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1화 〉 261화 본선
* * *
백만달러 서바이벌의 모든 사람이 모이자 호사카가 중앙으로 나섰다. 그가 이 대회를 만든 사람이었고 심판이었으며 가장 중요한 인물이었다.
모두가 호사카를 바라보았다. 호사카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멘토와 멘티를 선정한 이후에 많은 훈련과 성과가 있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며칠 동안 멘토들은 멘티들에게 포르노 업계의 실전적인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었다. 멘티들은 각자 재능이 뛰어날뿐 포르노에 본격적으로 출연해본적은 없었기 때문에 이런 노하우를 배우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그럼 오늘의 과제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포르노 배우는 역시 포르노 출연을 해야겠죠.”
호사카의 말이 끝나자마자 두 명의 남자 스탭이 테이블을 들고 왔다. 그리고 호사카 앞에 테이블을 놓았다.
테이블 위에는 온갖 포르노 대본이 놓여져있었다. 호사카가 백만달러 서바이벌을 시작하기 전에 AVN에 도전을 할 명작을 만들기 위해서 미스 허슬러의 작가들과 고민을 했던 결과물이었다. 많은 양을 만들다보면 하나는 좋은게 나오겠지라고 생각을 하며 만들다보니 어마어마한 대본들이 만들어졌다.
“여성 참가자 분들은 나와서 자신의 매력을 가장 잘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 대본을 고르세요. 그리고 그 포르노를 촬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여자들은 우르르 달려나와서 대본을 하나씩 빠르게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녀들은 자신에게 어떤 배역이 맞을지 어떤 연기를 할때 자신이 가장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을지 고민했다.
멘토들은 그동안 여자들과 정이 좀 들었는지 뒤에서 응원의 소리를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여자들은 하나씩 대본을 들고 왔다. 대본의 제목은 카메라에 찍히지 않았다. 호사카가 카메라 감독에게 미리 언질을 준 사항이었다.
**
가장 먼저 포르노를 찍게 된 여자는 카메론 먼로였다. 그녀는 ‘신인 여배우’라는 대본을 골랐다. 카메론 먼로의 멘토인 린다 파커는 그 선택을 칭찬했다.
린다 파커는 포르노 업계에서 오랜 세월 활동한 베테랑 여배우였고 어떤 각본이 가장 연기력을 발휘하기 쉬운지 알고 있었다. 바로 자기 자신과 가장 닮은 캐릭터와 상황이 나오는 각본이었다. 카메론 먼로는 린다 파커의 가르침을 훌륭히 이행했다.
‘신인 여배우’의 각본은 마치 카메론 먼로가 몰입하기 쉬운 내용이었다. 포르노 배우로 데뷔를 앞둔 여배우가 자신의 섹스 실력에 불안함을 느끼고 섹스를 잘한다는 남자 감독에게 가르침을 얻는다는 것이었다.
촬영은 시작되었다.
미스 허슬러의 건물 밖에서부터 촬영이 되었다. 린다 파커는 에이전트 겸 매니저 역할을 하며 딱딱해보이는 여성용 정장을 입었다. 그리고 카메론 먼로는 신인 여배우로 핫팬츠와 반팔을 입고 하이힐을 신었다. 카메론 먼로는 당차지만 철이 없는 캐릭터를 보이고 있었다. 사실 이건 연기가 아니라 그녀에게 원래 성격과 비슷한 것이었다.
둘은 미스 허슬러 건물에 들어가면서 소소하게 대화를 나누었다.
“여기서 데뷔작을 내면 앞으로의 일이 편해지는거 알지?”
“네!”
현실과 가상이 어느 정도 섞여 있는 대사였다. 먼저 미스 허슬러를 통해 데뷔한 포르노 여배우는 다른 여배우들보다 더욱 대접을 받는다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리고 미스 허슬러는 대부분의 전속 여배우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렇게 에이전트와 회사를 방문하는 여배우는 거의 없었다. 이는 가성이었다.
하지만 가상이 일부 들어가도 상관 없었다. 거짓말도 진실 사이에 숨겨놓았을때 가장 잘통하는것처럼, 가상과 현실을 섞은 각본은 보는 남자들에게 몰입감을 줄 수 있었다.
두 여자는 미스 허슬러의 회의실로 들어갔다. 잠시 기다리고 있으니 호사카가 선글라스를 끼고 거들먹거리는 태도로 회의실에 따라 들어왔다.
“오랜만이네.”
“네, 오랜만이에요. 감독님.”
호사카와 린다 파커는 정말 매니저와 잘나가는 감독처럼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누었다. 호사카는 자리에 앉으면서 물었다.
“저 여자가 기대한다는 신인인가?”
“네, 카메론 먼로라고 해요.”
여기서는 본명을 썼다. 카메론 먼로는 무명의 모델이자 배우였고 인지도를 쌓기 위해서는 포르노에서 본명을 쓰는게 좋았다. 그녀는 호사카에 웃으면서 말했다.
“카메론 먼로입니다. 만나서 반가워요.”
하지만 현실과 다르게 호사카는 그다지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는 잘나가면서 오만한 감독을 연기하고 있었다. 호사카는 대신 린다 파커에게 물었다.
“외모는 그럴듯하네. 하지만 요즘 포르노 업계에서도 여배우에게 더 많은 재능을 요구한다는건 알고 있지?”
호사카의 말은 사실이었다. 1970년대의 미국 포르노 시장은 외모가 좀 빠져도 카메라 앞에서 다리를 벌릴 용기만 있으면 누구나 배우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 포르노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외모 뿐만이 아니라 자신만의 특별한 무기를 가진 여자들이 포르노 배우로 데뷔를 하기 시작했다. 돈이 되는 곳에 인재가 모여드는 법이었다.
그리고 린다 파커는 눈웃음을 지으면서 호사카에게 요염한 애교를 부렸다. 그녀는 농익은 여자만이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을 잘 선보이고 있었다.
“그건 감독님께서 어떻게 키워주실 수 있지 않나요? 사실 저희 카메론이 얼굴과 몸매는 되는데 섹스가 좀…”
“그럼 연기를 한번 해볼까? 대충 남자 배우에게 박힌다고 생각하고 신음소리를 내면서 표정 연기를 해봐.”
호사카의 요구에 카메론 먼로는 천천히 연기를 하기 시작했다.
개판이었다.
사실 회귀 전의 카메론 먼로는 연기력보다는 외모로 대스타가 된 케이스였다. 연기력도 평균 이상은 되었지만 연기가 쩔어준다는 평을 받은 적은 없었다. 당연히 배우 경력이 짧은 지금은 개판일 수 밖에 없었다.
그녀의 신음 소리와 표정 연기는 어색하기 그지 없었다. 그리고 연기를 못한다는 것은 연기를 못해야 하는 각본에서는 찰떡이었다.
“어휴. 정말 포르노 배우에는 적성이 아니려나. 이런 연기로 어떤 남자가 흥분하겠어!”
린다 파커는 감독 앞이라 조곤조곤 카메론 먼로를 혼내었다. 그리고 그 연기가 너무 진짜 같아서 성격이 활기찬 카메론 먼로는 기가 죽고 말았다.
“그래서 제가 이런저런 포르노를 보여주면서 연습을 시켜도 좀 나아지지가 않더라구요.”
린다 파커는 호사카에게 열심히 영업을 했다. 연기력이 없는 신인 배우를 어떻게든 팔아보려는 의지가 보였다. 그리고 호사카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그 말을 듣고 있었다.
그러다가 린다 파커는 갑자기 생각이 난듯이 말했다.
“아, 그러고보니까 제가 미스 허슬러에 다른 감독님과도 약속이 있었는데… 감독님. 여기 회의실에 잠깐만 저희 배우를 대기시켜도 될까요?”
“뭐, 상관 없지.”
린다 파커는 빠르게 퇴장을 해주었다. 그리고 회의실 안은 정적이 되었다. 카메론 먼로는 아까 혼이 난 일로 여전히 풀이 죽어 있었다.
호사카는 회의실의 구석에 있는 작은 냉장고에서 달콤한 포도 주스를 하나 꺼내서 카메론 먼로에게 내밀었다.
“신인들도 힘들겠군.”
“그렇죠. 하지만 제가 선택을 했으니까 이왕이면 성공하고 싶어요.”
여자 포르노 배우는 시작이 중요했다. 가장 많이 주목을 받고 가장 많이 팔릴 수 있는 것이 신작이기 때문에 신작을 어떤 회사에서 어떤 감독과 시작하는게 향후 포르노 배우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금 카메론 먼로가 보여주는 모습도 현실과 가까웠다.
“하지만 감독님 표정을 보니까 저에게는 기회가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호사카는 카메론 먼로가 아쉬워하는 것을 보고 그녀를 동정하는 듯한 여기를 했다.
“으음. 뭔가 도와주고 싶지만 나도 작품 하나하나가 커리어가 되는 사람이야. 내 작품에 무리하게 넣어달라는 부탁만 아니면 뭐든지 들어주고 싶군.”
그러자 카메론 먼로는 머리를 들고 활기차게 말했다.
“그런거라면 감독님이 저를 도와주실 방법이 하나 있어요!”
“그게 뭐지?”
호사카는 호기심과 경계를 섞은 표정으로 카메론 먼로를 보았다. 카메론 먼로는 특유의 시원한 미소를 지으며 두 눈을 빛내고 있었다.
“매너지가 말했어요. 감독과 섹스를 하면서 섹스 연기를 배우는게 최고라고. 사실 저는 아직 오르가즘을 경험해본적이 없어요. 그래서 연기를 못하는게 아닐까요. 감독님이 저에게 연기 지도를 해주시면 좋겠는데.”
카메론 먼로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호사카에게 슬쩍 다가왔다. 그녀의 표정이 호기심으로 가득찼다. 카메론 먼로는 실제로 아직 호사카와 섹스를 해본적이 없었고 도쿄 섹스킹이라고 불리는 그와의 섹스가 기대되고 있었다.
“내가?”
“감독님이라면 믿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카메론 먼로는 호사카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자신의 옷을 하나씩 벗기 시작했다. 작지만 모양이 이쁜 가슴, 잘록한 허리, 서양인 특유의 섹시한 엉덩이, 길고 가는 다리가 드러났다.
“아니면 저로는 모자란건가요?”
카메론 먼로는 마치 모델처럼 당당하게 호사카의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호사카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녀 같이 섹시한 미녀가 섹스를 해달라고 하는 것이다. 포르노 촬영이 아니더라도 모자란 부분은 하나도 없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