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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섹스킹 야동 만드는 남자-466화 (466/551)

〈 466화 〉 466화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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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포르노 업계에서도 천재는 얼마든지 나왔다. 그 중에는 AVN 밖에서 태어난 천재도 있었다. 이들은 자신만의 감성으로 포르노를 만들고 팬들을 이끌었다.

하지만 결국 AVN에 거대한 세력에 휘말려서 기존의 질서에 편입되거나 사라졌다.

오직 호사카만이 살아남았다. 역전시켰다. 그리고 AVN은 도전자의 입장에 서게 되었다.

프레드릭 파인더는 네오스 카락스를 보며 기대감을 품었다.

“자네라면 호사카를 이길 수 있어요.”

“프레드릭 사장님은 왜 그렇게 생각하시죠?”

“지금까지 호사카를 보고 포르노 감독들이 보인 반응은 두가지 뿐이었습니다. 그가 얼마나 대단한 놈인지 모르거나. 알고 좌절하거나. 알고 도전하려는 사람은 당신뿐입니다. 포기하지 않고.”

프레드릭 파인더는 네오스 카락스에게 자신있게 말했다.

“세상에 천재는 많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천재라고 하더라도 그 위가 있는 법이죠. 지금 안보여도 나중에 나타날수도 있고. 원래 세상이 그런거죠. 그리고 그런 천재를 이기는 것은 늘 울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자였습니다.”

힘든 일이다. 대다수는 포기한다. 하지만 극소수의 사람이 그것을 극복한다.

“할 수 있는건 뭐든지 해보세요. 추하고 더러운 방법도 상관 없습니다. 스위트룸이 AVN이 그걸 도와주겠습니다.”

네오스 카락스는 감동을 받았다. 예술 영화를 찍을때도 이렇게 전적으로 지지를 받은 적은 없었다. 늘 판매량과 순이익을 고려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 프레드릭 파인더는 그냥 다른건 신경 쓰지 말고 힘껏 부딪쳐 보라고 하는 것이다.

“감사합니다.”

네오스 카락스는 프레드릭 파인더에게 자신의 시나리오를 보여주는게 조금 마음이 편해졌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한번 볼까요?”

프레드릭 파인더는 시나리오를 보았다. 흥미로운 소재였다. 그리고 스위트룸에서 준비할 것도 많아 보였다.

하지만 AVN에게 남은 무기는 네오스 카락스 밖에 없었다. 프레드릭 파인더는 호사카에게 대항을 하기 위해서는 네오스 카락스가 요구한 것 이상을 해야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

미국의 흔한 주택촌.

그곳에 한 남자가 트레이닝복에 야구 모자를 쓰고 있었다. 그는 고등학교에서 야구 감독을 하고 있는 사람이었고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는 낮 시간에는 그다지 할 일이 많지 않았다.

어차피 그가 하는 일은 학교 수업이 끝나고 아이들에게 야구를 가르치는 것이었다. 그의 성과는 야구대회에서 우승을 하는 것이었다.

우승만 하면 낮에 그는 자유시간이었다. 집에서 낮잠을 자든 학교를 빠져나와 밖을 돌아다니든 뭐라고 할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그가 집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있을때, 커다란 트럭이 이사집을 가득 싣고 마을로 들어오고 있었다. 남자는 창문으로 그걸 보다가 문득 트럭 옆 좌석에 타고 있는 여자를 알아보았다.

순간 화면이 슬로우 모션으로 바뀌면서 여자의 미모를 보여주었다.

남자는 먹던 토스트를 내려놓고 밖으로 나갔다. 트럭을 따라갔다. 멀지 않은 곳의 집이었다. 거기서 여자는 내리고 트럭에서 일을 하는 인부들도 내렸다. 여자는 트럭에 있는 짐을 집으로만 옮겨달라고 했다. 열쇠로 집의 문을 열었다.

여자가 인부를 감시하고 있을때, 남자는 여자에게 다가갔다.

“엘리 맞지?”

“다니엘?”

둘은 오랜 친구 사이였던 것처럼 악수를 나누었다. 반가움의 미소를 지었다. 그러다가 반가움을 자제하지 못하고 서로 가볍고 어색하게 포옹을 하기까지 했다.

“다시 고향으로 완전히 이사온거야?”

“응. 남편의 근무지가 근처로 와서.”

“남편은?”

“바빠. 대기업에서 일하는데. 맨날 야근이야. 오늘도 나 혼자 이사짐을 정리해야 해.”

“여기 사람들은?”

“그냥 옮겨주기만 하는거야. 집에서까지 일을 해달라고 하면 비싸니까.”

“내가 도와줄까?”

여자는 환하게 웃었다.

“그러면 고맙지.”

인부들은 금방 짐을 집안으로 옮기고 트럭을 끌고 사라졌다. 남자와 여자는 집 안에서 박스를 하나씩 뜯으면서 그 동안 서로가 어떻게 지냈는지 물어봤다.

“그런데 낮에 이렇게 나 도와줘도 괜찮아? 일은 안나가?”

“나 우리가 다녔던 고등학교에서 야구부 감독하고 있어. 낮에는 애들도 다 수업을 듣는다고 한가하지.”

“아. 그래서 한가했던거구나. 나는 야구 선수한다던 사람이 왜 이 시간에 있나 했어.”

“대학교 때 사고로 팔 관절이 다 나갔어. 다시는 공을 못던질거라고 하더라고. 일상 생활은 할 수 있지만.”

“유감이네. 그렇게 프로 선수를 하고 싶어했었는데.”

“그래도 덕분에 이렇게 널 볼수도 있잖아? 나쁜 일이 있으면 좋은 일도 있는 법이네.”

둘은 대화를 나눌수록 점점 서로의 사이가 편해졌다.

그리고 여자는 물어보았다.

“나 도와줘서 고마운데. 와이프가 옛날 여자 동창이랑 이렇게 단 둘이 있었다고 뭐라고 하겠다.”

작은 동네에서는 소문이 금방 나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남자는 걱정 없다는 듯이 말했다.

“너희 남편이나 걱정해. 난 와이프가 자신의 커리어를 찾아간다고 주말 부부야. 주말에만 와서 내가 뭐하고 사는지도 모를걸.”

“그럴거면 차라리 와이프가 있는 곳에서 살지.”

“학교도 여기서 가까운데. 뭐하러. 그냥 살던 동네가 편해.”

남자는 키득 거리며 웃었다. 어딘가 자조적이면서도 시원한 웃음이었다. 여자도 웃으면서 자신의 사정을 말했다.

“우리 남편도 나한테는 별 관심 없어. 그냥 일만 하면서 사나봐. 집은 그냥 잠자는 곳이야. 일어나면 없어. 밤에는 들어와서 말 한마디도 안하고.”

“싸웠어?”

“그냥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더라.”

세상에는 냉정한 관계를 이어나가는 부부가 많았다. 그리고 그건 어쩌다 그렇게 되는 경우도 많았다. 사소한 일에 자존심 싸움을 하고 입을 닫다보면 이런 부부 생활이 이어졌다.

“둘 다 결혼 생활이 성공적이지는 않네.”

둘은 서로가 비슷한 처지라는 것을 알고 웃었다. 그리고 한동안 집 정리를 한다고 바빴다. 남자의 도움이 없었다면 여자는 많이 힘들뻔 했다. 짐 중에는 여자 힘으로는 무거운 것도 꽤나 있었다. 여자는 남자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말했다.

“짐 정리한다고 힘들지. 내가 뭐라도 해줄까?”

“나. 이제 학교로 출근해야 해.”

“아쉽네.”

“아쉬운건 내가 더 하지. 다음에 해줘. 점심부터.”

여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 점심에 와. 맛있는거 해줄게.”

“좋아.”

남자는 음흉한 표정을 지었다. 결혼 생활을 한 여자는 알만한건 다 알았다.

“그냥 밥만 먹을거야. 뭐 이상한 생각하지마.”

“무슨 생각? 그냥 밥만 먹을건데?”

**

다음 날. 둘은 여자의 집에서 여자가 만든 미트로프를 먹었다. 미국에서는 가난한 집에서 자주 먹는 요리였고 또 간편하게 해먹는 요리이기도 했다. 다진 고기, 계란, 야채, 식빵을 뭉쳐서 구운 것으로 맛도 좋았다.

남자는 그것을 맛있게 먹었고 여자는 그런 남자를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이야. 이런건 술이랑 같이 먹어야 하는데. 너무 아쉬운데?”

“술? 맥주는 있어. 좀 줄까?”

남자는 시계를 잠깐 보았다. 맥주 한잔 정도는 마셔도 낮잠을 잠깐 자고 일어나면 일하는데 지장은 없을 것 같았다. 어차피 이른 점심을 먹는거라 시간은 널널했다.

“너도 같이 마신다면야.”

“당연히 마시지.”

“오. 술이 많이 늘었나봐?”

“기억안나? 우리 고등학교때부터 맥주는 엄청 마셨잖아.”

둘은 시원한 맥주를 마셨다. 이제 식사가 아니라 음주였다. 미트로프는 훌륭한 안주가 되어 주었다.

남자가 웃으며 말했다.

“그때는 젊었지. 술만 마시면 그냥 누가 누구인지 신경도 안쓰고 눈만 맞으면 으쓱한 곳으로 갔으니까.”

“그야말로 미쳐 있었지.”

미국의 고등학생들은 파티를 많이 즐겼다. 부모님이 없는 날에는 집에서 파티를 열었고 아니면 차를 끌고 인근의 호수나 숲으로 갔다. 그리고 가지고 온 술을 마시고 음악을 즐기다가 남자든 여자든 눈이 마주치고 서로 꼴린다 싶으면 섹스를 하는 일도 왕왕 있었다. 이런 파티는 운동 선수나 치어리더 같이 잘나가는 남녀가 많이 갔고 이런 애들은 외모를 잘꾸며서 눈이 맞는 경우도 많았다.

남자가 말했다.

“우리도 그때 했던가?”

여자는 순간 얼굴이 살짝 굳으면서 말했다.

“그거 성희롱이야.”

남자는 사회생활을 많이 했는지 유들유들하게 말했다.

“친구끼리 이러는건 가벼운 농담이지. 우리가 무슨 애야? 이런 농담도 못하게?”

둘은 그 날 이후에도 종종 만났다. 가정 주부는 낮에 할 일이 별로 없었고 고등학교 야구부 감독도 낮에 할 일이 별로 없었다. 둘은 종종 만나서 시원한 맥주 한잔을 기울였다.

남자와 여자는 별 이야기를 다했다.

“네 와이프는 그럼 무슨 일을 하는데?”

“광고. 거기서 돈을 벌면 얼마나 번다고. 아주 미친 듯이 일해. 사실 많이 벌기는 하지.”

여자는 남자의 와이프가 부러웠다. 그와 동시에 그와 자신이 비슷한 처지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여자가 정서적인 교류를 계속 하려고 할때, 남자는 은근슬쩍 야한 농담을 할 기회만 엿보았다.

“너도 외롭겠네. 와이프가 신경을 안써서.”

“아니. 좋은데? 너처럼 섹시한 동창이랑 낮에 맥주도 한잔씩 하고. 다들 부러워할걸?”

“내가 섹시하다고?”

“여전히 가슴도 크고.”

“또! 또!”

여자는 야한 농담은 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다. 하지만 남자는 여자가 뭐라고 할때만 잠시 야한 농담을 멈출 뿐이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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