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5화 〉 155화 일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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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호사카가 예상한대로 PD는 호사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들어주었다. 그만큼 호사카와 무라니시의 대결은 새로운 화제가 되고 있었다.
호사카는 방송에 자주 출연하지 않는만큼 방송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리고 이번에 그가 노리는 것은 바로 팬들에게 추억을 만들어 주는 것이었다.
‘무라니시 고루는 유명하기 때문에 팔리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것을 내가 따라가면 패배할 뿐이야.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좋은 AV만 만들어도 판매량이 알아서 늘지는 않지.’
결국 호사카도 나름의 방법으로 마케팅을 해야 했다. 호사카가 노리는 것은 팬심이었고 팬심을 만드는 가장 효과 좋은 일은 추억을 만드는 것이었다.
어린 시절에 한 야구 선수가 친절하게 사인을 해준 것만으로 평생 야구 팬이 되는 일은 흔히 있었다. 호사카는 그걸 AV에도 적용을 해볼 생각이었다. 이는 팬과 호사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었다.
“그리고 미리 방청객들에게 제가 출연을 한다는 것을 알리고 축제처럼 만들어보죠.”
“그것도 좋은 생각이에요.”
“만약 문스톤 기획의 도움이 필요하면 마케팅 부서에 연락해보세요. 저희 팬을 모으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겁니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 지났다. 회사의 높은 사람이 된다는 것은 좋은 일이었다. 비록 호사카가 이시이 준의 후계자가 되었다는게 비밀이라고 해도 그는 회사의 실세였다. 호사카가 아이디어를 대충 툭툭 던져놓으면 많은 일이 알아서 처리되었다.
뉴욕 하츠의 촬영일이 되었다.
호사카는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촬영 스튜디오의 어두운 구석에서 방청객들이 입장을 하는 것을 구경했다. 남자뿐만이 아니라 간간이 여자들도 있었다. 젊고 섹스를 잘하며 영화계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으니 여자팬들이 생긴 것이다.
뉴욕 부츠의 개그맨들도 호사카의 곁으로 와서 말했다.
“정말 호사카 감독님의 수완은 대단하네요. 처음에는 AV를 좋아하는 사람을 열광시키더니 이제는 사람들을 팬으로 만들고 있네요.”
“당연하죠. 방송국이나 AV나 결국 팬 장사 아닙니까. 그건 그렇고 오늘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문스톤 기획에서는 오늘은 방청객을 호사카의 열혈팬으로 만들 생각이었다. 그래서 방송 촬영 외에도 방청객에게 다양한 이벤트를 할 예정이었다.
“촬영 외에도 간단히 팬미팅을 할 시간을 주고. 악수회도 하고. 촬영도 하고 그런거죠.”
“방송국에서도 많이 도와주셨네요.”
“하하. 저희가 호사카 감독님 덕분에 얻는 시청률이 얼마인데 이정도는 해야죠.”
방송국은 이미 아이돌 팬들을 관리하면서 이런 일에 요령이 있었다.
호사카는 잠깐 생각을 하다가 방청객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이들은 그냥 방청객 아르바이트를 위해 그리고 방송을 구경하기 위해 온 사람들이 아니었다. 방송국과 문스톤 기획에서 진짜 호사카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을 모아서 부른 것이었다. 호사카는 자신을 위해서 이렇게 모여준 사람들에게 잠깐 감사의 인사라도 하고 싶었다.
방청객들은 처음에는 호사카가 자신들 사이로 들어오고 있는 몰랐다. 그러다가 한 여자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호사카를 알아보았다.
“호사카 감독님!”
그리고 소란이 일어났다. 남녀 할 것 없이 호사카를 향해 환성을 질렀다. 호사카는 순간 귀가 머는 줄 알았다. 그리고 호사카는 손을 들어 사람들의 환호소리를 멈추었다. 그리고 그는 크게 소리쳐 말했다.
“오늘 이렇게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에요!”
“초대해줘서 고마워요!”
사람들은 저마다 웃으면서 호사카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호사카는 팬들이 크게 웃고 있는 것을 보자 돈이나 성공을 떠나서 이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최고의 하루를 선물하고 싶어졌다.
호사카는 사람들에게 악수를 해주면서 촬영 세트까지 걸어갔다. 그리고 PD는 재빨리 카메라를 작동시켜 이 모습을 찍었다. 방송 작가들은 빨리 뉴욕 부츠 개그맨들에게 방송을 시작하라는 신호를 보내었다.
세트장을 올라서기 전에 호사카는 뒤로 돌아서 자신을 보기 위해 모인 방청객을 바라보았다. 모든 남녀가 선망의 눈빛으로 자신을 보고 있었다. 남자는 존경의 눈빛으로 여자는 욕망의 눈빛을 하고 있었다.
‘나쁘지 않군.’
PD가 센스가 좋은지 한쪽 스피커에서 뉴욕 하츠의 오프닝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디지털 음이 섞인 경쾌하고 젊은 느낌의 음악이었다. 호사카의 이미지와 잘어울렸다.
뒤에서 뉴욕 부츠의 개그맨은 조용히 이 광경을 보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도 팬들의 환호를 받는 호사카의 모습이 얼마나 방송상으로 멋진 모습인지 알고 있었다. 유쾌한 변태 아저씨 무라니시 고루와는 또다른 모습이었다.
호사카는 방청객 1열에 서서 자신에게 손을 뻗고 있는 한 여자를 보았다. 20대 중반 정도 되어보이는 평범한 여자였다. 당장 문스톤 기획에서 사무원으로 일하는 여자라고 해도 그럴 수 있겠군 하고 넘어갈 정도로 평범하게 생겼다. 그럼에도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호사카를 만났다는 사실로 에너지가 넘쳤다.
호사카가 손을 뻗어서 그녀에게 악수를 해주자 그녀는 넋이 나가서 올려다보았다.
“와….!”
호사카는 씨익 웃으면서 말해주었다.
“저를 보기 위해서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자는 호사카가 악수를 해주며 말을 걸어주자 긴장이 조금 풀렸는지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주고 받았다.
“안녕하세요! 저도 이번에 일반인 참가에 신청했는데 아쉽게도 뽑히지는 못했어요! 다음에는 당첨될 수 있을까요?”
“당연하죠. 지금 카메라에 당신의 얼굴이 잡히지만 않았다면요. AV에 출연했다는 사실만으로 욕하는 저능아들이 워낙 많은 세상이라…”
호사카의 말에 모두는 크게 웃었다. 실제로 평범한 얼굴과 몸매로 AV 여배우를 한다고 하면 호사카는 반대하는 편이었다. 돈을 많이 못번다면 세상의 욕을 먹어가며 AV 배우를 할 이유가 없었다. 사오토메 리오 정도로 기술이 뛰어나지 못한다면 그냥 헐값에 AV 몇 편을 찍고 끝나는게 이 바닥이었다.
‘뭐, 어쨌든 분위기가 좋으니 상관이 없나.’
호사카는 그녀를 가볍게 안아주면서 귀에 속삭였다. 호사카의 팬으로서 방청객 참가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욕을 먹을 수 있는 세상이었다. 그런 팬은 더욱 잘해줄 필요가 있었다.
“방송이 끝난 후에 저를 찾아오신다면 좀 더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드리죠. 방송국 제작진에게는 미리 말을 해둘게요.”
“꺄아아!!”
여자는 크게 환호성을 질렀다. 호사카는 그녀가 진짜로 나중에 자신을 찾아오면 원하는 것을 해줄 생각이었다. 그는 평범하게 생겼다고 해서 가리는 남자가 아니었다. 오히려 매일 미녀들과 섹스를 하다보니 가끔은 진짜 일반인과 하는 것도 별미로 느껴질 것 같았다.
호사카는 이제 촬영 세트로 올라갔다. 이미 오프닝 음악은 몇번이고 반복이 되고 있었다. 호사카가 올라오는 것을 보고 뉴욕 부츠 개그맨들은 호사카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일본의 자랑스러운 AV 감독! 호사카 켄토입니다!”
그들은 마이크를 쥐고 있었고 방청객 구석구석까지 그 목소리가 전해졌다. 팬들은 다시 한 번 환호를 보내주었다.
개그맨들은 현장의 분위기가 좋은 흥이 났다. 애초에 호사카가 애드립으로 시작한 일이었다. 그들은 기껏 준비해온 행사 순서를 모두 뇌 속에서 지워버리고 애드립을 하기 시작했다.
“호사카 감독님! 팬분들이 이렇게나 많을지는 몰랐네요.”
“저도 이 정도일줄은 몰랐습니다.”
다시 한 번 팬들이 호사카의 이름을 부르며 환호했다.
“이렇게 된 이상 팬미팅을 좀 땡겨보죠. 지금 가장 눈에 띄는 팬을 불러서 팬미팅을 해보는건 어떤가요?”
호사카는 잠깐 고민을 했다. 지금 개그맨들이 하는 생각이 무엇인지 눈에 보였다. 여자 팬 하나를 올려서 인터뷰를 하려는 것이었다.
‘음… 좀 위험한가.’
만약 일반인 여자가 방송에 대놓고 나와서 호사카가 좋다고 말하고 흥분을 주체하지 못해서 호사카와 섹스를 하고 싶다고 말한다면? 간단히 취업에 큰 문제가 생길거고 주변 사람들에게 왕따를 당할 가능성이 매우 컸다. 게다가 정신 나간 남자들이 성희롱을 할수도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호사카가 일반인들과 AV를 찍을때 그 신상을 노출하지 않기 위해서 노력한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스튜디오의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찬물을 끼얹기가 좀 그랬다. 호사카도 이제 방송 짬밥을 많이 먹어서 이렇게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게 얼마나 어려운지 그리고 이런 분위기가 얼마나 좋은 방송을 만들 수 있는지 알았다.
‘뭐, 나중에 일반인에게 설명을 다하고 편집을 할지말지 선택해야겠군. 녹화 방송이라 다행이네. 뭐, 그래서 갑자기 이렇게 촬영이 시작된 것이기도 하지만.’
호사카가 작게 고개를 끄덕여서 허락을 하자 개그맨들은 신이 나서 방청석으로 향했다. 팬들은 서로 뽑히기 위해서 손을 위로 하고 있었다.
‘어떤 사람을 뽑아야 방송이 가장 핫해질까.’
정답은 뻔했다. 젊고 예쁜 여자. 그런 여자가 방송에 출연을 했을때, 호사카와 재미있는 썸씽이 일어나면서 시청률이 껑충 뛸 것이었다.
두 개그맨은 굳이 방청객 깊은 곳으로 들어가 가장 예쁜 여자를 잡고 나왔다. 분위기가 워낙 올라 있어 여자도 거리낌 없이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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