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도쿄 섹스킹 야동 만드는 남자-484화 (484/551)

〈 484화 〉 484화 영화

* * *

호사카는 제인 먼데일을 불렀다. 그녀도 일을 잘하는 여자였고 호사카가 커다란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자. 나는 한국이라는 폐쇄적인 나라에 포르노를 합법화 하고 싶다.”

“차라리 북한에다 포르노를 뿌리자고 하는게 편하겠네요. 그 유사 공산주의자들은 달러만 주면 뭐든지 할테니까.”

“그럴지도 모르지.”

재일조선인 입장에서 북한도 남한과 똑같은 한민족이었다. 북한은 일본에 남아 있는 조선인에게 영향력을 가지기 위해서 학교도 만들고 이런저런 지원도 했다. 결국은 성인이 되면 북한에 돈을 보내라는 의도이기는 하지만 어쨋든 어린 시절에 도움을 주는건 사실이었다.

그리고 호사카는 모든 인류가 조금이나마 섹스를 많이 하는 이상향을 꿈꾸는 이상주의자이기도 했지만 현실은 냉혹하게 바라볼 줄 아는 남자였다.

북한은 지금 섹스가 중요한 상황이 아니었다. 거기는 민주와 자유가 더 급박한 상황이었다.

“일단 할수있는 것부터 먼저 하자고.”

“그럼 어떤 것을 생각하고 계신가요?”

“일단 돈과 관련된 것은 와타나베 카야노에게 지시를 해놓았어.”

제인 먼데일은 고개를 끄덕였다. 호사카의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각자 전문분야가 있는 법이었다. 와타나베 카야노라면 돈과 관련해서는 믿을 수 있는 인재였다.

“그럼 저에게 시키실 일은요?”

“역시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라면 미디어를 활용하는게 제일이지 않겠어?”

“한국의 언론사들을 구매하려구요?”

“구매한다고 되겠어? 내가 주식을 매입하려고 하면 당장 미국의 언론 주권 침략이니 뭐니 하고 떠들겠지. 언론사 주식 가격만 올라가고. 그리고 뇌물을 먹인다고 해도 그쪽 기자들은 돈만 먹고 적당한 순간에 뒷통수를 칠걸.”

“언론인들은 그럴 가능성이 충분하죠.”

호사카와 제인 먼데일은 기본적으로 언론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았다. 그나마 미국 언론은 호사카가 가지고 있는 주식수로 어떻게 통제가 가능한 것이었다.

호사카가 말한대로 만약 호사카가 한국 언론사의 주식을 매수하려고 하고 그게 일본 또는 미국 자본이라고 포장만 되면 어마어마한 한국 사람들이 그것을 막으려고 할 것이었다. 한국은 그런 나라였다. IMF가 터지고 일반 서민들도 나라를 살려보겠다고 장롱에 잠들어 있던 금을 들고 나오던 나라였다.

“그러면요?”

“내가 예전에 영화로 재미를 본걸 기억해?”

“네, 기억하죠. 호사카 사장님의 과거라면 모두 조사해서 공부를 했죠.”

호사카는 과거에 AV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 일부러 예술 영화를 찍었던 적이 있었다.

AV 배우가 예술 영화로 성공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 세상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었었다. 할 줄 아는게 AV 배우 밖에 없는 놈이 아니라 예술적 재능이 충분한 사람이 스스로 AV를 만드는 것으로 바뀐 것이다.

호사카는 자신의 이미지 뿐만이 아니라 업계의 이미지까지 바꾸었었다. 그건 미국으로 건너와서 포르노 업계에 도전을 할때도 계속 되었었다.

덕분에 포르노 업계는 계속 성장하고 사람들은 호의적으로 포르노를 받아들여주었었다.

이 바닥은 힘든 곳이었다. 모두가 돈을 보면서 와서 몸을 굴렸었다. 하지만 호사카는 거기에 명예를 가져다 주었다. APA라는 권위가 살아있는 시상식까지 만들었다. 포르노라는 업계가 남자들의 성욕을 적절히 해소할 수 있는 곳임을 알렸다.

자연스럽게 인재가 더 많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이들은 돈도 많이 벌고 직업적인 욕망도 채워나갔다.

새로운 스타 감독과 배우가 등장하고 그들은 돈뿐만이 아니라 명예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었다. 좋은 작품은 계속해서 나오고 있었다. 선순환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호사카는 포르노 업계에서 살짝 발을 빼고 있는 것이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은 그가 만들어낸 현상이지만 그가 없이도 모든 것이 잘돌아가고 있었다.

인터넷이라는 기술이 포르노 업계를 휩쓸어도 호사카가 만들어놓은 견고한 성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자연히 그는 새로운 도전에 눈을 돌렸다.

“요즘도 영화쪽에 꾸준히 투자를 하고 있지?”

“네. 당연하죠.”

영화 부분은 투자의 영역이기는 했지만 또한 미국의 셀럽과 많이 겹쳐져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셀럽과 관련된 업무는 원래 이쪽을 관리하던 제인 먼데일이 꽉 잡고 있었다.

“내년 쯤에 개봉할 영화들을 좀 알아봐주면 좋겠는데.”

“또 그런 웃음을 짓네요.”

“무슨 웃음인데?”

“야망이 가득찼지만 좀 사악한 웃음이요. 물론 저는 그런 웃음을 짓는 남자도 좋아하지만요.”

회귀 전의 한국은 꽉 막힌 국가였다. 끝까지 포르노도 금지하고 성매매도 불법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이었다.

호사카는 회귀 전에 한국 여행을 갔다왔다는 남자가 놀래면서 인터뷰를 한 것을 보았었다. 인터넷으로 AV 사이트에 접속을 하려고 했는데 그게 모두 막혀 있었다는 말이었다.

말도 안되는 일이다.

성인이라면 합법적으로 만들어진 AV를 볼 권리가 있었다.

호사카는 섹스에 미쳐 있었고 섹스만 생각하면 지금도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리고 모든 남자가 원하는만큼 섹스를 하는 세상은 만들지 못하더라도 원하는만큼 포르노는 볼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

그 중에 한국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먹고 살만한 나라라면 당연히 섹스에 열려 있어야 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야 했다.

한국이 IMF라는 경제 위기를 겪고 다시 성장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 사이에 호사카가 포르노 개방을 한다고 이런저런 일을 한다고 그 역사가 달라질 것 같지는 않았다.

그리고 한국의 대통령은 독실한 개신교로서 호사카의 계획을 막기 위해서 이리저리 고심을 하고 있을 것이다. 호사카는 그가 싫지 않았다. 비록 자신과 생각의 차이로 대립을 하게 될 것이지만 김영수 대통령은 마음에 드는 남자였다. 포르노에 대한 견해 차이가 있다는게 아쉬울 정도였다.

김영수 대통령은 능력이 있는 남자였다. 그는 분명 합법적인 선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며 호사카를 견제할 것이었다.

호사카는 김영수 대통령과 만났던 일을 회상하며 웃었다.

그의 웃음에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가 가지고 있는 돈과 권력이 그런 자신감을 가져다 주었다.

호사카는 앞날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사이에 제인 먼데일은 잠시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현재 미국에 있는 주요 영화사의 계획을 정리해서 빠르게 돌아왔다.

호사카는 1996년에 개봉 계획을 하고 있는 미국의 영화를 살펴보았다. 이중에는 자신의 기억에도 남아 있는 대중적인 영화가 몇 있었다.

요즘 호사카는 상업적으로 성공할 영화를 딱딱 골라서 투자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 너무 성공만 하면 사람들의 질투를 사기 마련이었다. 가끔은 실패하는 모습도 보여주어야 했다. 그리고 이제 호사카는 영화로 돈을 벌어야 할만큼 돈이 부족하지도 않았다.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건가요?”

제인 먼데일은 호사카가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해 했다. 호사카가 계획을 만들면 최소한 미국 전역이 흔들거릴만한 일이 벌어지곤 했었다.

“여기 이 영화.”

호사카는 종이 한장을 뽑아서 제인 먼데일에게 보여주었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기반으로 한 로맨스 영화였다.

남자 주인공은 요즘 잘생긴 외모로 인기를 끌고 있는 레오 디카프리오였다.

“이 영화요?”

“성공할거야.”

“성공할만하네요. 잘생긴 남자 주인공에 탄탄한 원작.”

로맨스 영화는 여자들이 많이 보는 영화였다. 그리고 제인 먼데일이 말한 조합이라면 망하는게 힘들었다.

“감독도 괜찮아. 이 영화는 그냥 성공하는게 아니라 대성공할거야. 그리고 헐리우드는 전세계의 영화에도 영향을 미치지.”

호사카가 대성공이라고 말하면 그냥 제작비의 2배, 3배를 벌어들이는 수준이 아니었다. 호사카는 정확하게 그 수치는 기억나지 않았다.

실제 역사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을 기반으로 한 영화는 제작비의 10배가 넘는 수입을 올렸었다.

“그리고 그 전세계에는 한국도 있지. 물론 한국 뿐만이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있겠고. 한국처럼 포르노도 허용하지 않는 국가들 말이야.”

“그럼?”

“이 영화는 지금도 계속 투자를 받고 있겠군. 그럼 투자를 해줘야지.”

영화는 돈 먹는 괴물이었다. 성공하면 2배, 3배 수입을 벌어들였고 대성공하면 10배를 벌어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 촬영, 촬영 후의 추가 촬영, 전세계적으로 벌어지는 마케팅까지. 끊임없이 돈이 들어가는 업계이기도 했다.

그리고 호사카는 영화계의 큰 손 중 하나였다. 그의 돈 중 극소수 일부분이 들어가고 그냥 셀럽들과의 관계 유지를 위해서 돈을 쓴거라고 하더라도 그는 영화계에 큰 영향력이 있었다.

이제 그가 투자를 한다고 하면 거절을 받을 일은 없었다.

“그리고 이 영화 말이야. 현재는 PG­13 등급을 목표로 만들고 있지만. 감독판으로 19세 등급을 만들면 어떨까. 아예 포르노로.”

영화 감독이 제작사와의 의견 충돌을 하는 것은 늘 있는 일이었다. 영화 감독은 자신이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고 싶어하고 제작사는 늘 잘팔리는 영화를 만들고 싶어하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래서 영화계에서는 일단은 상업성을 우선으로 하는 편집본을 만들고 차후에 감독판을 따로 제작하는 경우가 가끔 있었다.

하지만 투자자가 특별한 의도를 가지고 감독판을 만들자고 한 적은 없었다. 아니, 그런거라면 감독판이 아니라 투자자판이라고 말을 해야할 것 같았다.

“그게… 될까요? 제작사. 감독. 배우까지 모두 설득을 해야 할텐데.”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