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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섹스킹 야동 만드는 남자-389화 (389/551)

〈 389화 〉 389화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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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어 차일드후드(Your childhood).

이번 작품의 제목이었다. 말그대로 당신의 유년시절이었다.

이번에 호사카가 빌리 클린턴을 뒤에서 밀어주기 위해서 찍는 포르노였다. 주연 여배우는 드루 디아즈. 그리고 제작사는 플레이걸이었다.

LA의 화려한 휴양 도시를 배경으로 만들어지는 대학생들의 청춘을 아름답게 보여주는 포르노였다.

미국의 여름 시즌이 되면 해안가로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왔다. 그리고 이곳에서 오래 머물 수 있는 사람들은 부자들이고 원래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는 분위기부터가 완전히 달랐다.

그리고 호사카는 이곳에서 살고 있지만 이방인처럼 보이는 동양인 대학생이었다. 적당한 주립대를 다니면서 친구 하나 없이 공부만 하면서 살고 있었다.

밤이 되면 여름의 거리는 하나의 거대한 파티장이 되었다. 그리고 호사카는 창가에 앉아서 밤 바람을 쐬며 현지인들과 여행객들이 어울려서 노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리고 골목마다 남자와 여자들은 대마를 종이에 말아서 피우며 서로 시시덕 거렸다.

호사카는 전당포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전당포의 사장은 찰스 신이 맡았다.

그는 젊고 활기찬 전당포 사장 역을 맡았다. 젊은 나이에 이렇게 성공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질 좋은 대마를 구해 팔았기 때문이었다.

찰스 신은 호사카에게 말했다.

“걱정하지마. 아르바이트 비용은 떼먹지 않을거고 너에게 위드(weed)를 팔라고 하지도 않을거니까. 넌 그냥 전당포 일만 잘하면 괜찮아.”

위드는 대마의 속어였다.

찰스 신은 매력적인 백인 남자의 역할을 잘 수행했다. 미국에서 그의 얼굴과 몸매는 일종의 보증 수표였다. 이런 남자가 무슨 사업을 제의한다면 호사카가 같은 사업을 제의하는 것보다 절반 정도는 설득될 확률이 높았다.

이런 내용들이 짧게 편집되어서 화면으로 보여줬다. 그리고 사건은 벌어지기 마련이었다.

찰스 신은 급히 전당포로 들어왔다. 그는 호사카에게 대마 한뭉치를 건네주며 말했다.

“잠깐만 가지고 있어.”

호사카는 대마를 어떻게 해야 할지 허둥지둥하다가 전당포에 들어온 카메라의 렌즈 케이스 안에 대마 뭉치를 쑤셔 넣었다.

그리고 찰스 신은 황급히 전당포를 벗어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경찰 하나가 전당포로 들어왔다. 경찰은 호사카에게 질문했다.

“너희 사장. 어디갔지?”

“돈만 챙겨서 급히 나가던데요?”

“좋아.”

경찰은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멀끔하게 생긴 동양인에게는 더 알아낼 수 있는게 없다고 생각했는지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

얼마 후에 찰스 신은 긴장한 표정으로 호사카에게 다가왔다.

“폿(pot)은?”

폿 또한 대마의 속어였다. 호사카는 긴장한 표정으로 렌즈 케이스에서 대마 뭉치를 꺼내서 찰스 신에게 주었다. 찰스 신은 씩 웃었다.

“좋아. 쥐새끼는 아니군.”

미국에서는 배신자를 흔히 쥐새끼라고 했다.

찰스 신은 주머니에 대마를 챙기고 10달러 지폐를 꺼내서 호사카에게 건네 주었다. 그리고 그는 호사카까지 공범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는지 천진난만한 얼굴로 물었다.

“대마는 해봤냐?”

호사카는 어린 나이의 남자가 흔히 하는 허세를 떨었다. 긴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 것이다. 사회 생활을 좀만 해본 사람이라면 모두 그것을 알아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화면은 빠르게 바뀌었다.

교외에서 하는 작은 파티였다. 자동차가 둥글게 세워지고 중앙에는 작은 모닥불이 만들어져 있었다. 시끄러운 음악이 자동차 스피커를 통해 흘러 나오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헤드 라이트를 의존해서 남녀들이 술과 대마를 하면서 서로를 훑어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를 호사카와 찰스 신이 지나갔다. 호사카는 긴장한 것처럼 보였고 찰스 신은 여기저기에 호사카를 인사시켜 주었다. 동양인이라면 무시를 할만한 거구의 남자들도 찰스 신의 소개에는 응해주었다.

찰스 신은 남자들이 빨던 물담배를 호사카에게 내밀었다.

“음. 대학에 들어간 이후에는 처음인데요. 괜찮겠죠?”

그 말에 남자들은 호사카의 말에 무슨 큰 농담이라도 들은 것처럼 웃었다. 찰스 신은 호사카의 어깨 위에 손을 두르고 말했다.

“나는 대학에 갈 필요가 없어서 안갔지만. 여기 있는 친구들도 모두 대학생이야. 대학생만큼 대마를 피기 좋은 직업도 없지.”

미식 축구라도 하는 것 같은 거구의 백인 남자는 웃음을 간신히 멈추고 말했다.

“해봐.”

호사카는 거절할 수 없었다. 그는 분위기에 이끌려 어쩔 수 없이 물담배를 깊게 들이마셨다.

그는 갑자기 먼곳을 바라보는 듯한 표정이 되었다.

대마를 하게 되면 그 성분이 뇌의 활동을 느리게 만들고 이상하게 만들었다. 신경계가 나른해졌다.

호사카는 대마 연기를 뿜어내면서 바닥에 쓰러졌다.

쿵.

쓰러진 호사카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다시 한번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다시 화면은 바뀌었다.

찰스 신과 호사카는 이제 형동생 사이가 되었다. 찰스 신은 숙맥에 믿음직한 호사카를 데리고 여기저기를 놀러다니며 친분을 다졌다.

“여기는 개똥 같은 동네지만. 여자들과 놀기에는 나쁘지 않지. 다른 동네는 매년 같은 여자만 봐야하지만 매년 새로운 여자들이 오거든.”

둘은 해변가에서 비키니를 입은 여자들을 보면서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대부분은 찰스 신이 호사카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었다.

“가족들과 함께 온 여자 고등학생은 불만에 가득 차 있어. 반항을 하고 싶어하지. 그리고 그녀들에게 최고의 반항은 바로 이곳의 남자와 화끈한 밤을 보내는거야.”

찰스 신이 보고 있는 곳에는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고등학생 여자가 원피스 타입의 수영복을 입고 서 있었다. 찰스 신의 말대로 그녀는 세상 불만은 혼자 다 가지고 있는 것처럼 뚱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친구들과 놀러온 여대생? 가장 열려 있지. 지루한 대학을 벗어나 새로운 뭔가를 꿈꾸고 있어.”

여자들 한 무리가 무엇이 그리 즐거운지 수다를 떨고 크게 웃음소리를 내며 찰스 신과 호사카 앞을 지나갔다. 여대생 중 하나는 찰스 신을 보면서 매력적인 윙크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나이가 좀 있는 여자들은 신랑감을 찾고는 있지만 하룻밤의 불장난도 두려워하지는 않을거야. 그리고 아직 원나잇을 해보지 못한 사람이 있으면 궁금해서라도 더 적극적일걸?”

해변의 누워서 태닝을 하고 있는 미모의 여성이 보였다. 그녀는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고 선글라스 뒤쪽의 눈은 여러 남자를 빠르게 스캔하고 있었다.

“여기는 기회의 땅이야. 호사카. 도전을 하지 않는 남자에게 열려 있는 곳이라고. 어때. 마음에 드는 여자가 없어?”

호사카는 슬쩍 주변을 둘러 보았다. 그리고 드루 디아즈가 보였다. 여대생 무리에서 노는 것이 지루해 보이는 여자였다. 이상하게 그녀만이 보였다.

찰스 신은 웃으면서 말했다.

“보는 눈이 있군. 좋은 여자야. 뭔가 재미난 일을 기다리고 있는 여자고.”

그리고 드루 디아즈는 잠깐 여대생 무리에서 나왔다. 그녀는 무엇인가를 찾는 모양이었다. 찰스 신은 호사카를 툭 밀었다.

“지금 기회야. 보이.”

호사카는 얼떨결에 밀려서 드루 디아즈에게 걸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호사카가 드루 디아즈의 앞에 서게 되었을때 드루 디아즈는 이 남자는 뭐지 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호사카는 어색한 웃음을 보이며 말했다.

“뭐, 찾고 있어? 내가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은데.”

“내가 뭘 찾는 줄 알고?”

“내가 여기 토박이거든.”

그녀는 호사카를 위아래로 보다가 말했다.

“시원한 맥주 파는 곳을 알아? 목이 너무 마른데.”

호사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둘은 이제 잠시 걷게 되었다.

호사카는 이 동네에서도 이방인 취급을 받는 동양인이었고 드루 디아즈는 여대생들 사이에서도 잘나가는 여자였다. 호사카는 어떻게든 대화를 이어나가보려고 했다.

“친구들이랑 노는거 재미없지?”

“그걸 어떻게 알아?”

“친구들이 환타 스트로베리를 먹는데 너만 체리 코크를 먹고 있더라고. 환타 스트로베리라니. 있는 척 여자들만 먹는거 아닌가.”

호사카의 긴 말이 끝나고 드루 디아즈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어색함이 감돌았다. 호사카는 이 분위기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고 그저 앞만 보고 걸으며 길을 안내했다. 그리고 그러는 사이에 드루 디아즈는 호사카의 옆 얼굴을 보면서 뭔가 흥미를 보이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녀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었다.

호사카는 순간 용기를 내어서 그녀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둘은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맥주집에 도착했다.

호사카는 계속해서 의미없는 농담을 했고 드루 디아즈는 작은 미소만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해변의 맥주집에서 드루 디아즈는 병맥주 두 개를 샀다. 하나를 호사카에게 내밀면서 말했다.

“이름이?”

“호사카. 호사카 켄토.”

“그런 이름을 가진 남자는 처음이야. 재미있네. 뭔가 더 재미있는건 없어?”

호사카는 손에 든 병맥주를 마시지도 못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는 이 거대한 휴양 도시에서 이방인처럼 동떨어진 동양인 남자였다. 눈에 보이는 미녀를 재미있게 할만한건 별로 없었다.

그는 갑자기 뭔가 생각이 난 것처럼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거기에는 대마를 담배처럼 말아놓은 것이 있었다. 그리고 찰스 신의 목소리가 나래이션처럼 들려왔다.

­지루한 대학을 벗어나 새로운 뭔가를 꿈꾸고 있어.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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