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도쿄 섹스킹 야동 만드는 남자-526화 (526/551)

〈 526화 〉 526화 재벌

* * *

이부희는 아버지이자 구성 그룹의 회장인 이건후를 만나러 갔다. 개구리를 닮았다는 외모 평가를 받는 남자이지만 실제로 만나면 절대 만만하게 보이는 사람은 아니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부자이고 드러낸 재산보다는 숨겨진 재산이 더 많았다. 한국에서 잘나간다는 사람치고 그의 돈을 먹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한국에서 이건후 앞에서 당당하게 서 있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부희는 그의 친딸이었고 그가 아껴주었지만 여전히 그를 대하는 것이 어려웠다.

이건후의 회장실.

“그래. 왔느냐.”

일단 이건후는 살갑게 딸을 맞이했다. 아버지에게 딸은 특별한 존재였다. 일반적인 가정에서도 아들에게는 엄하지만 딸은 사랑을 주는 아버지가 많이 있었다.

“아버지 드릴 말씀이 있어요.”

이부희는 아버지의 성격을 알았다. 평소에는 딸들이 애교도 부리고 살갑게 대해주기를 원하는 남자였다. 하지만 사업이나 돈에 관련된 일이라면 딸이라고 하더라도 냉정함을 보였다.

애교를 부려서 후계자 자리를 달라고 할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그래서 이부희는 오히려 사업가처럼 아버지를 대했다.

그리고 딸의 이런 모습에 이건후는 놀랐다. 원하는 것이 있으면 항상 어린 아이처럼 아빠의 품에 안겨서 칭얼거리던 딸이었다. 20대 후반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그에게는 어린 아이와 같았다.

하지만 지금 이부희는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래. 해보거라.”

“저도 아버지의 딸이에요. 아버지는 저에게 적당한 계열사를 몇개 떼어주고 끝내겠다고 하셨지만 그건 정당하지 않아요.”

“그게 무슨 말이냐?”

이건후는 오늘 놀랄 일이 많았다. 대한민국 재벌가 중에서는 여자가 사업에 참여하는 것도 완전히 금지한 곳도 있었다. 딸에게도 재산을 나누어 주는 삼성 정도면 진보적인 축에 들어갔다.

“그 계열사 몇개면 평범한 자는 평생 꿈꾸지 못할 돈을 벌 수 있어. 왠만한 나라의 왕보다 잘살 수 있다. 그리고 네가 키우기에 따라서 더 키울수도 있고.”

“하지만 그룹의 핵심은 모두 오빠의 것이 되겠죠. 오빠는 더 쉽게 자신의 것을 키울 수 있을거구요.”

이부희도 눈이 있고 귀가 있었다. 다만 여자라는 이유로 인생을 즐기는 것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자신이 원하는 남자가 구성을 원하고 있었다. 그것을 들어주기 위해서는 그녀는 변화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건후는 곰곰히 생각했다.

그의 자식은 아들 하나 딸 둘이었다. 혹시 아들에게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서 아들을 하나 더 만들고 싶었지만 잘되지 않았다.

그는 구성을 온전하게 후대로 물려주고 싶었다. 자신의 아버지가 쌓아올린 것을 이건후는 더 키우는데 성공했다. 이제 그것을 깔끔하게 아래에 물려주는 것이 그의 남은 목표였다.

그래서 그는 후대의 싸움을 원치 않았다. 그 자신도 형과 싸워서 이기고 구성을 차지했다. 그 과정에서 그룹은 타격을 많이 받았다. 이제와서는 아들이 하나 뿐이라는 것이 다행으로 여겨질 정도였다.

하지만 장녀가 갑자기 자신도 그 후계가 되고 싶다고 했다.

“구성을 반토막이라도 내서 주랴? 아니면 네 여동생까지 생각해서 3분의 1등분을 내야 마음이 족하겠어?”

“무슨 말씀이세요? 저도 알건 알아요. 구성이 한국 제일의 재벌일 수 있는 것은 그 덩치 때문이죠. 반토막을 내버리면 한국 제일을 유지할 수 없죠.”

“그럼 네가 진짜 원하는게 뭐야?”

“저도 구성을 그냥 달라고 하는건 아니에요. 그래도 최소한 오빠와 나 중에 누가 더 구성의 회장으로 적합한지 확인할 기회는 달라는거에요.”

이건후는 만약 이부희가 남자였다면 그러라고 하려고 했다. 아직 자신의 정정할때 더 나은 후계자를 찾아서 모든 것을 물려주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부희는 여자였다.

이건후는 얼마전에 자신에게 올라온 보고서를 기억했다. 구성 정도의 위치가 되면 자녀들이 사고 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비서들이 위험 징후를 포착하여 그것을 모두 이건후에게 보고를 했다. 비서들은 겉으로는 이건후의 자녀들에게 충성을 바치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들은 구성의 실질적인 주인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호사카라는 놈 때문이냐?”

이부희는 이를 악물었다. 그녀는 아버지에게 자신의 성생활을 알리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조심해서 혼자 움직였는데 역시 구성의 비서들은 모든 것을 알아내고 보고를 한 모양이었다.

“그 남자를 만난게 영향이 없다고는 하지 않겠어요. 하지만 제 의지가 완전히 없다고도 하지 않겠어요.”

이부희는 아버지 앞에서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이건후는 사람의 거짓말을 기가막히게 알아내는 재주가 있었다.

“그 포르노 배우와 노는 것은 신경 쓰지 않겠다. 남자가 한때 섹스 빠지는 일이 있듯이 여자도 그럴 수 있다고 보니까. 그리고 그 놈은 임신과 성병에 있어서는 철저한 모양이고. 하지만 왠 놈에게 속아서 구성을 손에 넣겠다고 욕심을 부리는건 허락할 수 없어.”

이건후는 단호했다. 평소의 이부희였다면 아버지의 이 말에 즉시 꼬리를 말고 아버지의 말을 따랐을 것이다. 하지만 이부희도 지금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일주일 동안 마약에 절여졌다가 나온 사람 같았다. 그녀는 호사카와 다시 섹스를 하기 위해서라면 아버지의 말에도 대항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없다고 하더라도 저는 구성의 후계자 시험을 받을 자격이 있어요.”

“내 듣기로 그 놈은 미국에서 마누라만 수명에 자식이 수십명이라고 하더라. 네가 뭐가 모자라서 그런 포르노 배우에게!”

이건후는 딸이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그 또한 지금도 종종 최고급 콜걸을 불러서 놀았다. 한명을 부르는게 아니라 여럿을 불렀다. 한명당 500만원 정도를 쥐어주면 그 여자는 최선을 다해서 자신을 즐겁게 만들어주었다.

여자들은 어떻게 노는지 모르지만 딸도 돈이 없지는 않으니 놀려고만 한다면 텔레비전에 나오는 유명한 배우와 가수와도 놀 수 있을 것이었다. 구성의 이름을 대면 대한민국에서 안되는 일이 없었다.

그렇게 젊은 날에 마음껏 놀다가 적당히 구성에 도움이 되는 집안과 결혼을 하는 것이 딸에게는 최선이라 생각했다. 시댁에서도 무시 하나 받지 않고 살 수 있을 것이었다.

겨우 포르노 배우에게 빠져서 이렇게 행동하는 딸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내가 마음만 먹는다면 너를 다른 곳으로 유학을 보내버릴 수 있어! 비서와 경호원을 총 동원해서 감옥 같은 생활을 하게 만들수도 있다고!”

“어디로요? 미국으로요? 하지만 호사카 씨는 미국 사람인데 오히려 만나기가 편하겠네요.”

“네 돈을 모두 끊어버릴 수 있어!”

“하지만 돈은 호사카 씨가 더 많을걸요? 그는 세계 부자 랭킹에서 아버지보다 순위가 높던데요? 그리고 아버지만 숨겨진 재산이 있는건 아니고. 원래 부자들은 다들 뒷돈을 빼놓잖아요.”

“그런 놈이 왜 구성을 노리느냐 말이야!”

“그건 아버지가 더 잘아시잖아요. 세상에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가끔 있다고.”

이부희에게는 호사카가 그랬다. 돈으로 살 수 없어서 더 가지고 싶은 남자였다.

그리고 호사카에게는 구성이 그랬다. 구성이 지금까지 쌓아온 역사와 인맥, 뿌려놓은 뇌물들은 호사카가 하루 아침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지금 구성의 힘은 어마어마했다. 이건후가 강남 대로에서 k2를 난사해도 정신병이니 뭐니 해서 감옥에 안들어갈지도 몰랐다.

이건후는 기가 막혔다. 자신에게 늘 사랑스럽던 딸이 단 한마디도 지지 않고 자신에게 대들고 있었다. 대들고 있다는 표현도 이상했다. 그녀의 말 하나하나가 모두 맞았다.

아들이나 다른 임원들도 자신에게 이렇게 말을 한적이 없었다.

“잠깐 생각을 해보겠다. 오늘은 이만 물러가.”

진짜 이건후는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이부희가 나가고 이건후는 잠시 메모지에 여러가지 사항을 적어놓았다. 그렇게 현재 사안에 대해서 적어나가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것은 이건후의 오랜 습관이었다.

먼저 그는 이재우가 그렇게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어린 시절부터 그렇게 교육에 공을 들였는데 남자답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는 성격이 되어버렸다.

이런 성격의 남자는 잘해봐야 선대의 재산을 유지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까먹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사업을 하는 남자는 성깔이 있어야 한다는게 이건후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성깔을 오늘 이부희가 보여주었다.

‘비록 그게 딴 놈에게 홀딱 빠져서 미쳐서 날뛴거라고 해도 말이야.’

그리고 그는 딸이라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은 안타깝다고 생각했다. 옛날 사람들은 딸은 결혼하면 출가외인이라 했지만 이건후는 지금은 또 그렇지 않다고 여겼다.

이부희가 그의 딸인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기록의 시대였다. 역사적으로 그 사실은 계속 남아있을 것이었다.

‘만약 구성을 이부희가 넘겨 받아도 내 핏줄은 계속 이어지겠지.’

여권이 성장하는 시대 아니던가. 데릴 사위를 데려오고 이부희의 자식에게 이씨를 물려주는것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었다.

이부희가 정말 능력이 있고 구성을 더 발전시킬 수 있고 이재우보다 뛰어난 후손임을 선보인다면 구성의 후계를 주지 못할 이유는 없었다.

마지막으로 호사카.

구성의 힘은 쇠락한 국정원을 능가하고 있었다. 그리고 구성에서 파악한 호사카의 힘은 절대 간단한 것이 아니었다.

* * *

0