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22화 〉 522화 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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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희의 의도는 명확했다.
그녀는 호사카의 포르노를 보고 그 섹스를 경험해 보고 싶었다. 레오 디카프리오의 포르노도 대단히 즐거웠고 그와 섹스를 해보려고 이리저리 방법을 알아보았지만 헐리우드 스타를 만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리고 호사카의 포르노를 보았다. 여자에게 극한의 쾌락을 선사하는 것이었다. 그것을 보고 그녀는 비서를 풀어서 강남에서 잘나간다는 호스트를 찾아오게 했다. 그 중에서 최고라는 3명을 가려뽑았다. 그리고 잠자리를 해보았다.
만족스럽지 않았다.
호사카의 포르노는 그보다 훨씬 대단하고 엄청났다. 이부희는 그런 쾌락을 맛보고 싶었다.
다른 모든 것은 충족시킬 수 있었다. 잠은 빛 하나 들어오지 않고 소음 하나 없는 방에서 누워 있으면 마치 우주에 떠 있는 듯한 침대를 사용했다. 그래도 잠이 오지 않으면 일반인에게는 허용되지 않는 약물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었다.
먹고 싶은게 있으면 얼마든지 먹을 수 있었다. 심지어 스테이크가 먹고 싶다고 바로 비행기를 타고 이탈리아로 갈수도 있었다.
하지만 성욕만큼은 원하는만큼 충족시키기 어려웠다. 섹스를 진짜 잘하는 남자는 구하기 힘들었다.
그녀는 즉시 자신의 비서에게 난리를 쳐서 지금 한국에 들어와 있는 호사카와 만날 수 있게 하라고 했다.
비서는 어쩔 수 없이 그 요청을 실행하러 갔다. 한국에서 수소문을 해보니 호사카와 섹스를 하기 위해서 방송국에 찾아오거나 호텔로 찾아가는 여자가 한둘이 아니라고 했다. 그럼 호사카는 그 중에서 땡기는 여자를 골라서 먹었다.
하지만 이부희에게 다른 빠순이처럼 그런 짓을 하라고 할수는 없었다. 20대 후반이 된 이부희는 자존심이 굉장히 강했다. 그건 선천적으로 몸이 약했던 탓일지도 모른다. 그녀는 일반인처럼 행동하는 것을 극혐했고 누군가에게 무시당하는 것을 싫어했다.
결국 비서는 미국에서 호사카의 회사라는 HK 매니지먼트까지 연락을 해서 겨우 호사카와 연락을 하는데 성공했다. 이부희는 자신이 직접 통화를 하겠다고 했고 어떻게 호사카와 이부희는 만나게 되었다.
이부희는 오랜만에 초조함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녀 같은 재벌에게는 익숙한 감정이 아니었다. 그녀는 원하는 것이 있으면 즉시 나오는 것에 익숙했다.
비서가 나가서 호사카를 데리고 오고 있었다. 이부희가 홀로 사는 저택은 서울 안에 있다고 믿기 힘들 정도로 큰 곳이었다. 지상으로 3층 지하에 1층이 있었다. 마당에는 바베큐 파티를 할 수 있는 공간까지 있었다.
이부희는 뭔가 위험한 것이 온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부희 또한 재벌의 딸로 많은 사람을 만나보았다. 대통령이 될만한 사람, 새로운 재벌이 될만한 사람, 슈퍼스타가 될만한 사람. 그런 사람들은 기세라고 해야 하나 분위기가 달랐다. 이제 그녀는 딱 보기만 해도 진짜와 가짜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호사카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이부희를 홀렸다. 이부희는 살짝 놀랐다. 호사카의 주변으로 따로 조명이 비추는 것 같았다.
중세 유럽에서는 특별한 성인에게는 후광이 비친다고 여기고 그것을 그림으로 표현했는데 호사카에게서는 그런게 실제로 보이는 것 같았다.
어떤 연예인에게서도 느껴보지 못한 매력이 있었다. 이부희의 할아버지처럼 혼자서 자수성가한 남자의 아우라가 느껴졌다. 그리고 그녀가 지금까지 본 역대 대통령들의 모습도 비쳐보였다. 심지어는 군인 출신으로 독재를 했던 사람까지 보였다.
그리고 그 이상으로 이부희를 단순한 암컷으로 만들어버리는 남자의 기운이 있었다. 저 남자의 아이를 가지고 싶다는 본능이 올라오고 있었다. 그 어떤 잘난 운동선수를 만났을때도 이런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부희는 자신의 본능을 억눌렀다. 지금까지 갑으로 살아온 인생이 자신을 한낱 암컷으로 떨어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리고 호사카는 자신의 진가를 알아보는 이부희를 흥미롭게 바라보았다.
예술품은 알아보는 사람이 있기에 그 가치를 가질 수 있었다. 보는 안목이 없는 사람에게는 아무리 비싼 보석도 돌덩이처럼 보일 뿐이다.
지금까지 호사카의 매력에 빠져서 섹스를 한번 하고자 찾아오는 여자는 많았지만 호사카의 진가를 모두 알아보는 여자는 극히 드물었다. 포르노 배우를 하고 있는 호사카의 여자들조차 오랜 세월을 함께 하고 나서야 그 진가를 겨우 이해할 정도였다.
두 남녀는 잠시 서로를 바라보았다. 노려보는 것도 감정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서로를 감상하는 것 뿐이었다.
“무슨 일로 나와 보고 싶다고 했죠?”
이부희는 다른 여자와는 다르고 싶었다. 그래서 그녀는 바로 섹스를 하고 싶다고 하지 않았다. 만약 호사카가 그냥 섹스만 잘하는 남자였다면 그냥 섹스를 하자고 하고 돈다발을 툭 던지고 바로 볼일을 시작했을 것이다. 하지만 호사카는 그 정도 수준의 남자가 아니었다.
보면 볼수록 전율이 올라오는 것 같았다. 그녀의 마음 속에서는 마치 좋아하는 아이돌을 본 것 같은 빠순이의 함성이 올라오고 있었다. 호사카라는 남자가 자신을 바라보는 것조차 그녀를 흥분시키고 있었다.
저 남자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는지 알고 싶었다. 그녀는 한국에서 제일 잘나가는 재벌의 딸이었다. 일확천금을 하고 싶어하는 모든 남자들은 그녀를 원하고 있었다.
호사카는 싱긋 웃었다. 이부희가 여유를 부리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호사카가 시선을 움직일때마다 이부희는 거기에 하나하나 반응하는 것이 보였다.
“이번에 나온 포르노는 잘 봤어요. 진짜 호스트를 해봤나 싶을 정도로 연기가 좋더군요.”
“원래 내가 연기도 잘합니다. 어쨋든 내 작품을 잘봐주었다니 고맙군요.”
“그럼 다음 작품도 여성을 위한 포르노를 낼건가요?”
“아뇨. 한번 여성을 위한 것을 냈으니. 다음에는 남자들을 위한 것을 내야죠. 한국의 홍등가를 배경으로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생각보다 한국에서는 성매매를 하는 남자도 많지만 하지 않는 남자도 많았다. 끼리끼리 논다고 서로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이다보니 그 평균치를 내기 힘들 뿐이었다.
그리고 호사카는 여자에게 절절 매다가 섹스도 못하는 남자 인생보다 그냥 시원하게 창녀에게 싸고 나오는 남자 인생이 더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부자들만 갈수있다는 룸싸롱이 아니라 평범한 남자들도 가성비 있게 이용할 수 있는 창녀를 메인으로 한 포르노를 만들어볼 생각이었다.
“그것도 재미는 있겠네요.”
그리고 이부희는 할 말이 다 떨어졌다. 호사카 앞에 있다는 것만으로 어마어마한 심력이 소모되었다. 그는 세상 어떤 남자와도 대체 할 수 없는 남자임을 알았을 뿐이었다.
이부희는 마지막 자존심으로 말했다.
“그냥 본론을 말할게요. 사실 당신의 포르노를 보고 당신과 섹스를 해보고 싶어서 불렀어요. 하지만 원래 카메라 앞에서라면 뭐든지 조작을 하잖아요? 당신이 진짜 실력이 있는지 보고 싶은데요.”
“실력이요? 지금 여기서요?”
호사카는 궁금증을 가졌다. 자신과 바로 섹스를 하자고 하지 않는 이 부잣집 아가씨가 귀엽기도 했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나온 이야기는 호사카를 화나게 만들었다.
“저기 제 여비서와 섹스를 해봐요. 내 앞에서.”
호사카는 옆을 보았다. 자신을 안내한 여비서가 얼굴을 굳히고 있었다. 단아하게 생긴, 어디 모난 구석이 없어 보이는 아가씨였다.
재벌 아가씨는 남자를 더 선호하지만 세상에는 여자만이 할 수 있는 일도 있었다. 이부희의 화장실이나 샤워실, 옷방까지 들어와서 수발을 드는 것이 그런 일이었다. 이 여비서는 그런 일을 하기 위해서 구성 직장인보다 많은 돈을 받는 여자였다.
“너도 전문대를 졸업하고 나서 바로 이 일을 시작한거 아니야. 조사한바에 따르면 남자도 없었다며? 그럼 오히려 좋은 기회 아니야?”
이부희는 자신의 여비서를 일부러 처녀를 뽑았다. 이부희는 자신의 밑에서 일하면서 연애질을 한다는 것을 보고 싶어하지 않았다. 그럼 차라리 남자를 모르는 여자가 낫다는 판단을 했던 것이다.
“어디보자. 호사카 씨와 섹스를 하면 천만원을 줄게. 그 정도면 처녀비로 비싼거 아니야?”
이부희는 자신의 의자 옆에 있는 무릎 높이의 금고를 열었다. 그곳에는 어디에 써도 상관이 없는 깨끗한 돈다발이 가득 들어 있었다.
여비서는 이제 막 울기 직전이었다. 전문대를 졸업한 그녀가 구성에 취직을 했다는 사실에 온가족이 기뻐했었다. 그리고 그녀가 받아오는 월급은 가족에게 큰 힘이 되었다.
여비서는 결국 이부희의 말을 따를 수 밖에 없는 위치였다. 그녀는 천천히 자신의 정장 상의를 풀어서 바닥에 떨어트렸다. 와이셔츠 단추도 하나씩 풀기 시작했다.
호사카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는 창녀도 긍정했다. 스스로의 의지로 몸을 파는 것이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타인의 강압에 의해 창녀가 되는 꼴은 보기 싫었다. 여자가 자신의 몸을 팔때는 스스로의 의지로 해야만 했다.
“지금 사표를 내면 십억을 드리지. 어차피 비서일을 해봐야 평생 십억은 만지기 힘들거 아닙니까.”
호사카는 비서에게 파격적인 제안을 했다. 저 비서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무엇 때문에 옷을 벗고 자신의 처녀를 버리려 하는지 알 것 같았다. 그 또한 밑바닥에서 기어온 사람이기 떄문에 알 수 있었다.
이부희는 상처 입은 맹수 같은 얼굴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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