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9화 〉 239화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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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틀린 말은 아니지.”
호사카는 문득 야쿠자였던 시절을 떠올렸다. 남자들은 같은 유흥업소를 가거나 소프랜드를 가면서 우정을 다지기도 했다. 뭔가 나쁜 일을 같이 하면 동료애가 더 생기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바바라 린은 호사카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도 호사카를 싫어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앞으로도 잘나갈 것 같은데, 친하게 지내죠.”
“섹스를 했으니 이미 친해진 것 아닌가요?”
바바라 린은 호쾌하게 웃었다. 이런 점에서도 역시 일본 여자와 미국 여자는 차이가 있었다. 일본 여자는 아무리 털털하다고 하더라도 부끄러움이 일부 남아있었다. 하지만 바바라 린은 겨우 한번 섹스를 한것으로 호사카에 대한 경계를 완전히 풀어버렸다.
리처드 에드워즈는 한마디를 더 했다.
“미국에 있는 포르노 배우 중에 그 누구도 당신처럼 하지는 못할걸. 정말. 오늘 정말 많이 배우는군.”
“리처드, 당신도 가능성이 있어. 열심히 수련하라고.”
호사카는 진심으로 말을 한거지만 리처드 에드워즈는 허탈한 모양이었다. 그도 나름 섹스에는 자신이 있는 남자였다.
그리고 호사카는 자신만이 혼자서 잘나면 결국 이 업계가 후퇴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고 늘 새로운 경쟁자가 나와야 업계는 더욱 발전할 수 있었다.
‘그리고 누가 와도 이길 자신이 있고 말이야.’
그렇게 포르노 배우들의 작은 친목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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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의 섹스쇼는 대대적으로 홍보되었고 비디오로 편집이 되어 미국 전역에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미국 전역에서는 이번 섹스 대결을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한 사람들이 많았다. 어떤 사람은 돈이 없었고 어떤 사람은 시간이 없었다.
그리고 섹스 대결을 본 사람들이 모두 호평을 하는 입소문을 내었다. 입소문은 그 어떤 뉴스보다 빠르게 퍼져나갔다.
비디오는 잘팔렸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판매량이 떨어지지 않고 더욱 잘팔리고 있었다.
호사카와 호시노 사키는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홍보에 참여하고 있었다. 지금은 동부의 라디오 방송이었다. 백인 진행자가 물었다.
“미스터 호사카. 요즘 미국에서 굉장히 핫합니다. 근황이 어떻게 됩니까?”
“미스 허슬러에서 시킨대로 여기저기서 홍보를 많이 하고 있죠. 여기도 홍보를 하러 나온거구요.”
“사업이 아주 탄탄대로군요. 멋져요.”
“만든 상품이 잘팔리고 돈이 벌리는건 항상 좋은 일이죠. 아메리카 드림 아닙니까.”
“하하하. 진짜. 호사카 씨는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보다 더 미국인 같을때가 있다니까요.”
“칭찬으로 듣죠.”
라디오 진행자는 호사카에게 궁금한 것이 굉장히 많았다. 하지만 호사카는 바쁜 몸이었고 질문을 할 시간은 한정되어 있었다. 그는 가장 궁금한 것부터 물어보았다.
“미국에서 인기를 얻은 이후에 일상의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말그대로 스타가 된 것 아닙니까.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저는 일본에서도 스타였는데요. 번화가에 나가면 저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죠.”
“아?! 하하하! 죄송합니다. 도쿄 섹스킹에게 실례를 했군요.”
“뭐, 미국에서는 이름 없는 동양인이었다가 사람들이 알아보기 시작하건 있죠. 길을 걷고 있으면 알아보는 사람들이 꽤나 많습니다. 아, 가끔 저와 비슷하게 생긴 동양인 남자들은 저로 오해를 받아 좋은 일이 생기기도 한다는군요.”
“좋은 일이라면?”
“가끔 저의 실제 실력을 보고 싶어하는 여자들이 있거든요. 물론 가짜를 만나면 실망이 좀 있겠지만요.”
“하하하하! 미국인 입장에서 동양인을 구분하기 좀 힘들거든요.”
“아, 이해합니다. 저희도 백인과 흑인이 잘 구별이 안되는건 마찬가지니까.”
“그나저나 저도 그런 행운이 좀 있으면 좋겠네요. 하하하.”
두 남자는 남자의 대화를 나누었다. 종종 백인 진행자가 인종차별적인 말을 하기는 했지만 호사카는 능수능란하게 그것을 받아쳤다.
백인 진행자는 호시노 사키에게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
“그럼 호시노 사키 씨는?”
호사카는 진행자의 질문을 바로 호시노 사키에게 통역해서 전달해주었다. 그녀는 여전히 기모노를 입고 있었다. 그녀는 기모노를 입고 있으면 움직이는게 불편하다고 싫어했지만 미국인들이 기모노를 입은 모습을 좋아하니 어쩔 수 없었다.
“음. 크게 달라진건 없네요. 아직 영어에 익숙하지 않아 밖에 혼자 나가지는 않으니까. 그래도 회사를 통해서 저에게 접촉하는 사람이 좀 있었어요.”
“어떤?”
“부자들이 저와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면서 거금을 제안하더군요.”
“거금이라면?”
“대충 6자리 숫자라고만 말해두죠.”
6자리 숫자라면 최소 10만달러였다. 돈을 잘번다는 직장인의 연봉에 해당되는 금액이었다. 호시노 사키는 일본에서 잘가나는 AV 배우였고 한달에 연봉을 벌어들이는 여자였다. 그리고 섹스 대결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이후에 하룻밤에 연봉을 벌어들일 수 있는 여자가 되었다.
호사카는 그것을 통역한 다음에 자신의 말도 뒷붙였다.
“아니. 이건 좀 남녀평등의 정신에 위배되는 것 같군요. 저는 저에게 찾아오는 팬이 원하면 공짜로 섹스를 해주거든요. 페미니스트 여러분. 호시노 사키도 공짜로 섹스를 해줘야 한다고는 주장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힘을 내서 저도 같은 돈을 받고 섹스를 하고 싶습니다.”
“하하하. 페미니스트들은 별로 안좋아하겠는데요?”
“어차피 그 사람들은 포르노를 안좋아하니까 상관없어요.”
호사카는 잘나갈수록 입이 풀리는 스타일이었다. 미국에서도 어느 정도 입지가 다져지자 농담도 어느정도 나오기 시작했다.
호사카의 홍보는 이런식으로 계속 이어졌다. 미국인들은 동양에서 온 포르노 배우에게 궁금한 것이 많았다.
호사카는 자신만만하면서도 쿨한 태도를 취했고 이는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캐릭터였다. 호시노 사키도 톡톡 튀는 발언을 많이 했고 기모노를 입고 다니는 것이 좋게 받아들여졌다. 마치 전통과 현대의 혼합 같은 모양이었다.
그렇게 라디오 인터뷰가 계속 진행이 되다가 진행자가 호사카에게 질문을 하나 또 던졌다.
“좋습니다. 오늘 미스터 호사카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아본 것 같군요. 그럼 마지막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지만 시간이 허락하지를 않는군요.”
“좋습니다.”
“호사카 씨는 미국에서 이미 상당한 성공을 이루었습니다. 그럼 그 꿈의 끝은 무엇입니까? 최종 목표가 어떻게 되지요?”
호사카는 잠깐 말을 멈추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후에 말했다.
“저는 일본 AV 업계의 1인자였습니다. 하지만 그 작은 나라에서 1등이라고 거만하게 있는건 좀 우스운 일이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미국에 왔습니다. 세계의 1등 국가.”
진행자는 호사카가 미국을 칭찬하자 박수를 크게 쳐주었다. 그의 반응이 곧 미국의 반응이었다.
“제가 정치나 경제는 잘모르지만 이건 압니다. 최소 10년, 아니 100년 동안 미국이 1등 자리를 놓치지는 않겠죠. 그리고 저는 그 나라에서도 섹스킹이 되고 싶습니다.”
섹스킹. 처음에는 부끄러운 별명이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것보다 호사카에게 명확한 꿈은 없었다.
섹스로 돈을 많이 벌고 잘 사는 것.
여자들에게는 꿈의 남자가 되는 것.
인종이나 국적에 상관 없이 섹스로 최고가 되는 것.
“음… 뭐라고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네요. 멋지지만 뭔가 좀… 병신 같지만 멋지다? 아무튼 호사카 씨의 꿈이 이루어지길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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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는 홍보 일정을 하면서도 섹스쇼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섹스쇼는 이제 미스 허슬러의 최대 수입원이 되어 있었다. 대도시를 옮겨다니며 미스 허슬러의 스트립 클럽에서 섹스쇼를 열었다. 티켓은 비싼 가격에도 불티나게 팔렸다. 그리고 섹스쇼를 촬영한 비디오도 꾸준히 잘나갔다.
호사카는 뉴욕의 미스 허슬러 스트립 클럽에 도착했다. 여기서도 그와 섹스를 할 여자들이 스트립쇼를 하면서 분위기를 후끈 달구고 있었다. 사람들은 큰 환호를 보냈다.
미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호사카가 곧 나올 예정이니 당연한 일이었다.
오히려 호사카와 섹스를 할 여자들이 당황하기 일수였다. 그녀들은 보통 스트립 클럽에서 일을 하다가 큰 돈을 제안받고 하룻밤만 포르노 배우가 된 여자거나 LA 밖에서 활동하는 포르노 배우였다. 섹스쇼는 도시를 옮겨다니며 열렸고 하나의 쇼에 나온 여자가 다른 쇼에 나오는 일은 드물었다. 그런 여자들에게 이런 열렬한 반응은 익숙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리고 호사카는 무대 뒤에서 이 모든 것을 냉정하게 살펴보고 있었다.
‘역시 반응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군.’
여자들에게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큰 반응이었지만 10만명이 넘는 사람 앞에서 섹스를 한 호사카가 볼때는 시원찮은 반응이었다.
성적 자극은 같은 것을 반복하면 점점 무뎌졌다. 그리고 섹스쇼도 대도시를 돌아다니면서 계속하니 조금씩 반응이 떨어지고 있었다. 사람들이 비디오로 뉴스로 잡지로 섹스쇼에 대해서 보고 들으니 생기는 당연한 결과였다.
‘아직 판매량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겠지만.’
판매량이 떨어질 시기는 분명히 다시 올 것이었다. 그리고 이 시기에 새로운 도전을 해서 성공을 하느냐 아니면 현실에 안주해서 점차 퇴락하느냐가 갈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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