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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섹스킹 야동 만드는 남자-296화 (296/551)

〈 296화 〉 296화 헐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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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마이클 브라운은 재능이 있는 감독이었다. 그는 테스트 촬영을 훌륭히 끝냈다.

회귀 전의 마이클 브라운은 블록버스터 영화를 엄청나게 흥행시킨 감독이었다. 그리고 지금 롬보 3는 그가 흥행시켰던 영화와 비슷한 점이 많이 있었다. 먼저 남자 둘이서 거대한 사건을 해결한다는 점은 나쁜 놈과 닮았다. 나이를 든 군인과 젊은 군인이 나쁜 군인과 싸운다는 점은 더 마운틴과 비슷했다.

지금 롬보 3는 마이클 브라운이 활약하기에 딱 좋은 영화였다. 그리고 테스트 촬영본은 단번에 캐롤 픽처스 임원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신인이라 몸값이 싼 감독이 두 남자를 최고로 카리스마 있게 찍어낸 것이다.

호사카는 롬보 3의 성공을 확신했다. 실베스타 몬디나 마리오 바이나와 앤드루 카사르도 성공을 할거라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들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사실 그게 맞는 의견이었다. 미래를 알고 있는 호사카만이 100퍼센트 확신을 할 수 있었다.

그는 마리오 바이나에게 영화에 투자를 하고 싶다고 제안을 했다.

“얼마 정도를?”

“롬보 3의 총 제작비는 얼마 정도죠?”

“6000만 달러 정도죠.”

역시 영화 업계는 포르노 업계와 비교도 되지 않을만큼 거대했다. 백만달러만 있어도 아껴쓰면 평생 일을 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시대에 6000만 달러라는 거금이 영화 하나에 투자되는 것이었다.

“2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싶은데요.”

제작비는 곧 그 영화에 대한 권력을 나타내기도 했다. 호사카는 할수만 있다면 6000만 달러를 모두 투자하고 싶었지만 과반수 이상을 투자해버리면 캐롤 픽처스에게 적대를 받을 수 있었다.

‘2편이 2500만 달러로 3억 달러 넘게 벌어들였지. 3편은 그 이상으로 벌 수 있을테니 내가 2000만 달러를 투자하면 최소 2억 달러는 넘게 벌어들이겠군. 영화를 제작하고 판매하면 길어봐야 1년. 1년 안에 10배의 돈을 버는건 일본의 버블 경제에서도 찾기 힘든 기회지.’

호사카는 이미 돈이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었다. 돈을 벌 기회가 있으면 놓치지 않는게 부자의 조건이었다.

그리고 마리오 바이나는 호사카를 포르노 산업에서 잘나가는 배우 정도로 여겼기 때문에 그가 농담을 한 줄 알았다. 일개 포르노 배우에게 2000만 달러라는 거금이 있을리가 없었다. 그리고 호사카는 일개 포르노 배우가 아니었다.

“미스터 호사카는 참 재미있군요.”

호사카는 바로 일본에 전화를 했다. 일본에서 실시간으로 돈복사를 하고 있는 와타나베 카야노에게 연락을 한 것이다.

“네, 호사카 사장님.”

그녀는 호사카에게 개인적으로 고용이 되어 호사카가 찍어주는 주식과 부동산에 매일 투자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호사카가 투자의 천재로 생각하고 있었고 자신이 받는 월급도 모두 호사카의 투자법대로 투자하고 있었다. 덕분에 그녀는 절대 호사카를 배신하지 않고 있었다. 호사카를 배신하여 잠시 목돈을 만지는 것보다 호사카의 옆에서 그 투자 능력의 콩고물을 주워먹는게 훨씬 큰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내 계좌 중에 2000만 달러 정도가 들어있는게 있나?”

“네, 있습니다.”

“영어로 된 은행 증명 서류를 팩스로 보내봐.”

“알겠습니다.”

와타나베 카야노는 호사카의 명령을 칼 같이 이행했다. 금방 캐롤 픽처스의 팩스로 미즈호스미토모 은행의 입금 내역 서류가 도착했다. 미즈호스미토모 은행은 일본에서 3번째로 큰 은행인만큼 공신력이 있었다.

마리오 바이나는 두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놀랐다. 부자는 돈을 가만히 두지 않는다. 마리오 바이나도 부자이기 때문에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노는 돈을 어떻게든 굴려서 더 큰 돈을 버는게 부자였다.

지금 호사카가 바로 이렇게 2000만 달러를 보여줄 수 있는건 일반인들은 상상도 하기 힘든 거금이 호사카에게는 그저 예비 자금이란 뜻이었다. 마리오 바이나는 호사카의 어마어마한 거부라는 것을 알았다.

“아니. 그런 사람이 왜?”

“그럼 투자해도 됩니까?”

마리오 바이나는 호사카의 정체를 고심해 보았다. AV나 포르노로는 이런 돈을 벌기 쉽지 않았다. 그는 호사카가 일본의 왕자나 재벌의 자식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리고 단지 취미로 포르노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 착각했다.

‘이런 부자라면 미리 인맥을 만들어두는 것도 나쁘지 않지.’

마리오 바이나의 얼굴이 싹 바뀌었다. 지금까지는 은연중에 동양인이자 포르노 배우인 호사카를 깔보고 있었다. 그저 일을 잘하는 동양인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마치 부자들의 사교 클럽에서 만난 자신과 동급 이상의 부자를 대하듯이 했다.

부자들 사이에서는 인맥이 중요했다. 인맥으로 더 큰 돈을 벌수도 있고 위기의 순간을 넘길 수도 있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일반인이 백만장자가 되는 것보다 파산한 백만장자가 다시 백만장자가 되는게 더 쉽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아, 투자 가능하죠! 나중에 수익 분배까지 깔끔하게 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투자는 저희 직원을 통해 진행하도록 하죠.”

그리고 빠르게 롬보 3의 촬영은 시작되었다. 호사카는 오랜만에 포르노 업계 외부의 사람들과 교류를 하게 된 셈이었다.

호사카는 자신이 동양인에 포르노 배우라고 여기저기서 무시를 당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포르노 업계보다 몇배나 더 큰 헐리우드 영화판이기에 할 수 있는 걱정이었다.

다행히 헐리우드 영화판에서도 자신의 명성은 통했다. 호사카가 미국에서 쌓아올린 업적들은 헛되지 않았다.

“호, 호사카 씨! 이야. 이렇게 같이 작품을 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팬입니다!”

촬영장의 남자들은 인종에 상관 없이 호사카를 반겼다. 여자들은 호사카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번 훑어보고 그의 다리 사이를 좀 보더니 묘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일부 무시를 하는 사람들도 호사카가 이 영화에 2000만 달러를 투자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 호사카를 존중해주었다. 2000만 달러 정도면 이 영화를 만드는데 호사카가 2번째로 큰 투자자라는 의미였다.

영화 제작은 순조롭게 풀렸다.

마이클 브라운은 신인 감독이지만 호사카를 등에 업고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뿜어내었다.

그리고 영화 촬영을 하면서 호사카는 틈틈이 미스 허슬러에 연락을 해서 다음 작품을 위한 포르노를 준비하는 것을 계속 확인했다. 롬보 3은 성공이 예정되어 있는 영화였다. 롬보 3가 대흥행을 할때 그 시기에 맞추어 호사카의 다음 포르노 작품을 내는 것도 시기적으로 좋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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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는 영화 촬영을 하는 도중에 잠깐 시간을 내어서 미스 허슬러를 찾아가기도 했다. 미스 허슬러에서는 호사카가 없으니 레리 레이건이 오랜만에 일선에서 모든 것을 지휘하고 있었다. 레리 레이건은 호사카를 반겼다.

“요즘 영화 촬영 때문에 많이 바쁠텐데 고생이 많군.”

레리 레이건은 말은 그렇게 했지만 호사카가 미스 허슬러를 찾아온게 기뻐보였다. 호사카가 마이클 브라운이 영화판으로 빠질까 걱정한 것처럼 레리 레이건도 호사카가 영화판에 빠질 것을 걱정하고 있었다.

“그래서 무슨 일인가?”

“포르노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 궁금해서 와봤습니다. 역시 전화로 물어보는 것보다 실제로 얼굴을 보고 이야기할때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으니까요.”

레리 레이건은 호사카가 아직 포르노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고 만족하며 말했다.

“우리 회사 년놈들이 미스터 호사카 자네만큼만 해준다면 참 좋을텐데.”

레리 레이건과 호사카는 소파에 마주하고 앉았다. 레리 레이건은 호사카에게는 신선한 오렌지 주스를 한잔 주고 자신은 위스키 한잔을 마셨다.

“영화는 잘되고 있나?”

“잘되고 있죠.”

“자네가 그렇게 말하니 분명 성공하겠군. 나도 투자를 좀 하고 싶은데 안끼워주겠지?”

호사카는 쓴웃음을 지었다. 자신은 롬보 3의 핵심적인 아이디어를 모두 내고 한번에 2000만 달러라는 거금을 내서 투자를 하는데 성공했지만 레리 레이건은 투자하는 것조차 쉽지 않을 것이었다. 그만큼 헐리우드의 벽은 높았다.

“후후. 어차피 안될 것 같았어. 영화판 놈들은 똑같은 영상물을 팔아먹으면서 쓸데없이 콧대만 높지.”

레리 레이건은 원래 호사카가 영화에 출연하는 것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었다. 포르노 일만으로 호사카는 바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호사카는 레리 레이건의 부하직원이 아니어서 어떻게 명령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호사카는 이 영화가 성공하면 다음 포르노에도 큰 홍보가 될거라고 말했다.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그래서 어떤 영화인지 자세한 내용을 좀 말해줄 수 있겠나? 아직 촬영 중이니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다는 것은 아네. 어떤 배역을 맡은거지?”

레리 레이건은 지금 시대에 동양인이 맡을만한 배역을 떠올려보았다. 백인 주인공을 도와주는 조연. 아니면 사악한 악당의 부하. 요즘 나오는 영화에서 동양인은 그 정도의 위치였다.

“주인공의 친구죠.”

“역시.”

“하지만 기존의 동양인과는 다를겁니다. 웃기지도 동양 무술을 하지도 않죠. 롬보와 같은 특수부대원입니다.”

레리 레이건은 호사카가 도대체 어떤 캐릭터를 연기할지 상상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호사카라는 동양인으로 수많은 포르노를 제작한 레리 레이건에게도 그런 편견은 많이 남아있었다.

그리고 호사카는 롬보 3를 통해서 동양인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개선될거라 생각했다. 실제로 한국군과 미군은 베트남에서 같이 싸웠던 역사가 있었고 그것을 녹여낸 캐릭터였다. 캐릭터가 리얼할수록 감정이입이 잘되는 것은 포르노 뿐만이 아니라 블록버스터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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