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3화 〉 333화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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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이 준의 말대로였다.
호사카는 문스톤 기획의 일개 팀장일 뿐이었다. 한없이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었지만 얼마든지 해고될 수 있는 팀장이었다.
그리고 호사카는 문스톤 기획을 떠나도 그곳에 자신의 주식이 있었다. 이시이 준이 가지고 있던 주식을 꾸준히 매입해서 그는 대주주였다. 문스톤 기획이 벌어들이는 수입은 계속해서 챙길 수 있었다.
“어차피 팀장 월급은 푼돈 아닌가.”
호사카는 레리 레이건에게 돈을 주지 않아도 된다면 자신의 얼마되지 않는 팀장 월급은 얼마든지 포기할 수 있었다. 그리고 호사카가 포기한 월급은 문스톤 기획에 고스란히 쌓여서 나중에 호사카가 문스톤 기획을 물려받을때 돌아올 것이다.
대주주는 회사의 직원이 아니어서 문스톤 기획과 미스 허슬러의 계약에서 자유롭다는 것이 이번 아이디어의 멋진 점이었다.
“하하하. 정말 감사합니다. 이시이 준 회장님.”
한 사람에게 배신을 당했지만 다른 사람에게서는 믿음의 대가를 받았다. 그것만으로 호사카는 기분이 가뿐해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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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는 AVN의 뒷풀이 파티까지 즐겁게 즐겼다. 섹스와 술로 얼룩진 질펀한 파티는 며칠 동안 이어졌다.
그리고 호사카는 미스 허슬러로 복귀했다. 그는 레리 레이건에게 전달할 좋은 소식이 있었다.
레리 레이건은 호사카가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다음 작품을 기획하고 있을거라 기대를 했는지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이번 파티에서도 여러 여자들과 즐겼나보군.”
“그렇죠. 가장 많은 포르노를 팔아치운 남자니까요.”
“그럼 이제 슬슬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하지 않겠나?”
호사카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아니. 레리 사장님은 들은게 없습니까?”
“무슨?”
“저 문스톤 기획에서 해고되었어요.”
“그게 무슨 말인가?!”
레리 레이건은 머리에 벼락을 맞은 것 같았다. 이 벼락은 얼마전에 호사카에게 깨달음을 안겨준 벼락이었다. 그리고 지금 레리 레이건에게는 고통만을 안겨주었다.
“그냥 저희 회장님과 사이가 안좋았다고 해두죠.”
“그럼 미국에서의 일은?”
“미국은 마음에 들어서 포르노 일은 좀 더 해볼까하구요.”
레리 레이건은 급히 말했다.
“그럼 이번에 미스 허슬러에 입사하지. 업계 최고의 대우를 해주겠네. 연봉은 2배 아니 3배로 주지!”
호사카는 아직 사태 파악이 안되는 레리 레이건을 놀리면서 말했다.
“제가 이번에 롬보 3에 2000만 달러를 투자했어요. 10배 이상의 수익금이 돌아올 예정이구요. 돈으로 설득할 수 있겠어요?”
사람은 이래서 돈이 있어야 했다. 아무리 포르노 업계가 잘나간다고 하더라도 헐리우드 영화 업계를 돈으로 이길 수 없었다. 성인 남자들의 좃물이 묻은 돈은 아무리 모아봐야 전세계에 팔리는 영화를 이길 수 없었다.
레리 레이건은 손을 부들거렸다.
“하지만 자네는 포르노 업계에 꿈이 있지 않은가! 미스 허슬러의 힘이 없다면 미국에서 바닥부터 시작해야 할텐데? 자네의 인맥으로는 몇년이 지나도 하기 만들기 힘들다고!”
호사카는 레리 레이건의 말이 맞다는 것을 알았다. 현재 그가 몇명의 여배우와 마이클 브라운이라는 천재 감독을 가지고 있지만 그외에는 단순한 친분뿐이었다. 포르노를 제작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힘이 필요했다. 조명을 들거나 녹음을 담당하거나 비디오를 제작하고 마케팅을 하고 전국에 배송을 하는 등 해야 할 일이 많았다. 이는 한 명이 인맥관리를 한다고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호사카는 다른 무기도 가지고 있었다.
“스위트룸에서 저에게 상당한 관심을 가지더라구요. 그리고 플레이걸도.”
“플레이걸의 여자들은 모두 휴스턴 그 노인의 여자야! 미스터 호사카가 간다고 그 여자들과 섹스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뭐, 굳이 그 영감의 침이 묻은 여자를 건드릴 생각은 없습니다. 내 여자들로만 충분하니까.”
레리 레이건은 오랜만에 두뇌를 최대한의 속도로 돌렸다. 하지만 호사카를 설득할만한 말은 쉽게 떠올리지 않았다.
“이건 위법이야! 호사카 자네는 미스 허슬러에 성실하게 일할 의무가 있어!”
“하… 너무 화가 나서 머리가 돌아버린겁니까? 다시 한번 말하죠. 미스 허슬러가 계약한 주체는 문스톤 기획입니다. 그리고 저는 문스톤 기획에서 해고가 되었고 당신과도 아무런 연관이 없는 사람이 되었다고.”
호사카는 얼굴이 붉어져서 사장 소파에 드러누워있는 레리 레이건을 내버려두고 사장실을 나갔다. 이제 미스 허슬러에서 내주는 돈으로 호텔을 이용할수는 없으니 자신과 자신의 여자들이 지낼 새로운 호텔을 구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니, 이번에는 그냥 저택을 하나 구매할까. 미국은 저택 값이 폭락할 일도 없을거고.’
그리고 호사카가 나가는 즉시 레리 레이건은 문스톤 기획에 전화를 걸었다. 비서에게 소리를 쳐서 일본어를 통역할 수 있는 사람도 불렀다.
그는 스피커폰으로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오! 호사카를 해고하다니 제정신이야?! 저런 인재를 해고는 회사가 어디있단 말이오!”
문스톤 기획에서는 일본인 특유의 공손한 말투로 대응했다. 그게 레리 레이건을 더욱 열받게 만들었다.
“레리 사장님. 상황이 이렇게 되어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희 회장님과 호사카 팀장의 관계가 악화되어서.”
“계약을 준수해야지! 문스톤 기획은 미스 허슬러의 발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기로 했잖소!”
“죄송한 말씀이지만 그것을 위해서 문스톤 기획이 자사의 직원을 해고하지 못한다는 것은 억지인 것 같네요. 호사카 전 팀장은 저희 문스톤 기획의 일부였을뿐이니까요. 걱정마세요. 저희 회사의 뛰어난 직원을 컨설턴트로 즉시 파견하겠습니다. 요시다 케이타이라고 훌륭한 배우가…”
레리 레이건은 전화기를 집어 던졌다.
그는 이번 년도가 중요했다. 이제 스위트룸을 이기고 업계 2위로 올라서고 있었다. 2위 자리를 확고히 하고 플레이걸에게 도전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한번에 무너졌다.
통역과 비서는 레리 레이건의 분노에 두려워하며 사장실 밖을 빠져나왔다. 레리 레이건은 물건을 집어던지면서 자신의 화를 풀었다.
잠시 후 그의 사장실은 엉망진창이 되었다. 레리 레이건은 분노가 사그라들자 이제 겁이 나기 시작했다.
‘만약 호사카가 없다면… 미스 허슬러의 판매량은?’
누가봐도 그 답은 뻔했다.
레리 레이건은 부들부들 떨면서 호사카에게 거의 빌다시피 했다. 호사카는 그를 차갑게 살펴보다가 주머니에서 작은 녹음기를 꺼내어 틀었다.
그곳에는 레리 레이건이 호사카의 AVN 수상을 막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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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는 즉시 스위트룸으로 찾아갔다.
“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포르노 배우! 호사카 켄토!”
프레드릭 파인더는 과장되게 기쁨을 표현하며 호사카를 끌어안았다. 호사카는 남자 향수 냄새를 맡아야해서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프레드릭 파인더는 이미 미스 허슬러에서 벌어진 일을 모두 알고 있었다. 이 업계는 좁았고 소문은 빨랐고 레리 레이건이 분노로 사장실을 때려부셨다는 것은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그는 업계 2위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있었고 최근 그 자리를 미스 허슬러에 빼았겨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하지만 이제 그럴 걱정이 없었다. 호사카만 있다면 모든 걱정은 사라질 것이었다.
“레리 레이건은 욕심이 많았지.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게 알을 더 많이 낳으라고 밥만 꾸역꾸역 먹였으니. 거위가 탈이 날 수 밖에.”
호사카는 자신을 거위에 비유하는 프레드릭 파인더에게 어떻게 반응을 해야할지 몰랐다. 어쨌든 프레드릭 파인더는 세기의 미녀를 보는 듯한 눈으로 호사카를 바라보고 있었다.
‘남자의 구애를 이렇게 받는 것도 나쁘지 않군. 여자의 구애 보다는 덜하지만.’
프레드릭 파인더는 호사카에게 주저리주저리 말을 했다.
“자네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지. 지금 내 계획에는 자네의 존재가 필수적이야.”
호사카는 프레드릭 파인더의 계획을 듣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호사카를 영입해서 포르노를 만든다. 업계 2위를 탈환한다. 업계 1위에 도전한다.
“자네가 롬보 3로 떼돈을 벌었다는 것도 들었지. 그런 자네가 필요한 것은 명품 포르노를 제작할 수 있는 일류 인력과 그것을 팔 훌륭한 제작유통 시스템 아니겠나. 그걸 모두 주지. 그리고 원하는 포르노는 뭐든지 만들게. 수입은 10퍼센트를 주지.”
보통 회사는 개인과 계약을 할때 퍼센트로 계약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혹시 대박이 날 경우 개인에게 분배되는 돈을 배아파하기 때문이었다. 퍼센트로 계약을 하는 것은 작은 규모의 일 뿐이었다.
그리고 보통은 개인이 만족할만큼 계약금을 안겨주는 것으로 일을 진행했다. 예를 들어 10만 달러는 회사 입장에서는 작은 금액이지만 개인의 입장에서는 큰 돈이었다.
호사카가 만들 포르노는 대박이 날게 예정이 되어 있었고 그 중에 10퍼센트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주겠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혜택이었다.
만약 이런 식으로 계약을 하는 포르노 배우와 감독이 많았다면 LA에서는 한달에 몇명이고 백만장자가 새로이 나타났을 것이었다.
“그러니까 스위트룸에 정식으로 입사를 하지. 바로 부사장의 자리를 주겠네.”
하지만 호사카는 프레드릭 파인더의 계획을 거부할 생각이었다.
레리 레이건에게 뒷통수를 한번 맞은 것만으로 누구의 밑에서 일하는 것은 충분했다. 이제 스스로 일어설 때였다.
“아뇨. 이제 혼자서 일을 할때가 되었죠.”
“일을? 혼자서? 자네도 포르노를 만들어 파는 건 혼자서 하는게 불가능하다는 것쯤은 알지 않나. 구멍가게처럼 도시 하나에서만 판매하는게 아닌 이상…”
“네,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일만 하면서 프리랜서로 일을 하려구요.”
프리랜서로 포르노 제작사를 돌아다니며 일을 하는 배우들은 많았다. 하지만 호사카 같은 입지를 가진 자가 그런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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