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0화 〉 300화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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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는 영화 촬영을 하면서 스위트룸과 미스 허슬러의 협력 포르노에도 출연하게 되었다.
“지금 회사에서도 여러가지로 기대를 많이 하고 있어요.”
제인 먼데일의 말에 따르면 스위트룸과 미스 허슬러의 일시적인 동맹은 미스 허슬러에도 좋은 일이었다. 현재 호사카가 롬보 3를 위해 빠져 있는 사이에 미스 허슬러에서는 괜찮은 포르노가 나오지 않고 있었다. 호사카가 10만 달러의 상금까지 걸었지만 최고의 대본은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헐리우드 영화는 포르노처럼 3일만에 한편이 뚝딱 나오는게 아니었다. 호사카가 몇 달 동안 빠져 있는 사이에 미스 허슬러는 백만달러 서바이벌로 벌어들인 돈을 천천히 까먹고 있었다.
그런데 빅3 중에 두 회사가 완전히 힘을 합쳐서 포르노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당연히 화제가 될 것이고 판매도 잘될 것이었다.
“이번에는 회사에서 알아서 하겠지?”
두 회사가 힘을 합친다는 것은 단순히 1+1이 아니었다. 두 회사의 배우들이 교류를 한다는 뜻이었다. 포르노 업계의 빅 3에 해당하는 회사들은 각자 전속 배우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었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여배우를 타사에 출연하지 못하게 막고 자신의 회사에서만 쓰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두 회사가 힘을 합치면 자연히 배우간의 교류가 만들어지고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조합이 나올 수 있었다.
‘재미있겠네.’
호사카는 단순히 스위트룸의 여배우를 따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기뻐했다.
“이번에 나는 그냥 가서 촬영만 하면 되는거겠지?”
“네. 레리 사장님께서 호사카 씨를 최대한 방해하지 말라고 했어요.”
“그럼 촬영 스케줄이나 대본이 나오면 나에게 바로 보내주고.”
“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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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가 편안하게 롬보 3를 찍으면서 스위트룸과 미스 허슬러에서 포르노 대본이 오기를 기다렸다. 매번 그가 아이디어를 내고 대본을 작성해서 치열하게 포르노를 만들었는데, 이렇게 편하게 포로노를 찍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까지고 내가 다할수는 없으니까.”
이를 위해서 자신의 일을 대신해줄 사람을 열심히 키워보는 중이었지만 역시 생각대로 잘 안풀리는 호사카였다. 자신만큼 기획을 하고 대본을 쓸만한 인재는 쉽게 나오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에 미스 허슬러와 스위트룸에서는 매일 같이 전쟁 같은 회의가 이어지고 있었다. 예전에 호사카가 채찍과 당근에 연설까지 동원했을때보다 회의는 격렬하게 진행이 되고 있었다.
레리 레이건과 프레드릭 파인더는 자기들끼리 모든 이야기를 끝내두고 밑의 직원들이 싸우는 것을 구경만 하고 있었다. 두 회사의 직원들 또한 업계 2위와 3위로서 라이벌 의식이 있었고 서로 다투면서 회의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사장들은 그걸 그냥 보고만 있었다. 결국 직원들은 좋은 포르노를 내놓는 것으로 라이벌 회사를 누르려고 할 것이었다. 이는 결국 회사 매출에 도움이 되었다.
“자, 그럼 배우 하나씩을 교환해서 작품을 찍자는거잖아요.”
“네, 그렇죠! 그리고 당연히 스위트룸에서는 호사카 씨와 드루 디아즈 씨가 필요하구요.”
“말도 안됩니다!”
미스 허슬러의 직원들은 반발했다. 호사카를 빌려갈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는 현재 최고의 포르노 남자 배우였다. 스위트룸에서 그를 데려가서 작품을 찍어보고 싶은 마음은 당연했다.
“호사카 씨는 그렇다쳐도 드루 디아즈 씨는 안됩니다!”
“드루 디아즈 씨는 백만달러 서바이벌에서 우승하고 현재 가장 주목을 많이 받고 있는 여자 포르노 배우가 되었습니다. 그녀를 쓸 수 없다면 도대체 스위트룸에서 미스 허슬러와 협력을 할 이유가 뭡니까?”
“허참. 아까 말했잖아요! 호사카 씨와 드루 디아즈 씨는 미스 허슬러에서 활동을 하고 있지만 미스 허슬러 소속이 아니라구요. 호사카 씨를 허락한 것만으로 이미 엄청 양보를 한거라구요. 또 드루 디아즈 씨는 우리도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그녀는 호사카 씨 상대로만 포르노를 찍겠다고 말했어요!”
사실 스위트룸에서 드루 디아즈를 원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고 미스 허슬러에서 이를 내주지 못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호사카는 섹스만 하게 해준다면 플레이걸에 가서도 마음 편하게 자지를 세울 남자였지만 드루 디아즈는 달랐다. 드루 디아즈는 미스 허슬러의 직원도 아니었고 돈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그녀를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인 호사카는 드루 디아즈의 의견을 존중해 주었다.
결국 논쟁이 끝없이 도돌이표를 그리려고 하자 레리 레이건이 나섰다. 이렇게 생산성이 없는 회의는 그가 제일 싫어하는 것 중 하나였다.
“그냥 내가 정해주지. 미스 허슬러에서 호사카 켄토는 임대가 가능합니다. 본인의 의지가 있으니. 하지만 드루 디아즈는 안됩니다. 프레드릭 사장님. 동의하시죠?”
프레드릭 파인더는 드루 디아즈까지 끌여들여서 포르노를 찍고 싶었지만 현재 회의실에서 정치적인 권력은 레리 레이건이 가지고 있었다. 프레드릭 파인더는 동의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회의에서는 어떤 포르노를 만들지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서로 각 회사의 대표 배우를 데리고 와서 포르노를 찍을 것이기 때문에 이미지 손상이 심한 포르노는 미리 막아두어야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왔지만 두 사장의 마음에 드는 내용은 없었다.
업계 2위와 3위가 힘을 합쳐서 포르노를 만드는 대규모 프로젝트였다. 어중간한 포르노를 만들바에야 시작도 하지 않는게 더 좋았다.
그리고 회의 참석해 있는 제인 먼데일이 한가지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었다.
“회사가 협력을 한다. 하지만 굳이 협력을 대외적으로 공개할 필요가 있을까요?”
레리 레이건은 흥미가 있는 표정으로 제인 먼데일에게 계속 말해보라고 손짓을 했다.
“내부적으로는 협력을 하죠. 하지만 외부적으로는 서로 싸우는 척을 하는거죠. 미국인들은 평화보다 싸움을 더 좋아하니까.”
“좋아. 계속 말해봐.”
제인 먼데일은 호사카의 옆에서 비서처럼 일을 하면서 은연 중에 그의 사고 방식을 많이 배운 상태였다. 게다가 사랑하면 닮는 다는 말이 있듯이 그녀는 호사카처럼 생각하고 말을 하고 있었다.
“백만달러 서바이벌이 인기를 끌었던 요소가 뭡니까? 여자들이 섹스로 진짜 승부를 벌였기 때문이죠. 이를 회사 간의 일로 만드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하, 재미있는 발상이군.”
“두 분 사장님들이 외부에서 서로를 헐뜯고 싸우는 것만으로 시선이 집중될겁니다. 음. 서로 고소를 하는 것도 괜찮겠네요. 진짜로 고소를 하고 법정 싸움을 벌이면 엄청난 마케팅 효과가 나올 겁니다. 그리고 서로 돈을 주고 받으면서 상대방의 배우를 빼오는겁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각 회사가 손해보는 것은 없을겁니다. 두 회사 사이에 돈이 오고 갈 뿐이니까요.”
레리 레이건은 눈을 크게 뜨고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바로 이거야! 알겠나! 좋은 포르노가 아니더라도 이런 훌륭한 마케팅이 있다면 얼마든지 포르노를 팔아먹을 수 있지! 자, 제인. 더 말해보게.”
“마케팅을 두 회사의 싸움으로 한다면 이는 포르노 대본에도 도움이 되겠죠. 예를 들어서 스위트룸의 한 여배우가. 물론 엄청 잘나가는 여배우여야겠죠. 스위트룸의 뛰어남을 보여주기 위해서 호사카 씨를 납치한 후에 강간한다던가.”
“호오.”
“그리고 미스 허슬러에서 복수를 위한 포르노를 계획할 수 있죠.”
제인 먼데일이 말한 것은 지금까지 호사카가 해오던 포르노를 좀 더 과격하게 바꾼 것이었다. 현실과 판타지를 혼합하여 포르노 비디오의 일이 실제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것이었다.
“미스터 호사카가 강간을 당한다. 하지만 그건 실제가 아니니까 누구도 고소를 당할 일이 없겠군. 그리고 겉으로 보기에는 실제처럼 보이니까 포르노 팬들에게는 흥미를 줄 것이고.”
“네, 맞습니다.”
제인 먼데일이 아이디어의 씨앗을 제시하자 순식간에 회의실의 직원들은 열심히 아이디어를 가다듬었다. 제인 먼데일은 이미 자기 밥값을 했고 이제 자신들도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차례였다.
“스위트룸에서는 아예 여배우들이 여럿 나와서 호사카 씨를 습격하는건 어떻습니까?”
“좋아. 계속 말해보게.”
“호사카 씨는 이미 섹스 쇼로 혼자서 여자 여럿을 상대했습니다. 포르노 여배우 하나 둘로는 힘들겠죠. 그리고 남자 하나를 납치하는데 여자가 여럿 있어야 말이 될거 아닙니까.”
“그럼 어떻게 납치할건가?”
“호사카 씨는 요즘 헐리우드에서 영화 촬영이 바쁘다고 들었습니다. 영화 배우가 잠시 머무는 트레일러에서 살면서 말이죠. 그럼 밤에 여배우들이 강도처럼 입고 한번에 습격을 하는거죠.”
“흠.”
“여배우들에게 몸에 딱 달라붙는 가죽 바지와 재킷을 입히면 촬영장의 조명에 번들거리면서 섹시해 보이지 않겠습니까.”
“재미있군.”
레리 레이건과 프레드릭 파인더는 이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었다. 남자가 여자에게 강간을 당하는 평범한 리버스 레이프 장르이기는 했지만 호사카, 스위트룸, 미스 허슬러라는 요소가 어루어져서 화제성 있는 작품이 나올 것 같았다.
그리고 스위트룸의 직원들이 자신들이 만들 작품에 대해서 신이 나서 떠들고 나자 이번에는 미스 허슬러에서 나섰다.
“그럼 호사카 씨는 그 복수를 꾸며야겠네요. 그는 강간을 당했다고 하더라도 슬픔에 젖어서 울고 있을 남자는 아니니까요.”
실제 강간은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절대 하면 안되는 행위였지만 포르노 세계에서 강제적으로 하는 섹스는 하나의 장르였다. 강간을 뜻하는 레이프(rape)라는 단어를 쓰지 못해서 강제로 당했다는 뜻의 포스드(forced)라는 단어를 쓸 정도로 매니아가 있는 장르였다.
그리고 호사카는 한번 공격을 당했다고 가만히 있을만한 남자가 절대 아니었다. 호사카는 섹스 쇼와 백만달러 서바이벌을 지휘하면서 미국 전역에 자신의 강인함을 보여준 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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