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43화 〉 443화 몰락
* * *
호사카의 일상은 빠르게 편집되어 지나갔다. 그는 월스트리트에 출근을 하고 여러 모니터를 보면서 돈으로 돈을 벌었다. 미국 자본주의의 핵심이라는 월스트리트는 실상 개판이었다.
워낙 큰 돈을 다루다보니 제정신인 사람이 없었다. 어떤 사람은 술에 취해서 일을 하고 어떤 사람은 마약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호사카는 섹스로 긴장감을 풀고 있었다.
화장실에 들어가서 자위를 하고 콜걸을 불렀다. 흑인, 백인, 동양인. 인종을 가리지 않았다. 화장실에 콜걸을 데리고 가서 치마만 걷어올리고 팬티만 내려서 허겁지겁 자지를 보지 속으로 밀어넣었다.
성욕을 해결하고 돈을 벌었다. 그것의 반복이었다.
그리고 성욕을 해결하는 방법은 다양했다. 비서로 일하는 여자가 꼴리게 만드면 그녀에게 다가갔다.
“내 자지를 한번 빨아주면 3천달러를 주지.”
3천달러면 여자의 월급에 해당하는 돈이었다. 정신 나간 곳에는 정신 나간 여자가 일을 했다. 거절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여자 비서는 흔쾌히 수락했다.
그들은 회의실에서 펠라치오 섹스를 했다. 호사카는 3천달러를 더 주고 삽입 섹스까지 했다.
퇴근을 하면 호사카는 인근에 있는 바로 향했다. 미국의 바는 미혼 남녀가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공간이었다. 그리고 호사카는 누가 봐도 비싸보이는 양복과 시계를 가지고 있었다. 돈 많은 남자를 노리는 여자들은 호사카를 반겼다.
그녀들은 이것이 운명적인 사랑이고 유망한 증권거래인과 결혼하여 부유한 사모님으로 살 수 있을거라 착각에 빠졌다. 그렇게 원나잇을 했고 다음 날 호사카가 사라져 있다는 것을 보고 남자는 다 똑같다며 투덜거렸다.
빠른 편집은 끝이 났다. 적당하게 사전 설명을 속도감 있게 보여주었다. 하나하나가 포르노 한편을 만들 수 있을만한 내용들이었다.
그리고 이제 본격적인 내용이 시작되었다.
증권거래인의 파티였다.
그곳에서 호사카는 친구와 술을 마시면서 파티 온 여자들을 훑어보고 있었다. 그의 친구 역할은 찰스 신이 하고 있었다.
“여기는 영 볼만한 여자가 없군. 차라리 콜걸을 부르는게 낫겠어.”
“당연하지. 원래 이 일은 남초 직장이라고. 여기서 일하는 여자들은 남자만큼의 배짱을 가지고 있는 괄괄한 여자거나. 남자들이 파트너로 데리고 온 마누라나 여자친구 밖에 없지.”
그리고 호사카는 저 멀리서 한 여자를 보았다. 그저그런 여자들 사이에서 유일한 존재감이 돋보이는 여자였다. 드루 디아즈였다. 옆에서 에스코트 하는 남자도 없었다.
호사카는 찰스 신에게 물었다.
“저 여자는 누구지?”
“드루 씨잖아. 우리 회장님의 무남독녀. 가끔 파티에 참가하지. 예쁘기는 하지… 하지만 알지? 회장님 딸이라는 의미를.”
쉽게 건드리면 안되는 여자란 의미였다. 증권거래인은 엘리트에 돈을 잘버는 남자들이었다. 어지간한 여자라면 쉽게쉽게 원나잇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회장의 따님은 달랐다. 저 여자는 건드리면 안되는 여자였다.
건드려서 회장의 사위가 될수도 있었지만 증권거래인은 굳이 그런 수단을 선택하지 않아도 인생을 즐길 수 있는 남자들이었다. 모두가 돈은 지금도 충분히 벌었다. 빠르게 성공하면 40살이 되자마자 수백만달러의 돈을 챙겨서 은퇴를 할 수 있는게 이 바닥이었다. 굳이 여자 상전을 모시고 살고 싶어하는 남자는 없었다.
드루 디아즈는 여기저기서 술을 마시면서 편안하게 파티를 즐겼다. 가끔 그녀의 말동무를 해주는 사람이 있기는 했지만 남자들은 그녀에게 섹스 어필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녀는 순식간에 고주망태가 되어서 여기저기를 유령처럼 돌아다니게 되었다.
호사카는 다른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드루 디아즈에게 흥미를 잃었다. 사회생활을 위해 이 파티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바로 가서 여자를 꼬실 생각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잠깐 화장실로 갔다.
여자 우는 소리가 났다.
호사카는 먼저 화장실을 둘러 보았다. 소변기가 있는 것을 보니 남자 화장실이 분명했다.
그는 먼저 어디서 소리가 나는지부터 파악했다. 한 여자가 문을 닫지도 않고 대변기 위에 앉아서 울고 있었다.
“사랑해. 너무 사랑해. 제발…”
그녀는 연인에게 버림 받은 것인지. 술에 완전히 취해 이성을 잃고 울면서 헛소리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호사카를 보자마자 뭔가를 착각한 것인지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호사카의 바지 지퍼를 내리려 했다.
“뭔가를 착각하신 것 같은데…”
호사카는 회장님의 딸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그녀는 앞뒤 분간을 하지 못할 정도로 취해 있었고 그녀를 떼어내기 위해서 과도한 힘을 써야할 것 같았다. 그리고 호사카는 이 포르노에서 섹스라면 사족을 못쓰는 남자였다. 그는 결국 멍청한 선택을 했다. 사람은 살면서 멍청한 선택을 한번씩 하기 마련이었다.
드루 디아즈는 호사카의 자지를 꺼내서 입에 물었다. 술냄새를 풍기면서 말랑한 자지를 쪽쪽 빨아당겼다. 그의 자지는 금방 발기를 하기 시작했다.
“Shit.”
호사카는 이제 그녀의 머리를 잡고 그 입의 감촉을 즐겼다. 술기운은 그녀의 체온을 오르게 만들었고 펠라도 따뜻하게 했다.
저벅저벅.
그리고 누군가가 화장실로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호사카는 화들짝 놀라서 화장실 변기 문을 닫았다. 그러는 사이에도 드루 디아즈는 여전히 자지를 물고 있었다.
화장실 칸막이 속에서 펠라 소리가 들려왔다. 밖에 있는 남자는 혼자서 중얼거렸다.
“도대체 이 놈의 회사는… 파티를 할때까지 화장실에서 섹스를 하나.”
그는 소변을 보고 손을 닦고 나갔다. 호사카는 한숨을 쉬고 나서 드루 디아즈를 잡고 일으켰다. 그녀의 드레스 치마를 걷어올리고 팬티를 아래로 잡아 내렸다. 술에 떡이 된 여자는 아무 저항도 하지 않았다.
드루 디아즈는 호사카의 자지를 빨면서 이미 흥분을 한 상태였다. 호사카는 그녀의 보지 구멍에 손가락을 슬쩍 넣어보고 애액이 충분한 것을 확인했다. 자신의 지갑도 살펴보았다. 하지만 그 안에는 예전에 사용하고 남은 콘돔의 포장지만 있었다.
“젠장.”
호사카는 자신의 생자지를 그녀의 보지 속으로 밀어넣었다.
드루 디아즈는 술에 꼴아서 눈을 반쯤 감고 있는 상태에서도 섹스를 즐겼다. 그녀는 크고 거친 신음소리를 내었다. 이곳이 화장실인지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호사카와 드루 디아즈는 빠르게 절정으로 올라갔다. 호사카는 그냥 성욕을 빨리 풀어버리고 싶었고 드루 디아즈는 이런 행동에 거부감을 느낄만한 이성이 없는 상태였다.
“아! 아아!!”
“읏!”
호사카는 사정감이 올라올때 급히 자지를 빼내었다. 그리고 손으로 자위를 하면서 그녀의 하얀 허벅지에 정액을 뿌렸다.
드루 디아즈는 섹스의 쾌감이 혈액순환을 빨리하게 만들고 그것이 술기운을 더욱 자극시켰는지 이제 꽐라가 되어 화장실 바닥에 쓰러졌다.
호사카는 다른 누가 이 광경을 보기 전에 서둘러 화장실을 빠져나갔다.
네오스 카락스는 이미 이 포르노를 보면서 몇번이고 자위를 했다. 그러고도 아직 포르노의 내용은 절반이나 남았다.
호사카와 드루 디아즈가 회사 화장실에서 벌인 일은 하나의 해프닝이 되어 지나갔다. 모두가 누가 회장님의 딸을 주워먹었는지 궁금해 했지만 호사카는 다행히 들키지 않았다.
그리고 그 날 이후로 이상하게 드루 디아즈는 회사로 자주 나오기 시작했다. 자신을 따먹은 남자를 찾기라도 하는 모양이었다.
이건 지독한 블랙 코미디였다.
신데렐라를 찾는 왕자는 유리 구두라도 하나 있었지만 드루 디아즈가 가지고 있는 단서는 보지 속에 남겨진 촉감 뿐이었다. 그리고 그걸 위해서 회사의 모든 남자 직원과 섹스를 할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다가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호사카는 언제 자신이 범인이라는 것인지 들킬까봐 노심초사하며 드루 디아즈를 몰래 훔쳐보기 시작했다. 드루 디아즈는 여러 남자를 살펴보다가 잘생긴 백인인 찰스 신과 썸씽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찰스 신도 처음에는 회장님의 딸과 그런 관계가 된다는 것을 부담스러워 했으나 드루 디아즈의 뛰어난 외모 때문인지 결국 썸을 타는 관계가 되었다.
찰스 신은 호사카에게 다가와서 말했다.
“저녁에 드루 씨와 술 한 잔을 하기로 했는데. 둘만 있으면 좀 어색할거 같아서. 자네가 말은 잘하잖아. 돈은 내가 다 낼테니까. 좀 도와주는건 어때?”
그렇게 호사카와 찰스 신, 드루 디아즈는 퇴근을 하고 술을 마시게 되었다. 고급스러운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와인과 음식을 먹었다. 호사카는 바람잡이 역할에 충실하게 행동했고 그럴수록 찰스 신과 드루 디아즈는 친밀함이 강해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찰스 신과 드루 디아즈가 가볍게 서로의 뺨에 뽀뽀를 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찰스 신과 드루 디아즈는 서로를 좋아하게 되는 연인처럼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둘이 이 세상에 둘만 남겨진 것처럼 집중을 하고 있을때, 호사카는 그 모습을 애매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이 무슨 감정인지 네오스 카락스도 확신할 수 없었다. 몇가지 단어로는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었다. 확실한 것은 부정적인 감정이란 것이었다.
“잠깐만요.”
드루 디아즈는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그녀는 술을 어지간히도 좋아하는 것인지 와인을 꽤나 마신 상태였다. 당연히 소변이 마려울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드루 디아즈가 잠깐 일어난 사이에 호사카도 말했다.
“나도 너무 많이 마셨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 그리고 분위기는 많이 좋아진거 같으니 이제 둘이서 알아서 잘해보라고.”
“그래. 오늘 고마워.”
찰스 신은 호사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고 호구처럼 좋은 미소를 지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