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도쿄 섹스킹 야동 만드는 남자-445화 (445/551)

〈 445화 〉 445화 몰락

* * *

“한가지 묻고 싶은게 있는데요.”

“물어봐.”

“도대체 어디까지 하려는거에요? 미국 최고의 부자? 아니면 미국 대통령이라도?”

“난 그냥 섹스를 즐기면서 살고 싶을 뿐이야.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살면 좋겠다고 생각할 뿐이고.”

호사카는 자신은 일관되게 살아왔다고 생각하는데도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서 오해가 있다는게 답답했다. 인간은 결국 서로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모양이었다.

“지금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그 과정일 뿐이야. 그 끝에는 불멸의 포르노 스타로 남고 싶을 뿐이고.”

“불멸?”

“역사에 한획을 긋는거지. 동양에는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거든. 어느 정도 위치에 올라간 사람은 다들 그런 생각을 하기 마련이지.”

“어려운 인생이네요.”

“하지만 태어난 김에 그냥 살다가 죽는 인생보다는 훨씬 재미있지.”

호사카는 발기부전에 걸려서 인생을 통채로 실패했던 회귀 전을 떠올렸다. 새로운 기회를 받은 다음에 그는 제대로 살아보고 싶었다. 하고 싶은 것을 모두 해보고 이루고 싶은 것은 모두 이루고 싶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달콤했다.

인종차별이 살아있는 1990년대의 미국에서 동양인으로 성공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지만 그만큼 통쾌함이 있었다. 더 먼 미래에 동양인 무비스타나 팝스타가 나올지 모르지만 포르노 스타는 호사카가 처음이었다.

“그럼 호사카 사장님의 옆에 있으면 자동적으로 그 영광을 나누어 받을 수 있겠네요.”

“뭐, 그렇게 되려나. 내 여자인 것만으로 다들 포르노 업계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까.”

그럴 능력이 지닌 여자를 모았다. 하지만 세상은 호사카를 고평가하고 있었다. 여자들의 능력보다는 그녀들의 위치를 더 중요하게 보았다.

호사카는 자신이 모은 여자들이 자신이 아니더라도 어디서든 성공할거란 것을 알았기 때문에 이 현상이 조금 씁슬했다.

“그럼 앞으로도 잘 부탁드릴게요.”

빅토리아 웰스는 발을 들어서 호사카의 다리 사이에 집어넣으면 웃었다.

**

호사카는 작은 HK 매니지먼트 사무실에서 제인 먼데일의 보고를 받고 있었다. 다양한 포르노 제작사를 운영하고 있으니 보고를 받아야 할 내용도 많았다.

사실 적자만 나지 않고 불법적인 촬영만 없다면 어떤 포르노를 만들어도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좋은 포르노 기획이 있으면 조언을 해서 더 좋은 포르노로 만드는게 호사카의 일이었다. 호사카는 이 업계에서 마이다스의 손으로 통하고 있었고 모두가 호사카가 조언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각 포르노 제작사가 올린 기획안을 보고 첨삭을 하다보니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리고 제인 먼데일은 마지막 보고서를 호사카의 책상 위에 올려주었다.

“요즘 제 햄스터 중 하나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호사카는 제인 먼데일이 AVN에 숨겨놓은 정보원을 햄스터라고 부르는 것을 알고 있었다.

“뭐지?”

“유럽에서 한 예술 영화를 하는 감독을 영입한 모양이에요.”

“예술 영화?”

호사카는 보고서를 살폈다. 그는 유럽의 예술 영화까지 주의 깊게 보지는 않았다. 오시마 타케시라는 예술 영화의 거장을 알고 있었던 것도 일본인이라는 공통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네오스 카락스라는 이름과 그가 만든 영화는 호사카에게 처음 보는 것들이었다.

“이 사람의 작품은 있나?”

“여기 있습니다.”

호사카는 제인 먼데일도 의자에 앉게 한 다음에 사무실에 있는 작은 텔레비전으로 영화를 틀었다.

영화가 끝난 이후에 호사카는 감탄했다.

사랑과 섹스를 다루는 솜씨가 대단했다.

그 재능은 천재적이었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세월이 천재성을 완벽하게 마무리 시키면 또 하나의 거장이 탄생할 것 같았다.

호사카는 기쁘게 웃었다.

AVN은 또다시 악수를 두고 힘든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의미없는 행동을 한것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일정한 성과를 만들어냈다.

포르노 업계에 새로운 천재를 데려오는 것. 그건 호사카도 환영할만한 일이었다.

“재미있네. 그리고 앞으로 포르노 업계가 재미있게 돌아가겠어.”

호사카는 쥐를 가지고 노는 고양이가 된 심정이었다. 그냥 AVN이 자신의 손에 굴러떨어지는 것은 재미가 없었다. 그는 압도적인 강자였고 그냥 죽여달라고 가만히 있는 쥐보다 달아나려고 하는 팔팔한 쥐가 더 재미있었다.

“괜찮아요?”

“당연히 괜찮지.”

호사카가 AVN을 먹을 방법은 다양했다.

먼저 무시할 수 없는 돈으로 남은 AVN의 회사를 모두 사버리는 방법이 있었다. 그들은 AVN이 아직 돈을 벌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AVN을 가지고 있는 것 뿐이었다. 돈을 팔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은 그 가격이 충분하지 않는 것 뿐이었다. 그리고 호사카는 그걸 지불할 능력이 되었다.

다음으로 일본 야쿠자의 히트맨을 이용해서 AVN에 지속적으로 테러를 놓는 방법이 있다. 일전에 호사카는 히트맨으로 적들을 쓸어버릴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그는 그 후의 미국 여론을 잠재울 방법만 있으면 되었다.

마지막으로 조금만 있으면 미국 대선이 시작될거고 미국 최고의 권력자가 호사카의 뒷배가 되어줄 것이다. 그렇게 되면 AVN 정도는 가볍게 요리를 할 수 있었다. 대통령은 그 정도의 권력이 있었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편안하게 업계가 돌아가는 것을 볼 수 있는건. 제인의 도움이 컸지.”

“그런가요?”

“HK 매니지먼트의 산하 제작사를 이렇게 설립하고 키운건 제인의 힘이 많이 들어갔으니까. 만약 제인이 없었다면 AVN을 무너뜨리고 움막집 같은 곳에서 포르노를 만들었을지도 몰라.”

호사카의 칭찬에 제인 먼데일은 싱긋 웃었다. 그녀는 호사카가 주는 연봉보다 그의 칭찬을 더 좋아했다.

“그나저나 리얼리티 프로그램 준비도 잘되어가고 있나?”

“네. 당연하죠. 호사카 사장님이 원하는 방식대로 진행되고 있어요.”

**

호사카는 미국에서 어떤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유행하는지 기억하고 있었다. 그 공통점은 하나였다. 리얼리티 쇼는 그 이름과는 다르게 리얼하다고 대중들이 좋아하지 않았다. 대중들이 좋아할만한 내용을 리얼한척 보여줄 뿐이었다.

그건 포르노의 특징과 비슷했다. 현실의 섹스와는 다르지만 사람들이 보기를 원하는 섹스를 보여주는 것. 대중들이 원하는 것을 보여주면 상업적으로 성공했고 거기서 반걸음 더 나아가면 예술성이 있다고 매니아층이 생겼다.

호사카는 그런걸 만드는데 전문가였다.

촬영이 시작한 이후에도 PD가 호사카에게 먼저 질문을 할 정도였다.

“호사카 씨. 어떻게 하면 될까요?”

“일단 화려하게 가죠. 포르노 스타가 구질구질하게 사는건 아무도 원하지 않을테니까.”

호사카는 쇼핑몰에서 자신의 여자들과 명품 쇼핑을 하는 장면을 촬영했다. 돈 많고 절제를 하지 않는 포르노 스타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의 여자들도 명품을 잔뜩 둘렀다.

먼저 상황을 보여주고 각자 그 상황에서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보여주는 인터뷰를 따왔다.

흔한 리얼리티 쇼의 구성이었다. 하지만 현재 가장 잘나가는 셀럽인 호사카와 그의 섹시한 여자들이 나왔다는 것만으로 특별함이 만들어졌다.

여자들은 호사카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

좀 더 극적으로 행동했다. 그녀들에게도 이건 하나의 기회였다. 텔레비전으로 그녀들을 보고 꼴리는 남자가 있다면 그건 곧바로 포르노 매출로 이어질 것이었다.

호사카의 양옆으로 여자들이 주루룩 팔짱을 끼고 일자로 걸어가는건 장관이었다.

카메론 먼로는 시원한 미소를 지으며 인터뷰를 했다.

“왜 호사카 씨를 좋아하냐구요? 저는 오히려 그저 그런 남자에게 만족하는 여자들에게 묻고 싶은걸요? 그저 그런 남자의 첫번째 와이프보다 세상에서 가장 섹스를 잘하는 남자의 세번째 와이프가 더 행복하지 않을까요?”

여자들은 이런 촬영을 재미있어 했다. 그리고 호사카는 촬영 중에 여자들에게 명품을 사주는 척 하는게 아니라 진짜로 사주었다. 그녀들은 촬영이 끝날 무렵에 가방이나 하이힐 하나 정도는 챙길 정도였다.

여자들은 명품 백을 선물받고 호사카에 대한 접근이 더욱 격렬해졌다. 빅토리아 웰스는 남자 화장실에 호사카와 함께 들어가 그의 바지 지퍼를 열고 펠라까지 하려고 했다.

방송국 사람들이 오히려 당황을 했다.

“일단 찍어요. 나중에 편집하면 되니까. 그리고 지금 장면을 쓰려면 내 상반신 위주로 하고.”

섹스 장면을 대놓고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만 빼면 포르노 촬영과 다른 점은 별로 없었다.

각본이 있고 배우의 판단 아래에 자유롭게 애드립이 들어갔다. 호사카는 애드립을 통해서 포르노가 더 리얼해 보일 수 있고 독창성이 더 발휘된다고 믿었다. 그런 생각이 리얼리티 프로그램에도 적용이 되었다.

리얼리티 쇼의 촬영은 계속 이어졌다.

호사카는 자신이 머물고 있는 호텔에서 아침부터 밤까지 모두 촬영을 했다. 물론 이것도 가짜였다.

PD는 물었다.

“그러니까 이 층은 호사카 씨와 여배우 분들이 모두 살고 있고 옷을 입고 있거나 벗고 있는건 자유라구요?”

“그렇죠. 특히 잘때는 다 벗는편이죠. 그게 건강에 좋으니까.”

PD는 굳이 각색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일상에 머리가 아파올 정도였다.

“잠시만요. 이걸 방송에 할 수 있을지…”

“일단 상부에 물어봐요. 모자이크 처리해서 방송할 수 있을지. 나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거니까. 촬영은 걱정 마시고. 우리야 벗고 있는 것을 찍히는데 익숙한 사람들이니까. 하하하하.”

호사카는 해맑게 웃었고 PD는 두통이 심해졌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