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도쿄 섹스킹 야동 만드는 남자-167화 (167/551)

〈 167화 〉 167화 카이샤쿠

* * *

뉴욕 하츠 PD의 말대로 호사카는 쿠도 미호와 금방 만날 수 있었다. 쿠도 미호와 호사카는 비밀리에 교외에 있는 술집에서 만나기로 했다. 이시이 준의 도움으로 예약을 할 수 있던 곳이었다. 기업의 사장이나 고위 관료, 정치인들이 회원제로 이용할 수 있는 술집이었다.

각 방에는 작은 일본식 정원이 마련되어 있었고 한번 방에 들어가면 누구의 신경을 쓰지도 않고 비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이었다.

호사카는 그곳에서 추천하는 안주와 술을 먹고 마시면서 쿠도 미호를 기다렸다. 작은 화로에 온갖 소고기를 올려서 구워먹을 수 있었고 신선한 회가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었다. 작은 정원에는 작은 개울이 하나 흘러가고 있었는데 물소리를 들으면서 술을 마시고 있으니 기다리는 시간이 전혀 지겹지 않았다.

혼자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으니 기모노를 입은 여급이 여자 하나를 안내하고 들어왔다.

호사카도 얼굴을 익히 알고 있는 쿠도 미호였다.

머리를 화려하게 부풀리고 화장을 진하게 한 상태였다. 텔레비전에서 봤을때는 청순 섹시한 이미지였는데 지금은 퇴폐적인 섹시미를 보여줄 뿐이었다. 일본의 아이돌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외국의 락가수 같았다.

가죽 재킷에 흰색 반팔티를 입고 짧은 치마를 입고 있었다. 그녀는 짧은 치마를 입고 있었지만 행동을 전혀 조심하지 않았다. 대충 호사카의 앞에 양반다리로 앉았는데 팬티가 그대로 보였다. 팬티도 검정색이었다.

“진짜 호사카네. 그리고 팬티 좀 그만보지?”

“보이는걸 어떻게 하나. 그리고 남자는 모두 여자 팬티 보는걸 좋아한다고.”

쿠도 미호는 자신이 싸가지 없이 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치는 호사카가 마음에 들었는지 호탕하게 웃었다. 그리고 그녀는 빈잔에다가 호사카가 먹던 술을 가득 부어서 단번에 마셨다. 그리고 나서 작은 화로에서 굽고 있던 고기를 한입에 넣고 먹었다.

“크아. 비싼 집은 다르긴 다르네.”

“많이 먹어. 내가 살거니까.”

“역시 호탕하시네. AV쪽이 돈을 많이 번다더니 진짜인가봐. 아이돌은 백날해봐야 소속사에서 다 떼가면 뭐 남는 것도 없는데 말이야.”

호사카는 쿠도 미호가 안주와 술을 먹고 마시는 것을 잠깐 구경했다. 그녀는 가죽 재킷까지 벗고 술을 마시고 있었다. 흰색 반팔티에서 가슴 부분이 불긋 솟아 있었다. 브래지어를 하지 않은 것이다.

그녀의 배가 대충 차 있는 것을 보자 호사카는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다.

“성격. 원래 그런거야?”

“뭐가.”

“싸가지 없는 것.”

“하하. 뭐래.”

쿠도 미호는 이름 모를 생선의 회를 간장에 찍어 먹으면서 자신의 성격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회는 씹을수록 단맛이 났다.

“사춘기때 엄마 때문에 아이돌이 되고 밤낮 없이 굴려지면 보통 이런 성격이 되지 않나? 차에서 자고 일어나면 알지도 못하는 지방의 행사장이야. 거기서 춤추고 노래하고 다시 차에 타면 다른 곳으로 가야 해. 방송이라도 한번 나가면 청순한척 귀여운척 아무것도 모르는척 해야 하고. 만약 조금이라도 진짜 성격을 보이려고 하면 당장 촬영 중단에 편집이지. 이런 환경이면 어떤 애새끼라도 나처럼 된다고.”

쿠도 미호는 슬슬 배가 부른지 가죽 재킷에서 담배를 하나 꺼내었다. 그리고 화로의 불로 담배불을 붙이고는 길게 한모금 빨았다.

“맛깔나게 빠네.”

“당신도 한 모금 할래?”

“아니. 담배는 몸에 안좋으니까.”

호사카는 회귀 전에 담배도 했었다. 하지만 담배는 술보다 더 끊기 힘들기 때문에 이번 생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

호사카는 쿠도 미호의 성격을 파악했다. 그녀는 항상 억눌리면서 살아왔고 이번에 담배 피는 것이 들켜서 모든 방송에서 하차 당하자 참았던 것이 폭발한 것 같았다.

쿠도 미호는 담배까지 모두 피운 다음에야 본 이야기에 들어갔다.

“자, 그럼 왜 나를 보자고 했는지 맞춰볼까?”

“그러던가.”

“AV 한번 찍어보자는거지?”

“응.”

어차피 호사카의 목적은 하나였고 그것을 굳이 숨길 필요도 없었다. 머리가 있는 여자라면 호사카의 의도를 알기 쉬웠다. 그리고 쿠도 미호가 호사카의 의도를 알아차린 이유는 하나가 더 있었다.

“얼마전에 무라니시 고루라는 아저씨가 나를 찾아왔어.”

“역시.”

호사카가 냄새를 맡을 수 있다면 무라니시 고루도 쿠도 미호의 상품성을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었다.

“이번에는 내가 한번 맞춰볼까?”

“그러던가.”

“무라니시는 돈가방을 내밀었을거야. 영어 단어를 섞어서 있어보이는 말투로 설득하려고 했을거고.”

“어떻게 안거야?”

“무라니시가 예전에 나한테도 같은 제안을 한적이 있거든.”

쿠도 미호는 방이 울릴 정도로 크게 웃었다. 웃음이 끝날때쯤에 그녀는 눈물을 흘리고 있을 정도였다.

“그 사람은 여전히 설득을 못하네.”

세상 대부분의 사람은 큰 돈이면 설득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돈으로 설득하지 못할 수 있었다. 큰 꿈을 가지고 있는 호사카가 그랬다. 그리고 평생 자신을 옥죄고 있던 감옥에서 막 탈출한 쿠도 미호가 그랬다.

호사카는 쿠도 미호의 태도에서 그녀가 무라니시 고루의 제안을 거절했음을 알았다.

“자. 그럼 당신은 나를 어떻게 설득할지 궁금해지는데? 일단 유머 감각에서는 합격이야. 무라니시보다는 재미있는데?”

쿠도 미호는 영 이상한 유머 감각을 가지고 있는게 틀림없었다. 호사카는 평생 자신이 유머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게다가 말빨 하나로 예능 방송을 종횡무진하고 있는 무라니시 고루보다 고평가를 받을줄은 몰랐다.

“그럼 먼저 너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여자는 원래 점 보는 것을 좋아했다. 타로, 운수 등에 돈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쿠도 미호는 호사카의 자신만만한 태도에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좋아. 말해봐.”

“너 같은 아이돌의 끝은 뻔하지. 자숙을 하고 있다가 남자와 노는 모습이 찍혀서 완전히 나락으로 가거나. 몇년동안 자숙을 한다음에 다시 연예계로 복귀를 하지만 이미 더 어린 아이돌들이 자리를 잡았을거고 너는 웃음거리만 되겠지. 다시 청순 컨셉은 무리겠고. 쎈 컨셉으로 가야할건데 그것도 성공하기는 힘들겠지. 원래 대중들은 쎈 척하는 여자는 좋아하는데 진짜 쎈 여자는 별로 안좋아하거든.”

연예계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예측할 수 있을만한 내용이었다.

“내가 연예계로 복귀한다고? 그 지긋지긋한 곳을? 나 벌어놓은 돈 많아. 그냥 이대로 놀고 먹을 생각인데?”

비록 소속사와 매니저 역할을 해주던 친어머니에게 많은 돈을 빼았겼지만 그녀도 아이돌 중에 탑급에 위치했던 여자였다. 먹고 살 돈은 충분했다.

“네가?”

하지만 호사카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그는 손가락으로 쿠도 미호가 걸치고 있는 옷과 장신구를 하나하나 가리켰다. 하나같이 백화점에서 VIP에게만 제공하는 명품이었다.

“아주 자동차 하나를 입고 다니면서 말이야. 그리고 아직 몇번 입지도 않은것 같은데?”

어린 시절에 성공한 사람이 돈을 물쓰듯이 쓰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그리고 한번 커진 씀씀이는 쉽게 줄어들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 나이에 성공했다가 나락에 떨어진 연예인, AV 배우들이 은퇴를 번복했다.

“그냥 일반인처럼 살면 평생 일을 하지 않고도 살 수 있겠지. 하지만 네가 그럴 수 있을까?”

쿠도 미호는 기분이 나빠졌다. 호사카의 예측은 너무 리얼했다. 정말 그의 말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질 것 같았다.

“게다가 넌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고 싶잖아. 얌전히 살수는 없을걸. 그리고 대중은 탑급의 연예인이 떨어지는 것을 좋아하지. 네가 남자와 손을 잡고 걷기만 해도 파파라치들이 그 사진을 찍어서 팔거야.”

“젠장! 그럼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쿠도 미호는 버럭 화를 내었다.

그녀는 순진한 꿈을 꾸고 있었다. 이제 아이돌의 제약에서 벗어났으니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편하게 술집에 가서 친구들과 놀고 싶었다. 마음에 드는 남자가 있으면 데이트도 하고 섹스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도 어린 시절부터 연예계에 있던 사람이었고 연예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있었다. 그곳은 돈벌이가 된다면 무엇이든 하는 사람들이 모인 지옥 같은 마굴이었다.

호사카는 그녀에게 잡지 하나를 툭 던졌다. 쿠도 미호는 자신이 담배를 핀 사진이 실려있을까봐 눈을 질끈 감았다.

“세상이 너만 보고 있는건 아니야. 네 사진은 하나도 없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봐.”

쿠도 미호는 살며시 눈을 떴다. 잡지의 표지에는 호사카가 한 SUV 차량에서 호사카가 내리는 모습이 나와 있었다. 그리고 사진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검고 붉은 글씨로 써져 있었다.

­유명 AV 감독. 호O카 켄토! 라이벌 회사의 미모의 여배우와 밀회!

호사카의 눈을 검은 칠을 했고 이름에 일부를 지웠지만 일본에 사는 누구라도 이것이 호사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여배우가 후지사키 리코라는 것도 모두가 알 수 있었다.

호사카는 담담하게 설명했다.

“그래. AV 배우는 모두가 욕을 하는 직종이지. 하지만 그 덕분에 장점도 있어. 봐봐. 야외에서 섹스 좀 했지만 여전히 방송국에서는 나를 찾잖아?”

“그건 당신이 남자라서 그런거 아니야?”

“병신 같이 이런 일을 남자 여자 나눠서 생각하지마.”

호사카는 특정 성별이라서 차별을 받았다는 말을 좋아하지 않았다. 80년대 일본에서는 분명 남자라서 또는 여자라서 차별을 받는 일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보통 온갖 문제에 다 이런 말을 지껄이곤 했다. 심지어는 길을 가다가 돌에 넘어져도 성별을 탓할 년놈들이었다.

“만약 쿠로키 하루가 담배를 폈다면 뭐가 문제가 생겼을까? 쿠로키 하루가 다른 연예인을 꼬셔서 섹스를 했다면 문제가 되었을까?”

쿠도 미호는 답할 수 없었다. 그녀가 생각해도 정답은 명확했다.

“아니! 아무도 신경 안썼을걸? 아, 그랬네. 이러고 넘어갔겠지. 아니아니. 오히려 더 좋아했을수도 있을걸? 당당한 여성!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여성이라고 말이야!”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