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0화 〉 420화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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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호사카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회의실에 모였다. 제인 먼데일도 포르노가 촬영되는 동안 치료를 받고 회의에 나왔다. 호사카는 그녀에게 더 휴식을 취해도 된다고 했지만 그녀는 일을 하고 싶다며 나왔다.
“레즈비언 러브의 반응은?”
호사카는 이마이 유마에게 물어봤지만 제인 먼데일이 대답을 했다. 그녀는 이미 모든 조사를 끝내놓은 상태였다.
“몇가지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판매량도 좋구요. 포르노 팬들도 좋게 보고 있습니다. 사장님이 예측한대로 밝고 가벼운 분위기의 포르노라 팬들이 반기고 있더군요.”
“논란이라. 어떤?”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레즈비언들이. 진짜 레즈비언이라면 남자와의 섹스를 즐기지 않을거라고.”
“판타지에서 또 리얼을 찾네. 제인 말대로 어차피 그 치들은 우리 포르노에 돈을 내지 않을거니까 신경 안써도 되겠군.”
“그리고…”
“그리고?”
“여성 단체에서 피임을 신경쓰지 않는 대학생들에 대한 반대 성명을 했다네요.”
“피임은 알아서 하는거지. 거기까지 우리가 신경을 써야 하는건 아니지. 대학생들이 병신도 아니고.”
늘 있어왔던 사소한 논란이었다. 그리고 이런 논란이 벌어지는 것은 그만큼 포르노 업계가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제 호사카는 미스 허슬러에 인벌을 내리고 포르노 업계에 미친 악영향도 많이 제거했다. 다음 단계로 넘어갈 차례였다.
그는 자신이 다음으로 해야할 일을 모두에게 말했다.
“자. 그럼 내 다음 계획을 말해줘야겠군.”
모두는 호사카의 입만 바라보았다. 호사카가 하는 말이라면 무엇이든 믿고 따를 준비가 되어 있는 충실한 부하들이었다.
“나는 AVN을 무너뜨릴거야.”
이제 알만큼 알았다.
미국의 상류층은 결국 호사카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다.
호사카가 아무리 뛰어난 포르노를 만들어도. 포르노 업계를 위해 아무리 헌신해도. 포르노 업계를 아무리 발전시켜도.
그들은 진심으로 호사카를 대우해 줄 생각이 없었다.
“말하자면 AVN은 미국 포르노의 시스템이지. 모든 회사가 거기에서 상을 받는 것만을 노리는. 하지만 나는 그 시스템을 붕괴시키고 나만의 시스템을 만들거다.”
한때 호사카는 기존의 미국 포르노 시스템을 이어나갈 생각이었다.
앞으로 몇년 있으면 인터넷이 등장한다. 어떤 놈이 인터넷으로 포르노를 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어떤 놈이 인터넷으로 공짜로 포르노를 보여주고 광고비를 받을 생각을 한다.
그 결과로 포르노 제작비는 날이 갈수록 저렴해지고 그저 적당히 예쁜 여자가 벗고 섹스를 하는 저질의 포르노가 대량양산되었다.
호사카는 그게 싫었다.
그는 포르노도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고 명작이라고 할만한게 나오는 것이 좋았다. AVN은 그런 역할에 도움이 되었다. 적당히 잘만든 포르노를 발굴하여 상을 주었고 그런 포르노가 대중들에게 흥행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비록 그게 그들의 장사속을 채우기 위함이라지만 포르노 업계에 좋은 영향을 미친 것도 사실이었다.
다만 AVN은, AVN을 지배하고 있는 자들은 호사카를 진심으로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다.
그렇다면 호사카는 AVN을 부수고 그 역할을 대신할 존재를 만들 뿐이었다. 그건 힘들고 어려운 일이겠지만 호사카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일이었다.
자존심을 버리고 쉽게 가는 것.
자존심을 지키고 어렵게 가는 것.
호사카는 당연히 후자를 택할 것이었다.
이마이 유마가 물었다.
“그럼 어떻게 할건가? 미국의 모든 포르노 회사는 AVN과 연관되거나 투자 받고 있어. 자네가 말했듯이 AVN은 미국 포르노나 다름이 없어.”
“어려운 일 일수록 한 단계씩 밟아가야죠. 그리고 우리에게도 좋은 점이 있습니다.”
“그게 뭐지?”
“포르노 업계에서 여배우들의 생명은 짧죠.”
왠만큼 외모와 연기력이 받쳐주지 않는 이상 여배우는 어릴때 그리고 포르노에 얼마 출연하지 않을때 가장 인기가 있었다. 대부분의 포르노 여배우는 날이 갈수록 인기가 없어지고 돈을 적게 벌고 그러다가 사라졌다.
호사카가 직접 가려 뽑은 여자들 정도는 되어야 이 바닥에서 몇년 동안 활동할 수 있는 법이었다.
“포르노 여배우만큼 세대 교체가 빠른 직업이 없죠. 안타까운 일이지만 팬들에게 꼴리지 않는 여배우의 포르노를 사라고 강요할 수는 없으니. 이 현실은 그 누구도 고치지 못할 겁니다.”
호사카는 사라지는 여배우에게 안타까움은 가지고 있었지만 그는 자원봉사자가 아니었다. 남자들이 어리고 처음 보는 여자를 좋아하는건 어쩔 수 없는 본능이었고 포르노 여배우들은 각자 외모를 가꾸고 연기력을 늘려야 하는 문제였다.
그리고 호사카가 이러한 포르노 업계의 특성이 업계 전체를 먹어치우는데 도움이 될거라 생각했다.
“이제 신인 발굴을 열심히 해야지. 재능만 보인다면 다른 회사보다 돈도 많이 주면서. 그래서 재능 있는 여자 신인을 모두 휩쓸거야.”
“흠. 말은 쉽지. 하지만 그게 가능할까?”
이마이 유마의 걱정에 호사카는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제가 드루 디아즈를 발굴한 것만으로 모자랍니까?”
“하. 하긴. 그것말고도 호사카 사장은 수많은 여자들을 발굴하고 히트시켰지. 확실히 여자를 보는 눈이 자네만큼 좋은 사람은 없지.”
그리고 이마이 유마는 다른 걱정을 떠올렸다. 호사카는 지금까지 끊임없이 성공을 해왔고 지금 그의 주변에는 호사카를 열렬히 따르는 사람 밖에 없었다.
하지만 AV 업계에서 오래 일하면서 이마이 유마는 성공을 반복하다가 실패한 사람을 얼마든지 봐왔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오히려 실패를 만회하는 것을 어려워했다.
이마이 유마는 자신은 호사카의 가장 오랜 지인으로서 쓴 소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호사카의 성공 신화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리라 여겼다. 그리고 호사카는 이마이 유마의 그런 의도를 알고 있었는지 잘 경청하고 있었다.
“그럼 여배우들이 엄청 늘어나겠군. 섹스를 하고 싶어하는 남자 배우들은 대충 어디서나 모집할 수 있을거고. 하지만 그러면 배우만 너무 많고 만들 수 있는 포르노의 수는 적은 것 아닌가?”
물론 호사카는 이에 대해서도 미리 대비책을 세웠다.
“그래서 회사를 여러개 세울겁니다. HK 매니지먼트에서 투자를 해서 말이죠. 그리고 그 회사는 지금까지 포르노 회사와는 다르게 오로지 제작만 하는 회사일거구요. 제작자는 오로지 한가지만 고민하면 됩니다. 꼴리는 포르노를 만들 것.”
호사카 또한 포르노 배우로 시작하여 포르노 제작자까지 한 사람이었다. 그는 상부의 지시를 받지 않고 한 개인이 자유롭게 활동할때 창의력이 최대한으로 발휘된다고 믿었다. 호사카 자신이 그랬다.
“찰스 신. 마이클 브라운. 너희 둘은 자기만의 회사를 만들어봐. 만약 스스로 투자하고 싶다면 그것도 말리지는 않지. 성공할 자신이 있다면 말이야. 그리고 배우와 스탭도 최대한 지원해주지.”
찰스 신은 섹스 중독에 포르노에 대한 많은 욕망이 많았다. 그리고 헐리우드에 인맥이 살아 있었고 능력은 있으나 뜨지 못한 촬영 스탭이나 배우를 알고 있었다. 그가 회사를 만들고 잘 키운다면 순식간에 미스 허슬러를 대체할만한 회사를 기대할만 했다.
마이클 브라운은 촬영과 편집의 천재였다. 그는 호사카의 밑에서 포르노란 무엇인지 배워나갔다. 적당한 대본만 그에게 밀어준다면 화면빨로 먹고 들어가는 포르노를 계속 제작할 수 있었다. 스위트룸을 위협할만한 인재였다.
“이마이 팀장님은 일단 문스톤 기획을 최대한 그런 체제로 바꿔주세요. 그곳에서 일하던 인사라던가 지원을 하던 인력은 모두 HK 매니지먼트로 넘기고 촬영 인력만 남도록 말이죠. 그리고 나중에 이마이 팀장님도 HK 매니지먼트에서 이사로 함께 일해주시죠.”
이마이 유마는 옛날부터 서포트를 하는 일을 잘했다. 포르노를 만드는건 잘하는 사람을 발굴해서 넘기고 그는 그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게 맞았다. 게다가 호사카의 계획대로라면 HK 매니지먼트는 앞으로 다양한 회사를 지원한다고 훨씬 커지고 할 일이 많아질 것이었다. 제인 먼데일 하나만으로는 일손이 모자랐다.
문스톤 기획은 메이저한 포르노 업체가 공략하지 못한 소수 취향을 독점할 것이었다. 미국에는 수많은 동양인 남자들이 있었고 그들은 같은 동양인 여자 포르노를 원하고 있었다. 그리고 동양인 여자에게 페티시를 느끼는 서양 남자도 문스톤 기획의 타겟이 될 것이었다.
그리고 호사카의 계획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다른 감독도 계속 모집할거야. 매니악한 포르노를 만들고 싶지만 투자자의 요구 때문에 만들지 못했던 감독도 계속 불러들일거야. 그렇게 해서 진짜 포르노를 만들 수 있는 포르노 제작사를 계속 만들어가보자고. 포르노 업계를 모두 먹어치울때까지.”
호사카는 모두를 보며 말했다.
“포르노 회사를 여러개 만들어 포르노 업계를 먹어치우는 것. 그게 바로 우리의 목표다.”
업계의 꼰대들이 보고 있는 시각에 따르면.
업계에서 팔리는 포르노의 총량은 정해져 있고 다양한 회사가 그것을 땅따먹기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호사카는 거기에 기존 포르노 회사들에게 지지 않을 회사들을 만들어 내민 것이다.
당연히 기존 회사의 몫은 줄어들고 그건 그들에게 상당한 스트레스를 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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