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4화 〉 324화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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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는 레리 레이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지금 호사카가 너무 거물이 되어 통제할 수 없을까봐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리고 호사카가 AVN이라는 업적을 이루고 나면 목표가 사라져서 포르노에 대한 흥미를 잃을까봐 무서워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레리 레이건의 아래에 있던 자들은 모두 그의 통제속에 있었다. 그는 완벽한 독재자이자 왕이었다. 어떤 배우나 감독도 자신을 넘어서지 못했다.
하지만 호사카는 그의 권위에 계속 넘어오고 있었다. 그는 미스 허슬러에 전적으로 소속되어 있는 직원이 아니었고 그만한 실적을 내서 그래도 되기는 했다. 이는 레리 레이건의 심기를 계속해서 건드리고 있었다.
‘그냥 내가 벌어다 주는 돈을 받아먹으면서 뒷짐이나 지고 있으면 편안할텐데.’
호사카는 미스 허슬러가 가지고 있는 미국 포르노 산업의 기반을 빌리고 레리 레이건은 돈을 챙긴다. 이보다 완벽한 거래는 없었다.
하지만 레리 레이건은 그런 식으로 살기에는 아직 젊었다.
‘일단은 조금만 더 참아볼까. AVN이 열릴때까지.’
현재가 호사카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목표는 AVN에서 인정을 받는 것이었다. 미국의 위와 아래에서 모두 인정을 받아 포르노 계의 금자탑을 세우는 것이었다.
앞으로 AVN이 열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었다. 호사카에게는 다른 작품을 만들 시간도 없었다. 그저그런 작품이라면 얼마든지 자가복제해서 찍어낼 수 있지만 호사카는 기쁨의 축제 2 이후에 그런 평작을 내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그리고 호사카가 핫피플의 핫가이 후보라 나가는게 결정이 되었다. 제인 먼데일은 그것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서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사장실을 나갔다.
호사카는 소파에 앉아서 레리 레이건과 좀 더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 역시 그는 미스 허슬러에서 일하는게 제일 편했다. 그가 편해할수록 레리 레이건이 불편해 한다는게 아쉬울 뿐이었다.
“미국 포르노 업계에는 그런 사람이 없었죠.”
“어떤?”
“일본 AV 업계에는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감독이자 배우로 업계를 지배하던 사람이. 비록 말년에는 망가져서 감옥에서 죽고 말았지만 그의 인생은 저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죠.”
무라니시 고루.
호사카에게 꿈을 줌과 동시에 반면교사 역할까지 해준 남자였다.
“일본은 너무 좁아요. 지금 경제적으로 좀 나간다? 그 좁은 땅은 금방 한계를 보일겁니다. 결국 세상은 미국이 이끌고 미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사람이 성인물 업계를 지배하겠죠.”
호사카는 레리 레이건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말했다.
“레리 레이건 사장님은 포르노 업계에서 그런 사람이 나오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을 수 있겠죠. 업계의 지배자가 나오면 그 아래는 결국 모두 신하가 될 뿐이니까.”
“...”
레리 레이건은 굳이 대답을 하지 않았다.
“저는 지금까지 사장님이 저를 밀어주셔서 감사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관계를 계속 유지하죠.”
“나도 동감일세.”
레리 레이건은 호사카의 솔직한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호사카는 여기서 레리 레이건에게 강하게 나갈까도 생각을 해보았다.
젊고 재능이 넘치는 호사카가 끊임없이 앞으로 나갈거라는 포부를 밝혔을때, 레리 레이건이 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먼저 그 또한 포르노 업계의 지배자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방법이 있었다. 하지만 레리 레이건은 뛰어난 배우도 아니고 뛰어난 연출가도 아니었다. 그저 사람 보는 눈이 있는 사업가일 뿐이었다. 그런 재능으로는 포르노 업계를 지배할 수 없었다.
그리고 호사카의 오른팔이 되어 호사카의 옆에 붙어 있는 방법이 있었다. 호사카는 레리 레이건이 이것을 선택하기를 원했다. 최소한 레리 레이건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돈은 얻을 수 있을 것이었다. 다만 레리 레이건은 자존심이 강한 남자였다.
마지막으로 호사카의 적이 되어 온갖 더러운 짓을 벌이는 방법도 있었다.
‘이 방법은 쓰지 않기를 바랄 뿐이지.’
호사카는 더러운 짓은 더러운 짓으로 되갚아주는 성격이었다. 차라리 자신의 경쟁자가 되겠다면 얼마나 잘하나 보고만 있겠지만 더러운 짓이 되는 순간 똥오줌도 못가리게 만들어 줄 생각이 있었다. 호사카에게는 아직 야쿠자의 본능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레리 레이건은 크게 웃었다.
호사카가 말한 것은 20대 초반의 열정 가득한 청년이 할만한 말이었다. 레리 레이건은 지금까지 호사카를 어른스러운 사람으로 보고 있었다. 그의 말과 행동이 20대 청년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호사카는 순진하고 어린 청년처럼 보였다. 레리 레이건은 안심했다. 노회한 적은 경계의 대상이었지만 순진한 청년은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도 자신의 상대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레리 레이건은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럼 기대하지.”
“제가 못할거라 생각합니까?”
“거기에 대해서는 노코멘트 하겠네. 그저 자네의 행보를 관심있게 지켜보도록 하지.”
호사카는 레리 레이건의 반응을 보면서 역시 그가 복잡하고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호사카는 자리에서 일어나 사장실을 나가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의 마음을 충분히 피력했다. 남은 것은 레리 레이건이 결정을 하는 것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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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여기가 NWA의 집인가?”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난 스타는 많았다. 그리고 이곳에 있는 슬럼가에서 1980년대 초대형 힙합 그룹이 등장했다.
NWA.
Niggaz Wit Actions.
번역하자면 행동하는 깜둥이들 정도가 될 것이다.
이들은 모두 빈민층에 해당하는 흑인이었고 사회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그들은 이 불만을 랩으로 표현했고 그 첫번째 타겟이 바로 경찰이었다.
경찰아, 엿먹어.
그들은 이 하나의 랩을 발매하자마자 초대형 슈퍼 스타가 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의 경찰들은 흑인에 대한 차별을 많이 하고 있었고 모든 흑인들은 경찰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미국의 모든 흑인들이 NWA를 지지하자 그것은 어마어마한 경제적인 가치를 만들게 되었다.
그들은 단숨에 로스앤젤레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스위트룸을 구매하고 거기서 매일 같이 파티를 벌였다.
스위트룸의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호사카는 저벅저벅 안쪽으로 걸어들어갔다. 호사카의 옆에는 제인 먼데일이 팔짱을 끼고 있었다. 호사카는 의연했는데 오히려 그녀는 겁에 질려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NWA의 멤버들은 거리에서 총은 한번씩 쏴본 자들이었다.
“왜 그래. 정식으로 초대를 받았다며.”
“그…렇죠?”
거실로 가자 이미 파티는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호사카는 흑인 문화에 대해서는 관심이 크게 없었지만 제인 먼데일 덕분에 NWA의 멤버들은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파이어 큐브. 마스터 드레. 하드E. DJ 렌. MC 옐라.
그리고 가장 덩치가 큰 마스터 드레가 호사카를 바로 알아봤다. 둘은 눈이 마주쳤다.
‘오. 마스터 드레.’
흑인 문화에 대해 관심이 없는 호사카조차도 마스터 드레는 알아봤다. 사실 호사카는 마스터 드레가 NWA라는 그룹에 있었는지도 몰랐다.
회귀 전에 호사카가 기억하고 있던 마스터 드레는 거대 힙합 레이블의 사장이었고 스스로도 명곡을 계속 뽑아내면서 레미넴이나 슬로우 독 같은 신인을 계속 발굴해내는 전천후의 천재였다.
그는 소파에 누운 듯이 앉아서 담배가 아닌게 뻔한 것을 말아서 뻑뻑 피우고 있었다. 바지는 반쯤 내려가 있었고 한 흑인 여자가 마스터 드레의 자지를 계속 빨고 있었다.
마치 랩퍼가 아니라 마약상 같은 포스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마스터 드레는 호사카가 눈이 마주치고 씨익 웃으면서 턱을 슬쩍 들었다. 말은 하지 않아도 왓썹이라 말하는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의 자지를 빨고 있는 여자에게 귀두를 물고 있으라 했다. 그 또한 어마어마한 자지를 가지고 있었다. 여자가 귀두를 물고 있자 그는 스스로 손을 움직였다.
“으음.”
왠만한 여자는 아무리 펠라를 잘한다고 하더라도 남자가 스스로 딸을 치는 것보다 강하게 빨 수 없었다. 마스터 드레는 스스로 자위를 해서 여자의 입 속에 정액을 뿜어내었다.
그는 여자를 밀어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바지를 대충 걸쳐 입고 호사카에게 다가왔다.
“요. 미스터 호사카.”
호사카와 마스터 드레는 악수를 나누었다. 마스터 드레는 흑인 슬랭을 섞어가며 말을 걸었다.
“멋진 몸이야. 마치 스포츠 스타 같군.”
“고마워.”
“우리 친구들도 자네를 모두 좋아하지. 퍽. 섹스를 잘하는 남자만큼 존중 받을 만한 남자는 없잖아.”
“하하하. 그렇지.”
마스터 드레는 직접 호사카를 스위트룸을 끌고 다니면서 사람들을 소개시켜 주었다. NWA의 멤버 하나하나와 인사를 나누고 NWA를 좋아하는 아티스트들도 꽤나 있었다.
제인 먼데일이 NWA의 초청을 꼭 가야 한다고 말한 이유가 있었다. 락스타인 건즈 앤 브라이어스까지 이 파티를 즐기고 있었다. 호사카가 헬스맨에서 비슷하게 스타일링을 했던 보컬 액셀 건즈가 한 여자와 섹스를 하고 있다가 호사카와 인사를 했다. 그는 한 흑인 여자에게 뒷치기를 하면서 호사카와 악수를 했다. 이 행동은 자연스러웠다. 이 파티는 이런 행동이 당연한 곳이었다.
“와우. 호사카 켄토? 롬보 3 잘봤어.”
마스터 드레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포르노나 잘봤겠지. 어디서 체면을 차릴려고.”
“하하! 그렇지! 백만달러 서바이벌 잘봤어. 최근에 나온 것도 곧 볼게.”
NWA의 파티는 어마어마했다. 미국의 힙합은 역사적으로 동부와 서부로 갈려서 대립을 했지만 경찰에게 엿을 먹으라는 랩을 발표한 NWA는 미국 전역에서 지지를 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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