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5화 〉 315화 대작
* * *
포르노 촬영이 시작하기 전부터 호사카는 마케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제인 먼데일은 이번 작품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고 호사카가 본격적으로 포르노 판에 복귀한다는 것을 알렸다.
“그래서… 이게?”
제인 먼데일은 웃으면서 말했다.
“헬스맨. 남성 잡지의 인터뷰죠.”
헬스맨은 운동하는 남자들을 위한 잡지였다. 그리고 몸 좋은 남자들이 옷을 벗고 나온다는 점에서 여성 팬들도 많았다. 호사카는 롬보 3 촬영을 위해서 운동을 꾸준히 했고 지금은 역대급으로 몸의 모양이 좋은 상태였다.
“이럴때 몸자랑을 안하면 언제 하려구요? 그리고 남자, 여자 모두에게 홍보를 하려면 이만한 잡지도 없어요.”
“아니, 나는 포르노 배우가 이런 잡지에 나올 수 있나해서 말이지.”
“저쪽에서 허락했으니까 괜찮겠죠.”
여자는 남자를 많이 먹으면 걸레라고 욕을 먹지만 남자는 여자를 많이 먹으면 영웅이 된다. 그리고 수많은 여자를 먹고 다니는 호사카는 미국에서 일종의 영웅이었다.
헬스맨의 잡지사는 호사카가 요즘 롬보 3로 주가를 올리고 있기 때문에 잡지의 판매량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헬스맨에서 촬영을 나온 직원은 흑발의 백인 여자였다. 왠지 일을 잘하게 생긴 그 여자는 호사카를 위아래로 훑어보고 말했다.
“에밀리 윌리스라고 해요. 헬스맨의 편집장이에요. 제가 동양인 남자를 보고 섹시하다고 생각할 날이 올줄은 몰랐네요. 호사카 씨.”
“섹시하게 봐주셔서 감사하군요. 그렇게 보이는게 제 일인지라.”
그녀의 사무적인 말에 호사카는 유들유들하게 반응했다. 미국인들이 자신도 모르게 인종차별적인 말을 하는건 어쩔 수 없었다. 중요한건 그가 섹시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런 가벼운 인사에서도 편견이 조금씩 깨지고 있다는게 느껴졌다.
간단한 인사를 마치고 촬영장으로 이동했다.
“그런데 편집장님이 직접 인터뷰를 합니까?”
“네. 미스 허슬러의 제인 씨가 이번 인터뷰는 대박이 날거라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저희들도 그만한 베테랑을 내보내야겠다고 생각했을뿐입니다.”
“좋네요.”
“아뇨. 제가 직접 나와보니까 호사카 씨는 그만한 가치가 있을 것 같네요. 여자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포르노 스타라. 확실히 잡지 판매량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에밀리 윌리스는 호사카를 천천히 살펴보면서 냉정하게 말했다.
“운동도 상당히 했네요. 뭐,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근육 덩어리는 아니지만 슬림하게 잘빠졌어요.”
“고맙군요.”
“락스타 같은 컨셉으로 찍어도 괜찮을 것 같네요. 요즘 락스타들이 이런 근육에 몸에 딱 달라붙는 옷을 입고 여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으니까.”
“어… 그런데 지금 인터뷰가 시작된 겁니까?”
호사카는 에밀리 윌리스가 들고 있는 녹음기가 작동 중인 것을 알았다.
“당연하죠. 원래 인터뷰는 진실된 말을 끌어내야하거든요. 대중들은 그런 말을 좋아하니까. 그리고 촬영과 동시에 인터뷰를 하는 것만큼 진심을 듣기 좋은 방법이 없어요.”
호사카는 에밀리 윌리스와 함께 옷을 보러 갔다. 호사카의 체구에 대해서 미리 연락을 받았는지 호사카가 입을만한 옷들이 여러개 있었다. 헬스 대회에서나 입을만한 파란색 삼각 팬티나 정장류까지 폭 넓은 옷이었다.
“뭔가 원하시는 옷이 있나요? 사람들이 섹시하다고 생각할만한 옷은 대부분 있어요.”
그리고 에밀리 윌리스는 어디선가 가죽 바지 하나를 꺼내왔다. 그녀는 바지를 호사카의 하체에 대면서 말했다.
“조금 입기 불편할수는 있겠지만 잘어울릴 것 같네요.”
호사카는 정력에 안좋기 때문에 술도 일년에 두세번 마실까말까 했다. 하체를 조이는 팬티와 바지가 정력에 안좋기 때문에 이렇게 조이는 바지는 정말 오랜만이었다.
“그런데 이 정도면 자지가 좀 튀어나올텐데요.”
“여자들은 그런 걸 좋아해요. 요즘 락스타 중에 건즈 앤 브라이어스 모르세요?”
호사카는 음악은 그다지 관심이 없었지만 떠오르는 락스타 건즈 앤 브라이어스를 기억했다. 예쁘장하게 생긴 마른 보컬이 이런 착 달라붙는 바지를 입고 다니는 것을 텔레비전에서 본 것 같았다.
“탈의실은?”
“필요하시다면 저기 안쪽으로 들어가시구요. 몸 좋은 남자들은 그냥 여기서 갈아입기도 하더라구요.”
호사카는 씨익 웃고 자신이 입고 있는 트레이닝복을 벗기 시작했다. 그는 트렁크 팬티를 입고 있었다. 호사카가 생각할때 지금 팬티를 입고 이런 가죽 바지를 입으면 팬티 자국이 겉으로 흉하게 보일 것 같았다. 그가 에밀리 윌리스를 한번 보자 그녀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호사카는 팬티까지 벗었다. 발기를 하지 않았는데도 거대하게 늘어진 자지를 보고 에밀리 윌리스는 마른 침을 삼켰다. 그녀의 눈은 호사카의 자지에서 떨어질줄을 몰랐다.
그리고 호사카는 바지에 자신의 다리를 밀어넣었다. 익숙하지 않는 가죽의 느낌이 다리에 달라 붙는게 불쾌했다.
‘이런걸 입고 어떻게 무대 위를 뛰어다닐 수 있는거지?’
호사카는 바지를 모두 입고 상의는 입지 않았다. 액션 영화 촬영을 위해 잘 다듬어 놓은 몸이 드러났다. 그리고 락스타와는 다르게 호사카의 바지에는 자지가 훨씬 크게 튀어나와 있었다. 마친 굵은 소세지 하나를 넣어놓은 것 같았다. 호사카는 어이가 없어 하면서 에밀리 윌리스에게 물었다.
“이게 먹힌다구요?”
바지를 벗는 걸로 돈을 버는 호사카는 자지 윤곽이 드러나는 바지에 열광하는 락스타 팬들의 마음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음. 일단 제 눈에는 보기 좋네요. 일단 사진 촬영과 인터뷰를 하면서 어떤 사진을 쓸지 가려내보죠.”
헬스맨의 모델 촬영이 시작되었다. 호사카는 남자 사진사 앞에서 이리저리 근육을 자랑하며 에밀리 윌리스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지금 포르노 전쟁이 흐지부지 마무리 되면서 호사카 씨가 한물간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롬보 3가 대성공을 거두고 있으면서 완전히 영화계로 가려는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구요.”
“뭐, 그런 이야기는 얼마든지 나올 수 있겠네요. 하지만 저는 이미 포르노를 제작 중입니다.”
“포르노요? 어떤 작품인지 알려줄 수 있나요?”
“제가 지금까지 미국에서 보여준 작품들보다 훨씬 뛰어난 작품이 될겁니다. 이를 위해서 백만달러 서바이벌을 열어서 드루 디아즈를 뽑았다고 하더라도 과언이 아니죠.”
호사카는 포즈를 취하면서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지켜야 할 것은 지켰다.
원래 대중의 시선을 모으기 위해서 가지고 있는 패를 모두 보여주는 법, 일부를 보여주는 법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 호사카는 작품에 대한 절대적인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아예 보여주지 않는 전략을 취했다.
에밀리 윌리스는 몸이 달아올랐다. 호사카가 롬보 3라는 대성공한 영화를 뒤로 하고 다시 포르노 업계로 돌아와서 제작하는 작품. 이걸 최초로 알아낸다면 헬스맨의 판매 부수는 몇 배는 늘어날 것 같았다.
하지만 호사카는 계속 말을 돌려가며 본론은 이야기 하지 않았다.
“제 다음 작품을 본 남자들은 자기 전에도 다시 한번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할겁니다. 그래서 한 세번까지 렌탈샵에서 빌려보다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되겠죠. 차라리 비디오를 구매해서 집에서 두고두고 보는게 더 싸겠는데?”
결국 에밀리 윌리스는 촬영 내내 호사카의 다음 작품의 제목이라도 알아내려고 온갖 질문을 다 했지만 결국 그녀는 노력은 허사가 되었다.
헬스맨의 모델 촬영 및 인터뷰까지 끝나고 며칠이 지나지 않아서 사진과 원고 초안이 호사카에게 도착했다. 호사카는 사진을 슬쩍 훑어 보았다. 확실히 남자를 섹시하게 찍는 프로들의 손길이 닿으니까 호사카는 현실보다 5배 정도는 더 섹시하게 나왔다.
‘이게 나 맞아?’
포르노 표지에서는 호사카의 얼굴보다는 여배우의 얼굴과 몸매가 주로 들어가기 때문에 호사카로서는 자신이 사진의 주인공이 되보는게 오랜만이었다. 그래서인지 사진 속의 자신은 더 어색해 보였다.
“이게 뭐에요?”
드루 디아즈가 호사카의 품으로 뛰어들면서 물었다. 그녀는 호사카가 섹시하게 찍힌 사진을 이리저리 흥미롭게 보고 있었다.
“헬스맨이라는 잡지에서 홍보차 사진을 좀 찍었지.”
“홍보요?”
“혹시 여자들이 보고 내 포르노를 빌려볼수도 있으니까.”
“아직도 여자가 더 필요해요?”
“한 1억명 정도만.”
일본에서 난다긴다 하는 남자 AV 배우도 평생 5천명 정도의 여배우를 상대할 뿐이었다. 하지만 호사카는 미국까지 진출했으니 그보다 훨씬 많은 여자를 경험하고 싶었다.
“어휴.”
드루 디아즈는 호사카의 말에 작게 한숨을 쉬고 사진을 모두 자신이 가져갔다.
“이 사진은 이제 다본거죠?”
“뭐, 그렇지.”
“그럼 제가 가져가도 되요?”
“그러던가.”
호사카는 드루 디아즈가 이 사진으로 무엇을 할지 물어보지도 않았다. 이 사진들은 검토용으로 실제 잡지에 실릴 사진보다 훨씬 크고 선명하게 인쇄된 버전이었다.
드루 디아즈에게 작은 선물을 주고 호사카는 이제 기사를 읽어보기 시작했다. 포르노 업계에 대한 잡설이 몇 개 이어졌고 가장 중요한 호사카의 다음 작품에 대한 내용이 이어졌다.
별건 없었다.
에밀리 윌리스가 호사카의 답변을 창작하지 않는 이상 더 길게 나올 내용도 없었다. 그저 호사카가 다음 작품에 대해서 호언장담하는게 길게 이어질 뿐이었다.
“좋군.”
“뭐가요?”
드루 디아즈는 원고의 초안을 읽어보았다. 정작 다음 작품에 대해서는 전혀 나오지 않은 엉터리 기사였다.
“뭐가 좋은거죠?”
호사카는 웃으면서 설명을 해주었다.
“생각해봐. 포르노계의 슈퍼 스타인 내가 복귀를 하는거라고. 이제 내가 무슨 작품을 찍는지 알기 위해서 온갖 기자들이 달려들걸?”
일반적인 스타는 화제가 되기 위해서 여기저기서 몸을 굴리며 기자들의 똥꼬를 빨아야 했다. 하지만 슈퍼 스타는 팔짱만 끼어도 그것이 무슨 의미일지 모두가 궁금해 하고 추측한다. 호사카는 자신이 이미 슈퍼 스타가 되었음을 알았다. 그래서 자신의 이런 마케팅이 더 효과가 있을거라 생각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