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도쿄 섹스킹 야동 만드는 남자-470화 (470/551)

〈 470화 〉 470화 몰락

* * *

호사카는 가만히 있는데도 사람들은 과연 어떤 포르노 시상식이 만들어질지 기대감을 가졌다.

호사카는 어떤 시상식을 만들 것인가. 그리고 AVN은 이에 대항해서 어떤 방법을 사용할지. AVN을 제외하면 미국의 모두가 즐거워하고 있었다.

이제 공중파에서 다양한 전문가가 나와서 호사카가 벌인 일에 대해서 토론을 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모두가 이 화제에 올라타서 시청률을 빨아먹기 위해 난리를 벌이고 있었다.

지금도 공중파 채널 중 하나에서는 포르노 업계의 전문가라고 자칭하는, 호사카 이전에는 무슨 일을 했는지 알 수 없는 자들이 으스대면서 말을 하고 있었다. 호사카 이후로 포르노 업계의 위상이 얼마나 올라갔는지 알 수 있었다.

“역시 도쿄 섹스킹입니다. 포르노 업계는 이 천재가 다른 곳에서도 러브콜을 엄청 보내고 있는데도 눈길을 돌리지 않는다는 것에 감사를 해야겠네요.”

“도대체 미디어를 활용해서 업계 전체를 부흥시키다니. 마케팅의 천재라고 하는 오렌지의 로널드 잡스도 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확실히 동감이죠. 그야말로 혼자서 업계 전체가 성장을 할 수 있는 판을 모두 깔아두었다고 할까요. 그는 포르노 업계의 아틀라스 같네요.”

그리스 신화에서 아틀라스라는 거인은 혼자서 지구를 떠받쳤다고 한다. 지금 이들은 호사카가 포르노 업계를 전부 짊어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었다.

호사카는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가 이런 말이 나오면 크게 웃었다.

“정말 멋진 계획이죠.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던 포르노 스타가. 직접 회사를 세우고 다른 회사를 지원하고. 자신을 따르는 자들을 모아서. AVN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시상식에는 시상식. 이런 이야기를 싫어할만한 사람이 어디있겠습니까.”

“그렇죠. 사람들은 드라마를 좋아하죠. 그보다 좋아하는건 드라마적인 현실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 스포츠에 열광을 하는 것이구요.”

“호사카는 리얼한 포르노도 잘만들지만. 현실을 드라마처럼 만드는 재주도 있는 것이군요. 앞으로 포르노 업계에 이런 천재가 나타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확실히 격이 다른 존재이죠. 사실 우리는 포르노 업계를 평론을 하면서 먹고 사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평론이라는 것은 광고가 아니기 때문에 단점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야 객관적인 시선으로 볼수가 있거든요. 하지만 호사카는… 없네요. 결점이 안보여요.”

“딱 하나 동양인이라는게 결점이라면 결점이겠지만. 뭐. 왜요? 미국에는 아직 인종차별이 공공연히 남아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사람 말은 끝까지 들어요.”

“네. 계속 말씀 하시죠.”

“호사카의 포르노를 본 사람은 모두 알겁니다. 남자 배우가 동양인이라는 것은 재생 후 5초만에 잊게 되리라는 것을요.”

호사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본에서 미국에 이르기까지. 일본에서도 천대받던 재일 조선인에서 미국에서도 모두에게 인정 받는 포르노 스타가 된 것이다.

온갖 인종이 모여 있는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한 동양인 남자가 모두가 부러워하고 가지고 싶은 대상이 된 것이다. 이런 환호를 보내고 있었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았지만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자 그럼 지금 이 순간에 AVN은 어떻게 대응을 할까요? 사실 AVN은 호사카라는 사람에게 공격을 받고 있지만 또 기회라면 기회가 아니겠습니까.”

“어떻게 지금 상황이 기회가 될 수 있죠? AVN은 인종차별주의자가 되었고 인재도 많이 빠져나갔습니다. 다시 막대한 자본을 쏟아부어 재정비를 했지만 호사카 씨에게는 밀리고 있는 현상입니다.”

“하하. 하지만 호사카 씨가 자신의 시상식을 열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음…”

“호사카 씨가 그냥 조용히 자신의 모든 사람들을 AVN 시상식에 참여시키지만 않는다면 그 시청률은 더욱 처참해졌을겁니다. 사람들은 지난 해보다 볼 것이 없을거라 생각할거라구요. 하지만 지금은 호사카 씨가 활활 타오르는 불씨 하나를 넣어준 것이나 마찬가지죠.”

“욕을 먹으면서 말라죽는 것보다는. 욕을 먹으면서라도 시선을 끄는게 좋다?”

“그렇죠.”

재미있는 의견이었다. 철저한 자본의 논리로 움직이는 AVN 비밀회의라면 사람들이 욕을 하면서라도 AVN 시상식을 보는 것을 더 선호할 가능성도 있었다.

호사카는 그러는것도 상관이 없었다. 어차피 승부는 기울어진 후였다. 한방에 화려하게 죽느냐 천천히 비참하게 죽느냐에 차이였다.

그리고 후자가 호사카에게는 좀 더 만족스러운 구경거리였다. 현재 레리 레이건의 상태와 같았다. 그는 호사카가 준 기회를 모두 차버리고 마약 중독자로서 죽어가는 것을 선택했다. AVN도 동일한 선택을 할지 궁금할 뿐이었다.

“그럼 시상식 당일날에. 만약 정말 두 개의 시상식이 동시에 한다면 어떻게 할겁니까?”

“일단 텔레비전이 두 개 있는 곳으로 가야죠. 그리고 두 시상식을 동시에 볼겁니다.”

“하하. 그거 재미있겠네요. 그럼 텔레비전이 많고 어른들이 많은 바는 아주 미어터지겠네요.”

**

AVN 비밀회의에서도 전면에 나서기로 했다. 그들은 욕을 먹으면서 시청률을 확보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전면에 나설 사람은 프레드릭 파인더 밖에 없었다.

플레이걸의 휴스턴 헤프너는 눈치 빠르게 호사카의 밑으로 갔다. 그리고 미스 허슬러의 레리 레이건은 눈치 없이 계속 나대다가 마약 중독자가 되어 지옥 같은 인생을 견디고 있었다. 마약을 하고 있을때는 견딜만 했지만 약 기운이 떨어지면 당장이라도 죽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의 현실이 그를 휘감았다. 하지만 죽을 용기도 없어 다시 마약을 찾았다.

대중에게 나설만한 인지도가 있는 것은 스위트룸의 프레드릭 파인더 밖에 없었다.

그 또한 나이트 쇼에 출연했다. 호사카에게 지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호사카는 어마어마한 출연료를 받았다는 것이고 프레드릭 파인더는 어마어마한 제작비를 냈다는 것이었다.

프레드릭 파인더도 과거 빅 3의 사장 중 하나로서 나름 인지도가 있었다. 그는 여유로운 연기를 하면서 데이비드 레노와 대화를 나누었다.

“그럼 이 모든 것이 오해라는 말입니까?”

“네.”

“AVN에 있는 비밀회의에서 모든 수상작들이 결정된다는 사실도?”

“비밀회의라고 하면 비밀회의라고 할 수 있죠. 기존에 저희가 발표한 심사위원 외에 다른 사람들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건 좀 더 전문적인 심사를 위해서였습니다. 비록 인지도는 낮지만 포르노 업계를 위해서 고생을 해온 원로들이 많습니다. 그 분들을 초대하여 작은 조언을 들은 것 뿐입니다.”

“그럼 수상작을 결정하는 것은 온전히…”

“온전히 업계를 위해서였죠.”

이들은 동양인이라는 단어도 꺼내지 않았다. 진행을 하고 있는 데이비드 레노는 왜 호사카가 이 모든 것을 허락해 주었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데이비드 레노의 나이트 쇼는 호사카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호사카가 나올때마다 시청률이 훌쩍 뛰었다.

만약 호사카가 AVN의 출연을 받지 말라고 한다면 제작비 정도는 얼마든지 손해를 보고 그 말을 들어주었을 것이다. 그리고 호사카가 원한다면 각본도 미리 보여주고 할 수 있는 질문과 할 수 없는 질문을 지정 받았을 것이다.

심지어 호사카가 동양인 차별이라는 프레임을 말해달라고 하면 방송 중에 말하고 당황한 프레드릭 파인더의 얼굴을 찍어서 전국으로 내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호사카는 그 어떤 요청도 하지 않았다. 마치 어린 아이가 어떤 장난을 칠지 기다리는 어른 같았다.

AVN에서는 최대한 이번 시상식을 잘포장해서 사람들의 호의적인 시선을 받아보려고 했다. 그리고 사람들의 시선은 쉽게 변하지 않았다.

“저는 호사카 씨가 자신의 친구들과 작은 시상회를 여는 것도 괜찮습니다. 저희보다 훨씬 큰 영화계를 보면 다양한 영화제가 있으면서 그 업계를 풍성하게 만들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일이 드디어 포르노 업계에서도 나올때가 된 것이죠.”

방청객에서 약간의 야유가 나왔다. 그만큼 프레드릭 파인더의 말은 뻔뻔했다. 황급히 방송국 스탭들은 야유 소리를 내지 말라고 손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방청객들에게 지시했다. 나중에 편집에서 이 소리를 지우는 것은 모두 그들이 해야 할 일이었다.

“다만 아쉬움이 남습니다. 호사카 씨가 저희 AVN 시상식에 오해로 인한 적대감을 가지고 있는건 알고 있습니다만. 굳이 시상식 날짜를 같게 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음. 호사카 씨가 자신의 욕심을 위해서 포르노 업계에 해가 되는 선택을 했다는 말입니까?”

“네, 그렇게 말할수도 있겠죠.”

AVN의 치졸한 짓은 새로운 프레임을 만드는 것에 도달해 있었다. 데이비드 레노는 방청객을 슬쩍 보았다. 방청객들은 프레드릭 파인더의 말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현재 미국인들은 AVN이 어떤 논리적인 프레임을 가져오더라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가 되어 있었다. 이미 감정적으로 너무 많은 실망을 한 것이다. 그리고 호사카는 꾸준히 좋은 이미지를 쌓아오고 있었다.

인간은 어느 정도 호감이 넘어가면 그 사람이 무슨 짓을 하더라도 좋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었다. 호사카는 그 작업을 미국에 온 이후부터 꾸준히 했고 그 결실이 보이고 있었다.

그 이후에 토크쇼는 지지부진하게 끝이 났다. 프레드릭 파인더는 포르노 업계의 재미난 이야기를 이것저것 꺼내고 방송국 스탭들은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사방팔방으로 노력했지만 방청객들은 연기톤으로 호흥을 했을 뿐이었다.

방청객들의 반응은 곧 미국 전역의 반응과 비슷했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