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1화 〉 311화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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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는 이제 자신의 꿈을 공공연히 반복적으로 말하고 다녔다. 미국에 온지 얼마되지 않았을때는 어차피 무시를 당하거나 비웃음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이 믿는 사람에게만 하던 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가 호사카의 능력을 알고 호사카가 일구어낸 업적을 알았다. 그가 반복해서 말을 할수록 사람들의 머리속에서는 그의 말이 쐐기 처럼 박혀질 것이다.
‘진짜 저 동양인이 할 수 있을까?’
‘호사카라면 할 수 있을지도.’
‘이미 호사카는 포르노의 제왕이지.’
사람들이 뭐라고 생각하든 상관이 없었다. 반복적으로 생각하고 노출되면 마치 최면에 걸린 것처럼 호사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그리고 호사카와 린다 파커가 대화를 나누는 것은 멋진 구도였다.
린다 파커가 과거의 전설로서 젊은이들의 도전을 받아주는 위치에 있다면 호사카는 그것에 당당하게 도전하는 젊은 라이징 스타와 같았다.
그리고 케이 러브레스가 도도하게 말했다. 그녀는 스위트룸을 대표하는 여배우였다. 스위트룸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나이트 쇼에도 그대로 가지고 왔다.
“그게 쉬울까요? 그 말은 다른 모든 포르노 제작사를 압도하겠다는 말이잖아요. 하지만 스위트룸은 아직 지지 않았어요. 이번 포르노 전쟁에서 승리해서 미스 허슬러를 내려다볼거에요.”
케이 러브레스의 말은 드루 디아즈가 받았다.
“재미있는 이야기네요. 이미 판매량을 보자면 이번 년도는 미스 허슬러가 스위트룸을 이기고 있지 않나요? 심지어 포르노 전쟁을 포함하더라도.”
호사카는 가볍게 웃었다. 그는 스위트룸을 살짝 무시하는 듯이 말했다.
“뭐, 이번에는 무난하게 미스 허슬러가 업계 2위가 되겠지.”
어차피 호사카가 이끄는 미스 허슬러가 스위트룸을 밟고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서 호사카는 스위트룸을 밀어주기 위해서 악역을 자처하고 있었다.
스위트룸의 팬들은 호사카의 이런 태도와 발언에 화를 내며 스위트룸의 포르노를 빌려볼 것이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이긴다면 마케팅 효과가 적을게 뻔했다. 그래서 호사카는 자신이 악역을 좀 맡더라도 두 회사가 동시에 성장하는 것을 선택했다.
케이 러브레스는 자신이 몸 담고 있는 스위트룸이 모욕을 당했다고 느꼈는지 앙칼진 눈빛을 하면서 이를 악물었다. 고급스러운 미녀는 이런 순간까지도 자신의 색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한 명의 남자와 네 명의 여자는 자신의 자랑을 하기도 하고 상대방을 비하하기도 하면서 포르노 전쟁을 점점 키웠다. 그들의 말다툼이 계속 될수록 방청객들은 포르노 전쟁이 진짜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방청객들이 느끼는 감정은 곧 미국 전역에서 나이트 쇼를 보는 시청자들이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데이비드 레노는 방송을 마무리하면서 정리했다.
“스위트룸과 미스 허슬러. 결국 이 두 회사의 승부는 소속된 배우가 얼마나 포르노를 잘 만드는지로 결정되겠네요.”
호사카는 데이비드 레노의 말을 수긍해주었다.
“그렇죠. 아무리 제작진이 뛰어난 대본과 촬영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 그것을 표현하는건 배우니까요.”
사실 이건 반만 맞는 말이었다. 포르노 배우만큼 제작진도 중요했다. 하지만 결국 이 포르노 전쟁에서 누군가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서 스타가 되어 매출을 이끌어야 했다. 이건 이름 없이 뒤에서 노력해주는 제작진이 아니라 포르노 배우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럼 궁금하네요. 과연 여기에 모인 포르노 배우 중에 가장 뛰어난 사람이 누구일지.”
데이비드 레노는 먼저 케이 러브레스를 바라보았다. 케이 러브레스는 고혹적인 눈빛으로 그를 마주 보았다.
“미국의 모든 남자가 노예가 되기를 자처하는 스위트룸의 여주인 케이 러브레스일까.”
그는 드루 디아즈를 보았다. 드루 디아즈는 이 모든 것이 가벼운 장난인 것처럼 귀여운 눈웃음을 짓고 있었다.
“만인의 여동생에서 만인의 애인이 되고 있는 드루 디아즈일까.
데이비드 레노의 눈은 린다 파커를 향했다. 그녀는 여왕처럼 자리에 앉아 있었다. 자신의 업적을 만들어가는 애송이들과는 다르게 이미 쌓여진 업적의 탑 위에 서 있는 것 같았다.
“되돌아온 전설. 린다 파커일까.”
방청객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마치 영화에서나 나올 것 같은 멋진 스토리였다. 포르노의 업계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고 남자와 여자가 오버랩되었다. 외국에서 온 자와 영화계에서 온 자가 있었고 포르노 업계에서 모든 항상 있었던 자들이 존재했다.
호사카는 웃으면서 마이크를 잡고 마지막 멘트를 날렸다.
“좋습니다. 그럼 이 전쟁을 계속 해봅시다. 어느 한쪽이 쓰러질때까지.”
방송은 화려하게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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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이 끝난 이후에 네 명의 포르노 배우들은 조촐하게 뒷풀이를 하기로 했다. 린다 파커의 제안이었다.
“이런 자리가 중요해요. 배우들끼리 친해질수록 외압에 저항하기 쉽잖아요. 서로가 서로의 등을 봐주면서.”
호사카는 그 말이 맞다고 여겼다. 그리고 이들은 남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술을 마실 수 있는 곳으로 향했다. 미스 허슬러와 스위트룸의 배우들이 어울려 있는 건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는 의견이 있어 술집이나 호텔이 아니라 미스 허슬러의 건물로 향했다.
이미 모든 직원들이 퇴근할 시간이었고 야간 경비는 호사카를 보자마자 안쪽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해주었다.
회의실에 다른 여자들을 모두 모아놓고 호사카는 레리 레이건의 사장실로 향했다. 그곳에는 그가 마시는 위스키가 항상 있었다. 호사카가 술을 가져오자 여자들은 눈을 반짝거리며 환호성을 질렀다.
“모두 자기 집처럼 편하게 있어요.”
호사카는 여자들에게 술을 한잔씩 따라주었다. 그리고 여자들에게 칭찬을 했다.
“오늘 모두 고생했어요. 덕분에 포르노 전쟁에 속한 작품들도 꾸준히 잘 나갈 것 같네요.”
여자들은 호사카의 칭찬을 듣는 것이 좋은지 다들 미소를 지었다. 린다 파커는 마치 후배를 대견하게 여기는 듯한 미소를 지었고 드루 디아즈는 주인이 무슨 말을 해도 좋아하는 강아지 같은 미소를 지었다. 케이 러브레스는 호사카에 대한 호감이 섞인 미소를 보여주었다. 드루 디아즈는 케이 러브레스의 얼굴을 보고 살짝 눈빛이 날카로워졌다가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다들 술을 홀짝거리며 마셨다. 유일하게 호사카만이 오렌지 주스를 마시고 있었다.
술이 들어가니 여자들은 두런두런 자기들끼리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각자 살아온 길이 다 다른 여자들이다보니 대화할 거리는 넘쳐났다. 호사카는 여자들이 수다를 떠는 것을 흐뭇하게 지켜만 보고 있었다.
그리고 케이 러브레스는 문득 생각이 난 것처럼 호사카에게 질문을 하나 던졌다.
“하나 물어봐도 되나요?”
“얼마든지.”
“이번 포르노 전쟁. 언제까지 계속할건가요?”
만약 호사카가 일반적인 포르노 제작자였다면 이런 질문을 하지 않았을 거싱다. 평범한 포르노 제작자라면 돈이 된다면 무한정으로 시리즈를 이어나갈 것이었다.
하지만 호사카는 달랐다. 그는 돈을 위해서 포르노 업계에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가 참여하는 모든 작품은 포르노 역사에 하나씩 남을만한 것이었고 적당한 순간에 멈출 줄을 알았다. 비록 돈은 더 많이 벌지 못하지만 사람들의 기억에서 더 오래 남는 법을 알았다.
“이번 포르노 전쟁은 내가 기획에 메인으로 참가한게 아니라서 말이지. 하지만 내가 지금 찍고 있는 롬보 3 촬영이 끝나고 내가 본격적으로 포르노에 전념할 수 있게 되면 끝이 나지 않을까?”
케이 러브레스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아니, 지금 이게 전념한게 아니라구요?”
케이 러브레스도 포르노 업계에서 나름 활동을 오래 했고 여러 남자 배우를 보았었다. 하지만 그 어떤 남자 배우도 호사카만큼 뛰어난 재능에 노력에 기술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런데 그런 연기가 100퍼센트가 아니란 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너무 먼 미래는 생각하지 말자. 지금은 눈 앞에 있는 일을 해결하기 바쁘니까.”
호사카는 먼 미래를 보고 앞의 일도 차근차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먼 미래를 보면 눈 앞의 일을 놓치기 다반사였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호사카 같이 강한 리더를 따를때 가장 좋은 효율을 내었다.
“자, 그럼 남은 포르노를 잘해봅시다. 여러분이 있다면 걱정이 없을테니까.”
호사카는 여자들을 독려하며 자신의 오렌지 주스가 가득 든 잔을 높이 들었다. 여자들은 오렌지 주스를 보며 한바탕 웃으면서 같이 건배를 했다.
그리고 호사카가 섹시한 여자 셋과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있을때, 회의실 문이 벌컥 열리면서 레리 레이건이 들어왔다. 레리 레이건은 호사카를 보면서 말했다.
“젠장. 부러워죽겠군! 나는 지금까지 일을 하고 있었는데, 자네는 이런 미녀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다니!”
호사카는 레리 레이건을 향해서 반쯤 남은 술병을 흔들면서 말했다.
“그럼 레리 사장님도 한잔 하시죠.”
“아니?! 그리고 이건 내 술이지 않나!”
호사카는 레리 레이건의 술까지 훔쳐 먹었지만 레리 레이건은 화를 내지는 않았다. 호사카가 미스 허슬러에 벌어다 주는 돈으로 이런 술은 몇 만병은 살 수 있었다.
“그런데 여기는 어떻게 아시고 온겁니까?”
“회사 경비원이 보고를 하더군. 마침 자네를 찾고 있었는데 잘된 일이지.”
레리 레이건은 급히 위스키 한 잔을 마시고 나서 말을 이어나갔다.
“포르노 전쟁으로 만들어진 시리즈가 잘나가고 있어. 요즘 나오는 다른 포르노는 모두 발라버릴만큼.”
“그건 당연한 일이죠. 이렇게까지 마케팅을 했는데.”
레리 레이건은 눈을 빛내며 말했다.
“그래서 프레드릭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고 왔지.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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