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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섹스킹 야동 만드는 남자-264화 (264/551)

〈 264화 〉 264화 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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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헤프너와의 짧은 만남이 끝났다. 하루가 지나고 호사카는 다음 포르노 촬영을 하기 위해서 미스 허슬러의 건물로 갔다.

촬영 스튜디오는 한참 다음 작품의 배경을 열심히 설치하고 있었다. 호사카는 근육질의 남자들이 땀을 흘리면서 무거운 공사일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포르노 업계에 대한 묘한 감상에 빠져 들었다.

모든 남자들은 섹스를 많이 하는 삶을 원한다. 단지 돈이나 권력이 부족해서, 그리고 일부일처라는 사회의 규율에 묶여 있을 뿐이었다. 자신의 씨를 최대한 넓게 뿌리고 싶은 것은 수컷의 본능이었다.

하지만 어떤 남자는 성공해서 이 여자, 저 여자를 다 맛보고 다니지만 어떤 남자는 평생 한 명의 여자도 겨우 만나며 살았다.

‘물론 저들의 노력을 폄하해서는 안되겠지만.’

호사카가 지금 포르노 스타로서 이런저런 여자를 만나면서 살 수 있는 것은 결국 저런 사람들의 노력 위에 있었다.

어떤 남자는 땀 흘려 노력해서 다른 남자가 편하게 섹스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었다. 어떤 남자는 다른 남자들이 만들어준 환경 위에서 땀 흘리며 섹스를 했다.

둘 중 하나의 인생을 선택한다면 호사카는 백번 태어나도 다시 후자의 인생을 선택할 것이었다. 다른 사람을 존중하되 스스로의 꿈을 쟁취하는 것. 그것이 바로 호사카의 삶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휴스턴 헤프너의 말은 호사카의 마음을 조금 흔들어 놓았다.

결국 같은 하늘에 두 개의 태양은 있을 수 없었고 같은 산에 두 마리의 호랑이는 존재할 수 없었다. 지금은 성공을 위해 협력하고 있었지만 둘은 언젠가는 부딪치게 될 운명이었다.

‘이시이 준 회장님처럼 나에게 모든 것을 주고 물러나면 좋을텐데.’

호사카는 순간 자신이 어림 없는 생각을 한 것을 알고 피식 웃었다. 레리 레이건 또한 자신에게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몰랐다. 계속 자신의 밑에서 일하라고. 마치 황제의 오른팔 같은 충신이 되어달라고.

하지만 호사카는 그럴 인간이 아니었다. 레리 레이건도 그럴 사람이 아닐 것이다.

호사카는 회귀 전의 기억으로 레리 레이건이 얼마나 야망이 큰 지 알고 있었다. 회귀 전의 레리 레이건은 총습으로 하반신 마비가 된 상태에서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나간 사람이었다.

지금은 호사카의 지시대로하면 모든 일이 잘풀려서 뒤에서 잠자코 있지만 발톱과 이빨이 모두 빠진 사람은 아니었다.

‘그래도 지금은 지금의 일에 집중하자.’

호사카는 자신의 마음을 다 잡았다. 아직은 내부 분열을 일으킬 때가 아니었다.

호사카는 동양인인 자신이 미국 포르노 업계에서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만한 입지를 다질때까지 나아가야했다. 휴스턴 헤프너, 프레드릭 파인더, 레리 레이건이 자신을 좌지우지 하지 못할 정도의 남자가 되어야 했다. 아직까지 호사카는 3대 포르노 회사의 사장 아래에 위치한 사람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호사카는 배우 대기실로 향했다. 미스 허슬러는 큰 회사였고 왠만큼 경력이 있는 포르노 배우는 개인 대기실이 있었다. 그리고 대기실 문에는 배우의 이름 팻말이 달려 있었다.

호사카는 존슨 홈즈의 대기실 앞을 지나다가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뭔가 앓는 듯한 소리였다. 호사카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뭐야!”

존슨 홈즈는 누군가가 허락도 없이 자신의 대기실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을 보고 버럭 화를 내었다. 그리고 호사카의 얼굴을 확인한 이후에는 화를 참는 표정을 지었다.

호사카는 존슨 홈즈의 얼굴을 보았다. 익숙한 표정이었다.

얼굴과 식은땀이 가득했다. 왼팔의 팔꿈치 안쪽에는 작은 핏방울이 올라와 있었다. 그는 황급히 무언가를 감추었다.

호사카는 이미 드루 디아즈를 마약 치료하면서 마약 중독자가 어떻게 사는지 본적이 있었다. 존슨 홈즈는 촬영날에도 마약을 하고 있었다.

“존슨.”

“호사카.”

존스 홈즈의 눈에는 핏발이 가득했다. 그는 다른 사람이 자신이 마약을 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호사카 뒤를 열심히 살피고 있었다. 다행히 요즘 미스 허슬러는 백만달러 서바이벌이라는 작품에 집중하고 있었고 남자 대기실이 있는 곳은 사람이 많이 없었다. 요즘 미스 허슬러에 나오는 남자 배우는 호사카와 존스 홈즈가 다였다.

그리고 호사카도 존스 홈즈의 주변을 주의깊게 살폈다. 마약에 중독된 사람은 이성적인 판단 능력이 떨어졌고 자신이 위험하다고 생각하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몰랐다. 만약 주변에 칼이라도 있으면 존스 홈즈는 당장에 칼을 들고 호사카를 협박할 수도 있었다.

호사카는 짜증이 났다. 그는 매 작품이 역사에 남을 명작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약쟁이 하나가 그것을 망치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촬영과 홍보가 다 나가 있는 상태였다. 백만달러 서바이벌이 끝나기 전까지는 이 쓰레기도 끌고 다녀야했다. 호사카는 존스 홈즈가 마케팅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그가 백만달러 서바이벌에 합류하는 것을 허락했고 이제 그 책임을 질 차례였다.

호사카는 존스 홈즈의 미래를 알았다. 그는 에이즈와 마약으로 몇 년 안에 죽는다.

‘제발. 죽기 전에 나한테는 도움이 되고 업계에는 피해를 주지 마라.’

두 남자는 잠시 서로를 보기만 했다. 그러는 사이에도 존스 홈즈는 약기운에 식은땀을 계속 흘리고 있었다. 존스 홈즈는 으르렁 거리듯이 말했다.

“뭘 쳐다봐.”

“약쟁이 새끼 꼴깝 떠는걸 보고 있지.”

“미친 새끼. 꺼져라.”

고운 말에는 고운 말이 나가는 호사카였다. 띠거운 말에 띠거운 답변이 나갔다.

호사카는 존스 홈즈에게 다가가서 그의 몸을 발로 툭 찼다.

“크으윽!”

그는 약기운에 온몸이 지배되고 있는지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하면서 부들거리고 있었다. 호사카는 대중적인 마약은 대충 알고 있었으나 존스 홈즈는 무슨 약을 했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대충 그의 오감을 극대화하는 약을 썼구나 짐작할 뿐이었다.

“이래서 촬영은 할 수 있겠어?”

“잠시만. 잠깐만 있으면 괜찮아져.”

호사카는 역시 마약쟁이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마약 말고도 세상에 즐거운 것은 얼마든지 있었다. 섹스, 음식, 파티 등.

“평소에도 이러고 포르노를 찍냐?’

호사카가 알기로 존스 홈즈는 백만달러 서바이벌에 출연하기 전에도 포르노를 계속 찍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건 요즘은 백만달러 서바이벌에 나온다고 에이즈에 걸린 몸으로 다른 포르노를 찍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신경 쓰지 마라.”

“마약에 중독되어서 발기도 잘안되잖아. 그리고 에이즈에 걸리기도 했고.”

존스 홈즈는 호사카가 자신의 가장 깊은 비밀을 알고 있자 깜짝 놀랐다.

“어떻게 그걸?!”

“내가 그걸 어떻게 아는지는 중요하지 않지. 내가 이걸 언제 세상에 알리느냐가 중요하지.”

“자, 잠깐만!”

“설마 에이즈에 걸린 몸으로 포르노 배우를 계속 하겠다는건 아니지?”

“코, 콘돔을 쓰면 괜찮을거야!”

“정말 동료 의식이라고는 일도 없구나.”

“이 새끼가!”

존스 홈즈는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발악을 했다. 하지만 호사카가 그의 발가락을 꾸욱 밟는 것만으로 그는 고통을 느끼면서 벌레처럼 꿈틀거렸다.

호사카는 결국 존스 홈즈를 내버려둘 수 없었다. 에이즈에 걸려 있으면서도 섹스를 하고 싶어하는 놈은 죽어 마땅했다.

“삼류 잡지에라도 이 이야기를 들려주면 정말 좋아하겠군.”

호사카의 차가운 말에 존스 홈즈는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미 포르노 업계에서는 에이즈에 대한 공포가 퍼져있었다. 그리고 포르노 업계의 뒤에는 마피아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소문이 퍼지는 즉시 존스 홈즈는 에이즈 검사를 받아야 할 것이었다. 그리고 계속 활동하려고 하면 마피아에게 죽임을 당할 것이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존스 홈즈는 에이즈 양성 판정을 받고 나서 그 사실을 철저히 숨겼다. 의사에게 거금을 주고 꼭 비밀을 지켜달라고 했다.

“약도 안먹고 있지? 에이즈 약을 매번 받으러가면 들킬 가능성이 커지니까.”

“으음.”

호사카의 추측이 맞았다. 에이즈는 불치병이지만 약을 꾸준히 먹는다면 오랜 시간 살 수 있는 병이기도 했다. 하지만 존스 홈즈는 단명했다. 왜 그랬을지 생각해보면 이유는 간단했다.

호사카는 존스 홈즈가 싫었지만 그의 마음은 이해하고 있었다. 호사카도 섹스에 미쳐 있는 남자였다. 존스 홈즈는 호사카의 또다른 모습일지도 몰랐다. 운이 없거나 조심성이 없는 버전이었다.

“일단 백만달러 서바이벌이 끝날때까지는 얌전히 있어.”

“그 후에는? 내 비밀을 지켜줄건가? 돈이라면 얼마든지 주지.”

“포르노 여배우들을 계속 에이즈에 감염시키게? 그럴수는 없지. 그냥 앞으로 섹스는 못한다고 생각해. 아니면 에이즈에 이미 걸린 여자를 찾아보던가. 일단 이 업계에서는 네가 에이즈인걸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될거야. 그리고 어차피 요즘 마약 중독 때문에 발기도 잘 안되잖아.”

존스 홈즈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머리를 푹 숙였다. 그는 에이즈를 숨기고 섹스를 할만큼 섹스를 좋아했다. 하지만 호사카가 이렇게 말을 한 이상 앞으로 포르노 업계에서 계속 활동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만약. 만약. 네가 에이즈에 걸렸더라도 이 업계에서 이루어낸 모든 것을 포기하고 떠났을 것 같아?”

“포기하기는 힘들었겠지. 하지만 남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사는 것보다 조용히 지내는걸 선택하겠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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