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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섹스킹 야동 만드는 남자-184화 (184/551)

〈 184화 〉 184화 1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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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니시 고루의 죽음은 뉴스에서 몇마디 말로 끝이 났다. 그가 AV로 전일본을 뒤흔들었던 것을 생각하면 굉장히 초라한 끝이었다.

‘역시 끝이 중요하지.’

호사카는 영화판에서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관객이 표를 사게 하는 것은 예고편이지만 관객에게 기억되게 하는 것은 엔딩 장면이라는 말이었다. 인생도 그것과 비슷했다. 결국 어떤 인생을 살아도 엔딩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존경했고 또 적대했던 무라니시 고루의 인생은 호사카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와 별개로 가장 큰 경쟁자가 사라지니 호사카는 일본의 AV 1인자가 되었다. 호사카는 그다지 기쁘지 않았다. 정당한 경쟁이 아니라 상대방의 반칙패로 승리를 얻은 느낌이었다.

‘겨우 이런 기분을 위해서 지금까지 노력한 것은 아닌데.’

호사카는 몸을 단련하고 식단을 유지하고 뛰어난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영화판에 가서 연기와 촬영에 대해 공부를 하고 AV 명작을 계속해서 만들었다.

일본의 남자들은 호사카를 존경했다. 여자들은 호사카를 궁금해 했다.

호사카가 문스톤 기획에 출근을 하자 모든 직원과 여배우가 호사카에게 한마디씩 말을 걸었다.

“이제 더 올라갈 곳이 없네요!”

“하하. 이제 문스톤 기획의 천하 아닙니까.”

“호사카 감독님, 축하드려요!”

호사카는 쓰게 웃었다. 무라니시 고루가 죽어 마땅한 악인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었다. 다만 그의 죽음을 축하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시이 준은 호사카에게 다가와서 말했다.

“호사카 감독. 기분이 좀 어떤가?”

“싱숭생숭하네요.”

“그럴만도 하지. 인간 관계는 단어 몇마디로는 정의하기 어려운 것이니. 그래도 이제 앞으로의 일을 생각해 봐. 과거는 과거고. 미래로 나아가지 않으면 퇴보할 뿐이니까.”

이시이 준도 나름 도색 잡지에서 1인자의 자리를 차지하고 그 후에 이런 저런 경험을 한 사람이었다. 그의 조언은 호사카에게 도움이 되었다.

“어찌되었건 왕관이라도 하나 만들어줘야겠군. 도쿄 AV킹이 되지 않았나. 아니 섹스킹이라는 단어가 더 입에 붙는군.”

“하하. 회장님. 그런 부끄러운 별명은 붙이지 마세요.”

“뭐가 부끄러워. 그게 사실인데.”

호사카는 회장과의 짧은 대화를 마치고 문스톤 기획의 건물을 어슬렁 거리며 다녔다.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기 위해서는 현재를 바라볼 필요가 있었다.

촬영 스튜디오에 들어가니 이마이 유마가 AV 2팀을 이끌고 열심히 촬영을 하고 있었다. 여러 세트가 만들어지고 만들어졌고 해체되고 있었다. 완성된 세트에서는 남자와 여자가 섹스를 하고 그것을 카메라로 찍고 조명으로 비추고 소리를 녹음하고 있었다. 스튜디오 한 구석에는 허기진 배우를 위한 음식이 가득 있었다. 섹스는 칼로리를 많이 소모하는 행위였다.

호사카가 그곳으로 가자 쉬고 있는 여배우들이 호사카를 반겼다.

“아, 오셨어요? 감독님?”

“뭐야. 오늘 다들 쉬는거야?”

“쉬는 날인데 놀러온 사람도 있고. 촬영 중에 잠깐 쉬는 시간인 사람도 있고. 그렇죠.”

하마사키 아이와 마코토 미유키는 제각각 자신을 따르는 여배우를 모아서 여왕벌 놀이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서로 경쟁을 하면서 상대 파벌을 무너뜨리기 위해 회사 분위기를 안좋게 만들지는 않았다. 두 여자는 결국 자신의 권력의 기반은 호사카라는 것을 잘 알고 호사카가 여배우끼리 다투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을 잘알았다. 오히려 두 여자의 파벌은 새로 들어오거나 어디에도 끼지 못하는 여배우들에게 다가가 함께 놀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또한 오닉스 영상에서 최근에 문스톤 기획으로 이적한 후지사키 리코도 작은 파벌을 만들어 이적한 여배우들이 문스톤 기획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

쿠도 히로미와 사오토메 리오는 나름 여배우들의 멘토 역할을 해주고 있었다. 연기력이 모자란 여배우들은 쿠도 히로미에게 향했다. 섹스 기술을 고민하는 여자는 사오토메 리오에게 갔다.

호시노 사키는 쾌활하게 여배우들 사이를 돌아다니면서 대화를 하고 있었다. 츠지 미유는 최근에 납치까지 당했지만 회사로 매일 출근해서 다른 여배우를 챙겼다. 이 두 여배우는 이제 문스톤 기획의 고참 배우가 되어서 후배를 이끄는 위치가 되어있었다.

전직 탑아이돌이고 성격이 모난 쿠도 미호조차도 이제 AV 여배우의 무리에 자연스럽게 섞여서 놀고 있을 정도였다.

“촬영장 분위기가 좋네.”

“호사카 감독님 덕분이죠.”

호사카는 마코토 미유키가 건네주는 초밥을 챙겨먹으며 여배우들과 소소한 대화를 나누었다.

문득 회귀 전의 오닉스 영상에서 일했던 순간이 떠올랐다.

야쿠자들이 험상궂은 얼굴을 하고 촬영장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연기에서 실수한 남자 배우를 협박하거나 때렸다. 예쁜 여자 배우에게 껄떡거리기도 했다. 무라니시 고루는 그걸 그냥 방치했다. 작품만 효율적으로 나와준다면 공포를 수단으로 삼는 것도 서슴치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촬영장 분위기는 개판이었다. 모두는 무라니시 고루의 눈에 들기 위해서 필사적이었다. 남자 배우는 남자 배우들끼리 다투고 여자 배우는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서 온몸을 던졌다.

하지만 지금 문스톤 기획은 그렇지 않았다.

호사카는 회귀 전의 오닉스 영상과 지금의 문스톤 기획의 가장 큰 차이를 알고 있었다. 이마이 유마가 흐뭇한 표정으로 촬영장을 보고 있는 호사카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호사카 팀장 덕분이지.”

“네?”

순간 호사카는 자신의 마음을 들킨 것 같아서 조금 놀랬다.

“호사카 팀장 덕분에 이렇게 좋은 분위기가 유지될 수 있는거라고.”

“다 제 덕분은 아니죠.”

“아니. 나도 성인 영화판부터 지금 있는 곳까지 수많은 곳을 갔지만 결국 윗물이 중요해. 위에 누가 있느냐에 따라서 조직이 달라지더라고.”

이마이 유마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 또한 지금 문스톤 기획이 좋았다. 다른 회사에서 연봉 인상을 말하며 헤드 헌팅을 하더라도 옮기고 싶지 않을정도로 지금 회사가 마음에 들었다.

“여배우들은 호사카 팀장과 촬영을 하면 단숨에 등급이 올라가지. 그냥 판매량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야. 자신도 몰랐던 매력을 발견하고 연기와 섹스는 늘어나지. 그리고 호사카 팀장의 옆에 있는 여자들처럼 되고 싶어서 평소에도 열심히 노력하고 말이야.”

“그런가요?”

“그래. 호사카 팀장 덕분에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진거야.”

호사카는 이마이 유마의 말을 듣고 있으니 부끄러우면서도 마음이 꽉 차는 만족감을 느꼈다. 역시 같은 업계의 사람에게 인정을 받는것은 텔레비전이나 라디오에서 인정을 받는것보다 훨씬 큰 의미로 다가왔다.

“앞으로도 잘부탁해. 호사카 팀장.”

“저도 잘부탁합니다.”

호사카는 다시 한번 촬영장을 훑어보았다. 자기 때문에 문스톤 기획이 이렇게까지 커질 수 있었다는 것은 큰 기쁨이었지만 또한 그만큼의 책임감을 느끼게 했다.

호사카는 자신이 만들어낸 업적을 잃고 싶지 않았다. 무라니시 고루처럼 끝나고 싶지 않았다. 호사카는 이 업적을 더욱 크게 키워서 불멸의 역사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

호사카는 쿠로키 하루를 수소문 해서 만났다. 쿠로키 하루는 무라니시 고루가 죽은 이후에 슬픔에 잠겨 잠적했다는 이야기만 떠돌았다. 사설 탐정을 고용하여 약간의 돈을 쥐어주고 시간이 많이 흐른 이후에야 호사카는 쿠로키 하루를 만날 수 있었다.

쿠로키 하루는 허름한 주택에 머물고 있었다. 탐정의 말에 의하면 무라니시 고루가 성공을 해서 오닉스 영상의 빌딩을 매입하기 전에 살았던 집이라고 했다.

호사카가 쿠로키 하루가 살고 있는 집의 초인종을 누르고 두 사람이 마주했다. 쿠로키 하루는 깜짝 놀랐다. 그녀는 호사카가 자신을 찾아올줄은 몰랐다.

무라니시 고루가 죽고 모든 대외 활동이 끊어졌다. 가끔 잊혀진 스타를 조명하기 위해서 파파라치들이 동네를 기웃거리기는 했지만 누구도 자신을 찾지는 못했다. 그만큼 쿠로키 하루는 죽은 듯이 지냈다. 그런 그녀도 호사카의 방문은 무시할 수 없었다.

‘따지고 보면 모든게 호사카 켄토에서 시작되었지.’

호사카가 성공을 거두고 무라니시 고루는 변했다. 처음에는 호사카를 인정했고 다음은 경계했다. 마지막에는 두려워했다. 호사카가 있음으로서 무라니시 고루는 점점 잘못된 선택을 했다. 더 좋은 선택을 할 수도 있었지만 무라니시 고루는 자존심으로 나쁜 선택을 골라서 했다.

어떻게 보면 호사카가 무라니시 고루를 죽였다고 볼수도 있었다.

쿠로키 하루는 처연하게 웃으면서 호사카에게 인사를 건네었다.

“오랜만이네요.”

“네, 오랜만입니다.”

호사카는 쿠로키 하루가 자신을 원망한다고 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쿠로키 하루는 꼭 한 번 봐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쿠로키 하루에게 자신은 1억엔 섹스 토너먼트에서 잠깐 어울린 남자일지 몰라도 호사카에게 쿠로키 하루는 특별한 여자였다.

“무슨 일로?”

“먼저 무라니시 감독의 일에는 애도를 표합니다.”

“네.”

둘은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 후에 호사카는 여기까지 찾아온 자신의 의도를 밝혔다. 그는 쿠로키 하루가 자신과 함께 AV를 계속 제작하기를 원했다. 그동안 수많은 여자를 만났고 여자들은 제각각 다양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쿠로키 하루의 재능은 따라가지 못했다.

“앞으로는 어떻게 지내실 생각이신가요?”

“그냥. 이 집에서 추억을 되새기면서 시간을 보낼 생각이에요.”

쿠로키 하루는 낡은 현관문을 손을 매만졌다.

이곳은 쿠로키 하루가 가장 사랑했던 남자를 추억할 수 있는 집이었다. 이 집에는 젊은 날의 무라니시 고루가 살았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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