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도쿄 섹스킹 야동 만드는 남자-289화 (289/551)

〈 289화 〉 289화 본선

* * *

빅토리아 웰즈는 호사카에게 작은 선물 가방 하나를 내밀었다.

“이게 뭐야?”

“선물이요.”

호사카는 선물 포장을 빠르게 뜯어보았다. 부자들이 많이 차고 다닌다는 노렉스 시계였다. 호사카는 묵직한 시계를 몇번 들었다가 놓았다.

“이런걸 내게 준다고 심사가 달라지지는 않을텐데.”

“그래도 안주는거보다는 낫지 않을까요? 호사카 씨도 사람이니까. 그리고 남자들은 시계 좋아하잖아요. 필요 없으면 돌려줘요.”

“뭐, 일단 주는거니까. 고맙게 받기는 하지.”

노렉스 시계를 팔목에 차보았다. 그의 재력이라면 이런 시계는 하루에 하나씩 살 수 있었다. 그는 이런 시계 하나 정도로 자신의 심판 능력이 달라지지 않을 것임을 확신했기 때문에 시계를 고맙게 받아들였다.

“그럼 빅토리아는 백만달러 서바이벌의 마지막 작품을 뭘로 할지 결정은 했나?”

“아뇨. 아직요.”

“시간이 많지 않으니까 좀 더 노력해보는게 좋아.”

마감이 없을때 좋은 작품이 나오기도 하지만 마감이 촉박할때 좋은 작품이 나오기도 했다. 적당한 긴장감은 좋은 아이디어를 만드는데 효과적이었다.

빅토리아 웰즈는 호사카가 몇마디 말을 좀 더 하다가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던 레리 레이건이 부럽다는 식으로 말했다.

“하하. 내가 포르노 업계에서 육탄 공세를 받아본 적은 몇 번 있지만 저렇게 선물을 해주는 여자는 처음 보는군.”

“이미 몸은 몇번이고 섞었으니까요.”

“그것도 좋은 인생이지.”

레리 레이건과 호사카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섹스라면 원 없이 해본 남자들만 공유할 수 있는 느낌이었다.

“그나저나 결혼 생각은 없나?”

“레리 사장님은요?”

레리 레이건은 미국의 흔한 부자가 그렇듯이 몇번의 결혼을 하고 몇명의 자식을 낳았다.

“뭐, 혼전 계약서와 확실히 쓴다면 할만하지. 그리고 자식을 보고 싶다는 것도 인간의 본능 중 하나니까.”

호사카도 자기의 유전자를 이은 자식을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이를 만들자고 하면 흔쾌히 허락을 할만한 여자도 몇명 떠올랐다.

“아직은 일이 바빠서요.”

“그래. 한창 일을 할 시기이기는 하지. 지금을 즐기게. 이런저런 여자를 먹고 돈도 많이 벌고. 자식을 만드는건 40이 넘어도 할만하지. 남자가 능력만 있으면.”

역시 포르노 업계에서 오래 성공을 해온 남자라 그런지 호사카와 생각하는게 비슷했다. 그리고 레리 레이건은 자신의 말을 잘듣지 않는 멍청한 젊은이들을 워낙 많이 봤다.

“한 명의 여자와 평생을 사랑하는 것보다 매년 20대 초반의 여자를 바꿔가면서 사귀는게 훨씬 행복해. 날 믿으라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호사카는 자신의 여자들을 생각해보았다. 남들이 보면 욕할지도 모르는 이상한 관계였지만 그들은 잘 살아가고 있었다.

‘뭐, 우리끼리 행복하면 괜찮겠지.’

**

빅토리아 웰즈는 초조했다. 역시 드루 디아즈는 굉장했다. 백만달러 서바이벌 내내 드루 디아즈는 뛰어난 연기력으로 1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게다가 그녀는 자신의 인지도를 없애는 작품도 하고 인지도를 활용한 작품도 했다.

드루 디아즈를 이기기 위해서는 평범한 방법은 가능하지 않았다. 왠만한 남자는 눈이 돌아갈만한 명품 시계로도 호사카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결국 정답은 포르노로 이기는 것뿐이었다.

‘더 자극적이고 더 섹시해야 해.’

빅토리아 웰즈가 결국 상담을 할 사람은 한물간 존슨 홈즈 밖에 없었다. 그녀의 고민을 들은 그는 곰곰히 생각하다가 악마 같은 생각을 했다. 빅토리아 웰즈는 그의 제안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결국 그 방법 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

빅토리아 웰즈는 존슨 홈즈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호사카를 다시 찾아갔다.

**

미국 서부의 대표적인 도시. LA.

이곳은 기온이 항상 온화하고 바다가 근처에 있어서 그런지 천하태평한 사람들이 많았다. 말투 자체만 봐도 LA에 사는 사람들은 뭔가 늘어지는 여유로운 말투를 많이 사용했다.

밤이 되고 낮의 열기가 식으면 LA의 시민들은 전기로 반짝이는 거리에 나왔다. 그리고 마약과 술을 하면서 인생을 즐겼다.

그런 시간에 호사카와 미스 허슬러의 촬영팀은 밖으로 나왔다. 미스 허슬러가 소유하고 있는 스트립 클럽의 인근에서 교통을 통제했다. 모두 미스 허슬러의 사유지라서 법적인 문제는 없었다.

촬영이 시작되었다.

그곳에서 호사카는 승용차를 하나 타고 나타났다. 스트립 클럽이 바로 보이는 도로에서 횡단보도에 막혀서 잠시 차를 세웠다.

똑똑똑.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호사카의 차의 창문을 내리니 빅토리아 웰즈가 있었다.

그녀는 거리의 창녀처럼 입고 있었다. 팬티를 간신히 가리는 짧은 치마, 가슴골이 그대로 보이는 탱크탑. 하얀색 탱크탑 안쪽으로 핑크색 브래지어가 보였다. 그리고 밤의 싸늘함을 피하기 위해서 싸구려 인조가죽으로 만든 재킷 하나를 걸치고 있었다. 그녀는 거리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에 맞춰서 몸을 조금씩 흔들었다. 인조 가죽이 거리의 불빛을 반사시키며 번뜩였다.

“헤이, 미스터.”

호사카는 이 포르노 속에서 어차피 스트립 클럽에 가려던 남자였다. 그는 창녀가 자신을 부르는 것을 보고 재빠르게 위아래로 그녀를 스캔했다.

포르노 배우로서 일류의 얼굴과 몸매를 가지고 있는 빅토리아 웰즈였다. 그녀는 누구보다 창녀처럼 입고 있었지만 실제로 그녀만큼 이쁜 창녀는 거의 없었다. 지금 빅토리아 웰즈는 현실에 있는 창녀 설정과 현실에는 없는 판타지적인 외모로 포르노의 꼴림을 끌어올리고 있었다.

‘좋은 아이디어군.’

미국의 성인 남자라면 길에서 창녀를 만났다는 이야기는 한번쯤 들어본적이 있었다. 이런 현실감이 포르노를 더욱 꼴리게 만들어 주는 것이었다.

드루 디아즈는 아역 스타의 섹스 판타지를 리얼하게 보여주었다면 빅토리아 웰즈는 창녀의 섹스 판타지를 리얼하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드루 디아즈는 누구보다 높은 곳에 있어서 건드릴 수 없는 여자를 연기했고 빅토리아 웰즈는 누구에게나 천시 받는 창녀를 연기하고 있었다. 이 점도 흥미로웠다.

호사카가 짧은 생각을 하는 도중에 빅토리아 웰즈는 껌을 씹으면서 호사카를 꼬셨다.

“여자를 만지지도 못하는 스트립 클럽에 가는 것보다 나랑 노는건 어때요? 싸게 해줄게요.”

“얼마인데?”

“손으로 해주는건 30달러. 빨아주는건 50달러. 그리고 안쪽에 한번 싸는건 100달러.”

“휘유. 생각보다 비싼데?”

“원래 콘돔 안쓰면 30달러 더 받는데. 오늘은 장사가 안되니까 그건 안받을게요.”

빅토리아 웰즈의 말에 호사카는 차문을 열어주었다.

“좋아. 그럼 편하게 모텔로 가지.”

호사카의 자동차는 중앙선을 넘어서 시내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미국은 도시 외각의 싼 곳에 모텔이 많이 있었다.

**

미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텔이었다. 호사카와 빅토리아 웰즈는 1층에 있는 방 하나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빅토리아 웰즈는 호사카에게 팔짱을 끼고 그의 팔뚝을 자신의 가슴에 비비고 있었다.

“그럼 먼저 샤워부터 하죠. 저부터 할까요? 아니면 당신부터? 아니면 같이?”

호사카는 피식 웃으면서 빅토리아 웰즈와 함께 화장실로 들어갔다. 빅토리아 웰즈는 빠르게 자신의 옷과 속옷을 모두 벗었다. 그리고 호사카의 옷을 벗겨주기 시작했다.

진짜 프로 창녀 같았다. 그녀의 행동과 말 하나하나가 현실감이 넘쳐났다. 그녀가 호사카의 옷을 벗기면서 그의 자지를 은근슬쩍 건드리는 것까지 리얼함이 넘쳤다.

‘빅토리아 웰즈가 이 정도로 연기를 잘했나?’

호사카가 감탄을 할 정도였다. 그리고 카메라 감독이 잠깐 촬영을 중단한다는 신호를 보내었다. 샤워실의 습기 때문에 카메라에 문제가 잠깐 생긴 모양이었다.

“잠시만요. 죄송합니다. 카메라 교체하고 다시 촬영을 이어나갈게요.”

호사카는 잠시 쉬는 시간이 생긴 틈을 타서 빅토리아 웰즈에게 물었다.

“연기가 많이 늘었던데? 도대체 무슨 마술을 부린거지?”

포르노 업계에서 호사카는 보통 마술을 부리는 쪽이었지 당하는 쪽이 아니었다. 그리고 빅토리아 웰즈가 평소 그녀가 가지고 있던 연기력의 몇배를 보여주니 호사카는 궁금증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빅토리아 웰즈는 웃으면서 말했다.

“진짜 창녀를 만났죠. 그리고 같이 창녀 일도 해보구요. 한 명 가격으로 쓰리썸을 할 수 있다고 하니까 남자들이 눈을 뒤집고 달려들던데요?”

존슨 홈즈가 제시한 아이디어는 창녀(hooker) 장르였다. 미국은 주마다 법이 달랐고 창녀가 합법인 주와 불법인 주가 섞여 있었다. 그리고 불법인 곳에서도 창녀는 넘쳐났다. 미국 남자들 모두가 창녀의 존재가 익숙하니까 그것을 소재로 포르노로 만드는 것은 좋은 전략이었다.

그리고 드루 디아즈의 연기를 이기기 위해서 진짜 창녀의 옆에서 그 행동과 표정, 말투를 배우자는 전략을 세웠다. 빅토리아 웰즈는 거리의 창녀에게 돈을 주면서까지 창녀 일을 같이 했다. 그리고 바로 옆에서 실제 창녀가 어떤 존재인지 보고 느꼈다.

“걱정마요. 성병 검사는 다시 처음부터 다 했으니까.”

빅토리아 웰즈는 촬영 전날 성병 검사를 한 결과지를 찾아와서 호사카에게 보여주었다. 호사카는 백만달러 서바이벌에서 이기기 위해 실제 창녀 일까지 경험한 빅토리아 웰즈에게 감탄했다.

‘이거 승부가 또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겠는데? 빅토리아 웰즈가 단단히 칼을 갈아왔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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