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16화 〉 516화 포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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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결국 온화하다는 김중대도 욕설을 말하고 말았다. 김영수 전 대통령이 왜 그렇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지 알 것 같았다.
그리고 김중대는 확실히 김영수처럼 외골수는 아니었다. 내어줄 것은 내어주더라도 원하는 것은 받는 사람이었다.
“한국에 있는 모든 여자들이 포르노 여배우를 꿈꾸는 꼴을 봐야하는겁니까?”
“그렇지는 않을겁니다. 미국은 합법적으로 포르노 배우를 하고 있지만 그 인구에 비하면 그 수는 얼마 되지 않거든요. 200명 중에 1명 정도가 포르노 배우 정도죠.”
“그게 얼마 안된다는 것인가?”
“얼마 안되죠. 지금 백수처럼 놀고 있는 여자들만 추려도 그보다는 많을 겁니다.”
김중대는 호사카와 대화를 이어나가면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그리고 무엇을 포기해야할지 고민을 했다. 어려운 일이었다. 차라리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게 쉬워보였다.
호사카는 김중대가 자신과 대화를 이어나가는 것을 보고 확실히 이 남자가 대통령직에 있는 4년 동안 승부를 봐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김영수는 끝까지 자신의 고집을 관철하며 호사카와 대화조차 나누지 않으려고 했었다. 김중대는 달랐다.
“하지만 그게 국민들에게 옳은 일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그건 걱정마세요.”
“뭐요?”
“국민은 병신이 아닙니다. 포르노 배우가 돈을 잘번다고 하더라도 모두가 섹스 중독이 되는건 아니라구요. 이게 무슨 마약이나 조폭 같이 중독성이 심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는 일이라면 저도 이렇게까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위험한 일이 아니라구요?”
“당연하죠. 그냥 국민들이 좀 더 편하게 섹스를 즐기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미 한국 국민들은 포르노의 즐거움을 알았습니다. 지금 한국 정부에서 하고 있는건 고기가 몸에 나쁘다고 주장하면서 채식만 강요하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사람이 태어났으면 돼지 고기도 먹어보고 소고기도 먹어보고 그렇게 살아야 할 것 아닙니까.”
“그, 그런가?”
김중대는 하마터면 호사카의 교묘한 말에 넘어갈뻔 했다.
그는 빠르게 정신을 차렸다.
섹스를 자유롭게 즐기는 나라라니. 그건 방탕하고 방종한 나라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나라가 제대로 돌아갈거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었다.
심지어는 세계에서 가장 강한 미국도 청교도적 정신이 엘리트들을 지배하고 있지 않는가.
김중대는 씁쓸하게 웃었다.
“확실히 호사카 씨는 내가 한번도 본적이 없는 유형의 사람이군요. 돈이나 권력을 넘어서 꿈을 가진 자들은 정치일을 하면서 몇명 보기는 했지만. 보통은 이상주의자였죠. 호사카 씨와는 다르게.”
김중대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거침해내는 것을 보니까 사람들이 당신을 응원하는건지도 모르겠군요.”
“칭찬이라면 감사하게 듣죠.”
“하지만 세상에는 더 중요한 일이 얼마든지 있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 지금 한국에도 밥을 굶는 아이들과 노인들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섹스 말고 그런 사람을 돕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그것도 좋은 일이죠.”
호사카는 시원하게 김중대의 말을 인정해주었다. 그러자 오히려 김중대가 힘이 쭉 빠질 정도였다.
“그럼 몇가지 부탁을 해봅시다. 한국 여자들을 포르노 배우로 데뷔를 시키는 것을 그만둘수는 없습니까? 그런게 없어도 한국에 포르노를 정식 수입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까?”
“아뇨. 우리 거래는 내가 김중대 대통령님을 선거에서 이기게 만들어 주는 것이고. 그 다음은 한국에 포르노 수입을 합법화 하는 것입니다.”
“그럼 수입 포르노에서 한국 말이 나오면 수입을 금지시키는 법안은 어떻습니까? 아니면 한국 출신은 수입을 금지시키는건?”
“구질구질하게 하지는 맙시다. 그렇게 하면 나도 재일조선인 중심으로 캐스팅을 할수도 있고 그냥 자막만 엄청 깔수도 있어요.”
호사카는 시원시원하게 답을 했다.
“그리고 아무리 대한민국 대통령이지만 스스로 카메라 앞에 서는 여자의 용기를 막을 권한은 없습니다.”
결국 김중대는 자신이 호사카와 대화를 나눌 준비가 미흡했음을 인정했다. 그는 모든 사람은 양보와 타협을 통해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믿었고 호사카와도 합의를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단지 그 날이 오늘이 아니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호사카는 한국에서 포르노와 성매매가 합법화되는 날까지 절대 멈추지 않을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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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주는 이제 미국에서 포르노 여배우 수업을 받게 되었다. 연기력을 다지고 카메라 앞에서 꼴리는 표정과 목소리를 할 수 있게 하는 훈련이었다. 그리고 그게 끝나면 그녀는 다른 남자 배우와 새로운 포르노를 찍을 예정이었다.
그리고 호사카는 한국에서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나갔다. 미국에서 포르노를 제작하여 한국에 떨어트리는 것보다 한국에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이 훨씬 효과가 좋았다. 원래 같은 공격을 계속 시도하는 것보다 매번 새로운 공격을 시도하는게 효과가 더 좋은 법이었다.
호사카는 먼저 CF를 찍으려고 했다. 제인 먼데일은 호사카가 CF를 찍겠다고 말에 의문을 가졌다.
“포르노는 원래 입소문 장사 아니에요? 굳이 CF를 찍을 필요가?”
“포르노를 팔려고 하는 CF가 아니야.”
“그럼요?”
“포르노에 대한 이미지를 좋게 만들려고 하는거지.”
호사카는 한국에서 가장 잘나가고 있는 아이돌 HOOT을 이용했다. 어차피 그들이 소속한 기획사가 호사카의 것이나 다름이 없었고 그들은 밤놀이를 적극적으로 즐기는 이미지로도 인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원래 남자는 바람둥이든 말든 수요가 있었다. 잘생긴 바람둥이와 잘생긴 순정남이 있을 뿐이었다. 학교를 다닐때도 이 여자 저 여자 다 먹고 다니는 남자가 인기가 있는건 흔한 일이었다.
게다가 여자가 여기저기서 섹스를 하고 다니면 걸레 취급을 받지만 남자는 여기저기서 섹스를 하고 다니면 오히려 능력자 취급을 받는게 전세계의 공통적인 문화였다.
HOOT의 팬들은 오히려 자신의 아이돌이 순결을 유지하기 원하는 다른 아이돌 팬들을 조롱하기 시작했다.
이제 HOOT의 숙소는 암암리에 팬들이 찾아와서 섹스를 즐기고 가는 일도 많았다. 팬들은 자신들이 애정을 가진 남자와 섹스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해 했다.
물론 팬들의 부모는 이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HOOT은 이를 미리 알고 성인인 팬만을 건드렸다. 성인이 성인과 섹스를 하는데 법적으로 걸릴건 없었다.
그런 HOOT이 포르노와 관련된 CF를 찍는 것이다.
“그럼 어떤 CF를 찍는건가요?”
“공익광고지. 포르노와 다르게 실제로 섹스를 할때는 콘돔을 꼭 끼고 하자. 그런 내용으로. 청소년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꼭 필요한 내용 아니야? 성병도 예방하고 임신도 방지하고.”
제인 먼데일은 웃음을 터트렸다. 아이돌을 이용해서 그런 내용의 CF를 찍는다는게 어지간히 웃겼다.
“하지만 한국 정보에서 그다지 좋아라 하지는 않을텐데요? 아마 막으려고 하기도 하고. 지금도 한국에서 콘돔은 열심히 팔리고 있지만 광고는 안나오잖아요.”
“높은 양반들이 보기에는 콘돔도 텔레비전에서 나오면 싫다 이거겠지.”
호사카는 얼마전에 뉴스에서 본 것을 떠올렸다. 확실히 이 나라는 미쳐있었다.
학생이 편의점에서 콘돔을 사는 것도 반대를 하는 나라였다. 일단 편의점주가 반대를 하고 만약 편의점주가 팔아주었다고 하더라도 학생의 부모들이 찾아와서 지랄을 한다는 것이었다.
지랄도 그런 지랄이 없었다.
호사카는 정말 공익을 위한 목적으로 CF를 만들 생각이었다. 자신은 그 CF에 출연할 생각도 없었다.
“HOOT 멤버들이 나와서 포르노에서는 콘돔 없이 섹스도 하지만 그건 모두 연출된 것이니까. 현실에서는 콘돔을 쓰고 안전하게 섹스하자. 이런 식으로 말을 하면 좋겠지.”
“정말 의도는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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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대 대통령은 자신의 집무실에서 긴급하게 올라온 보고 전화를 받고 있었다. 광고방송심의를 맡고 있는 곳에서 올라온 것이었다.
“대통령님.”
“그래요. 무슨 일입니까.”
“호사카와 관련된 일입니다.”
보통 광고방송심의까지 대통령이 신경을 쓸 일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 한국 청와대에서는 대통령이 호사카에 대해 엄청 신경을 쓰고 있다는게 사방팔방에 다 소문이 나 있었다.
호사카와 관련된 일이라는 것만으로 김중대에게 직접 보고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말하세요.”
“호사카가 광고를 신청했습니다.”
“광고요?”
“아이돌을 이용해서 콘돔을 사용하여 안전하게 섹스를 하자. 뭐 이런 공익성의 광고입니다. 이런 광고를 포르노 배우가 왜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김중대는 머리에 손을 올렸다. 두통이 올라오는 것 같았다.
물론 이런 광고는 대한민국에 도움이 되는건 맞았다. 안그래도 학교에서 성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않는다고 여러 문제가 나오고 있었다.
이 시기에 한국에서는 학교에서 선생님이 대충 성교육 비디오만 하나 틀어주는 것이 끝이었다. 그 비디오에서는 본격적인 피임에 대해서는 알려주지도 않고 임신과 출산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피상적으로만 교육을 진행했다.
덕분에 대학생이 되고 섹스를 처음 하는 사람들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차라리 콘돔을 쓰는 방법을 아는 파트너를 만나면 행운이었다. 서로가 그 방법을 모르면 엉뚱하게 콘돔을 사용해서 임신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그래서 김중대도 제대로 된 성교육을 진행하는게 필요하다는 것 정도는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몇몇 학부모들이 문제였다. 선생이 콘돔을 가지고 바나나에 씌우려고만 하면 학교까지 찾아와서 난리를 치는 학부모가 학교마다 10명씩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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