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8화 〉 298화 헐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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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제가 호사카 씨가 어떤 사람인지 린다 씨에게 제대로 말해두었어요.”
드루 디아즈는 호사카가 똥을 된장이라고 해도 믿을 여자였다. 마약이라는 인간을 바닥까지 끌어내리는 물건에 중독되었던 여자였다. 그녀는 마약에서 호사카라는 인간에게 중독의 대상을 옮겼다. 마치 담배를 끊으려다가 담배껌에 중독이 되는 사람과도 같았다.
호사카는 마약보다는 자신에게 중독되는게 그녀의 인생에서도 훨씬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
“그러니까 린다 씨도 호사카 씨에 대해서 감탄을 하더라구요. 배우에 기획에 이제 영화까지 한다면서요.”
“내가 모르는 사이에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 갔군.”
“저도 똑같이 생각하고 있어요. 이런 일을 할 수 있는건 호사카 씨가 유일할걸요.”
드루 디아즈와 린다 파커의 대화는 업계에서 흔히 나오는 이야기였다. 그만큼 호사카는 현재 포르노 업계에서 독보적인 존재였다.
“하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 그리고 나는 내가 뽑은 여배우들이 그런 일을 하기를 기대하고 있어.”
지금까지는 호사카 개인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호사카는 인간 혼자의 힘으로는 언젠가는 한계가 올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그의 여자들 중에서 자신과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존재가 나타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자신처럼 욕심을 가지고 기획을 하고 명작을 만들 여자 호사카를 원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가 재능을 눈여겨 본 여자들은 모두 호사카의 문스톤 기획과 전속 계약을 맺고 있었다. 그 중에서 호사카의 절반 정도라도 따라오는 여자가 있다면 호사카의 꿈은 훨씬 빨리 이루어질 것이었다. 호사카의 여자의 성공은 곧 호사카의 성공이나 마찬가지였다.
“호사카 씨를 보고 있으면 여러가지를 동시에 해보는게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하고 싶으면 하면 되잖아? 이런 영화는 한편을 찍는데 6000만 달러나 필요하지만 포르노는 기껏해야 50만 달러 정도 밖에 안들지. 50만 달러 정도면 포르노인데 힘을 많이 줬다고 하니까.”
드루 디아즈는 쿡쿡 거리며 웃었다. 그녀 또한 영화와 포르노 양쪽에서 모두 일을 해본 여자였다. 확실히 영화판에서의 시선으로 보자면 포르노판은 실패해도 거의 부담이 없는 영역이었다.
“규모가 작다는건 약점일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강점이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은 모두 해봐도 된다는거니까.”
호사카가 AV나 포르노 업계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이 그 부분이었다. 포르노니까 과감한 도전도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포르노 업계에서 더 창의적인 작품이 많이 나오기도 했다.
‘예를 들면 전국 여고생의 교복을 태우는 AV가 나온적도 있고.’
도대체 어느 부분에서 꼴려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성인물도 가끔 나오는게 이 바닥이었다.
“확실히 그렇게 생각하니까 나도 포르노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네요.”
호사카의 말에 드루 디아즈는 용기를 얻었다. 호사카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웃었다. 이 또한 그가 바라는 포르노 업계의 모습이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새로운 것에 도전을 하는 모습이었다.
‘나중에 인터넷이 발달하면 다들 돈 되는 비슷비슷한 포르노만 찍게 되지.’
호사카는 그게 싫었다. 차라리 비디오 테이프 시절의 특색이 있는 포르노와 AV가 좋았다. 인터넷 시대가 오면 어떤 장르가 가장 잘팔리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포르노 제작사들은 더욱 잘팔리는 작품을 복제하는데만 열을 올렸다.
‘과연 내가 인종차별의 벽을 넘어서 시대를 바꿀 수 있을까?’
인터넷 시대는 언젠가는 올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똑같은 포르노와 AV만 쏟아지는 시대도 올 수 밖에 없었다. 그걸 한 인간의 힘으로 바꾸는 것은 인종차별의 벽을 극복하는 것보다 힘들지 몰랐다. 하지만 호사카는 힘들다고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
‘만약 실패하더라도 나는 빌리어네어(Billionaire) 일테니까.’
곧 미래에는 백만장자는 부자 취급도 하지 않을 시대가 온다. 하지만 호사카는 이미 롬보 3로 억만장자가 될 예정이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건 나도 마찬가지지.’
호사카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때, 드루 디아즈는 말했다.
“그럼 저도 작품을 생각해 볼게요. 호사카 씨와 제가 같이 출연을 할 수 있는. 아니, 내 섹스 판타지를 먼저 작품으로 만들어봐야겠네요.”
그녀는 장난 반 음흉함 반이 섞인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의견은 나쁘지 않았다. 원래 모든 작품은 창작자의 욕망이 들어가야 생동감이 사는 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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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촬영은 잘 진행이 되었고 호사카의 여자들이 성장하는 것도 그럭저럭 진행 중이었다. 지지부진한 것은 오직 포르노 대본 뿐이었다.
호사카는 당근과 채찍에 연설까지 했지만 역시 사람마다 타고난 재능의 그릇은 있는 모양이었다. 작가들은 매일 자진해서 야근을 하며 대본을 쏟아내고 있었지만 호사카의 마음에 드는 것은 없었다.
요즘 호사카의 유일한 고민은 의외의 곳에서 풀리고 있었다.
미국의 영화배우들은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촬영을 하는 일이 많았다. 현재 롬보는 헐리우드 주변에서 스튜디오에서만 촬영을 했지만 시내의 호텔까지 왔다갔다하기에는 배우들에게 피로함이 쌓일 수 있었다. 그래서 롬보 3의 배우들은 다른 영화 촬영 현장과 같이 배우 하나하나가 작은 집 같은 트레일러를 사용했다. 호사카도 자신의 트레일러에 누워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똑똑똑.
“들어오세요.”
누군가가 노크를 하고 호사카가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자 촬영 현장에서 온갖 잡일을 다 맡아서하는 연출부 막내가 호사카의 트레일러로 들어왔다.
“스위트룸의 프레드릭 파인더라는 분이 호사카 씨를 찾습니다. 전화입니다.”
“지금 가죠.”
호사카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포르노 업계에서 호사카의 입지가 커지기는 했지만 포르노 업계의 넘버 2라고 할 수 있는 프레드릭 파인더를 무시할 정도는 아니었다.
프레드릭 파인더라면 자신이 지금 영화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은 알 것이다. 그런 시기에 전화를 했다는 것은 분명 중요한 사업적인 이야기일 것이었다.
호사카는 연출부 막내를 따라서 유선 전화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향했다. 외부 연락을 위해서 유선 전화기가 여러 개 있는 곳이었다. 호사카는 연출부 막내에게 먼저 부탁을 했다.
“내가 전화 받기까지 시간이 좀 걸린다고 5분 정도만 시간을 끌어줄 수 있나요?”
“네, 호사카 씨.”
그리고 호사카는 비어있는 전화기로 자신의 비서 역할을 하고 있는 미스 허슬러의 임원 제인 먼데일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호사카 씨.”
“부탁할 일이 하나 있어.”
“요즘 스위트룸에서 무슨 큰 일이 있는지 알아봐 줄 수 있나?”
“네, 알겠습니다. 1분만 기다려주세요.”
호사카는 제인 먼데일의 전화를 끊지 않고 잠시 기다렸다. 포르노 업계는 겉으로는 화려하지만 밖에서는 배척을 받는 곳이었다. 이 업계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회사에 관련 없이 자기들끼리 친하게 지냈다. 그 말은 온갖 소문이 빠르게 퍼진다는 뜻이었다.
잠시 후에 제인 먼데일은 빠르게 스위트룸에 대한 소문을 종합해서 호사카에게 보고했다.
“고마워.”
호사카는 제인 먼데일의 전화를 끊고 즉시 프레드릭 파인더의 전화를 받았다.
“호사카입니다.”
전화를 받자마자 프레드릭 파인더는 음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요즘 좋은 각본을 찾기가 힘들다며? 우리가 저번에 이야기했던 AVN에 도전할만한 각본은 쉽지 않나보지?”
“그러는 스위트룸도 판매량이 많이 떨어져서 발등에 불이 붙었다면서요?”
호사카는 잽을 한번 가볍게 받아주고 묵직한 스트레이트를 질렀다.
제인 먼데일을 통해서 알아본 스위트룸의 사정은 말이 아니었다. 호사카가 백만달러 서바이벌을 대성공 시킨 이후에 드디어 포르노 업계의 빅3 중 하나를 휘청거리게 만든 것이다.
포르노를 보는 남자 팬들의 정력은 한정되어 있고 주머니 사정도 제한적이었다. 호사카의 포르노 쪽으로 남자 팬들이 급격히 유입되면서 스위트룸의 판매량은 급감하기 시작했다.
프레드릭 파인더에 일전에 호사카에게 받은 조언대로 상류층의 퇴폐적인 삶을 그린 포르노를 만들어내었지만, 남자들은 그런 포르노보다 신인 여배우들이 백만달러를 위해서 어떤 연기든 서슴치 않고 하는 서바이벌을 더 좋아했다.
플레이걸의 사정은 괜찮았다. 플레이걸은 남자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확고한 매니아층이 있었다. 그리고 스위트룸은 자극적인 섹스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미스 허슬러와 완전히 팬층이 겹쳐져 있었다.
그리고 프레드릭 파인더는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게 하나 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다. 만년 3등이었던 미스 허슬러를 살려주고 있는 남자 호사카 켄토였다.
미국은 철저한 자본주의 국가였다. 돈을 벌 수 있다면 평생 보지 않을 원수와도 손을 잡을 수 있는 사장이 많았다.
“호사카 씨. 자네는 미스 허슬러와 계약이 되어 있지. 위약금이라면 얼마든지 주겠으니 우리와 함께 일을 해볼 생각 없나?”
“음. 그건 곤란한데요. 역시 저는 의리를 중요시 생각해서.”
호사카는 신의를 중요시 여겼다. 야쿠자 똘마니 였을때부터 느꼈지만 위급한 상황에서 자신을 구해주는건 인간 사이의 신뢰였다.
호사카는 레리 레이건과 굳건한 신뢰를 쌓고 있었고 호사카는 지금의 관계에 만족하고 있었다. 레리 레이건은 자신을 전적으로 돕고 밀어주고 있었다. 호사카는 미스 허슬러의 자금력으로 하고 싶은 모든 포르노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 포르노 배우이자 제작자로서 이보다 행복한 환경은 없었다.
그리고 프레드릭 파인더는 호사카에게 의심의 씨앗을 하나 던졌다.
“미스터 호사카. 자네는 AVN에서 자신이 최고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고 했지. 하지만 레리 레이건이 그것을 지지한다고 생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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