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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섹스킹 야동 만드는 남자-292화 (292/551)

〈 292화 〉 292화 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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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와 실베스타 몬디가 촬영장 분위기를 더욱 좋게 만들었다. 마음이 통한 두 남자는 어떨때는 서로 투닥거리고 어떨때는 서로를 칭찬했다.

데이비드 레노는 슬슬 다음 코너를 진행했다.

“그럼 백만달러 서바이벌의 우승자를 발표하기 전에 드루 디아즈 씨와 빅토리아 웰즈 씨가 어떤 활약을 했는지 한번 보시죠.”

백만달러 서바이벌이 어떻게 진행이 되었는지 요약한 영상이 나왔다. 주로 드루 디아즈와 빅토리아 웰즈의 활약상을 담은 영상이었다. 그리고 촬영 현장 자체를 담은 영상들도 있었다. 모자이크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텔레비전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영상이 나왔다.

그것을 보면서 사람들은 간단히 코멘트를 했다. 특히 호사카와 여배우들은 촬영 중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풀면서 사람들의 흥미를 끌었다.

그리고 드디어 마지막 하이라이트 시간이 되었다. 바로 백만달러 서바이벌의 우승자를 뽑을 시간이었다.

호사카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고민을 하는 연기를 했다. 방청객들은 백만달러 서바이벌의 특집으로 꾸며진 나이트 쇼를 함께 하면서 호사카의 고민에 깊게 공감을 했다. 데이비드 레노는 방청객들에게 외쳤다.

“드루 디아즈가 우승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모두 소리를 질러보세요!”

엄청 큰 환호성이 들려왔다.

“그럼 빅토리아 웰즈가 우승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모두 소리를 지르세요!”

이번에도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호사카는 어렵게 입을 열었다.

“이번만큼이나 탈락자를 고르는게 어려웠던 적이 있었나 싶군요.”

드루 디아즈는 일본의 전설적인 AV 배우 쿠로키 하루를 벤치마킹해서 그것을 연기로 승화하는데 성공했다. 빅토리아 웰즈는 직접 창녀에게 가르침을 받으면서 리얼리티를 살리려고 노력했다.

“탈락한 여배우에게는 미리 사과의 말을 전하고 싶네요. 당신이 못해서 탈락한 것이 아닙니다. 당신도 우승할 능력이 충분히 있었고 그 상대가 조금 더 강했을 뿐입니다.”

호사카의 진심이었다.

모두가 호사카의 입만을 바라보았다. 우승자가 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드루 디아즈와 빅토리아 웰즈. 이 자리를 만든 데이비드 레노와 백만달러 서바이벌을 좋아하는 한명의 팬으로 참석한 실베스타 몬디. 그리고 수많은 방청객들이 호사카의 말을 주목했다.

“저는 AVN에 함께 도전할만한 여배우를 찾고 있었고 몇 가지 평가 항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먼저 아이디어. 저와 함께 할 여배우라면 그냥 연기만 하는 배우가 아니라 자신만의 생각을 가지고 작품의 발전을 위해서 의견을 제시할 여자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항목에 대해서는 드루 디아즈와 빅토리아 웰즈의 능력은 동일합니다.”

드루 디아즈와 빅토리아 웰즈는 백만달러 서바이벌이 진행되면서 살아나기 위해서 그리고 이기기 위해서 스스로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내었다. 호사카는 둘 중 누가 낫다고 할 수 없었다.

호사카의 말에 스스로 대본을 쓰는 실베스타 몬디가 깊게 공감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역시 포르노 배우라면 외모가 출중해야겠죠. 이 점에 있어서는 빅토리아 웰즈가 좀 더 우세했습니다.”

드루 디아즈는 아역 스타 출신으로 그대로 잘 큰 케이스였다. 그 얼굴은 귀염상이었고 몸매는 글래머하지만 허리가 두꺼운 편이었다. 포르노에서 대중적인 얼굴과 몸매는 아니었다.

그리고 빅토리아 웰즈는 그야말로 포르노 제작사가 모두가 선호하는 외모와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

“연기력도 중요합니다. 빅토리아 웰즈는 많은 노력을 했지만 역시 타고난 재능은 어쩔 수 없죠. 이 부분은 드루 디아즈가 우세합니다.”

호사카는 냉정하게 말했다. 세상은 노력만으로는 되지 않았다. 타고난 재능 또한 중요했다. 빅토리아 웰즈가 이번에 100의 노력으로 100의 연기력을 보여주었다면 드루 디아즈는 50의 노력으로 100의 연기력을 그리고 100의 노력으로 200의 연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여자였다.

“마지막으로 화제성입니다. 드루 디아즈의 승리입니다.”

빅토리아 웰즈는 무명에서 살아남아 드루 디아즈와 대등하게 상대했다는 화제성 밖에 없었다. 하지만 드루 디아즈는 아역 스타였다는 화제성, 그것을 과감하게 버리고도 자신을 증명했다는 화제성, 마지막에는 다시 한번 아역 스타라는 과거를 이용해서 승리 하기 위해서는 뭐든지 할 수 있다는 화제성을 보여주었다.

“축하합니다. 백만달러 서바이벌의 승자는 드루 디아즈입니다.”

호사카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드루 디아즈에게 악수를 내밀었다. 드루 디아즈는 기쁨에 눈물을 흘리면서 호사카의 손을 밀어내고 그에게 안겼다. 그리고 진하게 키스를 했다.

드루 디아즈가 환희하는 모습은 카메라에 잘 잡혔다. 그리고 빅토리아 웰즈가 아쉬워하는 모습도 카메라에 잡혔다.

사방에서 폭죽이 터지고 신나는 음악이 울려퍼졌다. 미스 허슬러의 사장인 레리 레이건이 서류 가방 하나에 100달러 지폐로 백만달러를 담아서 촬영 스튜디오로 올라왔다. 트로피와 상금이 주어졌다. 드루 디아즈의 우승 소감을 말하는 것을 끝으로 백만달러 서바이벌은 화려하게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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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는 끝이 났다.

호사카는 빅토리아 웰즈를 찾아갔다. 배우 대기실에서 빅토리아 웰즈는 눈물을 닦아내고 있었다. 마스카라가 번져 있었다.

“멋진 대회였어.”

“당연하죠. 내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내 결정에 반대는 없나?”

“없어요. 확실히 AVN에 도전하려면 저보다는 드루 씨가 낫겠죠.”

호사카는 회귀 전에 AVN에서 승승장구하던 빅토리아 웰즈를 떠올렸다.

“걱정 마. 너라면 드루 디아즈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으니까.”

“그런가요?”

“당연하지. 나를 믿어.”

호사카는 빅토리아 웰즈가 성공한 미래를 알고 있었고 그 때문에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었다. 빅토리아 웰즈는 눈물을 닦고 웃으면서 말했다.

“정말 이상하게 믿음이 가네요.”

빅토리아 웰즈는 호사카를 가볍게 안아주며 말했다.

“그럼 호사카 씨는 계속 전진해요. 미국이 아니라 세계가 인정할만한 포르노의 왕이 되기 위해서. 그리고 왕이 있다면 여왕도 있겠죠. 저는 그 여왕이 되기 위해서 노력해볼게요.”

“쉽지는 않을걸. 경쟁자가 워낙 많으니까.”

“하지만 도전해볼만한 가치는 있겠죠.”

호사카는 빅토리아 웰즈의 상태가 괜찮아진 것을 보고 대기실 밖으로 나갔다. 밖에는 실베스타 몬디가 있었다.

“음… 혹시 빅토리아에게 무슨 할 말이라도?”

호사카는 살짝 경계했다. 잘나가는 할리우드 스타가 포르노 여배우에게 하룻밤을 제안하는 것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실베스타 몬디는 호탕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하하하. 그렇게 볼수도 있겠군. 하지만 나는 호사카 씨를 만나러 왔어요.”

“나 말입니까?”

실베스타 몬디는 호사카에게 악수를 청했다.

“오늘 방송 아주 좋았습니다.”

“실베스타 씨도 멘트가 좋던데요.”

“하하. 배우라고 하더라도 말은 좀 해야 하죠. 망한 영화라도 만들면 여기저기에 홍보를 하러 다녀야하니까.”

실베스타 몬디는 가벼운 농담을 했다. 그는 이민자 특유의 억양이 여전히 있었다. 그리고 그는 업계는 달랐지만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호사카에게 호감이 있는 모양이어싿.

“나중에 더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는데. 연락은 어디로 하면 됩니까?”

“미스 허슬러로 연락하시면 될겁니다.”

요즘 호사카의 일정은 미스 허슬러에서 모두 관리하고 있었다.

“인생이란 참 웃기죠. 이탈리아에서 온 몸만 좋은 남자가 액션 스타가 되고. 일본에서 온 남자는 포르노 스타가 되고.”

“확실히 인생은 한치 앞도 모르죠. 그래서 재미있다는 사람도 있지만…”

“재밌는지는 모르겠죠. 스릴은 있지만.”

둘은 생각하는 것까지 닮아 있었다. 호사카도 실베스타 몬디에게 더욱 호감이 갔다. 자신은 미래의 기억까지 동원하여 성공을 하고 있었지만 그는 그런 것도 없이 오로지 스스로의 힘만으로 헐리우드에서 성공한 것이다. 그런 남자는 존중 받을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

**

실베스타 몬디와의 짧은 대화가 끝나고 호사카는 호텔로 돌아가 쉬었다. 오랜 시간 동안 진행되어 온 백만달러 서바이벌이 마무리 된 것이다. 몸은 피로하지 않았지만 정신적인 피로함이 몰려왔다. 호사카는 넓은 방에 혼자서 있었다.

‘오늘은 좀 푹 쉬어야겠군.’

룸서비스로 적당한 저녁 식사도 하고 샤워도 마치고 침대에 드러누웠다. 잠시 쉴까하다가 호텔 벨소리가 들렸다.

미스 허슬러에는 오늘 쉴거니까 누구도 찾아오지 말라고 말을 해둔 상태였다. 호사카가 이 정도로 말을 해두었으면 레리 레이건 정도가 아니면 찾아올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레리 레이건도 호사카의 의사를 존중해 주었기 때문에 어지간한 일이면 찾아올리가 없었다.

‘누구지?’

호사카는 문을 열어보았다. 거기에는 실베스타 몬디가 반팔에 청바지만 입고 서 있었다. 팔뚝의 근육이 반팔의 소매를 늘어나게 만들고 있었다.

“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죠? 미스 허슬러에 전화를 해보니 여기를 알려주더군요.”

실베스타 몬디는 웃으면서 말했다. 호사카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 하나를 떠올렸다. 바로 좋은 생각이 나면 즉시 실행에 옮긴다는 것이었다.

“실베스타 씨. 이렇게 빨리 다시 만나게 될지는 몰랐는데요.”

“좋은 날이니까 술 친구가 필요하더라구요. 호사카 씨. 와인은 좋아합니까?”

“술은 즐기지 않아요. 정력에 안좋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그래도 안주는 같이 먹어줄 수 있죠.”

호사카는 옷을 대충 입었다. 도대체 실베스타 몬디 정도 되는 사람이 왜 자신을 보러 왔는지 알 수 없었다. 그 정도 되는 사람이면 술자리 하나에도 수많은 의도가 있기 마련이었다. 호사카는 실베스타 몬디의 의도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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