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8화 〉 318화 대작
* * *
드루 디아즈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 수 없는 것 같았고 돈이 필요한 것 같았다. 평범한 대학생이 암 치료비를 낼 방법은 스트립 클럽에서 성공을 하는 것 뿐이었다.
호사카는 냉정하게 말했다.
“만약 섹스 한번에 50달러를 버는 걸로 만족한다면 그냥 여기서 일을 하게 해주지. 하지만 돈을 더 잘벌고 싶다면 예쁘장하게 생긴 여대생이 옷을 벗는 것 이상을 해야 할거야. 한번 정도는 비싼 돈을 받을 수 있겠지. 남자들은 처음 보는 여자에게 후하니까. 하지만 그 이후로? 그냥 길거리에서 창녀가 버는 돈과 다를게 없어.”
드루 디아즈는 호사카의 평가에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스트리퍼가 추는 춤을 생각하면서 몸을 흔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의 관절은 뻣뻣했고 리듬감은 없었다.
“춤이 문제라고 생각하나? 결국 몸을 파는 여자들은 섹시함이 문제야. 춤은 섹시함을 극대화시키는 도구일뿐이지.”
그나마 호사카는 드루 디아즈가 뭔가를 해보려는 의욕을 보여서 끊임없이 조언을 해주었다. 차갑고 압박이 강한 조언이었지만 도움이 되는 말이었다.
드루 디아즈는 그 말을 들으면서 점점 얼굴에 핏기가 사라지고 있었다. 호사카의 말은 그녀에게 모멸감을 주었고 그것이 그녀의 몸을 더욱 굳게 만들었다. 그녀가 더 잘해보려고 노력할수록 그녀의 몸은 더 엉망으로 움직였다.
지금 그녀의 춤은 섹시 댄스가 아니라 코미디나 마찬가지였다. 만약 앞뒤 사정 없이 이 춤만을 보았다면 모두가 웃음을 터트렸을 것이다. 하지만 앞뒤 사정을 알게 되면 이는 끝없는 비극이 되었다.
“다시! 여자가 섹시하다고 생각하는걸 남자가 섹시하다고 생각할까? 패션쇼를 생각해보라고! 여자들은 비쩍 말라서 가슴도 없는 모델을 동경하지. 하지만 부유한 남자는 그런 여자는 줘도 안먹어! 가슴이 풍만하고 골반이 나와있고! 너는 그런 재능이 조금 있지. 하지만 그 재능을 살려야 해!”
드루 디아즈는 호사카의 말을 듣고 자신의 가슴을 양손으로 잡고 앞으로 내밀었다.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그녀는 호사카의 말대로 행동을 하고 있었으나 호사카의 표정은 점점 더 어두워지고 있었다.
“남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남자가 어떤 여자를 좋아하는지! 어떤 행동을 좋아하는지! 너도 그 나이가 되도록 살았으면 남자들과 교류는 했겠지. 그걸 떠올리란 말이다!”
호사카는 손가락 하나를 까딱 가리면서 드루 디아즈의 행동 하나하나를 조종했다. 그의 손가락 움직임에 그가 만족하는 것과 불만족하는 것이 모두 담겨 있었다.
“설마 처녀인가?”
“네?”
“아직 남자 경험이 없냐고 물었다.”
드루 디아즈는 수치심에 대답을 하지 못했다. 호사카는 그녀에게 다가와서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그녀의 다리 하나를 자신의 어깨에 올렸다. 자연스럽게 그녀의 보지가 벌어졌다. 호사카는 보지 구멍에 손가락을 쑤셔넣고 벌렸다. 드루 디아즈는 눈을 꼭 감고 수치심을 참았다.
“어쩐지.”
그리고 그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의자를 잡고 벽에 던졌다.
쾅!
싸구려 의자는 단숨에 부서졌다. 드루 디아즈는 놀라고 공포에 질려서 뒤로 두걸음 물러났다.
그녀 또한 만만한 인생을 산 건 아니었다. 학교에서 동급생들은 그녀의 어머니가 창녀라면서 그녀를 괴롭히기 일수였다. 드루 디아즈는 그걸 모두 이겨내고 대학교에 진학할만큼 깡이 있는 여자였다. 그래서 어머니와 같은 일을 할 용기도 낸 것이다.
하지만 그녀도 이런 좁은 방에서 건장한 남자와 단둘이 갇혀 있는 적은 처음이었다. 어머니의 목숨줄을 쥐고 있을지 모르는 남자가 분노를 표출하는게 무서웠다. 그의 분노의 대상이 될까봐 두려웠고 그가 자신에게 기회를 주지 않을까봐 걱정되었다.
“좋아. 다시 한번 말하지. 면접은 탈락이야. 지금 여기서 돈을 챙기고 나가. 만약 나가지 않으면 내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
드루 디아즈는 고개를 숙여 바닥만을 바라보았다. 결국 그녀는 결정했다.
“남겠어요. 저에게… 무슨 짓을 해도 좋으니까.”
“좋아. 나는 너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었어. 이제부터 일어나는 모든 일은 너의 책임이야.”
호사카는 그녀의 앞으로 걸어왔다. 방문에 노크 소리가 들렸다. 백인 사장이 걱정스러워하며 물었다.
“회장님.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아니야. 아무 문제 없어. 하던 일이나 계속 해.”
“네, 알겠습니다.”
백인 사장이 멀어지는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호사카는 드루 디아즈를 노려보며 말했다.
“얼굴부터 고쳐야겠군. 나를 꼬시겠다는 표정을 보여봐.”
드루 디아즈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고혹적인 표정을 지었다. 턱을 살짝 당기며 호사카를 올려다보았다.
짝.
그리고 드루 디아즈가 예상하지 못하는 타이밍에 호사카는 그녀의 뺨을 때렸다. 그녀의 흰피부 덕분에 맞은 자리는 금방 붉게 달아올랐다. 드루 디아즈는 자신이 뺨을 맞았다는 것을 믿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호사카를 바라보았다.
“미국에서는 남자가 여자를 때리는게 수치스러운 일이라 생각하지. 나도 거기에는 동의해. 하지만 넌 지금 여자가 아니야. 여자라면 나를 꼴리게 만들었겠지. 넌 지금 폐기 직전의 상품이다. 그런 물건이라면 얼마든지 때리고 집어던질 수 있지. 자, 여자가 되고 싶나? 그럼 나를 유혹할 수 있는 표정을 지어봐.”
드루 디아즈는 아직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하! 멍청하군! 대학은 갔나? 자, 내가 꼴렸어? 안꼴렸어? 네가 옷 하나 입지 않고 서 있는데 내가 꼴렸냐고!”
“모, 모르겠어요.”
“그것도 모른다고?”
짝!
호사카는 드루 디아즈의 뺨을 다시 쳤다. 그는 진심으로 연기하고 있었다. 이런 연기는 여러번 하는게 오히려 여배우에게 고통이었다. 한번에 끝내는 것이 나았다.
드루 디아즈의 눈에 습기가 맺혔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지 않기 위해서 커다란 눈을 쉴새없이 끔뻑거렸다.
“꼴렸어? 안꼴렸어?”
“안꼴렸어요.”
호사카는 그녀의 손을 낚아챘다. 그리고 자신의 사타구니로 이끌었다. 드루 디아즈는 호사카의 바지 위로 그의 자지를 잡았다.
“봐! 내 자지에 피가 한방울도 안들어서 물렁물렁하잖아! 네가 이 따위로 하면 다른 남자는 꼴릴 것 같아?”
드루 디아즈는 답을 할 수 없었다. 부정적인 감정이 그녀에게 휘몰아치고 있었다.
사람이 아니라 상품으로 대우 받고 있다는 모멸감.
여자로서 남자 하나를 꼴리게 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는 자괴감.
어머니에 대한 걱정.
폭력에 대한 불안.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지?”
“화가 나요.”
“그래. 분노는 차라리 좋지. 분노는 인간을 성장하게 해주니까. 분하다면! 더 노력해!”
호사카의 말에 결국 드루 디아즈는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미간이 찡그려지면서 주름을 만들었다. 눈물이 그녀의 붉게 달아오른 볼을 타고 아래로 흘러내렸다. 그녀는 자신의 분을 이기지 못하고 자리에 주저앉기까지 했다.
호사카는 자리에서 나가며 말했다.
“여기 사장에게는 말해두지. 앞으로 스트립 클럽에서 일을 하면서 연구를 해보도록 해. 섹스는 하지 않아도 좋아. 너의 처음은 내가 가질테니까. 만약 내 마음에 든다면 만달러를 주도록 하지.”
호사카는 바닥에 주저 앉은 드루 디아즈의 머리에 100달러 지폐를 열 장 던져놓고 방을 나갔다. 카메라는 서럽게 울고 있는 드루 디아즈의 모습을 길게 잡았다.
**
힘겨운 촬영이었다. 그야 말로 배우의 혼을 모두 빼았는 촬영이었다.
촬영이 끝난 이후에 호사카와 드루 디아즈는 각자 감정을 추스리느라 힘겨워했다. 호사카도 원래 여자를 이렇게 험하게 대하는 남자가 아니었다.
린다 파커는 드루 디아즈에게 걱정을 하면서 다가왔다.
“드루, 괜찮아?”
“후읍. 후우.”
드루 디아즈는 몇번 길게 심호흡을 하더니 평정심을 되찾았다. 드루 디아즈는 린다 파커에게 웃으면서 말했다.
“괜찮아요. 걱정해줘서 고마워요.”
린다 파커는 드루 디아즈에게 존경심이 들었다. 과거 포르노 제작자들이 여배우를 속이고 힘든 촬영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때 수많은 여배우들이 힘들어 했다.
그리고 지금 호사카는 모든 각본을 배우에게 공유했고 각본대로 촬영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드루 디아즈는 진짜보다 더 사실적으로 연기를 하고 있었다.
호사카도 잠시 진정을 하고 나서 드루 디아즈에게 왔다.
“뺨은 좀 괜찮아?”
“네, 더 세게 때려도 괜찮았어요. 어설프게 하다가 오히려 촬영을 다시 하는게 더 싫으니까.”
뺨을 맞는 것보다 이런 감정을 견뎌내는게 더 힘든 드루 디아즈였다. 이런 촬영은 여러번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드루 디아즈는 카메라를 잡고 있는 마이클 브라운에게 물었다.
“마이클 감독님. 촬영은 잘되었나요?”
마이클 브라운은 손가락으로 오케이 모양을 만들어 보였다. 호사카는 카메라 뒤로 가서 마이클 브라운이 찍은 장면을 확인해 보았다.
두 배우의 감정이 부딪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는게 제대로 찍혀 있었다. 게다가 드루 디아즈는 여러가지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었다.
용감한 여대생.
어머니를 생각하는 딸.
핍박 받는 여자.
작품 속에서는 아직 섹시함이 없다고 혼 나는 처지였지만 카메라 앞에서는 여러 남자의 마음을 뒤흔들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호사카는 박수를 치며 연기에 고생한 드루 디아즈를 치하했다. 드루 디아즈는 작품 속에서와는 다르게 호사카의 인정을 받아서 환한 미소를 지었다.
다른 스탭들도 모두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이들도 모두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이번 작품은 대박이 날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