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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섹스킹 야동 만드는 남자-456화 (456/551)

〈 456화 〉 456화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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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릭 파인더도 이 바닥에 오래 있으면서 온갖 감독을 모두 겪어 보았다. 그 중에는 자신의 주제도 모르고 날뛰다가 나가리가 된 감독도 있지만 진짜 천재도 간혹 있었다. 프레드릭 파인더는 천재를 다루는 법을 알고 있었다.

“호사카에게 이기고 싶죠?”

“당연하죠.”

“하지만 객관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는 감독으로서도 천재지만. 배우로서도 천재니까.”

프레드릭 파인더는 몇가지 말은 더 하지 않았다. 호사카는 사업가로서도 마케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었다. 심지어는 영화나 텔레비전 쪽에서도 재능을 보였다. 한 사람이 가지고 있기에는 너무 많은 재능이었다.

하지만 굳이 이런 말을 해서 네오스 카락스를 상심시킬 필요는 없었다. 프레드릭 파인더와 AVN이 원하는 것은 단 하나였다. 감독으로서의 재능. 배우 섭외든 마케팅이든. 나머지는 모두 다른 사람이 해주면 되는 일이었다.

“알고 있습니다.”

네오스 카락스는 화를 내면서도 인정했다. 프레드릭 파인더도 나름 포르노에 대해서 알만큼 아는 사람이었다. 네오스 카락스도 그의 의견에 동의했다.

프레드릭 파인더는 흥미로워하는 눈빛으로 네오스 카락스에게 물었다.

“중요한건 당신이 무엇이 되고 싶은지를 스스로 아는 것이죠.”

“네?”

“그냥 영화가 잘 안풀려서 포르노에 잠깐 눈을 돌린거면 힘들수도 있습니다.”

프레드릭 파인더는 부드럽게 눈 앞의 천재를 회유했다. 그 천재를 자극시키는 것은 호사카가 충분히 했다. 이제 남은 것은 그에게 부드럽게 가야할 길을 알려주는 것 뿐이었다.

“호사카는 이상한 사람입니다. 영화로 어마어마한 돈과 명예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이었죠. 하지만 그는 포르노를 버리지 않았습니다. 포르노에 끝까지 집착을 하고 있죠. 마치 그게 자신이 태어난 목적인 것처럼.”

프레드릭 파인더는 네오스 카락스에게 말했다.

“그런 사람을 같은 업계에서 이기려면. 그만큼의 각오와 노력이 필요할 겁니다. 호사카의 재능은 그냥저냥한 각오로 덤벼들만큼 호락호락하지 않거든요.”

자신이 할 말을 모두 끝내고 프레드릭 파인더는 그대로 돌아갔다. 네오스 카락스는 멍하니 프레드릭 파인더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네오스 카락스는 방을 나가는 프레드릭 파인더에게 외쳤다.

“저는 포르노 업계에 남을 불멸의 명작을 만들겠습니다! 그 어떤 작품이 나와도 그 업적을 무너뜨리지 못할!”

영화계에서는 그런 명작이 있었다. 교과서에 실리고 후세의 모든 감독이 가르침을 받는 영화. 나중에 그보다 더 재미있고 화려한 영화가 나올지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명작은 자신의 지위를 잃지 않았다. 모두는 누가 그런 시도를 먼저했는지 기억하고 있었다.

프레드릭 파인더는 호텔을 떠나면서 웃고 있었다. 네오스 카락스는 천재이고 노력을 했지만 아직 어설픈 점이 있었다. 나중에 영화계로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다는게 가장 큰 어설픔이었다. 프레드릭 파인더가 말한대로 호사카는 뒤에 여유를 가지고 덤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그저그런 신인 감독으로서는 충분히 잘해내고 있지만 호사카라는 거물에게 덤벼들 정도는 아니었다. 괴물을 잡기 위해서는 괴물이 될 각오가 있어야 했다.

프레드릭 파인더는 포르노 업계에서 오래 있었지만 호사카 켄토 같은 괴물은 본 적이 없었다.

포르노를 만드는 기획력. 연기력. 편집 감각. 그리고 외부에서 화제를 만드는 능력까지.

프레드릭 파인더는 수많은 인재가 포르노 업계에 나타나고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지금까지 그 어떤 사람도 호사카와 같지 않았다. 보통 업계의 역사가 이정도 길어지면 나중에 나온 인재는 제 2의 누구라고 별명이 붙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호사카는 그 누구와도 닮지 않았다. 그는 그냥 제 1의 호사카였다.

게다가 그가 만드는 포르노는 어떤가.

하나하나가 새로운 장르를 만들만했고 사람들이 모르던 자신의 성적 취향을 발견하게 만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혼자 힘으로 AVN이라는 거대한 단체와 싸울 수 있는 것이었다.

지금 네오스 카락스가 덤비려고 하는 남자는 그런 남자였다.

프레드릭 파인더는 호사카가 AVN에 인정을 받기 위해서 그리고 AVN을 뛰어넘기 위해서 어떤 역경을 헤쳐왔는지 알았다. 네오스 카락스는 그런 일을 해내야 했다.

‘어려운 싸움이겠군.’

하지만 네오스 카락스는 충분히 가능성을 보였다. AVN에서는 그를 최대한 밀어줄 것이다.

그리고 프레드릭 파인더가 걱정이 되는 것은 단 하나였다. 지금 자신이 네오스 카락스에게 말을 해주는 것까지 호사카의 계획에 포함이 되어있을 것 같다는 말도 안되는 불안이었다.

호사카는 네오스 카락스와 토크쇼에서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말한 이후로 다른 어떤 것도 프레드릭 파인더에게 요구한 것이 없었다. 하지만 프레드릭 파인더는 이상하게 자신의 팔다리에 줄이 묶여서 자신의 행동을 조종받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

이제 포르노 업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호사카의 리얼리티 쇼에 이어서 호사카와 네오스 카락스의 대결이 새로운 화제거리였다. 네오스 카락스가 부자 노인의 음흉한 성욕과 그 끝을 보여주었으니 이제 호사카가 뭔가를 보여줄 차례였다.

수많은 미디어에서 이 대결을 조명했다. 이 대결이 어떻게 성립되었는지 알려주기 위해서 호사카와 AVN의 과거를 심층 취재해서 보여주는 곳도 있었다.

­일본에서 온 천재와 유럽에서 온 천재의 격돌!

­명작은 수도 없이 많이 나오지만 결국 더 뛰어난 작품만이 남는다.

­포르노를 만들기 위해서 태어난 두 남자!

­업계에서 승리자로 기록되기 위해서 두 남자는 포르노를 만들고 있습니다.

­과연 누가 승리자가 될 것인가!

미디어에서 뽑아내고 있는 제목만으로 회사에서는 특별한 마케팅이 필요 없을 지경이었다.

그리고 호사카는 부담감을 느꼈다.

네오스 카락스는 호사카에게 남의 작품이 아닌 본인의 작품을 가지고 오라고 요구했다. 대중들은 호사카가 이전에도 그래왔던 것처럼 훌륭한 작품을 가지고 오기를 기다렸다.

호사카는 매번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와서 포르노를 만들었지만 그게 매번 쉬웠던 것은 아니었다. 지금은 어떤 작품을 만들지 고민하느라 과거에 내놓은 아이디어를 너무 빨리 써버렸다고 약간 후회가 될 정도였다. 하지만 후회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과거에 만든 작품은 그 당시에도 그런 아이디어를 사용해야 해서 쓴 것 뿐이었다. 지금은 지금에 맞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써야 했다.

호사카는 새로운 작품을 그 토대부터 하나씩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네오스 카락스의 작품은 미국의 현실과 섹스 판타지를 교묘하게 섞었다. 어디선가 일어날법한 이야기였기 때문에 포르노 팬들은 더욱 꼴려 했다.

호사카도 그런 방향성으로 포르노를 만들어볼 생각이었다.

**

시작은 연기력이 좋은 찰스 신이었다. 그는 목사 옷을 입고 있었다. 그는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연기력이 좋으니 근엄한 목사의 연기도 잘어울렸다.

찰스 신의 앞에는 호사카가 있었다. 어딘가 억눌리고 불안해보이는 더벅머리의 동양인 남자였다.

“여기가… 거기 맞나요?”

“네. 맞습니다.”

“그럼 대충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되는지?”

찰스 신은 신의 뜻을 따르는 성직자처럼 친절하고 부드럽게 말을 했다.

“낮 10시부터 밤 10시까지. 12시간 동안 파티는 진행이 됩니다. 최초 입장시에 샤워를 한번 하고 모든 섹스는 콘돔을 사용합니다. 파트너가 교환될때마다 다시 샤워를 합니다. 밤 9시가 되면 모두가 모여서 다함께 고해성사를 하고 밤 10시가 되면 헤어집니다.”

호사카는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 모든 것이 하느님의 뜻에 어긋남이 없다는게 확실하죠?”

찰스 신은 자애로운 미소로 말했다.

“당연하죠. 하느님은 우리가 다른 여자를 탐하지 말라고 가르쳤지만 악마는 우리에서 사악한 성욕을 심어두었습니다. 우리 인간은 약합니다. 이 성욕을 이기지 못해서 얼마나 많은 교인들이 불륜과 간음에 고통을 받았습니까.”

그는 마치 신성의 계시를 받은 선지자처럼 말했다. 그가 말하고 있는 내용은 기독교에서는 절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 분명해서 이율배반적인 기괴함이 더욱 살아나고 있었다.

“신을 따르는 저도 성욕에 고통을 받을때가 많습니다. 아름다운 여신도가 기도를 하고 있으면 음욕이 올라와서 어쩔 줄을 몰라했죠.”

찰스 신은 확실히 연기를 잘하는 남자였다. 이 말도 안되는 광기를 정상적인 것인양 포장하여 말했다.

“그래서 저는 생각했습니다. 악마가 우리에 성욕을 주었다면 그것을 범하고 하느님께 진실되게 용서를 빌기로. 우리의 주는 모든 것을 용서하시는 분 아니겠습니까. 인간이 원죄를 지어도 용서를 해주시겠다는 분인데.”

호사카는 그 말을 고개를 끄덕이며 듣고 있었다. 그리고 질문 하나를 들었다.

“만약 원하지 않는다면 섹스를 하지 않아도 괜찮나요?”

“그것도 개인의 선택이지요. 다만 한 명이 갑자기 나가면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흔들리기 마련이라. 모임을 유지하기 위해서 한번 들어온 사람은 밤 10시가 되기 전에는 나가지 못합니다.”

“어떤… 방식으로요?”

“그냥 옷을 돌려주지 않는걸로 충분하죠. 어차피 시간만 떼우면 되니까. 섹스는 안하더라도 가만히 있다가 가시는 분도 종종 있습니다. 물론 저희 모임에 참석하겠다고 한 죄도 고해하고 나가시지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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