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68화 〉 468화 몰락
* * *
뒷치기로 섹스는 끝이 났다. 성욕이 두뇌에서 빠져나오고 이성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섹스가 끝나고 여자는 주방에서 혼자서 커피를 끓이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본능에 져서 불륜을 해버렸다는 후회와 오랜만에 만족스러운 섹스를 해서 즐거운 모습이 동시에 있었다.
남자는 옷을 대충 입고 주방으로 왔다. 마치 그녀의 남편인것처럼 뒤에서 여자를 끌어안았다. 여자는 순간 미소가 지어지는 것을 숨길 수 없었다. 남자는 여자에게 말했다.
“아직 쓸만하지?”
“무슨 소리야? 엄청 빨리 끝난 것 같은데.”
“원래 기분 좋은 일을 하면 시간이 빨리 가잖아.”
확실히 사무직 남자와 몸을 쓰는 남자는 달랐다. 야구부 감독은 원래 운동을 하던 남자였고 지금도 학생들과 운동을 종종했다.
남자는 여자가 몸으로는 만족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너무 짧아서 아쉬웠다는 소리야? 한번 더 할까?”
“한번 더 할 수 있어?”
남자는 완성된 커피를 대충 한곳에 밀어두고 여자를 잡았다. 여자는 어머어머하면서 남자를 밀어내지도 않았다.
**
남자는 이제 시도때도 없이 여자의 집으로 찾아왔다. 그리고 이 마을은 여자의 고향이기도 했다. 여자의 여성 친구도 들려서 인사를 했다. 그리고 그 친구 중 하나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너 요즘 다니엘 자주 만난다며?”
“응?”
“마을에서 이야기가 나오더라고.”
여자는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냥 고등학교 동창이니까. 그래서 가끔 얼굴 보는거야. 걔는 야구부 감독이라 그런지 낮에 할 일도 없는가 보더라고.”
“그렇지? 그래도 좀 조심해. 이제 우리도 어린 나이가 아니잖아. 다들 각자 가정도 다 있고.”
“응. 알았어.”
여자는 친구의 충고에 고마워했다.
하지만 다음 날에도 남자는 찾아왔다.
“오늘도 시원하게 한 번?”
“우리. 이제 그만하자.”
“응? 그게 무슨 소리야?”
“너도 나도. 각자 가정이 있잖아. 화목하지는 않지만. 주변 사람들 눈도 신경 쓰이고. 이제 그만하는게 좋겠어.”
남자는 어떻게든 여자의 마음을 돌리려고 했고 결국 여자는 눈물을 터트렸다. 이런 상황에 처한 것이 서러웠다. 남자는 여자가 울기 시작하자 어쩔 줄 몰라했다.
“그래. 네가 정 그렇게 생각하면 어쩔 수 없지.”
남자는 일단 돌아갔다. 여자는 한참동안 울었다. 울다 지쳐서 쓰러져 잠에 들었고 남편은 자신의 아내가 낮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르고 샤워를 하고 서재로 잠을 자러 갔다. 여자가 잠에서 일어났을때는 남편이 잠깐 집에 들렀다가 나간 흔적만이 있었다.
여자는 외로웠다.
자신이 이렇게 괴로워하는데도 남편이 자신을 신경도 쓰지 않는게 서러웠다. 그리고 다니엘이 그리웠다. 최소한 그는 자신의 몸 때문에라도 자신에게 신경을 써주었다.
여자는 남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야.”
“이제 좀 괜찮아졌어?”
남자는 어제 여자가 그렇게 밀어냈음에도 여자를 먼저 걱정해주었다. 여자는 그게 고마웠다.
“미안해. 어제는 내가 좀 심했지?”
“아니. 그럴 수 있지. 그런데 왜 전화했어?”
“그냥. 잠깐 보고 싶어서.”
남자는 씨익 웃었다.
역시 몸정은 무서운 것이었다. 자신을 사랑하지도 않고 섹스도 안해주는 남편보다 고등학교 동창이 훨씬 좋았다.
“그래? 신기하네. 나도 너 보고 싶었는데.”
“그럼 우리 잠깐 만날까?”
“그런데 마을에서 보는건 신경이 쓰인다며.”
여자는 어제 자신이 한 말 때문에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남자는 슬쩍 그녀가 도망칠 공간을 마련해주었다.
“그럼 마을 밖에서 만나자. 한 30분만 나가면 한적한 모텔이 있어. 거기서 보면 되지.”
미국은 넓은 나라였다. 가정주부도 장보러 갈때를 위한 중고 차 한대 정도는 있었다.
둘은 허겁지겁 차를 타고 나갔다. 일부러 가는 길은 달리 했다. 남자는 모텔에서 조금 떨어진 길가에 자신의 차를 세웠다.
모텔 앞에서 남자와 여자는 만났다. 남자는 방세를 치르고 오겠다고 말했다. 고속도로 옆에 있는 한적한 모텔 주인은 남자가 무슨 목적으로 이곳까지 찾아왔는지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그저 돈을 받고 방키를 건네 주었다.
남자와 여자는 방에 들어가기 전에 자판기에서 콘돔과 음료수, 과자를 샀다.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둘은 허겁지겁 붙어 먹었다.
여자는 남자의 바지를 벗겼다. 이미 발기가 훌륭하게 되어 있었다. 그녀는 자지를 바로 입에 물었다. 혀로 귀두를 쓰다듬고 터질 듯이 부풀어오른 자지를 소중하게 다루었다. 마치 자지를 어린 아기처럼 돌봐주고 있었다.
남자는 아예 침대에 앉아서 여자의 서비스를 받았다.
“이러면 쌀거 같은데.”
여자는 대답도 하지 않고 자지를 빠는데 열중했다. 그녀는 차라리 이 남자가 정액을 자신의 입에 싸주기를 원했다. 냉랭한 남편과 다르게 뜨겁고 활기찬 정액을 자신에게 주기를 원했다.
“크읏!”
남자는 사정했다. 여자는 남자의 자지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이러면 자극이 너무 강해서!! 떨어지면…”
여자는 오히려 자지를 더 빨아들였다. 자신의 입안 가득히 자지를 넣었다. 그녀는 정액을 모조리 삼키고 나서 말했다.
“자지가 이렇게 커지다니. 나 때문이야? 터지는 줄 알았어.”
“으응. 당연하지.”
여자는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적극적이었다. 그녀는 발기가 끝나고 작게 줄어든 자지를 손으로 만지작 거리면서 그에게 야한 말을 건네었다.
“내 입은 좋았어? 다음은 뭘 해줄까? 어떻게 해줄까? 알려주면 좋겠는데.”
“다음은 너를 맛보고 싶어.”
여자는 침대 누워서 팬티를 벗었다. 두 다리를 활짝 벌렸다. 그녀의 성기가 모텔의 어두운 조명 아래에 드러났다. 밖은 아직 밝은 낮이었지만 창문에는 두꺼운 커튼을 모두 쳐둔 상태였다.
남자는 바로 여자의 보지에 돌진했다. 입을 대고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여자의 꿀물을 빨아먹었다. 그의 입에서 흡입력이 생길때마다 여자의 신음 소리가 부르르 떨렸다.
남자는 두 손으로 여자의 보지를 더 벌리고 구멍으로 검지와 중지를 동시에 밀어넣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클리토리스를 계속 빨았다. 여자는 순식간에 오르가즘에 도달했다.
여자가 오르가즘에 도달한 순간 남자는 보지에서 입을 떼어내었다.
“지금 넣을게.”
한참 민감해진 보지였다. 그리고 남자는 여자의 보지를 빨면서 자신의 자지도 다시 발기를 시켜놓은 상태였다. 콘돔도 착용을 해 놓았다.
한번 사정을 하고 나서 살짝 둔감해진 자지가 한창 예민해진 보지로 들어갔다. 여자는 정신을 차리지 못할정도로 행복해 했다.
남자는 거칠게 자지를 박아넣었다. 절정으로 떨고 있는 보지에는 부드러운 섹스가 필요 없었다. 둘의 신음소리와 성기가 합쳐지는 소리가 격렬하게 울려퍼졌다. 남자의 허리놀림은 뛰어났다.
그리고 그는 체력이 지쳐갈때쯤 손으로 여자의 젖꼭지를 강하게 꼬집었다.
“으응!!!”
여자는 예민해진 몸으로 쾌감과 고통을 동시에 느꼈다. 여자의 보지가 꽉 조여왔다. 여자는 상체를 뒤로 넘기며 이 모든 것을 표현했다. 얼굴에 홍조가 올라왔다. 온몸이 땀에 젖었다. 머리카락이 어깨의 땀에 달라붙었다.
여자가 가고 있음에도 피스톤 운동은 다시 시작되었다. 남자의 자지는 쑤욱쑤욱 보지 안으로 들어왔다.
둘은 서로의 이름을 울부짖으면서 섹스를 만끽했다. 유부남 유부녀라는 사실은 이제 더 이상 방해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섹스의 자극제가 되어 주었다.
남자는 사정을 할때 여자의 몸을 꽉 껴안아주면서 정액을 발사했다. 그의 자지가 다시 쪼그라들면서 보지 밖으로 자연스럽게 나왔다.
둘은 거친 호흡을 하면서 서로를 바라보았다. 사랑도 아니고 우정도 아닌. 기묘한 감정이 둘 사이에서 감돌고 있었다.
포르노의 화면은 전환되었다.
여자의 남편에게 향했다. 여자의 남편은 집안에서는 얼음장 같은 남자였다. 하지만 회사에서 그는 다른 사람들과 농담도 하면서 분위기를 올릴 줄 아는 남자였다.
능력도 있고 사교성도 있는 남자.
그리고 그 남자가 야근을 하고 있을때, 한 여자가 그에게 다가왔다.
“오늘도?”
여자는 자신의 치마를 들어올렸다. 둘의 이런 관계가 하루 이틀이 아니라는 느낌으로 포르노는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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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는 네오스 카락스의 포르노를 보고 있었다.
‘잘만들었네.’
영상미는 당연했다. 다들 말을 안해서 그렇지 마을 여기저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륜을 리얼하게 보여주었다. 시나리오도 좋았다. 대본도 좋았다. 그냥 판타지가 아니라 오히려 리얼리티를 가져와서 더 야한 상황을 만들어내었다.
마을 하나를 통째로 빌렸는지 현실감이 넘쳤다. 일개 포르노 회사에서는 하기 힘든 투자였다.
게다가 단순히 꼴리게만 하는 포르노도 아니었다. 이전 작품처럼 미국 사회의 병폐를 아프게 꼬집지는 않았지만 은은하게 생각할거리는 많이 던져주고 있었다.
미국 뿐만이 아니라 전세계의 사람들이 비슷한 제도를 가지고 있었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서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만든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은 빨리 식고 그 이후에는 그냥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부부가 많았다. 결혼 처음부터 죽을때까지 사랑을 하는 부부는 극히 드물었다.
‘그렇다면 오히려 끝까지 사랑하는 부부가 돌연변이 아니야? 그냥 중간에 바람도 피고. 사고도 치고. 그런게 정상이고.’
이런 생각과 자신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그런 것을 이 포르노는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게 여운이 되었다. 포르노를 기억하게 만들었다. 이 포르노를 잊혀지지 않게 만들었다.
“훌륭해.”
호사카는 순수하게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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