생각이었다. 그가 1억엔 섹스 토너먼트를 만듬으로서 세계가 원래 역사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AV 업계도 얼마든지 바르게 운영될 수 있다고 믿었다.
어떤 컨셉이든 배우의 허락 아래 연기로 촬영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 믿었다.
“무라니시 고루가 다시 주도하고 있는 이런 AV는 오히려 업계를 죽일 겁니다.”
이시이 준은 무라니시 고루의 방법이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 전략이 효과적이란 것은 인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극적인 것을 좋아해. 사람의 아이디어는 한정적이지. 결국 단순무식하게 작품을 찍어내는게 더 판매량은 더 좋을 수 밖에 없어.”
“아니요. 사람의 아이디어는 무한합니다. 노력을 안한 것 뿐이에요.”
이시이 준은 자신의 말을 정면으로 반대하는 호사카의 태도가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호사카가 보여준 작품을 보면 반박할 말이 없었다.
“그럼 호사카 군은 다음 작품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나?”
이시이 준은 호사카가 그의 말대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져와서 돈을 벌어다 준다면 아무래도 좋았다.
“일단 기존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것부터 하죠. 제가 1억엔 섹스 토너먼트에서 발굴한 아이디어를 개별적인 시리즈로 만드는거죠.”
호사카는 1억엔 섹스 토너먼트에서 다양한 장르와 컨셉을 만들어내었다. 그리고 이는 무수히 많은 회사들이 카피작을 만들게 했다.
문스톤 기획에서도 1억엔 섹스 토너먼트에서 새로운 컨셉을 먼저 시도했던 여배우들로 같은 컨셉의 시리즈를 만들게 했었다. 하지만 호사카가 진두 지휘를 하지 않아서 그런지 시장의 반응은 열광적이지 않았다. 그냥 수익이 조금 더 나는 수준에 불과했다.
“엉성하더군요. 다들 컨셉의 진짜 의미와 목적은 모르고 겉핥기로 따라하기에 급급하고 있어요. 그렇게 해서는 진짜 AV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죠.”
“그럼?”
“제가 이번에 오시마 타케시 감독에게 배워온 것을 제대로 써먹어 보겠습니다. 벌써 나올게 한둘이 아니네요.”
하마사키 아이로 캬바걸을 꼬셔서 2차를 가는 컨셉을 다큐멘터리처럼 찍는 것도 좋았다. 마코토 미유키로 여왕님 컨셉이나 성노예 컨셉도 계속 이어나갈만했다. 쿠도 히로미의 로리 컨셉이나 츠지 미유의 건강한 육체로 보여주는 다양한 체위 컨셉도 있었다. 호사카는 지금 당장 생각나는 컨셉을 말하는 것만으로 최소 3달 동안은 매일 같이 섹스를 할 수 있는 스케줄이 만들어졌다.
호사카의 자신감 넘치는 설명을 듣는 것만으로 이시이 준은 회사의 매출이 급상승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마이 유마는 급히 펜과 노트를 꺼내어 호사카가 말한 것을 일일이 적기 시작했다. 여배우들의 스케줄을 확인하여 촬영 일자를 잡는건 그가 해야 할 일이었다.
“이런 식으로 좋은 기획이 있으면 배우를 괴롭히지 않더라도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드리고 싶군요.”
“좋은 작품?”
“그렇죠. 창작을 하는 사람들을 핍박하는 업계는 오래가지 못가는 법이거든요. 그냥 단기로 돈을 벌고 이 바닥을 뜰 생각이 아니고서야… 저는 늙어서 촬영 중에 심장마비로 죽을때까지 AV 일을 하고 싶거든요.”
섹스를 하다가 죽는 것. 호사카는 그게 남자로서 최고의 죽음이라 생각했다. 물론 실제로 그러지는 않을 예정이었다. 자신을 상대하던 여배우에게 큰 트라우마가 될테니까 말이다.
이시이 준은 눈을 날카롭게 빛내었다. 지금 호사카가 말하는 것은 단순히 한 기업을 운영하는 사업가의 마인드를 넘어선 것이었다.
“역시 내가 사람은 잘 봤군. 자네는 정말 미친놈이야.”
이시이 준은 소리를 내서 웃었다.
이마이 유마는 이 둘의 대화를 따라잡지 못했지만 대충 감만 잡고 있었다. 그리고 이시이 준이 말했다.
“하지만 그 정도 아이디어는 미봉책이란 것을 알고 있겠지? AV 팬들은 늘 새로운 것을 원하지. 더 자극적인 것을 원하는 것처럼. 기존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네.”
“네, 알고 있습니다. 회장님.”
호사카는 일본으로 돌아온 이후에 계속 생가하고 있던 아이디어를 꺼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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