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4화 〉 384화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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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는 미국 포르노 업계의 거대한 흑막이 되기 위해서 다양한 일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었다.
먼저 빅3와 문스톤 기획의 포르노 제작에 참여하고 자신의 여자들을 빌려줘서 호사카 없이는 포르노를 잘 팔지 못할 정도로 만들었다.
그리고 돈도 계속 불리고 있었다. 돈은 언제나 좋은 도구가 되어주는 것이었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다. 특히 AVN 비밀회의의 참가자들과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돈이 최고였다.
호사카는 자신의 재정을 담당하고 있는 와타나베 카야노를 미국으로 불러들여서 미국의 주식으로 돈놀이를 하게 만들고 있었다.
지금은 안정기였다. 그리고 조만간 호사카는 자신의 재산이 몇배로 불어날 것을 알고 있었다. 그가 기다리고 있는 것은 IT 버블이었다.
주식 시장에는 몇차례 버블이 있었다. 버블은 터진 이후에는 무섭게 폭락을 했지만 거품을 끼기 시작했을때는 무섭게 올라갔다.
호사카는 미래에 어떤 분야에 버블이 오는지 대강 알고 있었고 이것만 있다면 평생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었다.
지금도 그는 매일 신문을 읽으면서 www이라는 인터넷이 성공했다는 뉴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인터넷은 시대를 바꾸었다.
회사 이름에 닷컴이라는 글자만 붙어도 끝도 없이 투자금이 몰려들었다. 호사카는 그게 정확하게 언제인지는 몰랐지만 인터넷이 성공하여 상업화되자마자 전방위적으로 IT 기업에 돈을 넣을 생각이었다.
그전에는 나중에 스마트폰을 만들게 되는 오렌지나 언제나 잘나갔다 미크로 소프트 같은 곳에 돈을 박아넣을 뿐이었다. 사실 호사카가 기억하고 있는 대기업은 1990년대 초에도 계속 성장세였고 여기에 돈을 박아넣는 것만으로 두 배, 세 배 수입은 쉽게 얻을 수 있었다. 호사카는 더욱 큰 것을 원한 것 뿐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셀럽으로 활동하는게 있었다.
셀럽으로 활동하는 것은 다양한 이득을 주었다. 먼저 대중들에게 계속 호사카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그리고 권력을 지닌 상류층은 호사카와 친하게 지내고 싶어하게 만들었다. 어느 것이나 포르노 업계의 흑막이 되는데는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제인 먼데일은 이 일을 훌륭하게 도와주고 있었다.
“조만간 정치인들의 파티에 초대가 될거에요.”
“정치인?”
지금까지 호사카는 힙합 가수, 락커, 영화 배우, 사업가들의 파티는 많이 참석했다. 하지만 정치가가 호사카를 초대하는 일은 처음이었다.
“싫으면 거절하셔도 상관 없어요. 어차피 저희 업계와 친하지도 않으니까.”
1980년대는 공화당의 시대였다. 대통령을 두번이나 해먹은 로널드 메이건 대통령은 포르노 업계를 싫어했고 탄압했다. 그는 FBI를 동원하여 포르노 업계의 사람들을 체포했고 그 중에 포르노 업계의 거물이 심장마비로 사망하기도 했다.
1985년에는 포르노의 유해성을 조사하기 위해서 미즈위원회라는 것을 만들기도 했는데, 이곳은 포르노 업계가 하는 일을 사사건건 방해했다.
그리고 지금은 역사가 바뀌었지만 1986년에는 미성년자 포르노로 포르노 업계는 큰 홍역을 앓기도 했다. 자신의 나이를 속이고 포르노 업계에 큰 피해를 준 여자는 현재 라스베가스 인근 사막에 고이 잠들어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메이건 대통령 이후에도 같은 공화당의 부쉬 대통령이 당선되었고 포르노 업계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같은 노선을 타고 있었다.
만약 호사카가 포르노 제작에 있어서 조금이라도 불법을 저지른게 있었다면 당장 감옥에 끌려 갔을 것이었다. 사실 그는 미성년자 포르노 문제를 해결한 것만으로 모든 포르노 업계의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아야 했다.
‘아무도 모르는 업적이지만.’
포르노 업계는 이렇게 미국 정치인에게 당한 것이 많으니 정치인과 안친한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누가 날 초대했는데?”
그리고 호사카는 그냥 지나가는 말로 물었다.
“빌리 클린턴이라고 하던데요?”
“빌리 클린턴 대통령?!”
호사카는 역대 미국 대통령을 다 몰랐다. 그의 관심사는 오로지 섹스였다. 하지만 빌리 클린턴이라고 하면 호사카도 알았다.
‘오랄섹스는 섹스가 아니다!’
빌리 클린턴은 미국 대통령 중에서도 손 꼽힐 정도로 섹스를 좋아했던 사람이었다. 백악관 인턴이었던 여자와 불륜을 저질렀는데 오랄은 했어도 섹스는 하지 않았다는 말로 자신을 변론한 것으로 유명했다.
섹스라면 뭐든지 관심을 가지는 호사카가 기억하는 몇 안되는 대통령이었다.
“대통령이요? 대선에 나간다는 이야기는 있지만. 아직 주지사인걸요.”
“아, 그런가.”
호사카는 빌리 클린턴이 아직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이것이 큰 기회라는 것을 알았다.
‘일단 빌리 클린턴은 민주당이야. 공화당보다는 포르노 업계에 대해 호의적이지.’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통령은 가장 권력이 큰 자였다. 대통령과 친하다는 것만으로 온갖 특혜를 받을 수 있었다.
이는 독재자와 결탁하여 부를 쌓은 한국의 재벌을 봐도 알 수 있었고 자본가와 한몸이 된 일본의 세습 정치가들을 봐도 알 수 있었다.
미국은 다른 곳보다는 덜했지만 그래도 대통령과 연줄을 만드는 것은 호사카의 미래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 호사카는 제인 먼데일에게 물었다.
“자, 그럼 다음 대통령 선거는 언제지?”
“앞으로 2년 남았네요.”
호사카는 2년 농사를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그가 해왔던 그 어떤 일보다 큰 결실을 맺을 수 있는 농사였다.
“그 파티는 가야겠어.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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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는 자신의 여자들 중 가장 인기가 많은 드루 디아즈를 옆에 태우고 람보르기니를 운전했다.
그는 지금 단정한 검정색 맞춤 정장을 하고 나비 넥타이를 하고 있었다. 그 옆에 드루 디아즈도 적당히 섹시하면서 과하지 않는 하늘색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이거 나와는 잘 안어울리는군.”
“정치인 파티라잖아요. 가장 자유롭다는 민주당이라고 해도 일반인보다는 보수적이니.”
드루 디아즈는 제인 먼데일에게 여러가지 사전 교육을 단단히 받은 상태였다. 제인 먼데일은 자신이 따라가고 싶었지만 정치인들에게 호감을 얻기 위해서는 이름이 더 많이 알려진 드루 디아즈가 파티 파트너로 더 제격이었다.
“거기는 민주당에 돈을 많이 뿌린 사람과 정치인들이 모이는 프라이빗 파티라고 하더라구요.”
“그런 자리에 내가 초대가 되다니. 재밌군.”
호사카는 빌리 클린턴이 자신을 직접 초대했다고 예상하고 있었다.
빌리 클린턴은 수많은 섹스 스캔들이 있는 섹스 광인이었다. 주지사 시절에도 다섯 여자와 간통을 했다는 음모론이 있었고 그에게 섹스를 강요당했다는 여자, 12년 간 그의 섹스 파트너였다는 여자, 창녀 사이에 숨겨진 아들이 있다는 스캔들까지 있었다.
일부는 공화당에서 지어낸 거짓이었겠지만 일부는 진실이었다. 그리고 빌리 클린턴은 정치가의 생명을 위험하게 만들 수 있는 섹스 스캔들을 끝끝내 그만두지 못했다.
그런 사람이라면 지금 가장 잘나가는 포르노 스타인 호사카를 충분히 초대할만했다.
“제인 먼데일의 말에 의하면 꼭 와달라고 했다는군요.”
“하하. 거기서 섹스 쇼라도 해달라고 하는거 아닌지 걱정이군.”
“설마요. 기자들도 출입할 수 없는 프라이빗 파티니까 혹시 모르지만. 음. 아마 그런 일은 없을거에요. 빌리 클린턴의 와이프가 엄청 기가 세다고 하더라구요. 그 와이프가 있는 자리에서는 그런 짓을 벌이기 힘들겠죠.”
“하긴 그것도 그렇지.”
호사카는 빌리 클린턴의 와이프 힐다 클린턴을 떠올렸다. 어떤 사람은 그녀를 천하의 썅년이라 말하고 어떤 사람은 걸크러쉬라고 말했다. 중요한건 그녀가 대통령 남편에게도 지지 않는 여장부라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정치계에서 호사카 씨는 왜 부른걸까요?”
“그냥 섹스에 미친 놈이니까. 내가 궁금했겠지.”
호사카는 대충 파티에서 빌리 클린턴과 우정을 나누고 정치적인 투자를 할 수 있으면 할 생각이었다.
“그보다 중요한 건. 그 파티에서 많은 것을 얻어오고 싶다는거지.”
“음. 확실히 유력한 정치가와 친하게 지내면 이리저리 도움을 받을 일이 많기는 하죠.”
라스베가스 주변에서 총질이나 하고 다니는 마피아 두목과 친하게 지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었다.
“하지만 쉽지는 않을거에요.”
“왜?”
“정치인들은 이미지 하나로 먹고 살죠. 그리고 포르노 스타와 친하게 지낸다는 것은 그렇게 좋은 이미지는 아닐거구요. 좀 자유로운 서부에서는 괜찮을지 모르지만 동부 사람들은 워낙 깐깐하거든요.”
“그렇기는 하지.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또 달라지니까.”
다행히 호사카는 섹스에 미쳐있던 빌리 클린턴의 삶에 호기심을 느끼고 대략적으로 그것을 살펴본 적이 있었다. 이를 잘 이용한다면 미래의 미국 대통령과 연줄을 만드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호사카 씨. 또 재미있는 생각을 하고 있나보네요.”
“그게 보여?”
“호사카 씨가 무슨 일을 꾸밀때면 뭐랄까. 더 섹시해 보이는 얼굴을 하거든요.”
드루 디아즈는 도저히 참지 못했는지 호사카의 가랑이 사이로 손을 들이밀었다. 그리고 그의 자지를 주물럭 거렸다. 그의 자지가 오픈카의 시원한 바람에 노출되고 드루 디아즈의 얼굴이 거기로 향했다.
붉은 람보르기니는 한적한 도로에서 휘청거리며 이동을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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