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9화 〉 209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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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의 축제가 누군가에게는 영화이고 누군가에게는 포르노라는 말은 영리한 답변이었다.
먼저 호사카에게 이 작품이 어떤 분류를 상관이 없었다. 누군가가 기쁨의 축제를 구매하고 그 돈의 일부가 호사카의 호주머니에 공정하게 들어온다는 것이 중요했다. 영화든 포르노든 섹스를 해서 돈을 벌 수 있다면 아무래도 상관이 없었다.
그리고 호사카의 답변은 포르노를 보고 싶어하지만 부끄러워하는 보수적인 미국인에게 딱 맞는 것이었다. 딸치려고 기쁨의 축제를 사고 외부에는 예술을 보기 위해서였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굉장히 현명한 답변이네요. 그럼 다음 질문을 해보죠.”
데이비드 레노는 아직 준비해둔 질문이 많았다. 그 중에는 호사카의 근본적인 약점을 찌르는 것도 있었다.
“호사카 씨. 당신은 일본에서 AV라고 불리는 일본 특유의 포르노 산업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죠. 그런데 미스 허슬러와 손을 잡고 미국에 진출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특히 현재 미국의 포르노 산업은 백인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백인 남자와 여자를 가장 섹시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팩트죠. 동양인이 포르노 산업에 도전한다… 그 어려운 길을 선택한 이유를 묻고 싶네요.”
데이비드 레노의 말은 사실이었다.
80년대 미국에서 어지간히 섹시하게 생기지 않는다면 동양인 남자는 다른 인종의 여자와 데이트 하는 것도 어려웠다. 그런데 호사카가 선택한 것은 데이트보다 어려운 포르노 배우의 길이었다.
“데이비드 씨가 말한대로 백인 여자가 가장 섹시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 백인 여자들과 섹스를 하려면 포르노 스타가 되는게 최고죠. 역시 여자 중에 미국 여자가 최고 아닙니까?”
호사카가 다시 국뽕을 자극하자 방청객들이 환호했다. 방청객들은 이전에 호사카가 주입한 국뽕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자칫 기분 나쁘게 들을 수 있는 말도 그냥 좋게좋게 받아들였다.
“와우. 역시 미국 여자가 제일 이쁘기는하죠.”
“그리고 남자가 섹스를 할때 인종이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그냥 자지가 크게 섹스를 잘하기만 하면 되지.”
“하하. 그것도 맞는 말이군요.”
“일본의 제 AV를 보시는 분은 많이 없으시겠지만 그 작품을 보시면 제가 얼마나 섹스를 잘하는지 알 수 있을겁니다. 그리고 제가 앞으로 미국에서 찍을 작품을 보셔도 알거구요.”
“굉장한 자신감인데요?”
“당연하죠. 저와 촬영을 하는 여배우들은 처음에는 연기로 느끼는 척을 하지만 나중에는 다들 진짜로 느낀다니까요.”
“오, 정말입니까?”
“애액이 모자란 여배우는 속젤이라고 해서 러브젤을 보지 안에 넣어놓는 경우도 많은데 저와 촬영을 하면 그걸 쓸 일이 없죠.”
역시 남자치고 섹드립을 싫어하는 남자는 없었다. 호사카가 남자의 본능을 공략하여 말을 하자 어느 순간부터 데이비드 레노와 방청객들에게 호사카가 동양인이라는 사실은 점점 잊혀졌다.
모두들 바에서 맥주 한잔을 걸치고 서로가 섹드립을 하는 것처럼 대화에 빠져들고 있었다.
“정말 이런 게스트는 처음이군요. 이게 방송에는 얼마나 나갈지 모르겠지만 말이죠. 그럼 호사카 씨의 꿈, 목표는 뭡니까?”
“저는 이미 일본의 AV 업계를 정복한 적이 있죠. 그리고 미국에서도 끝까지 가볼 생각입니다.”
“호오. 그럼 현재 포르노 산업의 제왕이라 할 수 있는 휴스턴 헤프너, 프레드릭 파인더, 레리 레이건을 뛰어넘겠다는건가요? 동양인의 몸으로?”
“당연하죠. 저는 이게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과거에 동양인의 몸으로 슈퍼스타가 되었던 사람도 있구요.”
“누구죠?”
“브루스 초우.”
위대한 무술가이자 액션 영화 배우의 이름이 호사카에게서 나왔다.
그는 1973년에 32세의 젊은 나이로 죽음을 맞이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 이름은 80년대를 넘어서 2000년대 이후에도 남아 있을 정도였다.
동양인의 몸으로 무술이라는 것을 잘모르는 헐리우드에 제대로된 액션의 맛을 보여준 사람이기도 했다.
그의 영화가 얼마나 재미가 있었으면 한 자동차 극장에서 한쪽에는 포르노를 그리고 한쪽에는 브루스 초우의 영화를 틀어놓았는데 모든 사람들이 액션 영화를 보러 갔다는 전설까지 남아있었다.
호사카가 브루스 초우의 이름을 말하자 모든 사람들은 그의 어마어마했던 인기를 떠올렸다.
“그는 동양인의 몸으로 할리우드에 들어와 성공했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그는 뛰어난 무술가고 나는 뛰어난 섹스 마스터란 차이가 있겠네요. 그리고 액션 영화와 포르노라는 차이도. 동양인이라는 공통점에 비하면 그다지 큰 차이도 아니군요.”
호사카의 능글맞은 말에 다시 한번 방청객에서는 웃음소리가 터졌다.
모두들 70년대의 미국은 지금보다 더 동양인이 영화계에서 성공하기 더 힘들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브루스 초우는 해냈다. 그렇다면 호사카라고 불리는 이 눈 앞의 동양인도 가능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사카는 슬며시 웃었다. 그의 의도대로 방송은 진행이 되고 있었다.
방챙객들은 호사카의 이름을 부르며 호응을 하고 있었다. 일부는 아직 불편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대다수의 분위기에 불만을 표출하지는 못했다.
이는 호사카가 정확하게 바라는 풍경이었다. 이를 위해서 방송에 나온 것이었다.
자신을 이방인이라고 생각하는 백인들에게 생각할거리를 던져준 것이었다.
호사카는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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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가 방송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자 츠지 미유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호사카를 맞이했다.
“그게 정말이야?”
“뭐가?”
“한국 사람이라는거.”
“당연하지.”
일본에서는 한국 사람이라는 것이 드러나기만 해도 엄청난 차별을 받기 때문에 호사카는 이 비밀을 끝까지 숨겼다.
“일본에서 별로 좋게 보지는 않을거야.”
지금까지 호사카가 미국에서도 성공을 하며 일본에서는 호사카를 띄워주는 방송을 연일하고 있었다. 일본 방송만 보면 호사카는 미국 포르노 업계의 제왕이 된거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호사카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당당히 밝힌 이상 어마어마한 반발이 나올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었다. 츠지 미유가 말한 것은 굉장히 순화한 표현이었다.
우익 단체에서는 호사카에게 온갖 음해를 할 것이었다. 그리고 왠만한 일본인들도 호사카를 마음에 들어하지는 않을 것이었다.
“뭐 어때.”
그리고 호사카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먼저 돈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호사카는 이미 평생 일을 하지 않아도 놀고 먹을 돈이 있었다.
그가 애정을 가지고 키운 문스톤 기획도 문제 없었다. 이미 호사카는 그 회사의 지분을 꾸준히 매입했고 문스톤 기획은 호사카의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시이 준이 혐한종자라서 지분을 회수하려고 해도 돌이킬 수 없었다.
그리고 호사카는 일본이 날고 기어봐야 결국 미국의 따까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일본의 경제는 몇년 안에 폭망할 것이고 두 나라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당연히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 정답이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호사카가 일본인인지 한국인인지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가 동양인이라는 것만 중요했다.
호사카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밝혀도 손해볼게 없었다. 그렇다면 호사카는 어린 시절 자신을 차별하던 일본보다 한국인임을 밝히고 싶었다.
며칠이 지나고 나이트 쇼가 방송이 되었다. 미국 전역에 호사카의 얼굴이 나갔다.
그리고 호사카는 해외 전화로 문스톤 기획에 전화를 걸었다. 이마이 유마의 직통 번호였다.
“여어. 호사카 팀장.”
이마이 유마의 목소리는 평소와 다름이 없었다.
“이마이 팀장님. 회사에는 별일 없습니까.”
“난리지. 돈이 잘벌려서 난리. 하하하.”
요즘 문스톤 기획은 엄청난 호황을 기록하고 있었다.
기쁨의 축제가 대박이 났다. 그리고 호사카의 제안으로 문스톤 기획의 AV를 미국으로 수출하기 시작했다. 물론 미국에서 팔리기 위해서 모자이크는 모두 제거한 버전이었다.
물론 미국에서는 아직 동양인 여자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았다. 일부 매니아들만 빌리거나 구매를 할 뿐이었다.
미국 수출의 매출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터졌다.
일본 내에서는 문스톤 기획의 모자이크 없는 작품이 수출된다는 소식이 퍼지자 일본 남자들은 노모 AV를 보고 싶어했다. 그리고 호사카의 야쿠자 형님인 이케다 타카하시가 나섰다.
미국으로 수출된 노모 작품을 야쿠자들이 다시 밀수입해서 일본에 팔기 시작한 것이다. 법적으로 문제가 될건 없었다. 문스톤 기획은 일본 내에서는 모자이크를 한 작품만 팔았다. 야쿠자들이 밀수를 하는건 문스톤 기획과 아무 관련이 없었다.
‘총이나 마약을 밀수하는 것보다는 훨씬 좋지.’
호사카는 모자이크를 한다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케다 타카하시의 밀수를 막지 않았다.
덕분에 문스톤 기획의 매출은 매일 상승하고 있었고 문스톤 기획의 지분을 잔뜩 가지고 있는 호사카의 호주머니도 매일 두둑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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