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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섹스킹 야동 만드는 남자-398화 (398/551)

〈 398화 〉 398화 신인

* * *

“아앙.”

회의실에서는 여자의 신음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찰스 신은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단번에 알아차렸다.

호사카라면 분명 어떤 여자와 섹스를 하고 있을 것이었다. 포르노 업계에서 호사카는 백인에 미남인 찰스 신보다 더 인기가 있었다. 호사카의 자지 맛을 궁금해 하는 그루피들도 늘 있었다. 여배우들도 호사카의 선택을 받고 그의 여자 중 하나가 되고 싶어했다.

찰스 신은 복도에서 잠시 우울해 했다. 호사카의 도움을 받아서 포르노 업계로 완벽하게 안착을 하기는 했다.

섹스를 마음껏 하면서 돈도 많이 벌었다.

하지만 남자란 역시 우두머리가 되고 싶은 본능이 있는 법이었다. 호사카가 던져주는 대본과 여배우를 받아먹는 것도 익숙해지니 그도 주도적으로 뭔가를 해보고 싶었다.

‘역시 호사카라는 존재가 눈 앞에 있어서 그런가.’

찰스 신은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을 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호사카는 찰스 신에게 롤모델과 같았다. 그와 같은 존재가 되고 싶었다. 그를 뛰어넘고 싶었다.

하지만 호사카는 대단한 남자였다. 헐리우드에서 성공을 했던 찰스 신도 따라갈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남자였다.

불안감이 기어나왔다.

‘내가 그런 남자가 될 수 있을까.’

만약 그가 호사카가 주는 일을 받아먹으면서 산다면 그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다. 섹스를 하고 돈을 번다. 모든 남자의 꿈과 같은 생활이다.

하지만 그런 삶을 이어나간다면 왠지 자신의 존재가치가 줄어들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러는 사이에 호사카는 계속 해서 새로운 경지를 개척할 것이다. 찰스 신은 뒤쳐질 것이다.

‘내가 이런 남자는 아닌데.’

어렸을때부터 잘생긴 백인이었다. 자지가 설 나이가 되었을때부터 옆집 누나를 꼬셔서 따먹었다. 항상 여자에게 인기가 있었고 남자들에게 존중을 받았다.

찰스 신이 한창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 회의실 문이 벌컥 열렸다.

“오, 찰스.”

“아.”

“복도에서 섹스 소리를 엿듣고 있는거야?”

회의실 안에서 애액과 정액 냄새가 훅 빠져나왔다. 안쪽의 여자는 쾌락에 완전히 가버려서 제대로 서있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호사카는 가벼운 운동이라도 한 것처럼 개운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찰스 신에게 다가왔다.

찰스 신은 머리 속에 하나의 생각이 떠올랐고 그것을 바로 입 밖으로 내뱉었다. 그는 생각이 좀 짧은 편이었다. 생각이 길었다면 헐리우드에서 사고도 치지 않았을 것이고 포르노 업계로 넘어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호사카 씨. 한가지 말하고 싶은게 있는데.”

“뭔데?”

호사카는 찰스 신의 표정을 살폈다. 찰스 신은 진지했다.

보통 찰스 신은 진지한 남자가 아니었다. 포르노 여배우의 꽁무니나 쫓아다니면서 실실 웃는 남자였다.

“나, 지금 진지해.”

“그래보이네.”

찰스 신의 기세가 대단했다. 그는 호사카를 이끌고 조용히 이야기 할 수 있는 곳으로 움직였다. 오르가즘으로 뻗어 있는 여자를 뒤에 두고 이야기 하고 싶지는 않았다.

다른 회의실에 들어가서 찰스 신과 호사카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호사카 씨는 연기를 그럭저럭 하는 포르노 배우로서 나를 영입했지만. 나는 그 이상이 하고 싶어.”

“그 이상?”

“그래. 당신처럼.”

호사카는 찰스 신이 무슨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눈치챘다. 열등감과 도전의식이었다.

‘재미있네.’

지금까지 호사카는 자기만 포르노를 만들기를 원하지 않았다. 여배우나 제작 스탭들도 포르노를 만들라고 했다. 그렇게 가끔 나오는 포르노 작품이 있었다.

하지만 역시 호사카를 만족시킬만한 작품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나도 해보고 싶어. 나도 남자고 내가 원하는 것을 만들면 정말 꼴리는 포르노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좋은 접근이네.”

호사카의 여자들이 만든 포르노에서 가장 결여된 것이 바로 이 점이었다. 포르노는 남자가 보는 것이고 여자가 만들면 아무래도 남자의 욕망을 자극시키는 힘이 모자랐다.

“물론 호사카 씨가 별로 안좋아할수도 있어. 나를 배우로 영입한거니까. 하지만 나도 당신처럼 되고 싶어.”

찰스 신은 자신의 심정을 솔직하게 말하고도 약간 걱정을 했다.

영화사에서 감독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을 싫어하는 풍토가 있었다. 배우는 배우 일을 하고 감독은 감독 일을 하고 제작자는 제작자 일을 하는 것. 그게 바로 할리우드의 분업이었다.

하지만 찰스 신의 예상과는 다르게 호사카는 찰스 신의 욕망에 긍정했다. 그는 웃으면서 말했다.

“좋아. 그럼 각본부터 써보자고. 포르노 업계는 영화보다 작아. 하지만 작아서 한 사람이 이것저것을 모두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 찰스 씨도 한번 해봐.”

찰스 신은 크게 눈을 떴다. 마치 벼락에 맞은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렇게 쉽게 허락이 떨어질지는 몰랐던 모양이다.

그리고 호사카는 그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로 했다.

“우리 회사에 소속된 여배우들은 얼마든지 써도 좋아. 그리고 남자 배우가 필요하다면 나도 써도 좋고. 만약 다른 회사의 배우가 필요하다면 그것도 협의를 해보도록 하지.”

찰스 신은 호사카에게 크게 고마워하며 회의실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호사카는 회의실에서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마침 그는 AVN에서 또 장난질을 칠 경우를 대비해서 한 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게 찰스 신이 될수도 있었다.

AVN는 철저히 업계인의 축제였다. 포르노 회사에 따로 상을 주지 않았다. 감독, 배우, 제작자가 상을 받았다.

찰스 신이 포르노를 제작하고 전면에 나선다. 그리고 꽤나 괜찮은 작품을 만든다.

그럼 AVN에서 호사카에게 상을 끝까지 주고 싶지 않다면 찰스 신이 눈에 띌 수 밖에 없었다.

이번 년도에는 호사카가 포르노 업계를 전방위적으로 휩쓸었기 때문이었다. 빅3에서 내놓은 히트작 중에 호사카의 손길이 닿지 않은 포르노가 없었다.

‘만약 내가 상을 못탄다면 찰스 신이 상을 탈 확률이 높지. 내가 만든 포르노를 제외하면 전부 다 쭉정이 뿐이니까. 그리고 찰스 신이 상을 받은 소감으로 나에 대한 감사 인사를 주구장창 한다면?’

동양인에게 끝내 상을 줄 수 없다는 자들에게 재미있는 한방을 먹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찰스 신은 포르노 업계로 이끌어주고 또 포르노 제작까지 승인해준 호사카에게 큰 감사를 느끼고 있었다. 호사카의 부탁은 얼마든지 들어줄 것이었다.

**

남자들만의 회의가 벌어졌다.

먼저 이 모든 것을 총괄하는 호사카. 자신의 욕망에서 아이디어를 가지고 온 찰스 신. 촬영을 맡을 마이클 브라운이었다.

마이클 브라운은 먼저 찰스 신의 아이디어를 몇개 읽어보더니 말했다.

“뭐. 아이디어니까. 좋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구현하기 힘든게 너무 많은데요.”

“뭐가요?”

“여기는 헐리우드가 아니거든요. 제작비도 당연히 작고. 할 수 있는 것도 한정적이죠. 호사카 사장님의 포르노를 보면 아시잖아요.”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호사카는 찰스 신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궁금해서 둘의 대화를 그냥 지켜보았다.

“하지만 포르노도 결국 퀄리티가 있어야 하죠. 돈을 쓸데는 써야 하는거 아니겠습니까.”

“이번 베트남 전쟁 포르노 봤죠? 미국 남부에서 촬영하고 장비들은 영화사에서 싸게 빌려왔죠. 하지만 퀄리티는 이상이 없었죠. 그럼 회사의 순이익은 오르고 말입니다.”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어요!”

“이 아이디어로요?”

둘은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고 논쟁을 이어나갔다.

호사카는 마음으로는 찰스 신의 편이었다. 백년을 갈 포르노를 만들 수 있다면 돈이라면 얼마든지 쓸 수 있었다.

다만 돈을 낭비할 필요는 없었기 때문에 이런저런 수를 써서 비용 절감을 한 것 뿐이었다.

호사카는 두 남자의 말다툼이 감정으로 번지기 전에 끼어들었다.

“자, 우리 모두 좋은 포르노를 만들 생각으로 모인거 아냐? 그럼 먼저 가장 꼴릴만한 아이디어를 찾아보고 그리고 어떻게 찍을지 고민해보자고. 비용을 아끼면서 퀄리티를 유지하면 더 좋고.”

호사카의 여유로운 말에 두 남자는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호사카의 말대로 여기 있는 모두는 좋은 포르노를 만들자는 목적을 공유하고 있었다. 목적이 같다면 서로의 방향성은 얼마든지 조율할 수 있었다.

호사카는 찰스 신의 아이디어를 하나하나 평가하기 시작했다.

“일단 창녀 탐방? 이건 좀 그렇네. 일본편이나 미국편은 찍을 수 있지만. 다른 나라라고 해봐야 창녀가 뭐 별다를게 있어? 유럽이나 미국이나 창녀들 서비스는 비슷비슷할거고. 그냥 가볍게 한두편 찍을 수준 밖에는 안될거야.”

“흐음. 제 자신작이었는데 말이죠.”

“자신의 욕망에 솔직한 것은 좋지만. 욕망에만 솔직하다고 명작이 나오는건 아니니까.”

찰스 신은 호사카의 말은 쉽게 받아들이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조금 우울해 할 뿐이었다.

“그리고 아이디어가 안좋다고 바로 폐기할 생각은 없어. 항상 명작만 찍을수는 없을테니까. 중간중간에 쉬어가면서 찍는 작품으로 써먹을 수 있으니까.”

호사카의 말에 찰스 신은 표정을 폈다. 그리고 회의는 한동안 계속 이어졌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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